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미일 동맹을 말한다

201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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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일 방위 각료 회담

 

일본 아베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결정을 내리고 10일이 지난 711, 오노데라 이츠노리(小野寺五典) 당시 방위장관은 워싱턴에 있는 미 국방부에서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회담을 했다. 두 사람은 올해 안에 개정할 예정인 양국 간 행정 협정 ·일 방위 협력을 위한 지침’(일명 미·일 가이드라인)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영하자는 내용에 합의했다.

회담 후 열린 공동회견에서 헤이글 장관은 이렇게 대담하고 획기적인 각의 결정이 내려졌으니 일본 국회가 법 정비만 한다면 지역 및 세계 안보에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 뒤 미국 정부는 아베 정부의 이번 각의 결정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그리고 일본 정부의 결정에 따라 미·일 가이드라인이 획기적인 형태로 개정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히고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된 개정 및 미·일 가이드라인의 개정에 의해 미사일 방어, 핵확산 방지, 해적 대처, 평화유지군(PKO), 다양한 연합 훈련, 해상 안보, 인도적 지원, 재해 구조 등에 있어서도 한층 긴밀한 협력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정부가 71일이라는 시기에 각의 결정을 내린 데는 미·일 가이드라인의 개정 기한이 올해 말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배경이 있다. 이번 미·일 방위 각료 회담 및 공동회견을 통해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한 획기적인 형태의 가이드라인 개정이 목표로 설정됐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분명해졌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헤이글 장관에 이어 오노데라 장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 방위 협력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검토에 대해서 현재 미·일간 협의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각의 결정 내용을 충분히 반영한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앞으로 작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여기에서도 획기적이라고 하는 말이 거듭 사용되고 있다. 1997년에 현행 가이드라인이 개정된 이후 일본은 주변 사태법이나 무력 공격사태법을 정비한 바 있다. 이 두 가지 움직임 모두 미·일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서 군사 행동을 취하기 위한 환경을 정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무엇이 변했나

 

오노데라 장관은 이 공동회견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도 언급했다. “·일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지역의 안보를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존재하는 것이며, 특정 국가나 특정 사안을 상정해서 책정된 것이 아니다. 회색지대 사태를 포함해 평시부터 긴급사태에 이르기까지 어느 상황에서든 미·일 양국이 신속하고 빈틈없이 협력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여러분이 이번 가이드라인이 이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위한 것임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여기서 오노데라 장관은 특정 국가를 상정한 것이 아니라는말과 지역의 안전과 안정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한편, 아베 정부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갈수록 삼엄해 지고 있는 가운데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개인 자문기관인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일명 안보법제간담회)가 지난 515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이 말이 사용됐고, 이어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 말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길을 여는 근거로서 여러 번 언급된 바 있다. 최근에 발표된 방위백서의 서론에도 이 말이 등장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라 함은 중국의 해양 진출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진전을 가리킨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일본 정부의 각의 결정에 대해 헤이글 장관은 같은 날인 71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결정은 일본이 지역 및 글로벌 평화와 안보에 한층 더 공헌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걸음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공동회견에서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오노데라 장관이 지역을 강조한 한편,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이 동아시아 지역에 제한되지 않고 세계적 차원에서 활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다. 20128월에 발표된 제3아미티지-나이 보고서에서도 같은 내용이 강조된 바 있다. 실제로 집단적 자위권은 지리적으로 제약을 받는 개념이 아니다.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겠다고 판단하기만 하면 글로벌 규모로 어디든지 자위대를 파견할 수 있다.

한편, 820일자 요미우리 신문9월로 예견되던 가이드라인 중간발표 내용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일본정부가 자위권을 행사하기 전 주변사태 시 미군에 무기 및 탄약을 제공하거나 전투기의 공중 급유를 가능케 하는 대미 지원 활동 확대에 대한 내용을 담을 방침을 확고히 했으며 미 정부와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현재로서 이와 같은 활동은 미국의 무력행사와 일체화 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금지시 되고 있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인해 금지가 해제될 상황이다. ‘현재 전투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 아니라면 지원 활동을 실시해도 미국의 무력행사와 일체화 되는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정리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이 기사는 이러한 조치가 주변사태법 등의 개정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인지 주변사태법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을 만들려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개정 일정을 대폭 연기

 

각 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가이드라인 중간보고 책정 작업이 늦어졌다는 이유로 미·일 양국 정부는 중간보고 발표를 99일에서 10월 초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당초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개최될 유엔 총회에 맞춰 외무-국방 장관에 의한 ·일안보협의위원회(2+2)’를 개최하고 중간보고를 발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925, ·일 양국 정부는 가이드라인의 연내 개정 자체를 연기할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발표되었다. 926일자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빌어 전한 바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할 전제 하에 안보법제 정비의 본격화를 추진하기 전에 여당 내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교도통신>의 또 다른 기사는 미·일 방위 협력 방침(가이드라인) 및 안보법제가 상정한 스케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일정을 보도했다.

10월초 가이드라인 중간보고 발표

11월 법안의 전체상을 둘러싼 여야당 협의 개시

2014년내 가이드라인 개정 연기?

법안의 전체상 완성?

20151월 통상 국회 소집회기 중에 관련 법안을 둘러싼 여당 협의

4월 통일 지방선거

5월경 가이드라인 개정?

관련법안 각의 결정(동시 공표 가능)

926일자 <교도통신>

71일에 내린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각의 결정이나 9월에 발표한 가이드라인 중간보고 모두 연내 개정 작업 완료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실제로 71일 각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여당 협의나 국회 심의에서 아베 총리나 각료들은 연내 미·일 가이드라인 개정에 합의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기 위해 현 시점에서 각의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각의 결정이 가이드라인 개정을 위한 포석이었다는 점은 앞에서 밝힌 바와 같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일본의 국내법 정비에 대한 예상이 불투명한 현 상황으로 판단할 때, 가이드라인에 대한 미·일간 협의 역시 생각대로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71일의 각의 결정을 서둘렀기 때문에 여당(자민당과 공명당) 내에서 이미 상당한 불화가 일어난 상태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관련법 개정을 위해서는 야당을 포함한 국회 내에서 논전을 벌여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 집단적 자위권이나 관련 법안에 관해서는 의석수로 본다면 뜻을 같이 한 여야당 수의 힘을 모으면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을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정권의 입장에서는 형식적으로라도 논의를 했다는 사실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아베 정부 입장에서 머리가 아플 만한 일은 내년 4월에 있을 통일 지방선거일 것이다. 적어도 내년 3월쯤에는 선거전에 역풍이 불지 않을 만큼의 정치적 상황을 만들어야 되기 때문이다. 먹구름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하는 아베노믹스나 현재의 경기 동향 등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 이어질 뿐만 아니라 10월 이후에는 각료들이 스캔들로 인해 사임하는 등 불안정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시리아 지역의 이슬람단체인 IS와 벌이는 싸움 역시 아베 정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515일에 안보법제간담회를 열고 대국민 연설을 한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되더라도 아프가니스탄 공격이나 이라크 전쟁과 같은 사태에 앞으로 자위대가 전투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었다. 그러나 각 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 연설 이후에도 국민의 약 60%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반대를 표함으로써 국민의 불안이 불식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미국이 IS와의 싸움에 돌입한 현재, 이러한 불안이 정말로 현실이 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이드라인 중간보고

 

108일 저녁, ·일 양국 정부는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의 중간보고를 발표했다. 중간보고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빈틈없는, 실효성 있고, 정부 전체에 걸친 동맹 내 조정

일본의 안전을 해치는 상황을 예방할 조치를 취할 것

더욱 평화롭고 안정된 국제적인 안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미·일협력강화

동맹의 맥락에서 우주 및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

적시에 실효성 있는 상호 지원

또한, ‘지침 및 미·일방위협력의 목적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열기되었다.

빈틈없는, 강하고 유연하며 실효성 있는 미·일 공동 대응

·일 동맹의 글로벌한 성질

지역 내 다른 파트너와의 협력

·일 양국 정부의 국가안보정책 사이의 상승효과

정부 일체가 된 동맹 차원의 대응

 

중간보고는 5쪽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문서인데, 여기에도 역시 빈틈없는이라는 구절과 글로벌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108일에 있었던 중간보고 발표 기자회견 때에도 에토 아키노리(江渡聡徳) 방위장관은 포인트는 일본의 평화와 안전의 빈틈없는 확보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간보고에는 현행 가이드라인(1997년 개정)의 중심 개념인 주변사태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는다. 주변사태라는 말은 방치하면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공격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사태 등, 우리나라 주변 지역에서 우리나라의 평화나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태’(주변사태법 제1)를 의미한다. 그리고 1999428, 참의원 본회의에서 오부치 케이조(小渕恵三) 당시 총리는 주변사태가 일어나는 지역에는 자연히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중동이나 인도양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의 현실 문제로 상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간보고는 평시에서 유사시까지 빈틈없는·일 공동 군사 행동을 취하는 것을 양국 정부의 방침으로 제시했지만, ‘글로벌이라는 말로 표현된 미·일 방위 협력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주목 받았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문구는 중간보고에는 실리지 않았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개정에 맞춰서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키를 틀었다는 것은 명확하다. 다름 아니라 대미 행정 협정을 위해 실질적인 헌법 해석을 변경하는 비정상적인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재균형 정책적극적 평화주의

 

가이드라인 중간보고의 서문에는 다음과 같은 기술이 있다.

지침(가이드라인)의 검토는 미·일 양국의 전략적인 목표 및 이익과 안전에 일치되며 아시아·태평양 및 이 지역을 넘어서는 지역의 이익이기도 하다. 미국에 있어 지침의 검토는 미국 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재균형 정책에 부합한다. 일본에 있어 지침의 검토는 그 영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한 노력 및 국제 협조주의에 기반한 적극적 평화주의에 대응한다.”

미국의 재균형전략은 미국의 재정적자에서 발단한 것으로서 재정측면에서 일본의 부담을 증대시키려 하고 있다. 한편 아베 정부가 내세운 적극적 평화주의는 지금까지처럼 소극적이 아닌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에 전개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앞에서 말한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 환경의 악화라고 하는 소극적인 표현을 여러 번 사용하면서 성립된 방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란 자동적으로 형성되는 게 아니다. 평소에 일본을 포함한 지역 각국의 행동이 상호 영향을 끼치며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일 양국 정부에는 미·일 가이드라인의 개정 자체가 안보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관점이 결여되어 있다.

올해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었던 가이드라인 개정은 해를 넘길 게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할 관련법 정비에 대한 여당 내 협의와 국회 심의 역시 난항을 겪을 게 분명하다. 다른 한편, 108일에 발표된 중간보고에 대한 미 국무부의 미디어 노트를 보면 가이드라인의 개정은 연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혀있는데, 이를 보면 미국과 일본이 인식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거듭해서 이라크와 같은 상황에서 전투지역에 자위대가 파견될 일은 없다는 취지를 밝힌다 해도 미·일 양국이 위와 같은 목적으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일본이 해야 할 일은 집단적 자위권 등의 군사력에 의한 대립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비핵무기지대구상을 비롯한 대화와 협조에 의한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는 틀을 구축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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