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군사령부 창설은 우리 군을 ‘지는 군’ 만드는 것

김종대 2011. 0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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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구조 비대화만 초래”...유삼남 전 해군참모총장 인터뷰

 

 창군 60주년을 넘긴 대한민국 국군의 지휘구조가 큰 전환점에 들어 서 있다.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와 국방부는 지난 연말 최고 군령기구로서의 합동군사령부와 각 군 사령부 창설 그리고 서해북부 합동사령부 창설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적인 군 개혁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전체 71개 과제와 함께 보고된 이번 군 개혁 방안은 1990년의 ‘8.18 군구조 개편’ 이후 20년 만에 우리 군의 상부 구조가 다시 한 번 크게 변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국방부와 각 군은 향후 국군의 지휘구조가 어떤 형태로 바뀌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들을 내 놓고 있다. 특히 해·공군은 아직도 육군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겨레 군사웹진 디펜스21은 군사전문 월간지 <D&D FOCUS> 3월호에 실린 사단법인 대한민국 해양연맹의 유삼남(70) 총재와의 좌담회를 요약해 싣는다.

김영삼 정부 말에서 김대중 정부 초까지 제21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한 데 이어 국회 국방위원,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탁월한 해양전략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지난 1월10일 대방동 한국해양연맹 총재실에서 두 시간 이상 좌담을 진행하는 동안 그는 합동군사령부 등 창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지금까지 군 개혁이 육군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며 조목조목 사례를 들어 비판하기도 했다. 편집자

대담자 : 대담 : 김준범(D&D FOCUS 고문), 김종대(D&D FOCUS 편집장)

  

 

“우리 군, 과연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인가?”

 

김준범: 안녕하십니까? 우리 안보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전에 없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군의 합동성과 국방개혁 문제 등을 놓고 좌담을 진행할까 합니다. 현역시절 작전사령관과 참모총장을 역임한 해군의 전략가로서 그동안 우리 군의 무엇이, 어떻게 잘 못 되어 있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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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삼남 전 총장

 

유삼남: 지난해 11월 연평도 피격사건이 있기 며칠 전, 서초구 재향군인회에서 5백여 명을 모아놓고 제가 강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서초구는 대한민국에서 예비역 대장들이 제일 많은 곳 아닙니까? 바로 그 서초구에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 군복 벗고 나온 예비역들이니 바른 말 좀 해 보자. 지금 우리 군이 과연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더 큰 일 당할지도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더군요.

 

지금 우리 군은 중병을 앓고 있습니다. 조직과 지휘체계가 복잡해져서 즉각적인 대응조치를 취하는데 문제가 많습니다. 서북도서 문제만 해도 그래요. 관할 해병대 6여단장은 해병대사령관 직속이 아니라 해군 2함대사령부 지휘를 받는데 군정권은 해병대 사령관이, 군령권은 해군 2함대사령관이 갖는 구조입니다. 이런 군정과 군령의 이원화는 문제가 있습니다. 복잡하게 해 놓았어요.

이런 식으로 우리 군 전체가 군정 따로, 군령 따로 분리되고 서로 엉키면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는 군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큰 일입니다. 내가 해군참모총장 때 강릉 잠수함 침투 현장을 갔었는데 총장은 현장에서 군령권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작전지시도 내리지 못하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정작 군령권을 가진 합참은 잠수함을 몰라 아무도 현장에 오지도 못했습니다. 이게 합동성의 문제로 북한이 노리는 게 바로 이런 겁니다.

 

미국이 얼마나 합리적인 나라인데 해군 출신이 합참의장 계속하는 이유는 뭐겠습니까? 세계전략으로 나가다 보니 육군으로는 안 되더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지 부시- 클린턴- 부시(아들)- 오바마까지 합참의장은 다들 공군, 해병, 해군이었습니다. 미국의 육군이 죽을 맛이죠. 육군은 현지 사령관은 해도 글로벌 전략은 못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런 마인드 가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미 합참의장을 해군이 계속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야

  

김준범: 지난해 연말 국방선진화추진위가 합참과 별도로 합동군사령부 창설 안을 대통령에게 건의했습니다. 이후 국방부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같은 내용을 보고함으로써 이제 합동군사령부 창설이 기정사실화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각 군 간에 여전히 밥그릇 싸움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는 등 우려도 많습니다. 먼저 우리 군의 지휘구조 개혁에 관한 최근 상황을 평가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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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최신 구축함 문무대왕함(오른쪽)과 양만춘함(왼쪽), 대잠초계 헬기(LYNX)로 구성된 훈련분대가 2005년 8월 22일부터 시작되는 <'05년 한일 수색 및 구조훈련>에 앞서 진해 인근 해상에서 사전 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유삼남: 단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보통 해군은 이(齒)가 좋지 않습니다. 싱싱한 야채를 못 먹고 냉동된 것만 먹다 보니 그런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먹는 음식 자체가 육군과 해군이 다릅니다. 잠자는 침대가 다르고 입는 옷도 다릅니다. 그런데 이걸 육군 기준으로 똑같이 획일화하면 되겠습니까? 각 군의 전문성과 특성이 다 다르다는 겁니다.

 

현역 시절 배를 탈 때 영하 50도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소변이 바로 얼어버리는 것입니다. 그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 함상에서 계속 구보를 해야 했습니다. 이런 근무여건 때문에 해군에는 그 환경에 맞는 동복이 지급되어야 합니다. 이건 해군본부가 제일 잘 압니다.

 

그런데 우리 군은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각 군 기능을 점차로 중앙으로 통합하여 획일화하는 과정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각 군의 복지단도 통합을 했는데 이건 안 되는 겁니다. 해군의 복지는 해군이 제일 잘 아는데 국방부에서는 무조건 통합하기만 했습니다. 장관이 바뀌고 합참의장이 바뀌면 뭘 통합한다면서 각 군 총장의 기능과 역할을 빼앗아 갔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창설될 합동군사령부에 군정권과 군령권을 다 준다는 개혁안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고 봅니다. 각 군이 옛날에 가졌던 권한을 이제는 다 돌려주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자기 군을 잘 아는 총장이 그런 권한과 위상과 역할을 가질 때 비로소 상부에서도 제대로 군정과 군령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상부에서 각 군의 권한을 다 가져간 상태에서 합동군사령부 만들어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육군에 유도탄 사령부도 생겼는데 세상에 군함에 있는 유도탄도 유도탄사령부가 지휘합니까? 전쟁에서 이기려는 조직이 아니라 질 수밖에 없는 조직과 기능을 만든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군정권과 군령권을 다시 각 군 총장에게 돌려줘야

 

김준범: 상부구조가 비대화되면서 우리 군의 작전지휘에 있어서도 더 많은 문제가 초래된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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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삼남 전 총장

 

유삼남: 현대전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조것저것 따지다가는 전쟁 끝납니다. 미국 합참의장처럼 각 군이 서로 협조하도록 도와주고 조정, 통제하는 역할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각 군 총장이 하면 되는 것인데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 그런데 합동군사령부 자체가 또 하나의 장관이고 대통령 아닙니까? 대통령과 장관은 군복만 안 입었지 군 통수권자인데 뭐 하러 또 둡니까? 그것이야말로 옥상옥(屋上屋) 아닌가요?

 

김준범: 북한의 대남도발은 80년대 후반까지는 육상침투가 주종을 이뤘으나 90년대 이후부터는 전부 해상침투로 그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최고 군령기관인 합참의 구조도 당연히 바꾸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합참의 작전 라인이 여전히 육군으로만 채워져 있다는 것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유삼남: 우리가 병원에 가면 치과, 안과, 이비인후과가 서로 다른 것과 마찬가집니다. 군도 각각 있어야지 통합이 전부가 아닙니다.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란 다양성과 일체화의 차이입니다. 다양화 되어야 그만큼 많은 아이디어와 경쟁력이 생기듯이 군도 공산주의 체제냐 민주주의 체제냐를 따져야 합니다. 독일이나 일본은 다 독재체제였습니다. 결국 미국, 영국의 민주주의 체제가 이겼습니다.

  

해군이 합동군사령관 맡아 육군 지휘할 수 있을까?

 

 김준범: 1990년 노태우 정부시절 8.18 군구조 개혁 당시 통합군으로 갈 것이냐 합동군으로 갈 것이냐 하다가 결국 미국식 합동군제로 갔습니다. 그 때도 통합군으로 가려 했으나 해,공군에서 적극 반대했었죠.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에 합동군사령부를 만든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통합군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반대하시는 것이지요?

 

김종대: 저도 한 말씀 드리자면 합동군사령부와 별도로 이번 개혁안에는 서북도서 방어사령부도 만든다는 것입니다. 서해에는 현재의 편제로만 보아도 인천방어사령부(인방사)는 물론 해군 2함대사, 육군 3군사, 수도군단 등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사령부를 신설한다는 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 것입니까. 또 새로 만들 그 부대는 해군의 몫인지, 해병대 몫인지, 아니면 육군의 몫인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지역사령부를 자꾸 양산하다 보면 우리 군제만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유삼남: 해군 작전에는 도서방어와 연안방어 작전이 있는데 당시 해군에 병력이 없어서 해병대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2함대, 해병 6여단, 인방사, 육군 17사단 등을 어떻게 조정해서 서해사령부를 만들려는지 모르지만 이것도 결국 통합입니다. 작은 합동군사령부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그럴 때 효과적으로 싸워 이길 수 있는 조직이 될지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무기체계와 명령체계의 통합 차원에서 통합사령부를 만드는 것은 좋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결국 육군, 해군의 특성과 역할이 다릅니다.

 

여기에 사령관이 문외한이 와서 언제 새로운 교리, 전술 배워서 지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전쟁이라는 것은 즉각 대응하고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사령관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 서해관련 작전부대들의 지휘 기능이나 명령체계가 잘 못되어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사령부 신설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김종대: 조직을 자꾸 통합할 것이 아니라 합동교리를 만든다든가 군간 전문성을 연결할 수 있는 합동교리, 합동개념 등 합동의 전문가들을 합참에 뿌리박아서 그 사람들이 각 군의 역량을 통합시킬 기술과 기법과 개념을 합동 차원에서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국가개혁 보다 어려운 게 국방개혁

 

유삼남 : 미국의 제임스 포레스털은 초대 국방장관이었습니다. 오죽하면 국방 장관 재임 중 군 개혁 하다가 자살까지 했겠습니까? 국가개혁 보다 어려운 게 국방개혁입니다. 저는 개혁의 주체가 정치인, 군인, 민간인, 전문가 등 누가 되든 간에 시장원리, 경제논리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한 분석을 통해 ‘이 전투에 10명이 필요하다’면 10명을 주는 겁니다. 이스라엘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장군이나 병사나 군사지식과 교육수준이 거의 비슷합니다.

 

명령을 하는 장군이나 받는 병의 수준이 균등하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병의 수준이 높아서 장교의 지시 없이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거죠. 이스라엘 군은 수직적 명령 체계보다 수평적 화합이 강하기 때문에 강군이라고 들었습니다. 이스라엘 500만 명이 2억 인구와 대적할 수 있는 이유가 장군부터 병사까지 군사지식과 능력, 보수체계까지 큰 차이가 없고 이 병사들이 그만큼 책임과 의무가 커져서 싸워 이기는 것입니다.  <정리=김종대 ‘D&D 포커스’ 편집장>

 

유삼남 전 총장 프로필
△1964 해군 소위 임관(해사18기)
△1991 해군 제3함대 사령관
△1996 해군 작전사령관
△1997 해군본부 참모총장
△2000 제16대 국회의원(국방위원회)
△2001 해양수산부 장관(01’)
△2011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현)

 

 

자세한 인터뷰 기사는 <D&D 포커스> 3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문의) 02-3775-2079

디앤디 한겨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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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국방보좌관실에서 일했습니다. 또 국무총리 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국방부 정책보좌관 등으로 일하며 군 문제에 관여해 왔습니다.
이메일 : jdkim2010@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dnd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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