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차이나의 인더스트리 4.0 1_1

강태호 2016. 0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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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수퍼 차이나의 인더스트리 4.0(산업굴기)





1부. 수퍼 차이나의 수퍼기업들
  1_1. 발문:심층 기획을 시작하며
          모방과 추격을 넘어 혁신으로
   1_2. 세계를 사들이기 시작하다
         중국기업의 글로벌화
   1_3. 메이드인에서 메이드 바이 크리에이티드 차이나로
         제조 2025 계획과 제조강국 구축
 
2부. 후발부문-추격과 도전
 
  2_1.  반도체-칭화유니 그룹과 시진핑의 반도체 굴기
         퀼컴 인텔  중국과의 협력 나서
   2_ 2.  백색 가전- 하이얼 메이디의 글로벌화
         하이얼- GE, 메이디-도시바 인수
  2_3. 스마트폰- 파죽지세의 시장장악과 모바일 생태계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애플을 능가
   
3부  선도부문-경쟁과 추월
 
   3_1. 전기차-신에너지차 미국 추월 쾌속 질주
         바야디(BYD) 등 IT 기업의 성공 신화 재현
   3_2, 로봇-제조 대국 중국의 야망
            로봇은 이미 세계의 중심
   3_3. 드론-다장커지(DJI)의 팬텀 혁신
          미국의 뒤를 바짝 뒤쫓는 드론

 


  인더스트리 4.0의 더블엔진 중국과 독일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 이었다. 이경전 경희대(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교수는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 포럼 회장이 펴낸 같은 제목의 보고서는  2013년 1월 제레미 리프킨이 쓴 <3차 산업혁명>(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 How Lateral Power Is Transforming Energy, the Economy, and the World)에서 제시한 제3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그 내용은 역시 리프킨이 2013년 독일 하노버 박람회에서 처음 제시한 인더스트리 4.0을 확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경전, ‘2016 세계경제포럼의 4차 산업혁명: 경제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KISA <파워리뷰>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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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에 따르면 인더스트리 4.0(공업 4.0)은 독일 정부가 제조업의 컴퓨터화를 진흥하기 위한 첨단 기술 전략 프로젝트에서 처음 만들어진 용어이다. 제4차 산업 혁명은 인더스트리  인더스트리 4.0이 주로 제조업 또는 공장의 스마트 화를 염두에 둔 것인 것에 비해 이를 더욱 확장해  제조업뿐만이 아닌 사회 전반에 일어날 변화를 상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1차 산업 혁명의 키워드가 기계화라면, 2차는 전기화, 3차는 정보화가 키워드이고, 4차 산업 혁명은 지능화가 한 축에 있고, 디지털과 물리 세계의 결합이라는 측면이 하나 있으며, 바이오 분야의 혁신도 중요한 그 혁신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 미래학자이자 개혁가인 제레미 리프킨이 2015년 3월 독일 하노버 통신과 정보기술 박람회에서  인더스트리 4.0을 다시 언급하면서  “중국과 독일이 이 인더스트리 4.0 시대를 이끌어 갈 더블엔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신화망>은 리프킨이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고 전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플러스(+) 전략은 독일의 공업4.0 계획과 방법은 다르지만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이며 두 전략 모두 그가 제기한 제3차 공업혁명과 흡사한 부분이 있다”
  ‘인터넷 플러스’는 2015년 3월 인민대표자대회 양회에서 중국 경제와 산업을 바꿔놓을 키워드로 강조됐다. 인터넷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무언가를 ‘더하겠다(+)’는 건 무엇과도 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기술뿐 아니라 제조업 금융업 등 기존 산업과 융합해 중국의 제조업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런 점에서 2015년 세계 톱클래스 제조업 국가의 위상구축을 목표로 한 산업계획인 ‘중국 제조 2025’ 계획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중국은 제조업의 수출액과 생산액에서 각각 2006년, 2010년에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1위의 제조대국이 됐다. 이제 인터넷과 제조업의 혁신을 통해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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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차이나의 산업 헤게모니- 모방과 추격을 넘어 혁신으로 


  중국(산업 내지 기업)은 이미 모방과 추격을 넘어 혁신으로 헤게모니적 지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지난 30여년간 중국의 산업화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제조업 설비를 넘겨받는 과정이었다. 기술 장벽이 낮은 노동집약형 산업이 주를 이뤘다. 우리가 걸어왔던 길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외자유치를 통한 수출이 중국의 경제발전 방식이었다. 수출입은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 차였다. 그리고 세계의 공장이 됐다. 중국 경제성장의 60% 이상은 수출에 의존해 이뤄졌다. 수출의 ‘큰 손’ 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제조업이었다. 재정 수입 절반이 제조업에서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 일본을 앞지른 후 외환보유고는 늘 세계 1위였으며, 2015년 크게 감소했지만 3조 5천억달러(홍콩까지 포함하면 4조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 등 신흥공업국과는 달리 중국은 이제 누구도 무시 못하는 세계의 시장을 갖게 됐다. 시장과 돈을 갖게되면서 덩치를 키운 헤비급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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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1995년 중국 회사는 3개뿐이었다. 10년 뒤인 2005년 그 수가 16개로 늘었다. 다시 10년 뒤 2015년엔 106개로 세계 2위로 올라섰다. 10위권에 든 기업도 3개다. 미국은 2014년과 같은 128개의 기업이 명단에 들었다.  중국은 2014년에 비해 6곳이 늘어난 것으로 강한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9년부터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이 됐다. 2012년부터 중국 자동차 산업은 GDP의 1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성장에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 <포춘>의 2015년 500대 세계기업에 상하이 자동차(60위), 이치(一汽) 자동차(107위), 둥펑(東風) 자동차(109위), 베이징 자동차(207위), 광저우 자동차(362위), 저장지리(浙江吉利) 등 중국의 6개 자동차사가 포함된 건 우연이 아니다. 이 가운데 상하이 자동차는 매출액이 1022억4860억 달러로 500대 기업 진입이 11번째였으며, 2014년 순위보다 25계단이나 상승했다.  한때 미국 델(DELL) 컴퓨터에 부품을 납품했던 대만의 에이서(Acer)가 지금은 델의 눈엣가시가 되었듯이 앞으로 자동차 산업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선진국 ‘스승’들의 앞을 가로막는 적이 될 지도 모른다.
  중국 시장에서 덩치를 키운 이들 기업은 이제 미일 유럽의 거대 기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차이나 기업의 ‘저우추취(해외진출)’다. 2015년 제조 강국을 목표로 ‘제조 2025’ 계획을 내건 중국 정부는 막대한 외환보유고에서 빼낸 기금으로 이들의 뒷돈을 대주고 있다. 수퍼 차이나의 글로벌 기업 만들기다. 2015년 중국 기업의 M&A가 1천억달러를 넘어 사상최고를 기록한 이유다. 이들을 합친 해외 자본투자는 중국으로 유입된 해외투자를 넘어섰다. 중국은 이제 자본수출국이 됐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대외 투자규모는 약 1,400억 달러(금융업 제외)로, 중국이 유치한 1,196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나 많았다. 순자본 수출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세계의 투자자가 된 것이다. 덩치가 커진 중국 기업들에게 M&A는 기술 특허 마케팅 등 글로벌 기업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지름길이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기업 GE와 도시바가 2016년 들어 한 두달을 사이에 두고 모두 중국의 가전기업 하이얼과 메이디(美的)에게 가전부문 사업을 넘겼다. 하이얼이 여전히 싸구려 냉장고로 연상된다면 뉴스에 어두운 것이지만, 메이디는 중국에 살지 않으면 이름도 생소한 기업이다. 이 두 기업이 가전부문 인수에 쏟아부은 돈은 100억달러를 넘어선다.


 10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굴기


  시진핑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반도체 산업 발전에는 그 10배 이상의 돈을 퍼붇고 있다.  칭화 유니그룹은 2015년 7월과 10월 각각 세계 3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인 샌디스크 인수에 나섰다. 그 규모는 거의 300억달러에 이른다. 국가기술 유출 경쟁력 상실 독과점 등을 이유로 내건 미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중국은 지금 세계 반도체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반도체·전자·ICT 리서치기관 <넷트러스트(netrust)>(2016년 4월22일)는 2016년 봄까지 최근 1년 사이에 발표된 중국 내 반도체 공장 투자 금액은 659억달러(77조590억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라인 투자액(15조6000억원) 대비 5배 규모다.
  세계 반도체 수요의 3분의 1이 중국에서 온다. 그러나 중국에서 팔리는 반도체 중 토종 브랜드가 개발한 칩은 10개 중 한 개 꼴에 불과하다. 그러니 원유수입에 버금가는 돈을 반도체 수입에 쓰고 있다. 단일 수입 품목으로 최대규모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에 나선 이유다. 중국은 이제  반도체 산업도 넘보고 있다. 한국과 비교해 본다면 반도체는 아직 뒤쳐져 있다. 가전은 이제 턱밑까지 따라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히려 더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스마트 폰은 한국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다.
 
 제조 강국을 상징하는 스마트 폰


  중국의 스마트 폰은 중국이 제조 대국이 아니라 이미 어떤 면에서는 제조강국임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과거 세계의 공장은 이른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였다. 중국에서 만들어졌으나 중국이 만든 것은 아니었다. 중국이 만들었어도 거기엔 이젠 고유명사가 된 산자이(山寨 짝퉁)라는 말이 따라 붙었다. 그러나 이제 저가의 노동력으로 베끼기만 하는 ‘세계의 공장’은 과거가 됐다. 시간이 갈수록 중국 시장은 이제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다. 스마트폰이 그 예다. 
  세계시장 점유율 22%로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삼성도 중국 시장에선 맥을 못춘다. 2015년 삼성은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의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3대 휴대폰 제조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8%로 이미 세계 2위인 애플을 넘어섰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이들 기업은 이른바 '듣보잡'이었다. 샤오미가 만들어진 게 2010년이니 불과 6년전이다. 화웨이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장비 기업이었지만, 1억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로 등장한 건 2~3년 사이로 그보다 더 짧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인가? 중국 선전의 산자이(山寨) 생태계는 30일 만에 모바일 제품 출시가 가능한 수준에 와 있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선전은 짝퉁의 메카에서 새로운 전자 제조업의 메카로 변신했다. 설계 디자인 R&D 까지 갖춘 하드웨어의 실리콘 밸리이자 이제 글로벌 물류망의 거점이 됐다. 선전은  세계의 하드웨어 회사들이 이용하는 인프라가 됐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IT 산업을 지배한 그리고 여전히 반도체 분야에선 세계 최대기업인 인텔도 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태블릿, 사물인터넷 칩에서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선전의 이 산자이 생태계의 칩 생산자들과 손을 잡기로 했다.  락칩, 미디어텍, 추안즈(全志) 등이 협력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 혁신 역량이 향상되면서 모바일 시대의 제조업 전반에 걸친 파괴적 혁신과 맞물려  중국의 시장과 선진국 기술의 교환이라는 ‘기술-시장’ 교환 프로그램이 새로운 단계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샤오미의 ‘파괴적 혁신’ 


 샤오미의 전략은 삼성을 능가한다. 샤오미의 힘은 단순한 가격 파괴에 있지 않다. 흔히 삼성은 제품을 팔고 애플은 가치를 판다고 하지만 샤오미는 제품 판매로 얻는 이윤이, 주요 목적이 아니다.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샤오미가 가장 중시한 것은 사용자 확보다. 애플의 아이폰을 통해서 스티브 잡스는 이제 소비자를 사용자로 만들었다. '중국의 애플'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샤오미도 샤오미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샤오미 폰은 안드로이드 마켓이 아니다. 철저히 구글시스템을 차단하고 자체의 마켓을 구축해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그리고 스마트 폰을 중심으로 밥솥, 공기청정기, 램프, 정수기 등등 모든 전자 제품을 연결시키는 사물인터넷의 샤오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샤오미의 전략이다. 
  이처럼 퍼스널 컴퓨터(PC)에서 정보기술(IT)을 넘어 인터넷 모바일의 정보통신기술 (ICT) 시대가 도래하면서 제조업의 혁신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까지 허무는 무한 융합(Convergence)을 보여주고 있다. 퀄컴 미디어텍 등의 모바일 칩(ARM)이나 구글의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는 모두 오픈 플랫폼이다. 이들 개방적인 플랫폼이 사물인터넷으로 까지 영역이 확장된 다양한 디바이스의 속성과 밀접히 결합되면서, PC 시대와 같은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주체제와는 달리 무수한 경쟁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어느 하나만 집중해서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스마트TV는 방송, 게임과 같은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 요소가 되고 있고,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전 제품 역시 네트워크 사업자나 시큐리티 사업자의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파괴적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 파괴적 혁신은 비즈니스 모델과 공급 체계까지 변화시킨다. 그런 점에서 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싼 가격에 제공하는 ‘존속성 혁신(Sustainable Innovation)’과 구분된다.  이런 파괴적 혁신으로 무장한 기업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중국의 인터넷 모바일 생태계다.


 인터넷 대국에서 인터넷 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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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그냥 인터넷 대국이 아니다. 인터넷 강국이다.
  2015년 12월 15일, 중국사이버공간연구원(中國網絡空間研究院)은 저장(浙江)성 우전(烏鎮)에서 ‘지난 20년간 중국 인터넷 발전상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년 이래 중국 네티즌 수는 1997년 10월에 62만명에서 2015년 7월 6억6800만명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웹사이트 수는 413만7000여 개, 도메인 수는 2230만개를 넘어섰으며 CN 도메인의 수 또한 1225만개를 기록하면서 COM에 이어 CN 도메인 보유수는 세계 2위로 도약했다. 인터넷 사용자 6억7천여만명에 휴대폰 사용자는 12억명이 넘고,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와 웨이신(微信ㆍ중국판 카카오톡) 이용자도 5억여명이나 된다. 중국의 하루 인터넷 정보 발송량은 200억건을 넘어선다고 한다.
 ‘스마트 폰으로 연결된 이 거대한 중국의 인터넷 모바일 인구는 거대한 비즈니스 공간이자 시장이었다. 타오바오, 징둥닷컴과 같은 인터넷쇼핑 플랫폼이 들어섰고, ‘웨이상(微商)’, 웨이덴(微店)이 들어섰다  웨이상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 신(微信, wechat)을 이용하여 물건을 파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들의 사이버 매장이 웨이뎬이다. 중국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3억 6142만 명)과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같은 온라인 지불 시스템을 이용한 사람(3억 421만 명)은 이미 미국 온라인 쇼핑 인구 수(1억 9000만 명)를 뛰어넘었다.  정확한 통계는 힘들지만 2014년 웨이상의 거래 규모는 약 1,500억 위안(약 27조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알리바바가 거래액 2천억 위안에 이르기까지 8년이 걸렸는데, 웨이상은 단 1년만에 1,500억 위안에 도달한 것이다. IT 시장조사기관 iResearch는 2014년 웨이상의 수를 914만 명, 2015년에는 1,13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선옥 LG경제연구원 차이나 인사이트 중국 에디터,  ‘느린 인터넷으로도 금세 바뀐 중국사회’  차이나 인사이트<瞭望中國>  2015.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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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등에 이 엄청난 인터넷 비즈니스 공간을 넘겨주지 않았다. 바이두의 성장과 동영상 서비스 유쿠, 중국의 웰보 서비스의 성장 뒤에는 구글과 유튜브, 트위터의 차별이 숨어 있다. 이외에도 앱스토어와 모바일 메신저의 제한 등 규제와 차별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검색엔진 특허를 바탕으로 2000년 5월 첫 서비스를 한 바이두(Baidu,  百度)는 이제 중국을 넘어 국제 무대에서도 구글과 자웅을 겨뤄볼만한 위치에 올라섰다. 1999년 설립된 알리바바(Alibaba 阿裏巴巴)는 아마존이나 이베이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로 성장했다. 텐센트(Tencent 텅쉰 腾讯)는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큰손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과 언론 자유 억압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들에겐  훌륭한 보호막이 된 셈이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이른바 머릿글자를 딴 BAT 3인방은 전자상거래, 모바일결제(핀테크) 등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또한 이처럼 엄청난 인터넷 시장을 배경으로 온라인 오프라인을 오가며 결합하는 O2O (온라인 TO 오프라인) 모델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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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중국 ICT 거대기업의 부상을 세계적으로 알린 상징적인 사건은 2014년 9월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이었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200억 달러로 단박에 치솟아 아마존 이베이 등 미국의 인터넷 강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먼저 상장한 텐센트(Tencent)와 바이두(Baidu)까지 합치면 중국산 인터넷 공룡 BAT는 엄청난 자금력을 확보했다.  이들 인터넷 공룡 3인방이 가세한 2014년 중국 IT업계의 인수합병 규모는 120억 달러로, 한국의 10배가 넘었으며,  2015년엔 국내외 모두 96건의 M&A에 349억 달러로 급등했다. 특히 알리바바 그룹은 2015년 10월, 45억 달러에 동영상 사이트 유쿠투도우(優酷土豆)를 인수하여 IT 업계 M&A 사상 최대 거래 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또한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해 될성부른 혁신기업에 투자했다. 선순환의 창업 생태계가 조성됐다.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와 혁신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만들어가는 실리콘 밸리와는 다른 중국식의 독특한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진 것이다. 이른바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1700억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이 중국에는 15개다. 미국의 69개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460억 달러(약 54조 4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자랑하는 샤오미(1위)를 비롯해 핀테크 기업 루진숴(100억 달러, 9위), 드론 제조기업 다창커지(DJI 100억 달러, 11위), 택시 앱 서비스 기업 디디콰이디(87억 5000만 달러, 13위), 전자상거래 기업 메이퇀(70억 달러, 15위) 등 5개 기업이 20위 안에 포함돼 스타트업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에는 BAT가 경쟁적으로 투자를 했으며, 중국의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자극, 창업 열풍으로 이끌었다. 중국에서는 2014년 291만 개의 창업이 이뤄졌다.
  2015년 리커창 총리가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을 제시한 것은 이런 흐름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파격적인 창업 지원과 규제 개선 정책이 잇따라 나왔다. 창업 르네상스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터넷 플러스 전략은 인터넷과 모바일, 사물인터넷(IoT)까지 중국 전체의 인터넷과 전통산업의 결합, 실제적인 O2O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로 제시되고 있다.  ‘중국제조 2025’ 플랜은 전통 산업분야에서 시장경쟁 활성화나, ‘인터넷 +’ 행동계획을 통해 새로운 성장공간을 만들어내는 것과 별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신체계 구축’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스마트 폰과 '디바이스 메시' 
 
  미국의 세계적인 정보통신분야의 전문 조사 컨설팅기업인 가트너는 매년 10월 다음해를 주도할 10대 전략기술을 발표한다. 2015년 10월 12일 내놓은 2016년 ‘10대 전략 기술’ 가운데는 사물인터넷과 기계학습 등이 포함됐으나 으뜸으로 꼽힌 것이 ‘디바이스 메시(Device Mesh)’ 였다. 포스트 모바일 시대의 핵심 개념을 디바이스 메시라는 새로운 조어로 제시한 것이다.
   디바이스 메시에서 ‘메시(mesh)’란 그물망, 철망이란 뜻을 가지고 있으며 체의 그물 구멍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이기도 하다. 스마트 폰을 넘어서 모바일 생태계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으로 다양한 기기들로 더욱 촘촘하게 연결되는 상태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과거에는 스마트 폰간에 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연결되는 정도였다면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차 등의 제어기술과 인공지능 등으로 자동차, 카메라, 전자제품 등 수십대의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거나 스스로 주체가 되어 다른 기기들과 연동돼 작동하는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기들은 사람, 커뮤니티, SNS, 정부, 기업과 끊임없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쪽으로 가고 있다. 가트너는 많은 기기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웨어러블 기기 산업, 가상 현실 산업 등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데이비드 설리 가트너 펠로우 겸 부사장은 “포스트 모바일 세계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넘어서 ‘디바이스 메시’의 모바일 사용자에게 관심이 옮겨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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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이제 스마트 폰의 다음단계는 이제 현존하는 각종 IT 기기를 통합하는 것은 물론 미래의 가능성까지 포괄하는 형태의 단말, 즉 단일 범용기기로의 진화가 될 것으로 보고있 다. 각종 센서 등 부품 가격의 하락과 기술 수준의 향상으로 스마트 폰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광범위하게 보급된 기기다. 스마트 폰은 이제 손안의 컴퓨터가 됐으며,  그 광범위한 보급 기반에 힘입어 무선 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밴드 워치 등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사물 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할 또 다른 단말기기를 아우르는 ‘스마트 범용기기’로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 스마트폰이 만들어내는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서 앞서가고 있다. 그건 중국이 스마트폰이라는 모바일 생태계의 하드웨어적 인프라만이 아니라 이들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에서 중국 독자의 거대기업인 BAT가 그 소프트웨어적 기반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BAT는 스마트 폰에 기반한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서 중국이 독자적이고 주도적인 위치를 견지하는 힘이 되고 있다.  
  스마트 폰을 넘어서 새로운 기술을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는 드론 로봇 전기차에서도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기차 혁신을 대표하는 테슬라의 대항마로 부상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패러데이 퓨처스의 최대 투자자는 중국계 기업인이다. 공동 창업자도 중국인 자위에팅(賈躍亭)이다. 회사는 미국에 있으나 중국인이 공동 창업자다.
   또 세계 최대의 개인용 드론 제조사는 중국의 다창커지(DJI, 大疆科技)다. DJI는 세계 최대 규모 개인용 드론 제조업체다. 타임지는 2016년 5월 3일(현지시간) 그동안 세상에 영향을 준 50개의 IT 제품을 선정해 발표했다. 1위는 애플의 아이폰이 차지했다. 타임은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출시하면서 주머니속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었다”며 “스마트폰은 기술적으로 이전에도 존재했으나 아이폰만큼 사용하고 쉽고 아름답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타임은 “아이폰의 가장 큰 업적이 소프트웨어와 모바일 앱스토어”라며 “아이폰의 모바일 앱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게임을 하거나 쇼핑, 일을 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고 설명했다. 3위 역시 애플의 매킨토시였다.
 그런데 '세계를 바꾼 50대 가젯' 가운데 중국 기업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다창커지가 만든 팬텀 드론이 46위를 차지한 것이다. 2006년 선전에서 창업한 다창커지는 가장 짧은 시간에 세계 최대의 개인용 무인기업체로 성장했다.  또 이미 세계 최대 로봇시장이 된 중국은 2020년까지 완비된 산업체인 구축, 3개 이상 선두기업 육성하겠다는  ‘로봇 굴기’를 선포했다.


  글로벌 중국 기업의 등장과 그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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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홍 강릉 원주대학 교수는 “그렇다면,  ICT 시대 중국의 패권을 이끌어 갈 글로벌 중국 기업의 등장과 그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렇게 답하고 있다.  “이제 엄청난 인구의 내수시장의 규모, 저렴한 원가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은 것이 존재한다. 과거의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다. 중국은 이제 높은 기술의 제품들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최재홍, ‘중국 모바일 기업과 생태계 공존’, 한국 인터넷진흥원 KISA 리포트 파워리뷰, 2015년 7월) 
  중국은 인터넷 플러스를 내걸고 사물인터넷( IoT)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 인터넷이란 형태로, 제레미 리프킨이 개념화한 인더스트리 4.0으로 제조업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도체기술, 통신기술, 센서기술, 인공지능의 기술이 어울러 만들어내는 제조업의 혁신의 한 가운데 중국이 있다.
 일본 전자기업들이 한국의 경쟁기업들에게 ‘따라 잡힌 건’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권을 내준 2000년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10년을 끈 경제의 장기침체로 대규모 투자에 머뭇거리는 사이 한국의 경쟁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튼실해진 재무적 기반 위에서 특유의 기민함을 발휘해 수조 원 대 디스플레이 라인을 깔았고, 이를 계기로 TV와 모바일 분야의 하드웨어 경쟁에서는 한국이 우위에 서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들이 독자 브랜드로 글로벌시장에 진출한지 대략 10년이 소요된 셈이다. 그로부터 다시 10년, 이제 한국기업들의 앞날에 빨간 불이 켜졌다. 치열한 내수시장에서 체질과 덩치를 키운 중국기업들이 해외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에 도전이 될 것이고 일부는 이미 위협이 되고 있다. 또 드론 로봇 전기차 등 일부 산업분야는 이미 우리를 넘어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LG 경제연구원의 중국 전문가인 박래정 수석연구위원은 이제 “시진핑 정부는 중국의 새 깃발로 혁신과 개방을 내세웠다”면서 “30여년에 걸친 개혁개방으로 덩치를 키우고 체질을 담금질하는 데 성공한 중국은 이제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제강국과의 국력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방 추격을 넘어 혁신을 통해 제조 강국으로 가고 있는 수퍼 차이나를 인더스트리 4.0이라는 큰 주제 아래 조망해보고 전통적인 전자산업인 반도체, 휴대폰, 가전을 하나로 묶고, 전기차, 드론, 로봇 등 신성장 산업을 따로 묶어 차례로 점검해본다.  


강태호 선임기자 kank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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