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광역 두만 국제수송로와 환동해 협력을 위한 한중일의 ’올림픽 루트’

강태호 2015.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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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두 개의 세미나-환동해의 북방물류와 푸젠성의 양안관계와 일대일로
 2. 광역 두만 국제수송로와 환동해 협력을 위한 한중일의 ’올림픽 루트’
 3. 양안관계에 바탕한, 양안관계의 확대를 위한 푸젠성의 일대일로 전략


  한국해양수산개발원(원장 김성귀)과 강원발전연구원(원장 육동한)은 지난 10월 2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공동으로 “통일에 대비한 한반도와 북방물류시장의 연계방안”이라는 주제의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한반도 북방에서 진행되는 남,북,중,러 간 교통망 확충 등을 통일에 대비하는 남북간의 물류협력 체계와 어떻게 연계해 나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회의였다.
  중국, 러시아의 학계, 민간 전문가 등이 참가한 제1세션에서는 ‘남북중러 북방물류 협력체계 구축방안’이라는 주제 아래 러시아 극동해양연구소(FEMRI)의 미하일 콜로샤(Mikhail Kholosha) 소장, 러시아 국립해양대 세르게이 스미르노프 (Sergey Smirnov) 교수,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교 이창주 박사후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박성준 박사가 각각 러시아 극동지역 국제물류망 구축, 북극해 항로 전망 그리고 중국의 일대일로 및 북한의 나진항을 중심으로 한 남북중러의 북방 물류 협력 방안에 대해 발표를 했다.
 동해는 북방으로 가는 관문이자 새로운 미래적 유라시아 협력의 공간이다. 김성귀 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세미나 개회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원도는 유라시아 통합과 북방경제권 형성이라는 동북아지역 최대 이슈의 영향권 한 가운데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비전과 그걸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에 비한다면 ‘변방의 바다’로서 동해의 현실과 미래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환동해 협력의 현실과 미래 사이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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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도 동해에 면한 각국의 항구들은 저마다 섬처럼 떨어져 고립돼 있다.환동해를 연결하는 운항사들이 하나같이 문들 닫거나 운항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동해는 선사들의 묘지였다.  2000년 4월 북방항로가 열리면서 속초~자루비노(~훈춘 백두산)~블라디보스톡을 연결하던 동춘항운은 2008년 손실을 감당못하고 운항을 중단했다. 같은 해 일본 니가타와 속초, 자루비노, 훈춘을 연결하는 ‘동북아 페리 항로’가 개설됐다. 이 항로에는 1만6천t급 ‘퀸 칭다오호’가 투입됐다. 그러나 이 동북아훼리(NEAF) 역시 물동량 부족으로 면허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며, 선박 용선 계약상의 문제 등으로 2009년 9월 멈춰섰다. 러시아 최대 국영선사인 FESCO도 블라디보스톡-토야마(일본) 사이를 운행 했으나 역시 손을 들고 말았다. 남북관계가 악화되자 부산-나진을 오가며 남북을 직접 연결하던 동룡해운은 2009년 3월 해산했다. 2008년 1월 동해항~러시아 보스토치니항간 1만8000t급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던 장금상선도 손실 보전을 위한 지원이 있었음에도 2011년 운항을 중단했다.
  2011년 11월 이번엔 국내 여객선단 운영기업 대아항운이 신규선사로 나섰다. 대아항운은 항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세계적인 해운선사인 스웨덴의 스테나라인으로부터 2,3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스테나와 대아가 합작 설립한 ‘스테나 대아라인’이  2013년 3월 이 항로를 인수해 첫 취항을 했다. 1만6500t급으로 최대 750명의 여객과 함께 화물 컨테이너를 최대 182개까지 적재 가능한 뉴 블루오션호가 2013년 3월 속초항을 중심으로 속초-자루비노, 속초-자루비노-블라디보스토크, 속초-블라디보스토크로 연결되는 노선에 투입됐다. 이 역시 1년여만인 2014년 여름 운항을 멈추고 말았다. 
  동해항을 기점으로 일본의 사카이미나토, 블라디보스톡 항로를 운행해 온 DBS 크루즈 페리만이 살아남았다. DBS 크루즈는 2009년 7월부터 정기 페리 노선을 통해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동방드림’호는 동해를 경유해 사카이미나토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매주 이틀 안에 도착한다. 하지만 DBS 크루즈도 화물유치 장려금과 손실보전금 등의 명목으로 동해시와 사카이미나토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환동해 협력을 위한 '올림픽 루트'


 그런 점에서 최문순 강원도 지사의 한중일 협력을 위한 환동해 올림픽 루트 구상은 미래의 협력으로 가는 구체적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최문순 지사는  세미나의 환영사에서 “2018년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 그리고 2년 후인 2020년에는 도쿄에서 하계 올림픽이,  다시 2년후인 2022년에는 베이징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면서 “2018년부터 2년 간격으로 전세계가 주목하는 스포츠 메가 이벤트가 동북아 한중일 3국에서 열리는 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없었던 일이며 올림픽 루트를 활짝 열어야 한다는 슬로건으로 이 기회를 살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우리나라의 수많은 관광객들이 북방 교통 물류 라인을 통해 자유롭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준비하고 이를 위해 중국 일본 등과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대륙시대 북방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강원도는 서울~춘천~속초를 105분에 주파하는 동서고속철도, 유라시아 철도로 연결될 삼척~강릉~고성을 잇는 동해 북부선을 3차 국가 철도망 계획에 반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동해와 속초에 크주르 입항도 서둘러 추진해 동해 러시아 일본을 잇는 환동해 노선 등 다양한 크루즈 항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창-도쿄-베이징에서 잇따라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양한 교류 협력의 장이 될 수 있다. 비행기만으로 많은 이들이 오고가기엔 한계가 있고 전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보는데 가까운 이웃국가들 사이에 기차와 페리 크루즈 등 육로와 해로를 통해 참관하도록 길을 열어준다면 동해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떠들썩한 바다가 될 수 있으며 더욱 더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이미 한일간에는 그런 선례가 있다. 2002년 서울-도쿄 한일 월드컵은 공동개최이기에 형식은 올림픽과는 다르겠지만, 두나라가 축제의 한 마당을 통해 서로 교류를 크게 확대하고 이웃나라로서의 유대감을 고취시키는 계기였다. 
  최 지사는 이에 앞서 9월16일엔 베이징으로 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설명회 및 강원도 경제무역협력협의회를 열었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투자무역,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하고 상생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 베이징 동계 올림픽 공동개최지인 허베이성 대표단과 회담을 통해 동계올림픽 개최 지역간의 동계운동, 관광, 무역투자 등 전반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중국 시장을 개척해나가기 위한 강원도 중국본부의 출범도 공식화했다. 베이징은 지난 8월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첫 번째 도시가 됐다. 이미 2008년 하계올림픽을 성공리에 개최한 베이징이 다시 동계올림픽에 사활을 건 데 대해선 정치적 배경이 거론되고 있다. 동계올림픽 한 해 전인 2021년은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중국 지도부의 모든 타임스케줄은 여기에 맞춰져 있다. 중국 지도부는 이때까지 13억 국민들이 기본적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샤오캉사회(小康社會·모든 국민이 의식주의 풍요를 누리는 사회)’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새로운 100년을 맞는 중국 공산당 입장에선 바로 다음해에 베이징에서의 동계올림픽을 축제의 한마당으로 열면서 중국의 위상을 과시하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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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6일 베이징에서 열린 강원도 중국 본부 출범식


  고속철로 열어가는  `올림픽 루트'


 하지만 최 지사가 제시한 ‘올림픽 루트’는 아직은 막연하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최 지사는 기존 여객 페리가 운항했던 항로를 감안해 “그 루트를 중국쪽에서는 베이징에서 출발해 훈춘으로 와서 자루비노를 거쳐 속초까지 오고, 강원도 동해에서 배를 타고 사카이미나토를 거쳐 도쿄로 갈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밝혔을 뿐이다. 과연 베이징에서 평창까지 육로와 배로 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베이징에서 동북 변방의 끝 훈춘에 오는 데만도 며칠은 걸려야 했다. 그러나  동북 3성은 물론이고 중국 전역을 1일 생활권으로 묶는 고속철도가 속속 개통되면서 이 올림픽 루트는  나름 해볼만한 매력적인 루트가 됐다.  이제 반나절 정도면 베이징에서 창춘을 거쳐 훈춘에 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월 20일부터 지린성 성도인 창춘에서 훈춘까지 고속철이 완공돼 시험운행에 들어간 건 중요하다. 6시간 이상 걸리던 거리를 2시간 반으로 단축시켰기 때문이다. 중국 철도 당국에 따르면 이 창춘-훈춘간 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베이징에서 훈춘까지는 9시간 43분이 소요될 것으로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훈춘에서 북한 나진항까지는 육로로 54㎞다. 훈춘-자루비노항도 63km에 불과하다. 러시아의 자루비노항이나 북한의 나진항에서 배로 오는 시간(속초~자루비노항 508㎞ 15시간)을 감안할 때 베이징에서 아침에 출발하면 다음날 아침에 평창에 오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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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고속철도를 처음으로 개통한 것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직전인 베이징-텐진(징텐선) 구간의 120km였다. 그 뒤 중국의 고속철 건설은 '고속철 속도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12월말엔 베이징-광저우(징광선)간 세계 최장의 2298km를 8시간만에 종단하는 고속철도가 개통됐으며, 2013년 12월엔 샤먼-선전간 고속철도를 완성했다. 이때 중국의 고속철도 총연장은 세계 고속철도 거리의 절반에 해당하는 총 1만2500km에 이르렀다. 중국은 2020년까지 고속철의 총연장을 1만 8천km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북3성의 경우 창춘~훈춘에 앞서 선양~단둥 간 고속철이 지난 9월초부터 운행하기 시작했으며, 기존 열차로 3시간34분 걸리던 거리를 1시간여로 크게 단축시켰다. 또 신의주를 마주보고 있는 단둥은 랴오닝성 최대 항만도시인 다롄과도 시속 250㎞의 고속철로 연결돼 있다. 이미 하얼빈에서 창춘 선양 대련으로 이어지는 동북 지방을 종단하는 핵심 기간 노선은 모두 고속철도로 연결돼 있다. 이제 2014년 7월 착공한 베이징과 선양의 고속철이 완공되면 선양~베이징이 2시간 30분에 연결되고  중국 남부 광둥성의 광저우까지가 10시간 30분 거리에 들어오게 된다. 베이징~선양 고속철은 2018년 완공됨에도 아쉽게도 2019년부터 운행한다는 방침이지만,  베이징에서 훈춘까지가 불과 6~7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로 좁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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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 4횡의 중국의 고속철 건설 계획



훈춘-나진, 나진-하산, 훈춘-자루비노 철도 노선의 개통


  동북 3성을 포함해 중국 철도의 고속철화는 러시아,북한 등 이웃국가들과의 거리를 놀랄만큼 줄여놨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동북3성과 러시아는 동해로의 출구라는 측면에서 한반도가 지니는 중요성을 인지하고 발빠르게 경쟁적으로 움직여 왔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동북3성 개발 특히 지린성의 창지투 개발 개방 선도구는 동해로 나가는 물류체계 확보가 핵심 과제였다. 이를 위해 훈춘 투먼 등 접경지역에서 나진 선봉 등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도로와 교량 철도 연결에 투자하는 계획을 수립한다. 자루비노, 나홋카 등 항만을 갖고 있는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부동항으로 천혜의 입지를 갖고 있는 나진을 이용하기 위해  북한 철도의 개보수 및 송전망 등 극동 시베리아 개발과 연계된 경협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견제의 의미를 띠고 있었다.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철도가 개통된 건 2013년 9월22일이다. 북·러 간에 하산-나진 간 철로 연결 합의가 이뤄진 게 2008년이었으니 5년만의 개통이었다. 그동안 북한·러시아 간에는 하산을 통과하는 러시아 철도가 두만강역 다음의 홍의리역에서 중단되어, 여기서 나진항까지 50여㎞ 구간을 잇는 게 숙제였다. 러시아 철도는 광궤이고 북한은 표준궤로 되어 있어 나머지 50여㎞에 광궤 철로를 깔아야 한다. 그동안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이 지난 2008년 7월 설립한 합작회사 ’라손콘트란스‘가  철로 개보수 및 나진항 현대화 공사를 동시에 벌여왔다. 합작 형태의 사업이었지만 약 4억 달러(약 4천3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는 러시아가 모두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은 그동안 하산-나진(52km) 본선과 나진-나진항(2km) 지선 등 전체 54km 구간에 러시아식 광궤(1520mm)와 한반도식 표준궤(1435 mm) 방식 선로가 나란히 놓인 복합궤를 새로 깔았다.  선로 방식이 달라도 차량 바퀴를 바꿔달 필요 없이 열차가 신속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조치였다. 또 같은 구간에 있는 18개의 교량과 3개의 터널 등도 개보수했으며 현대식 신호 및 통신 장치도 새로 설치했다.
 또한 그로부터 한달 전인 2013년 8월2일 이번엔 훈춘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을 잇는 중러 국경철도가 재개통됐다. 이날 러시아산 석탄을 가득 실은 국제복합운송 열차는 하산의 마하리노를 출발해 훈춘 국제환적역에 도착했다. 이 철로는 훈춘을 기점으로 종점인 러시아 하산의 크라스키노현 마하리노 역까지 전체 26.7km(중국 국내 구간 8km, 러시아 측 구간 18.7km)의 철도가 부설됐으나 운항이 중단돼 있던 걸 당시 재개통한 것이다. 훈춘은 이 마하리노 역을 통해 극동 러시아의 항구인 포이셰트항과 자루비노항으로 나갈 수 있게 됐고 러시아 극동지역의 국제 철로 이용도 가능하게 됐다. 지린성에게 훈춘-마하리노 철도는 러시아로 향하는 유일한 철도 교통망이라는 점에서 중요다.  자루비노항을 통하면 동해로 한국과 일본이 연결된다. 중국으로서는 북한 나진항에 이어 러시아 자루비노항도 본격 이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 보면 나진-하산, 그리고 훈춘-마하리노 철도 연결은 러시아에게도 기회다. 오히려 러시아가 더 유리한 지위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할 수도 있다. 나진항을 포함해 동해쪽 항만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북쪽으로는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서쪽으로는 훈춘으로 가는 철도를 통하면 창지투 라인을 통해 동북 3성의 내륙으로 가는 두갈래 길을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러시아는 극동에 중국은 없는 항만들을 갖고 있다.
  중국이 훈춘을 통해 러시아 보다 먼저 나진항 이용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너무나 당연하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0년 5월에서 2011년 5월까지 1년 사이에 세 번에 걸친 중국 방문을 바탕으로 북은 중국의 동북진흥계획과 북한 접경지역간 공동개발 공동관리 방식의 발전전략을 추진했다. 나진항을 중국쪽에 열어주게된  배경이다. 그리하여 북중은 2010년 12월 나선-황금평 경제지대 공동개발 공동관리 협정을 체결했고, 2011년 6월 중국의 지원 아래 북한의 황금평 위화도 특구 착공식과 함께 나선-훈춘간 도로 개보수 착공을 바탕으로 나선 경제특구 공동개발이 시작됐다. 자루비노항은 항만의 입지조건이나 규모로 볼 때 나진-선봉지역의 항만에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훈춘의 나진항 이용은 도로를 통한 수송이라는 한계가 있다. 지린성이 철도를 이용해 동해로 나오기 위해서는 훈춘이 아니라 투먼에서 북한쪽 국경인 남양을 거쳐 청진으로 가는 철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낙후된 철도의 개보수가 필요하며 청진항에 대한 이용권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훈춘에서는 철도수송을 하려면 마하리노를 거쳐 자루비노항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나진항 이용과 관련해 지린성 정부가 2014년 5월 6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중간에  항로 운영이 합의된 것은 2011년 1월이었다. 훈춘-나진항-동해-상하이 (또는 닝보항)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외국을 경유하지만 중국 국내무역으로 인정한다 해서 중외중(中外中)으로 불린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2011년 7월 다롄의 촹리회사가 석탄을 수송하기 시작했다. 훈춘의 북중국경인 취안허에서 나진까지의 54km 구간의  도로 개보수가 이뤄지기 전이라 꼬불꼬불한 비포장 산길을 가야했다. 촹리는 이때 나진항 1호 부두를 개보수해 부두 선석을 1개에서 4개로 증설하기로 하고 30년간 이용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돼 있다. 이 회사는 2012년 5월 8일까지 약 1년간 총 7차례 상하이, 닝보, 창저우 등지로 10만 4천t의 석탄을 운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촹리가 운행했던 이 ‘중외중’ 항로는 2012년 하반기부터 석탄가격의 하락, 단일한 운송 물품, 목적항의 제한, 그리고 단방향 운송 등의 한계로 중단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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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진항의 석탄수송 급증과 컨테이너 화물 수송의 다변화
 
 우여곡절 끝에 2014년부터 두만강 지역의 국제운송로는 중국의 훈춘-나진간 도로를 통한 운송, 훈춘-하산 철도를 통한 자루비노항 이용, 러시아의 하산-나진간 철도를 통한 운송 등 세갈래 나뉘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훈춘의 자루비노항을 통한 화물운송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2월 13일부터 2014년 11월까지 훈춘-마하리노 철도를 통해 이동한 화물의 경제적 가치는 2,900만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그에 반해 러시아의 나진을 통한 바다로의 해상운송은 2015년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나진항으로 운송된 러시아산 석탄량은 올 상반기에만 73만4800톤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였다.  나진항 석탄 반출에서 남한은 1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4월27일 평양에서 열린 정부간 북러 경제무역과학기술공동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나진항을 통한 러시아산 석탄 운송량을 150만톤으로 잠정 합의했다.
  중단됐던 중국의 나진항 운송은 2014년 2월 18일 중국 세관총서가 중외중 물류의 양방향 운항을 비준하고, 컨테이너 운송도 허가할 방침을 밝힘으로써 본격화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중국 세관당국은 이때  중외중의 목적항을 취안저우(泉州), 샨터우, 광저우 황푸, 하이난다오 양푸(洋浦) 등을 추가함으로써 확대했다. 그리고 운송품목도 석탄에 제한돼 있던 걸 곡물·목재·동 등 3가지 상품으로 확대해  곡물 등을 실은 컨테이너 정기운송이 가능하게 했다.  훈춘시 정부에 따르면 이에 따라 6월 11일 중국의 첫 화물선이 42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상하이 닝보항으로 출항했으며,  6월 24일도 컨테이너 38개를 실은 화물선이 운항했다. 
   북중관계가 악화돼 온 반면에 중러간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나진항과 자루비노항에 대한 중국의 우선순위도 바뀌게 된다. 중국이 직접 자루비노 항만개발에 나선 것은 나진항 공동개발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5월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공식방문 기간 중 상하이에서는 자루비노 항만 운영권을 갖고 있는 러시아의 숨마그룹과 지린 성 사이에 자루비노 프로젝트를 위한 의향 협정서가 조인됐다. 이어 2014년 10월 13일 제18차 러-중 총리 정례 회담에서 숨마그룹과 지린성은 훈춘에 물류센터를 조성키로 협정을 체결했다. 그 배경에는 중국 북한과의 관계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과 그 해 12월 북중 경제협력의 실질적 창구였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처형등으로 악화되면서 큰 진전을 보지 못한 데다, 2014년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중국과의 협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과정을 거쳐 2014년 11월 10일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숨마그룹과 차이나머천트그룹(CMG) 사이에 자루비노 항만 현대화를 위한 협력 의향서가 조인됐다. 이에 따르면 자루비노 항만 현대화를 통해 확보할 총 계획 물동량을 최소 6000만톤에서 최대 1억톤으로 잡았다. 이 가운데 최대 60%는 중국 북부 지방에서 남부 지방으로 가는 통과 화물에 할당될 것이라고 한다. 그에 따라 철도 및 자동차 인프라와 국경도시 훈춘의 ‘내륙항’ 개발을 고려한 프로젝트 비용은 30~35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으며, 숨마그룹이 자체 조달하게 될 자금은 10~12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은 이를 배경으로 자루비노항을 통한 정기컨테이너 항로를 열기 시작했다. 국영기업인 지린성 동북아철도그룹은 지난해 2월 길림성 동북아 해사로 국제해운(유)을 설립해 철도-해운 복합운송 업무를 준비해왔으며, ‘훈춘-자루비노-부산 항로’를 개설했다. 그리하여 지난 5월26일 중국 동북 지린성 및 러시아 연해주를 한국과 연결하는 ‘훈춘-자루비노-부산’간 정기 컨테이너선이 부산항 북항 7부두에 입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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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물류의 새로운 국제수송로 프리모리예 1,2

 

 중러의 나진항 이용 본격화, 자루비노항에 대한 중국쪽의 개발방침은 두만강 3각지대의 국제적인 항만 육로의 복합 물류 시스템이 가동되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21일 강원 알펜시아 리조트 세미나에서 미하일 콜로샤 극동해양연구소 소장의 제안은 이를 보완하는 것이며 기존의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동북3성의 중국 횡단철도를 거치는 새로운 갈래의 다양한 대륙철도의 길을 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러시아 극동의 동북아 지역국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수송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러시아 극동 남부 연해주(프리모르스키 크라이) 지역에 프리모리예 1(쑤이펀허 회랑의 일부), 프리모리예 2(투먼 회랑의 일부)의 국제적인 수송회랑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프리모리예 2는 하산, 포시에트 자루비노의 항만을 연결해 마하리노를 거쳐 훈춘으로 이어지는 회랑을 말한다. 하산은 나진과 철도로 연결돼 있고 훈춘은 창지투 라인으로 창춘으로까지 이어진다. 그가 말하는 투먼 회랑은 그러니까 자루비노와 포시에트 등 인근의 작은 항만 그리고 나진항을 포괄해 창춘을 거쳐 대륙철도로 연결되는 철도 수송로를 의미한다.  프리모리예 1은 블라디보스톡과 그 동쪽의 나홋카, 보스토치니항을 묶어서 우스리스크를 거쳐 기존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대신 그 북서쪽 100km의 포그라니치니(그로데코보 국경역)을 통해 중국의 쑤이펀하로 이어지는 회랑을 말한다. 쑤이펀하는 무단장을 지나 하얼빈 그리고 치치하얼을 거쳐 만주어리로 이어지는 동청철도(콜로샤 소장이 말하는 쑤이펀하 회랑)의 동쪽 끝이자 출발점이다. 이 두 개의 두만강 지역 국제수송 회랑을 구축하게 되면 이들 지역이 화물이 과거엔 모두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롭스크를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연결돼 대륙을 횡단했다면, 이제는 동북3성을 가로지르는 창지투 라인(투먼 회랑)과 동청철도(쑤이펀하 회랑) 등  2개의 대륙철도 노선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하얼빈으로 연결되는 프리모리예 1이 서쪽 끝 만저우리를 지나 치타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연결되는 것과 달리 프리모리예 2의 창지투 라인은 네이멍구에서 중단된다. 동몽골의 초이발산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연결시킨다는 구상만 있지 현재로서는 대륙철도로 연결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미완이다.    
  이 프리모리예1 2 국제회랑은 극동지역의 대륙횡단 철도 노선의 다양화를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블라디보스톡에서 시작해 하바롭스크를 거쳐 우회하는 기존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보다 구간이 짧기 때문에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대륙철도 운송 노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지난 7월 11일 하얼빈에서 함부르크까지 장장 9820km의 또 하나의 대륙횡단 화물철도 왕복노선을 개통시킴으로써 프리모리예 1 국제수송회랑은 그 빛을 발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의 자루비노, 블라디보스톡, 나홋카 등 극동 항만 뿐만 아니라 하산으로 철도가 연결된 나진항 등 동해쪽의 항만에서 하역된 화물들이 쑤이펀하를 통해서 이 하얼빈의 대륙횡단열차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얼빈-유럽 화물운송열차는 동북아지역의 한국·중국·일본산 제품을 유럽으로 수출하는데 기존 블라디보스톡을 통한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대안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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