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 징검돌 될듯

디펜스21 2012.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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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협정 ‘몰래 의결’]
한국, 일 위성·초계기 활용 기대
일본, 대북한 ‘휴민트’ 정보 바라

정부의 전격적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은 미국의 압력과 일본의 요구, 이명박 정부의 미·일 편중 외교정책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인다. 해방 이후 첫 군사협정이란 ‘첫단추’를 끼운 일본은 앞으로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 등 군사협력에 대한 요구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협정은 이미 한-일 사이에 이뤄지고 있는 정보교류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절차를 규정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미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24개국과 같은 협정을 맺고 있다”며 “중국이 원하면 중국과도 협정을 못 맺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협정은 실제 한-일 사이 정보 제공 의무나 구체적으로 제공할 정보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정보를 제공할지는 정보 공여국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협정이 한-일 군사협력의 기초적인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향후 한-일 군사정보 교류 확대 강화, 나아가 군사협력 강화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1991년 한-미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이유도 한국군이 미군의 군사위성정보를 직접 받게 되는 등 한-미 정보공유가 질적으로, 양적으로 달라지면서 이를 위한 제도적 틀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에 대해선 일본의 요구가 더 컸다. 일본은 그동안 한반도에 전쟁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를 파병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2010년 12월10일 간 나오토 당시 총리는 북한에 납치된 피해자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유사시 자위대가 한국을 거쳐 북한의 납치 피해자를 구출하러 가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자위대 비행기로 구출하러 가려고 해도 한-일 양국 사이에 룰이 정해져 있지 않다”며 “조금씩 논의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 총리의 이런 언급 두 달 뒤인 지난해 2월 한-일 양국은 군사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 추진을 합의했다. 조만간 상호군수지원협정도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협정으로 한국이 정보위성과 대잠함, 초계기 등을 이용한 일본의 우수한 대북정찰 능력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주로 정보원을 이용해 확보한 대북정보, 이른바 휴민트(HUMINT)의 협력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4월 북한의 로켓 발사 당시 한국은 발사 즉시 탐지한 반면 일본은 20분 뒤에나 이를 확인했다는 점을 들어, 일본의 정찰 능력은 과장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일 양국은 애초 지난달 말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군사협정에 서명하겠다는 일정표를 짜고 이 일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척이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로선 군사협정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만나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있으니 체결시점을 감안하겠다”며 한-일 군사협정 추진 보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정부 기류가 한 달 만에 추진 강행 쪽으로 바뀐 데는 미국의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한-미 외교·국방장관은 “한·미·일 3자 안보 협력·협조 메커니즘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전에도 미국은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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