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현안 흔드는 김태효의 힘

하어영 2012. 07. 05
조회수 11562 추천수 0


120705_5.jpg


차세대전투기 여론 안좋자 관계자들 불러 독려
한-일 군사협정 ‘군사’ 빼는 등 진두진휘 알려져
MB 신임 깊어 정권초부터 ‘대북 강경노선’ 주도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군사정보협정) 밀실 강행과 차세대 전투기(FX) 사업 등 최근 거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주요 외교안보 현안 강행 과정을 되짚어 보면 곳곳에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의 영향력이 감지되고 있다.


4일 국방 관련 당국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기획관은 지난달 26일께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관계자 등을 청와대로 불러들여 차세대 전투기 사업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김 기획관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대한 언론의 반응이 나빠진 상황을 점검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을 질책하면서 사업 진행을 독려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자체는 대외비로 처리됐다. 김 기획관은 “정권을 겨냥해 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계획을 잘 세워 정권에 부담이 가지 않게 잘 하라”고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김 기획관이 아니면 이런 회의를 열어 채근할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차기 정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등의 보도가 잇따르자 김 기획관이 독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김 기획관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이번 한-일 군사정보협정도 그가 진두지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5월말 김성환 외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협정을 6월 중 처리한다는 방침이 정해졌는데, 여기에 김 기획관이 깊이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한-일 외교당국이 이번 협정안에 가서명을 할 때, 협정 이름에서 ‘군사’라는 대목을 뺀 것도 김 기획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획관은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6월 처리 방침을 결정했고, 그에 따른 프로세스를 챙긴 것에 불과하다”며 자신이 협정 추진을 지휘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김 기획관은 청와대 입성 이전부터 한-일 안보 협력론자였다. 2003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시절 ‘한-미-일 안보협력의 가능성과 한계’라는 논문에서 “여론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으로 필요한 기능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한-일 안보협력지침’을 국방 책임자간에 합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썼다. 2006년 쓴 논문에서도 한-일 관계를 ‘민주동맹’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기획관이 이처럼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 강한 추진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깊은 신임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의 강한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김 기획관은 현 정부 초기부터 외교안보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북 강경노선을 이끌었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해 5월 대북 비밀접촉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협의하다 북쪽에 돈봉투를 건넸다고 북한이 폭로해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논란 속에서도 지난 1월 차관급 대외전략기획관 직제를 신설해 그를 승진 기용했다. 안창현 하어영 기자 blue@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 해군 소장이 “북한보다 더한 위협” 탓에  화병으로 숨진 이유해군 소장이 “북한보다 더한 위협” 탓에 화병으로 숨진 이유

    2011. 04. 25

        해군 준장, 천안함 이후 화병 얻어 사망   천안함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난 지 얼마 후인 작년 여름. 해군의 한 예비역 제독은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해군 2함대사령부 장교로부터 갑작스런 전화를 받았다. 의기소침한 목소리가...

  • ‘대통령 참석 편의’ 위한 합동임관식, 그날은 ‘전쟁’‘대통령 참석 편의’ 위한 합동임관식, 그날은 ‘전쟁’

    박수찬 | 2012. 02. 15

    3군·3사·간호사관학교·학군단…계룡대 북새통숙박 식사 교통 지옥…식장 입장만 몇 시간씩   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있어 가장 뜻 깊은 날을 꼽으라면 단연 졸업식과 임관식이 주를 이룬다. 눈물과 땀방울을 흘리며 열심히 군사학을 공부한 끝에 장교...

  • 병장 시급 459원, 기껏해야 껌 한 통 값병장 시급 459원, 기껏해야 껌 한 통 값

    김동규 | 2011. 12. 26

    지난해 8월 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2년 최저 임금은 시간당 4,580원이다. 4,580원으로는 서울 시내에서 짜장면 한 그릇 사먹기 힘들다 ...

  • ‘국방장관 암살설’, 정치가 안보 저격했다‘국방장관 암살설’, 정치가 안보 저격했다

    김종대 | 2011. 08. 31

    김관진 ‘암살설’과 한민구 ‘출마설’국방위 의원 두 명이 실종된 사연 김종대  편집장(jdkim2010@naver.com)       장관 암살조의 실체   국방이 국내정치에 악용되는 우려할 만한 시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두 가지 ...

  • [한미동맹] 한국에 방위비 청구서 내미는 미 국방장관[한미동맹] 한국에 방위비 청구서 내미는 미 국방장관

    2012. 01. 12

    2011년 11월에 미국의 외교잡지 포린 폴리시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의 미래는 아시아태평양의 미래와 가장 우선적으로 연결된다”는 요지의 기고문이 발표되었다. 논문에서 힐러리는 “미국의 태평양에서 역할의 중요성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

기획 특집|전망과 분석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