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차이나의 인더스트리 4.0 2_1

강태호 2016. 0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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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수퍼 차이나의 인더스트리 4.0

 

1부. 수퍼 차이나의 수퍼기업들
 
 1_1. 발문:심층 기획을 시작하며
       모방과 추격을 넘어 혁신으로
 
 1_2. 세계를 사들이기 시작하다
       중국기업의 글로벌화

 

   1_3. 메이드인에서 메이드 바이 크리에이티드 차이나로
        제조 2025 과 제조강국
 
2부. 후발부문-추격과 도전

  2_1.  반도체-칭화유니 그룹과 시진핑의 반도체 굴기
        퀼컴 인텔 등 중국과 협력 나서
  
   2_2.  백색 가전- 하이얼 메이디의 글로벌화
         하이얼- GE, 메이디-도시바 인수
 
  2_3. 스마트폰- 파죽지세의 시장장악과 모바일 생태계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애플을 능가
   
3부  선도부문-경쟁과 추월
 
   3_1. 전기차-신에너지차 미국 추월 쾌속 질주
         바야디(BYD) 등 IT 기업의 성공 신화 재현
 
   3_2, 로봇-제조 대국 중국의 야망
            로봇은 이미 세계의 중심
  
   3_3. 드론-다창커지(DJI)의 팬텀 혁신
          미국의 뒤를 바짝 뒤쫓는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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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질주…1년새 공장 7곳 75조 투자 밝혀

 

 반도체·전자·ICT 리서치기관 <넷트러스트(netrust)>(2016년 4월22일)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은 UMC가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 62억달러를 투입해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3월 말까지 모두 7건의 대형 투자 프로젝트를 내놨다. 이들 투자 금액을 합치면 659억달러(75조원 규모)에 이른다.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라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라인 투자액(15조6000억원)의 거의 5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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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내 반도체 공장 설립 붐은 중국 대륙 전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파워칩(PowerChip)은 저장(浙江)성 허페이(合肥)에 135억달러를 들여 12인치 웨이퍼 및 LCD 드라이브 IC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또 홍콩의 인공지능·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드케마(Dkema)는 3월말 말 장쑤(江蘇)성 화이안(淮安)의 12인치 웨이퍼공장(이미지센서) 건설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홈 등에 응용될 수 있는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AOS는 쓰촨(四川)성 충칭(重慶)에 7억달러를 들여 12인치 반도체 제조·패키징·테스트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는 거듭된 인수합병으로 반도체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칭화유니 그룹((칭화쯔광집단 淸華紫光集團)이 광둥(廣東)성 선전에 짓는 D램·낸드(NAND) 공장도 있다. 칭화유니는 300억달러(약 35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 후베이(湖北)성 반도체 산업기금의 지원을 받은 국영 반도체기업 XMC는 2016년 3월 28일 240억달러(약 28조원)를 투자해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3D(3차원) NAND 플래시 메모리칩 공장을 착공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복잡한 첨단공정과 높은 기술 난이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대표적 산업으로 꼽힌다. XMC와 칭화유니 모두 스마트폰·PC 등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NAND 플래시 생산에 주력한다. 두 회사의 투자규모를 합치면 삼성전자의 2015년 반도체 투자(14조 7000억원)액의 4.3배다. 반도체 D램은 삼성전자가 최근 10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급 제품을 양산하며 경쟁자와 기술격차를 더 벌렸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NAND 플래시 메모리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8단 3D 낸드를 양산하며 가장 앞서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40.8%로 압도적 선두다, 흔히 D램은 CPU보다 100배 정도 느리고 낸드플래시보다는 1만배 빠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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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조사업체인 IHS글로벌의 미나미카와 아키라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도 3D낸드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었지만 양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고, 도시바 역시 아직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XMC도 예외가 될 수 없으며 3D 낸드 양산까지는 적어도 3~4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대만의 반도체사 TSMC(대만적체전로제조)는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195억달러의 거금이 투자되는 프로젝트다. 중국언론에 따르면 TSMC가 100% 출자해 새 공장에서 매달 2만장의 12인치 웨이퍼를 생산할 방침이며, 2018년 하반기부터 16나노(㎚) 기술을 이용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장중마오(張忠謀) TSMC 회장은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관해 “중국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속에서 중국 고객에 더욱 밀착해 대응하고 TSMC의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TSMC가 단독 출자를 택한 건 중국 업체에 고도의 첨단 기술을 유출 당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자체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기술 유출 우려에도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 들어와 현지 업체와 손을 잡고 투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가령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칭화 유니, 푸저우 루이신(福州瑞芯)과 제휴를 맺은 게 대표적인 예다. 신봉화 넷트러스트 대표는 “중국 각지의 공장 설립은 장비·재료 수요 급증으로 이어져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기회를 못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칭화유니 반도체 시장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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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이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업계에서 이름조차 낯설었던 칭화유니 그룹이 2015년 하반기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반도체시장을 흔들고 있다.  칭화유니 그룹은 칭화대학이 만든 칭화홀딩스 자회사다. 사실상 중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영기업이다.  칭화유니 그룹이 반도체 업종에 손을 댄 건 2013년 실적이 썩 좋지 않던 중국 국내 업체 2곳을 인수하면서부터였다. 2013년 시스템반도체 설계업체인 스프레드트럼 커뮤니케이션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연이어에 인수했다. 중국 내 최대 반도체 칩 설계 회사가 됐다. 그리고 2년 뒤인 2015년 7월 이번엔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을 230억달러(약 26조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당시로는 역대 중국기업의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로 마이크론의 기업가치보다 20% 높은 액수였다.
  마이크론은 삼성, SK하이닉스와 경쟁에 밀려 경영난에 처해 있었다. 마이크론을 인수했다면 칭화 유니그룹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의 반도체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의회와 규제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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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화 유니는 멈추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5년 9월 30일 칭화유니의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Unisplendour)'가 하드디스크(저장장치) 1위인 미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38억달러 규모였다. 웨스턴디지털은 이 투자금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은 PC 판매 감소에 따라 주력 부문인 하드디스크의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이보다 속도가 빠른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장착한 SSD 디스크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었다. 웨스턴디지털은 한달여 뒤인 11월 NAND 플래시 메모리 분야 3위인 샌디스크를 19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은 새로운 저장장치 분야로 진출하려 했고, 칭화유니와 이해가 일치했다. 그러나 웨스턴 디지털의 인수시도는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문제를 다루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자금 출처 조사 가능성에 부닥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6년 2월 23일 유니스플렌더가 웨스턴디지털 지분투자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칭화유니의 인수행진은 미국 이외에도 계속돼 일본·대만·싱가포르는 물론 한국 업체에까지  인수합병(M&A)의 손길을 뻗쳤다. 2015년 10월 대만 파워텍 지분 25%를 약 6억달러(약 680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또 12월엔 135억 위안(2조4500억원)을 들여 대만 SPIL사와 칩모스의 지분을 각각 25%씩 확보했다. 패키징과 조립후 테스트 분야에 강점이 있는 이들 3개사는 칭화유니의 반도체 후공정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11월 1일에는 대만 미디어텍 인수를 제안했다. 이는 대만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데 불투명하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모바일기기에서 두뇌 구실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설계하는 전문 업체다. 모바일 AP 관련 시장점유율은 미국 퀄컴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 칭화유니는 한국의 SK하이닉스에 지분 15~20%를 인수하고 중국에 공장을 신설해 낸드 플래시 제품을 생산하는 안을 제안했다. 또 도시바에도 비슷한 제안을 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016년 4월13일 마침내 미국 래티스 반도체의 지분 6%를 사들인 사실을 공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칭화유니가 “투자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추가 매입 가능성을 열어둬 인수 의사를 드러냈다. 미국 포틀랜드 소재 래티스는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인 PLD(Programmable Logic Device) 반도체를 제조하는 회사다. 칭화유니가 래티스를 인수하게 되면 칭화 유니로서는 2015년까지 3번에 걸친 인수합병 시도가 실패로 끝난 뒤 미국 반도체 기업을 품에 안게 되는 셈이다.

   
  '반도체 굴기'의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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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업체는 크게 반도체 설계자산(IP)만 전문 개발하는 IP 업체,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 외부업체의 위탁 받아 칩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Foundry)업체, 가공된 웨이퍼를 조립하거나 패키징을 전문으로 하는 패키징 & 테스트 업체 그리고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종합반도체 업체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는 달리 다른 나라들은 대체적으로 팹리스, 파운드리, 테스팅 등 분야별로 전문 업체들이 존재한다.  미국은 CPU 생산의 인텔 AMD, AP(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퀄컴 등 컴퓨터 이동통신 및 프로세서 시장에서 핵심 원천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고 대만은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등 분업화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혀 있다. 핵심 설계 연구개발 기술이 필요한 세계 팹리스 상위 업체 중 미디어텍(대만)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미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으며 1위는 퀄컴(Qualcom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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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화 유니의 M&A 쇼핑리스트를 보면 메모리, 시스템 메모리를 포괄하고 설계, 생산, 후공정 등 모든 반도체 공정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업체(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드러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설계, 제조, 후공정, 소재 이 체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제대로 생산될 수가 없다. 즉, 어느 한 분야만 지원하고 육성한다고 해서 반도체 산업이 발전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연결고리가 서로 지탱하며 공동 발전을 이루어야만 전 산업에 걸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칭화유니는 인수합병을 통해 이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IDM)가 되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에서 국가대표인 셈이다. 
 
    ‘배고픈 호랑이’ 칭화유니

 

   칭화 유니그룹의 자오웨이궈 회장은 스스로를 ‘배고픈 호랑이’에 비유하며 발 빠른 경영 전략을 강조한바 있다. 그는 “반도체, 특히 메모리 산업은 몇몇 메이저 기업이 과점하고 있어 무(無)에서부터 도전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M&A나 지분 인수를 통해 기술과 브랜드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다”고 말해 왔다. 물론 칭화유니는 공격적인 M&A만이 아니라 광둥성 선전에서 자체 생산라인으로 D램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그는 “우리는 국유기업이 아니고 스스로 돈을 번다. 국유기업은 오해”라며 “M&A 규제에 막혀도 인수합병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자오 회장은 2016년 3월 2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에도 해외 기업 인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방정부와 사모펀드 등에서 자금을 조달해 연말까지 최대 150억달러(약 17조5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선전의 메모리 생산 공장 등 반도체 사업 전체로는 300억달러를 들일 계획이다.
  칭화홀딩스는 2003년 중국 이공계 대학교인 칭화대학(淸華大學)이 수익사업을 하기 위해 기업을 묶어 만든 지주회사다. 칭화대가 51%를 출자하고 자오 회장의 사업체가 49% 지분을 가진 ‘혼합소유’ 기업이다. 자오 회장은 칭화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그가 돈을 번 건 반도체가 아니라 부동산이었다.
  부모는 우파분자로 몰려 변방 지역인 신장(新疆)으로 반강제 이주를 당했다. 그는 2000년대 신장 지역 부동산 투자로 초기 자본금100만 위안을 짧은 시간에 45억위안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 돈으로 칭화유니의 지분을 매입하고 최고경영자가 된 것이다. 칭화유니그룹의 공격적 M&A 행보의 바탕에는 자오 회장이 부동산 투자에서 익힌 감각이 깔려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전적으로 자오 회장 개인의 경영 스타일이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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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자오 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왼쪽)과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와의 지분매각 협약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반도체 산업은 중국이 2015 발표한 ‘제조 2025’ 프로젝트의 10대 중점산업 가운데서 첫 번째(차세대 IT산업)로 꼽혔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육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연간 총 9000억위안(약166조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제조  2025’ 이전에도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2014년 6월 발표한 ‘국가집성전로(集成電路=집적회로 IC) 산업발전 추진강요’가 그것이다. 이 전략에 따라 190억 달러(약 1200억 위안) 규모의 중국의 국가IC산업투자펀드(National IC Industry Investment Fund 집성전로기금)이 조성됐다. 그 뒤 이 기금은 규모가 2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빅 펀드’라는 별칭이 붙었다. 
 칭화유니도 이 기금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당연히 이 기금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  칭화유니 그룹은 앞으로 5년간 3000억 위안(약 54조 9400억원)을 투자해 세계 3위의 반도체 업체가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중국은 해외 반도체 기업이나 인력 유치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이나 샌디스크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칭화 유니의 다음 행보가 대만의 윈본드 인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윈본드는 주요 D램 업체의 특허문제를 회피하면서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칭화유니는 광둥성 선전에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이미 ‘대만 D램 산업을 일으킨 인물’이라고 불리는 까오치췐 난야 전 총경리역를 영입했다. M&A와 생산라인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칭화유니가 이처럼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생산에 나서는 데는 PC 1위 업체인 레노버를 필두로 화웨이, 샤오미, ZTE 등 중국내 수많은 기업들이 메모리 수요의 주요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몰아치는 반도체 산업의 인수합병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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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2015년 불어닥친 반도체 사업의 인수합병은 중국의 칭화유니에만 국한된 건 아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거의 모든 전자제품의 두뇌가 되고 있는 반도체 집적회로인 칩이라는 기초 하드웨어는 더욱 방대한 소프트웨어와 제조 사슬을 필요로 하게 됐으며, 칩의 소프트웨어 지원범위를 넓히고 설계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 사물인터넷으로 넘어가면서 반도체 칩의 흐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칩 제조업체가 단순히 기술규격에 의존하던 시대는 가고, 설계와 기술 융합 능력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 칩셋 산업이 분업화 보다는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높이려는 짝짓기로 나서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후발주자로서 칭화유니가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 아래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더욱 불을 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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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재경국가신문망>에 따르면 세계 최대 IT 기업인 인텔은 2015년 6월 167억 달러를 들여 디지털 회로 PLD(Programmable Logic Device) 분야의 선두 업체인 알테라(Altera)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인수는 인텔의 M&A 사상 최고액이었다. 그에 앞서 2015년 3월 싱가포르의 아바고(Avago Technologies)는 370억 달러의 현금과 주식으로 칩 메이커 브로드컴(Broadcom)을 사들였으며,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업체 NXP는 118억 달러에 유명 반도체 제조사 프리스케일(Freescale)을 인수했다. 5월에는 미국 마이크로칩(Microchip)이 경쟁사인 마이크렐(Micrel)을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밖에도 반도체 제조기업 램리서치가 경쟁사 KLA텐코를 106억달러에 합병하기로 했으며, 기업 인수 전문회사 실버레이크와 토마 브라보가 정보기술(IT) 성능 관리 솔루션 제공업체 솔라윈즈를 45억달러에 사들였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2015 반도체 업계의 M&A 규모는 1005억달러(약 112조8300억원)에 달했다. 2014년에는 377억 달러였다. 기술 분야 애널리스트인 월트 피에치크는 “저금리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성장한계에 부딪힌 기업으로서는 M&A를 적극 활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석유보다 반도체 수입이 더많은 중국

 

 중국은 세계 반도체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나 중국의 반도체 기술수준은 상당히 낙후돼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IC 인사이트(IC Insights)에 따르면, 2015년 중국 내수 규모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36%인 1035억 달러(약 120조 7120억 원)였다. 북미·유럽·일본의 반도체 시장을 모두 합한 것(1137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생산기지로 부상하면서 집적회로 사용량도 동시에 커진 탓이다. 그러나 경제 전문뉴스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5년 중국에서 팔리는 반도체 중 토종 브랜드가 개발한 칩은 10개 중 한 개 꼴에 불과하다. 중국이 물건을 만들수록 반도체 분야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는 구조다. 당연히 반도체는 중국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품목 중 하나가 됐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입국, 중국의 뒤늦은 도전 ‘中国芯如何从全球并购潮突围’ <재경국가신문망(财经国家新闻网)> 2015년 7월 초 LG 차이나 인사이트 <瞭望中國> 2015년 8월호 번역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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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플러스 인사이트의 보고서 <중국 반도체 굴기> (2015년 11월 27일)


 중국 해관총서 통계를 보면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반도체 제품 수입 규모는 원유수입을 앞지르고 있다. 반도체 관련 적자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무려 6788억 달러(한화 약 792조 1596억 원)에 달했으나 반도체부문에서만 2191억 달러(한화 약 255조 6897억 원)어치를 수입, 1525억 달러(한화 약 177조967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나선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에도 직결되는 기간산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미사일이나 군용기와 같은 무기는 물론 통신기기와 서버 등 국가 기간설비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이런 전략 물자를 경쟁 상대국인 미국이나 한국, 대만,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4년 6월24일 중국 전자공업부(공신부)가 ‘국가집적회로 산업 발전추진요강’(国家集成电路 产业 发展推进纲要)에서 내놓은 집적회로산업발전의 3대 목표는 △2015년까지 판매액 3500억 위안 이상 달성 △2020년까지 연간 20% 이상 성장 △2030년까지 집적회로 연관 산업의 가치사슬 강화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였다. 2020년까지 반도체 생산 규모를 1조 위안으로 끌어 올리며 2030년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산업으로 육성해 국내 업체들을 세계 선두업체로 진입시키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기술에서는 설계분야를 2020년까지 세계 선두업체 수준으로, 제조 분야는 16 나노(nm), 14나노(nm)공정의 대량생산을, 후 공정 분야는 세계 선두기술 보유를 목표로 내놨다. 2015년 9월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2015년 기술혁신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004년부터 10년 동안 반도체 분야의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기관은 중국과학원이었다. 2위보다 배 이상 많은 압도적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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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위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2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칩셋 국산화에 10년간 1조 위안(약 180조 원)을 투자한다는 원대한 청사진을 내놓고 자국기업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우선 설계부터 후공정까지 전 라인업을 망라한 종합반도체 (IDM) 국가대표팀을 꾸렸다. 설계에는 칭화유니 그룹의 (Spreadtrum, RDA), 제조에는 중신궈지(SMIC), 동팡궈신(東方国芯), 후공정에는 장전과기(長電科技), 동복미전이 꼽혔다.

 두 번째는 거대한 자국 시장에 들어온 글로벌 첨단기업들의 기술이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중국서 돈 벌려면, 특허료를 내리거나 기술을 달라’는 압박이다. 고가의 안드로이드 폰에 장착되는 칩셋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퀄컴이 이 압박을 비켜갈 수는 없었다. 퀄컴은 2015년 2월 반독점법 위반으로 61억 위안(약 1조1,000억원)의 과징금과 특허료 인하를 요구 받았고 결국 이를 수용했다. 그 후 한발 더 나아가 퀄컴은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반도체는 산업특성 상 단기간 선진국을 따라잡는 건 쉽지 않다. 소프트 및 하드웨어 분야에 걸친 연관 가치사슬과의 연계가 매우 중요해진 최근의 흐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시장과 자금을 쥐고 있다. 거액의 지원을 통해 삼성 반도체 부문의 투자(시안 반도체 공장)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 이 좋은 사례다. 여차하면, 인수합병도 후방에서 지원한다. 칩셋의 전후방 산업체인도 경쟁국과 비교해 만만치 않다. 핵심 연구개발 인력만 확보하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2015년 10월 인텔은 최대 55억달러를 투자해 중국 다롄에 시스템 반도체 공장을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이 본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영역을 넘보기 시작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한 것은  ‘인텔’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면서 1985년 D램 사업을 포기했으니 30년 만에 다시 메모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셈이다. 여기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삼성에 뒤져 있는 인텔은 중국과 협력하는 게 유리하다.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도 초기 투자금액 23억 달러, 총 투자 규모 70억 달러로 중국 시안에 대규모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지었다. 삼성의 중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인 이 시안공장은 2014년 5월 가동에 들어가 차세대 주력 제품인 3차원(3D) V낸드를 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국 우시에 D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이제 시스템반도체 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D램과 같은 대규모 생산설비가 요구되는 메모리 제품군의 반도체 제품들이 모두 중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만든 것이다.


 반독점 내세운 중국과 글로벌 기업간 ‘기술과 마켓’의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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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1월 중국은 퀄컴에 반독점 관련법 위반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였고, 2014년 2월 19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과도한 로열티와 끼워팔기 행위에 대해 61억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반독점 관련법 위반 조사가 진행 되는 동안 퀄컴은 관련 부분에서 처벌 수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28 나노(nm)공정 기반의 모바일 AP 칩인 스냅 드래곤의 OEM 계약을 중국 제조업체인 중신궈지(SMIC 中芯国际)와 맺었다. 2015년 6월 23일 ‘중신궈지 집적회로 신기술연구개발회사’(이하 중신신기술)라는 새 회사가 탄생했다. 이는 중신궈지 집적회로 제조유한공사(중신궈지), 화웨이, IMEC(벨기에 마이크로 전자 연구센터)와 미국의 퀄컴이 참여해 4개사가 공동으로 투자한 회사다. 이들 4사 대표가 참석한 조인식은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렸으며, 이 자리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아직 설립도 되지 않은 기업 행사에 국가 최고지도자가 참석한 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데렉 에벌리 퀄컴 대표는 중국 언론인 2015년 6월 <재경국가신문망(财经国家新闻网)>과의 회견에서 “퀄컴은 자체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에 항상 대규모 웨이퍼 생산기업과 협력해왔다”면서 “현재 고객 중에 중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는 걸 강조했다. 중신궈지가 최대주주인 이 회사는 첫 단계로 회로 선폭 14 나노(nm)급 CMOS7 공정 양산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미 퀄컴은 중신궈지와 28나노 공정에 대한 협력을 체결하고 1.5억 달러 규모의 중국 투자전략 기금을 설립했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18 나노급의 미세화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SMIC는 28 나노공정을 영위하는 중국 유일의 기업이 되었다.
  이밖에 2015년 4월에는 세계 1, 3위 반도체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Applied Materials)와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사이의 매머드급 통합이 중국의 반독점 심사에 통과되지 못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중국은 이처럼 법률적 수단을 동원하면서 외국 반도체 기업들이 자국내의 거대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중국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고 있는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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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시장에 진출한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의 법률과 제도를 받아들여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려면 때로는 협력과 합작을 수용해 기술을 내주는 것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시장과 기술의 교환이다.
  반독점범 위반으로 벌금을 물게된 퀼컴의 행보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시대에 맞춰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최강자라 할 수 있는 인텔의 움직임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리더쉽 회복이다.
  특히 인텔과 중국 사이엔  ‘시장과 기술’의 교환이 두드러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놓고 보면 인텔은 중국과의 협력으로 중국 시장에서 삼성 보다 유리한 지위에 설 수가 있는 것이다. 인텔은 2014년에 이미 칭화유니에 15억 달러(1조7900억원)의 지분투자를 했다. 황철성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재료공학부 교수)에 따르면 이처럼 인텔이 30년만에 메모리 생산에 나서고 중국과 협력하려는 이유는 한마디로 '메모리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태블릿은 고도의 연산보다는 주로 검색과 사진·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이 주된 업무여서 메모리의 역할이 PC보다 클 수밖에 없다.  황 소장은 “이는 ‘메모리 원조’였으나 시스템 반도체인 CPU를 주력으로 삼은 인텔이 예상 못한 반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텔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CPU 부문의 수입은 계속 하락세를 거듭했으며, 모바일 칩 매출마저 2014년에는 약 2억 달러로, 2013년 대비 85%나 줄었다. 반면에 빅데이터와 클라우드가 전세계적으로 보급되면서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부문은 인텔에게 연 144억 달러의 수입을 안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성장률이 18%다. 인텔이 167억달러에 알테라를 인수한 것은 인텔의 사업 중 수익 증가가 가장 빠른 데이터센터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알테라 인수를 통해 인텔은 칩 기술을 독점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모바일, 사물인터넷 분야까지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칩셋 산업, M&A만이 능사가 아니다 ‘中国芯如何从全球并购潮突围’  <재경국가신문망(财经国家新闻网)> 2015년 7월. LG 경제연구원 차이나 인사이트<瞭望中國> 2015. 8 23에 번역 게재) 
   스마트 폰 등 모바일 시대로 ICT의 중심이 옮아가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과 애플에 맥을 못추듯이, 인텔은 시스템 반도체(CPU)에서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새로운 변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관찰보(经济观察报)>에 따르면 이 칩 분야의 거장은 태블릿, 스마트설비, 사물인터넷 분야에 진출하면서 선전 등 이른바 세계적 수준의 첨단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 ‘산자이(짝퉁)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혁신을 꾀하려 하고 있다. (‘외자 3.0’시대, 중국 파트너를 잡아라 ‘在华外企3.0时代:抱紧中国合伙人’  <경제관찰보(经济观察报)> 2015년 6월. LG 차이나 인사이트 <瞭望中國> 2015년 8월 7일 번역 게재됨 )
  이에 따르면 2015년 4월 선전에서 열린 정보기술회의에서 인텔은 6세대 코어 프로세서(PC용) 스카이레이크 (Skylake)플랫폼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총 1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스마트 설비 혁신기금’을 조성하고 선전에 스마트설비 혁신센터의 설립도 발표했다. 2013년부터 2년여에 걸쳐 태블릿,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제품 라인을 늘려온 인텔은 락칩(瑞芯微, Rockchip), 칭화유니 그룹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이들 칩의 주문자 생산 범위를 더 넓히겠다는 것이다. 인텔의 신임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는 “우리의 선진 기술을 이용하는 모든 기업에게 OEM 사업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기업이라 말했지만 초점은 중국이다. 인텔은  칭화유니 그룹 산하의 잔쉰(展讯)통신과 루이디커웨이(锐迪科微)전자에 90억 위안을 투자하여 20%의 지분을 획득했으며, 잔쉰통신과는 개발 및 설계 분야의 협력이 예상되고 있다. 인텔은 또 루이신웨이와 공동으로 더욱 저렴한 가격의 태블릿 CPU를 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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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태블릿 및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은 세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진다. 첫 번째는 애플과 삼성을 위주로 한 고급 브랜드이다. 두 번째는 PC제조업체였다가 윈도우8(또는 윈도 10)과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전환을 시도한 업체들인 레노버, 에이수스, 에이서, HP 등 기존 업체들이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선전의 OEM 업체들이다. 삼성과 애플은 스스로의 밸류 체인을 확보하고 있어 모바일 프로세서도 자급자족한다. 인텔의 X86 칩셋이 들어갈 여지가 있는 것은 전통 PC 업체들과 선전의 중국기업인 락칩, 미디어텍(대만), 추안즈(全志)다. 이 세 칩 생산업체는 2014년 초 태블릿용 칩셋시장에서 1~3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시장의 80%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세 업체의 칩은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CPU인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이는 인텔이 생산해 온 X86이 아닌 모바일 AP 전문 디자이너인 ARM이 설계한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2010년에 스마트폰 판매 대수(1억 20만 대)가 처음으로 PC 판매 대수(9,200만 대)를 넘어섰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의 85%는 이 ARM의 디자인에 따라 칩 제조사들이 만든 것이었다.  모바일 컴퓨팅 시장에서는 인텔이나 AMD가 아닌 칩을 직접 제조하지 않는 ARM 아키텍처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인텔은 뒤늦게 모바일용 코어 M 시리즈로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자 SoFIA라고 이름을 지은 모바일 전용 CPU 시리즈로 대응해 첫 번째 제품인 Atom X3을 2015년 3월에 출시했다. 이는 스마트 폰의 황금기 10년을 놓친 인텔이 모바일 칩 시장에도 진출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었다.  또 스마트 가전 등 사물인터넷 제품들이 무수히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는 ARM 칩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은 사물인터넷용 칩으로 에디슨을 내놓았다. 이처럼 인텔은 ARM 칩에 맞서기 위해서는 생산능력과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 있는 것이다. 
<경제관찰보>는 인텔 차이나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직원인 양수(杨叙) 중국대표가 “우리가 이 시장에서 혼자 살 수는 없다”면서 글로벌 기업이 중국을 판매시장으로만 보는 시대는 이미 끝났으며, 현지에서 연구 개발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했다.   따라서 이 잡지의 전망처럼 몇 년이 지나면, IBM과 인텔이 중국기업에게 제공한 칩이 서버에 탑재되고, 중국에서 만든 핵심적인 응용 프로그램이 전세계를 바꿀 날이 올 지도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3D낸드’를 둘러싼 대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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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반도체 기업은 한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80% 정도를 장악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980년대 반도체 불황기에 투자를 축소한 일본과 달리 한국 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하면서 시장지배력이 한국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2015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각각 56.9%, 26.4%를, 미국의 마이크론이 나머지 15.3%의 시장을 점유한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경쟁력은 장비와 공정기술이다. 장비에서의 기술력 차이는 크지 않다. 반도체 장비는 대부분 미국, 한국 등 반도체 장비업체로부터 돈을 주고 사오면 그만이기 때문에 자금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공정 기술은 다르다. 공정 수가 수백개에 달하고 각 공정마다 수많은 연구 인력이 필요하다. 기술 집약적이면서도 고급 인력이 필요한 노동집약산업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제품의 크기는 작게, 원가는 싸게 만들어야 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 모두를 가지고 있어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큰 시장규모에도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마이크론 등 3개의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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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해 온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싸고 생사를 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장기적으로 D램보다 수요가 빨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컴퓨터 저장장치로 쓰이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있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19년까지 20%대를 유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D램의 2배 수준이다. 게다가 D램은 이미 3개 업체의 과점 체제가 굳어져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9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반면 낸드 플래시는 D램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다. 낸드플래시는 6개 업체가 경쟁하기 때문에 후발 주자가 뛰어들 여지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인텔은 2015년 10월 최대 55억달러(한화 약 6조2000억원)를 투자해  메모리 공장으로 전환한 중국 다롄 공장에서 2016년 하반기부터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인텔은 마이크론과의 합작사 IM플래시테크놀로지(IMFT)를 통해 낸드플래시 칩을 공급 받아왔다. 그러나 기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실적은 계속 악화되는 반면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분야가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이 분야에 공급할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직접 나선 것이다.
  2016년 들어 일본의 도시바도 3D낸드 사업에 집중해 생산시설 확대 등 공격적 진출을 선언한했다. 30억 엔을 투자해 신규 공장부지를 매입하고 대규모 3D낸드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까지 양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도시바는 웨스턴 디지털에 이어 세계 하드디스크 시장에서 2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낸드플래시를 이용한 SSD가 하드디스크(HDD)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기존 HDD 부분의 인력 삭감과 매각을 결정하고 낸드 플래시 메모리로 전환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도시바가 최근 강도높은 조직개편을 결정한 데 이어 성장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시바는 최근 하드디스크 사업부를 축소하거나 완전히 매각하고 시스템LSI 등 적자를 내고 있는 산업용 반도체사업도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칭화유니가 똑같은 어려움에 직면한 웨스턴디지털과 손잡고 샌디스크를 인수하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3D낸드 시장 진출을 이미 선언했다. D램의 공급과잉과 수요정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낸드 플래시로 만회하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에서 최초로 3D낸드를 상용화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3D낸드는 기존의 2D낸드보다 고용량과 고성능의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원가도 낮출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역시 2016년 상반기까지 3D낸드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칭화 유니그룹 등 중국이 D램 시장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D램 시장은 시장을 내줘야 할 상황이다. 물론 D램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서 있다. 삼성은 모바일 D램 수요에 집중해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인 20 나노대 이하의  D램 미세공정기술로 차세대 제품 'HBM D램'을 선보였다. 
   그러나 중국이 시장을 내주고, 미국이 기술을 제공해 시장과 기술의 교환이라는 연합구도가 형성된다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다.  전자전문매체 <디지타임스>(2016년 2월 4일) 는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의 D램 기술력을 활용하는 대신 새로 건설하는 공장의 지분 일부를 마이크론에 넘겨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칭화유니가 미국 마이크론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산되자 이런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가전에서 하이얼이 GE 인수를 통해서 삼성과 LG 등 선발기업을 위협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반도체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전자전문매체 <ZD넷>은 “현재 세계 3D낸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마이크론 등이 거세게 기술력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이크론은 양산에는 늦었지만 삼성전자보다 더 앞선 기술을 확보해 실제 제품 양산에 나서면 빠르게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 등에 밀려 시장 점유율 3위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기도 했던 마이크론에게 칭화유니와의 연합은 삼성, SK의 메모리 분야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가 있는 것이다. <ZD넷>은 도시바와 SK하이닉스 역시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양산 시기를 두고 서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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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독주는 지금 위태롭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수출액 5272억 달러(약 631조3200억원)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하는 금액은 629억 달러(약 75조3200억원)로 그 비중은 12.0%에 달한다. 이는 2위인 자동차의 458억 달러(약 54조8400억원)보다 171억 달러(20조4700억원)나 많은 규모다. 게다가 중국 수출만 놓고 보면 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17.8%로 더 증가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반도체에서 중국은 이미 큰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고, 정부의 투자 의지가 높다. 게다가 기술력 역시 인텔 퀄컴 등이 중국의 시장을 노리고 협력 하면서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한국의 전문 인력 스카우트로 열세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이 일본에서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왔던 시간보다 중국으로 넘어가는 속도는 훨씬 더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업체가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가기까지는 앞으로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2015년 한 토론회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 5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태호 선임 기자 kank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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