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10월29일 언론은 국회의 국방예산 검토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10년간 12개의 군단·사단 등이 해체됐는데도 장성 정원과 인건비는 그대로’라고 보도하였다. 그러자 국방부는 부랴부랴 그날 오후 장성 정원을 2030년까지 40명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군 기득권에 대한 국민의 비판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급조된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

 

2010~2013년 사이 국방부가 밝힌 장성 감축 방안 또는 계획은 일일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예로 2010년 이상우 당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은 2015년까지 장성 정원 100명을 감축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국방부는 2011년에 장성 60명 감축 계획을 밝히면서 이는 “단순히 예산 감축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전투 및 조직 능률을 강화하는 군 구조 개편 계획과 연계하여 합리적으로 산출한 목표”임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실행에 옮겨진 것은 없다.

 

내년도 국방예산안은 정상적으로라면 장성의 예산편성 정원을 올해보다 최소 5명을 줄여야 한다. 내년에 동원사단 하나가 해체될 예정인데다가, 국방부가 지난 4월 방위사업청 사업관리본부의 7개 장성 직위 중 4개를 일반직 공무원으로 바꾸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산안을 보면 방사청의 장성 정원은 10명 그대로이고 군 전체 장성 정원도 441명으로 올해와 똑같다. 즉 방사청의 장성 정원을 4명 감축하겠다는 국방부의 약속은 예비역 장성들이 방사청 재직 중 저지른 비리로 줄줄이 구속되는 상황에서 여론의 비난을 일시 모면하기 위해 나온 시늉이었을 뿐이다. 방사청의 문민화 차원에서 내년에 현역장교 200명이 일반직 공무원으로 교체되는데도 정작 최우선 문민화 대상인 장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장성의 기득권이 그만큼 뿌리 깊다는 방증이다.

 

내년 국방예산안을 기득권 지키기 예산으로 규정한 시민단체는 지난 10월26일 방사청 장성 직위 4명을 포함한 장성 정원의 20명 감축과 인건비 삭감 요구 등을 담은 2016년도 국방예산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하였다. 10월29일 국방위는 방사청 장성 3명을 포함해 준장 4명의 인건비를 삭감하는 국방예산안을 의결하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이에 어쩔 수 없이 국방부는 내년도 장성 정원을 441명에서 437명으로 줄이는 내용의 ‘2016년 장군 정원 감축 관련 자료’를 국방위원회에 제출하였다고 한다. 국민 입장에서 이번 국방부의 장성 정원 감축은 그야말로 엎드려 절 받는 꼴이다.

 

그런데 국방부는 “준장 네 명을 바로 전역시킬 수 없으므로 임기를 마칠 때까지 각 군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급여를 지불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장성의 불법적인 정원 외 초과운영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태도로서 장성의 정원 외 초과운영이 관행적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장성 운용인력과 정원이 따로 놀면 정원을 줄이는 것은 숫자놀음으로 전락하며, 국회의 예산심의권도 의미를 잃게 된다. 국회 예결특위는 현재 운용되는 장성 인력이 몇 명이며 정원을 얼마나 초과하고 있는지를 밝혀내 정원을 초과하는 장성의 인건비를 삭감하고 불법적인 관행도 바로잡아야 한다. 국회는 장성 정원 자체가 지나치게 팽창되어 군 비대화와 예산 낭비의 큰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독자적으로 적정한 장성 정원 규모를 추산하여 국방부의 장성 감축 계획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추동해야 한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방산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방사청의 현 장성 정원 10명을 모두 순수 민간인으로 바꿔야 한다.

 

장성 인건비 삭감이 국회에서 의결, 확정됐는데도 국방부가 이를 무시하고 감축된 장성 정원에게 급여를 지급한다면 이는 불법적 예산지출이 된다. 국회는 장성의 정원 외 초과인력에 인건비 예산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부대의견을 함께 채택해야 한다.

 

박기학 평화통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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