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속부양정 기습 상륙시, 한국군 단독으로 막기 어렵다”

김도균 2011. 0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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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북한 고속부양정 타격 능력]

북, 공기부양정 황해도 고암포 일대에 전진 배치
백령도 35분·연평도 100분 이내 기습 상륙 가능
공기부양정 140여척 보유…시속 90㎞ 고속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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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공방 III'급 공기부양정

“지난해 연평도 포격 도발 후 연평부대의 사격훈련 당시 발사된 포탄의 90% 이상은 20mm 벌컨포에서 나간 것이다. 현재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포병화력으로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직접 타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내일이라도 북한이 서해 5도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한다면 당장 이를 저지할만한 마땅한 전력이 없다는 것이 지금 한국군이 처해 있는 현실이다.” (예비역 해군 대령 A씨) 

최근 북한이 백령도 인근에 고속 침투가 가능한 새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서해 5도 등에 대한 북한의 기습 상륙작전 능력과 그 대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한·미 군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던 평안북도 철산반도의 북한 공기부양정 기지는 서해 5도에서 3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이곳에서 출발한 공기부양정이 우리 측 영해에 도달하는 데는 5~6시간이 걸렸지만, 새로 확인된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 기지는 백령도에서 불과 50여 Km 떨어져 있다. 때문에 북한이 이곳을 활용하여 공기부양정으로 서해 5도에 대한 기습상륙을 감행할 경우 백령도까지는 35분, 연평도까지는 100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군의 대응 시간이 그만큼 짧아진다는 것이다. 

고암포 기지는 연평도 포격 도발을 전후한 시점에 공사에 착수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이 기지는 “러시아제 무레나급 공기부양정 70여 척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기지”로, “공기부양정 70여 척은 전차 20여 대와 특수부대 4000명 이상을 동시에 침투시킬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은 길이 21m의 ‘공방II’(35톤급)나 길이 18m의 ‘공방III’(20톤급) 등 모두 4종의 공기부양정을 140여 척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부양정은 압축공기를 뿜어내어 기체를 띄우는 지면효과를 이용한다. 선체의 상부에 마련된 팬으로 공기를 빨아들여, 이것을 하부의 주위에 있는 제트 노즐로부터 안쪽을 향해서 불어대면 에어 커튼이 생긴다. 이때 에어 커튼과 선체 및 수면(또는 지면) 사이에 가두어진 공기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자연히 압력이 높아져 에어쿠션을 만든다. 그래서 마침내 선체의 중량과 맞먹는 점에 이르게 되면 선체를 띄우게 되는 것이다. 

북한군이 보유하고 있는 공기부양정은 크기가 작아 전차 같은 중장비를 수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한 척당 35~55명의 병력을 싣고 시속 90㎞의 고속으로 항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일반 선박이 접근하기 불가능한 갯벌 위도 질주할 수 있어 바다와 육지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할 장점이다. 

북한이 특수부대를 동원해서 서해 5도에 대한 기습 상륙을 감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군 당국이 염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2011 국방백서’는 북한군의 향후 도발 유형 중 하나로 해상저격여단과 해군정찰대대가 해상으로 침투해 해군기지와 레이더 등 중요 시설을 타격하고 단거리 기습상륙작전을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해 연말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발간한 ‘2011 연례 정세전망 보고서’도 “2011년에는 북한이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5개 섬을 직접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서해5도에 대한 기습 상륙 시나리오는 북한으로서는 승산 없는 전면전의 부담을 안지 않고서도 비교적 쉽게 감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현실화될 수 있는 위험성이 높고, 그럴 경우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을 태운 공기부양정은 우리 군의 대응에 커다란 장애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서해안에서 북한의 해상침투 가능성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한미 양국군의 커다란 골칫거리였다.  


한미연합사, ‘북한 특수부대 해상침투 저지에는 아파치가 최적’ 판단

지난 96년부터 99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냈던 존 H. 틸렐리 대장이 1998년 미국 <밀리터리 리뷰>(Military Review)지에 기고했던 ‘특수부대 위협에 대한 방안’(Solving Threat SOF Challenges)이란 제목의 기고문은 이런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 양국군의 고민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한국) 서해의 경우 86%의 국경이 해상침투에 용이한 수천 개의 바위섬이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북한 특수부대의 침투를 방어하기가 한층 더 어렵다”며 “북한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약 7000명의 특수부대 병력을 남한의 동서해 여러 상륙지점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틸렐리 대장은 “일단 상륙하면 이들은 소규모 팀을 형성해 연합군을 피해서 후방지역과 인구밀집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승리의 핵심은 북한의 해상침투 특수부대를 조기에 탐지하고 그들이 해안선 밖에 있을 때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틸렐리 대장의 기고문은 한미연합사가 북한 특수부대의 침투 저지를 위해서는 고정익항공기보다 AH-64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를 투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음을 알려주고 있다.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개전 초기가 적진 종심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아파치’ 헬리콥터가 주요 표적 타격임무를 부여받기 전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이들 공격 헬리콥터들을 대해상침투 작전임무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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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64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라는 특정임무를  위해 AH-64 투입을 결정하는 즉시 주한 미군의 항공 여단은 임무수행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기체에 장착된 주간 TV 카메라 또는 적외선전방감시장치(FLIR)로 해상의 목표물을 식별한 아파치 헬리콥터 조종사는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이나 30mm 기관포를 이용하여 북한군의 공기부양정을 제압한다.

30mm 기관포탄 1200발로 무장한 아파치 헬리콥터는 레이더 정밀 유도로 8Km 밖의 적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 16발이나 2.75인치 로켓탄 76기를 장착할 수도 있다. 또 아파치 헬리콥터 대대는 재무장과 급유를 위한 전방추진 기지를 해안 가까이 설치하여 헬리콥터의 가용률과 대응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아파치 헬리콥터야말로 북한군 특수부대를 수송하는 공기부양정에겐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는 것이 한·미 양국군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한국군 화력으로는 북 고속부양정 침투 저지 어려워

그런데 한국군은 지난 2006년 1월 주한 미군으로부터  북한군 특수부대 침투 저지작전 임무를 넘겨받았다. 당초 2014년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를 위해 한·미간에 합의된 주한미군 10대 임무 이양에 따른 것이었다. 

주한 미군은 3개 대대(72대)의 아파치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2004년에 10월에 1개 대대, 2009년 3월에 1개 대대가 추가로 철수해 현재는 1개 대대만 잔류하고 있다. 그나마 한국에 주둔중인 아파치 대대의 작전계획에는 북한군의 특수부대 침투 저지 임무는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지난 2009년 6월 동해에서는 육군 교육사령부가 주관한 작전형태별 임무수행능력 검증실험이 실시됐다. 당시 해안을 향해 고속으로 접근하는 무인 원격 조정 선박을 K-9 자주포 등으로 타격하는 실험의 결과는 ‘침투 저지 실패’, 포탄으로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도 공기부양정을 상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전투기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르고 높은 고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지상에 고정된 큰 목표물은 용이하게 잡을 수는 있지만 공기부양정처럼 해상에 움직이는 작은 표적을 공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해군도 별 뾰족한 방법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전진 배치돼 있는 참수리급 고속정들은 북한이 기습 상륙을 감행할 때 공기부양정을 엄호하는 임무를 띤 북한 해군의 어뢰정이나 경비함의 자살 공격식 러시를 막는데도 벅찰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 서해안에 밀집배치하고 있는 해안포와 ‘샘릿’,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등도 우리 해군의 행동반경을 크게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아파치 헬리콥터 대대의 빈자리를 메울 한국군의 선택은 무엇일까. 현재 북한의 기습상륙 저지 임무는 공군의 F-5 전투기와 기본훈련기를 개조한 KA-1 터보프롭 저속 공격기가 맡고 있지만, F-5 전투기는 곧 도태될 노후기종이고 KA-1 공격기도 아파치 헬리콥터의 능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서해에서 가까운 성남의 서울 공항에 주둔중인 KA-1 대대는 잠실에 들어설 제 2롯데월드 신축에 따라 강원도 횡성 기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횡성에서 이륙한 KA-1이 서해까지 날아가려면 서울공항에서 이륙했을 때보다 훨씬 먼 거리를 날아와야 하고, 당연히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체공시간은 크게 줄어든다. 

육군이 70여대를 운용 하고 있는 AH-1S ‘코브라’ 헬리콥터도 야간 작전 능력이 제한적인데다 오는 2018년을 전후해 임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진출력이 낮아 해상 비행에는 적당치 않다는 취약점과 함께 보유대수가 적어 기존에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도 벅차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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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군의 500MD 헬리콥터

지난 1월 초순 합동참모본부 이성호 군사지원본부장(육군 중장)은 1주일간 서해 5도 현장 실사를 벌였다. 군은 실사를 바탕으로 서해5도에 증강될 전력으로는 무엇보다 공격헬리콥터의 배치가 시급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사시 육지에서 이륙하면 북한의 기습 상륙 시도를 저지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합참은 일단 육군이 250여 대 보유하고 있는 500MD 헬리콥터 중 몇 대를 백령도에 긴급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헬리콥터에 M-134 등을 장착하여 북한의 공기부양정 침투를 저지하는데 투입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군 당국은 서북도서에 70mm 유도로켓 ‘메두사’를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명칭이 ‘저가 유도 영상 로켓’(Low-cost Guided Imaging Rocket)은 지난 2007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미 해군 항공무기 연구소가 공동 연구개발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개발 중인 무기체계로 열 추적 센서와 유도장치, 조종날개를 장착한 유도 로켓이다.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의 장점을 가진 ‘메두사’는 로켓탄의 특성인 무차별 다량 발사에 의한 지역제압이 아니라 소량의 로켓을 사용하면서 고가의 유도 미사일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정밀 타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술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이 로켓의 양산은 빨라야 오는 2016년이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로켓을 운용할 플랫폼으로 고려되고 있는 500MD가 지난 70년대 중반부터 도입되어 노후화가 심각해 제 구실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동체길이 8m, 자중 0.7톤에 불과한 소형 헬리콥터인 500MD가 엔진출력 부족으로 강한 바람에 휩쓸려 추락한 사고 사례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근본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김도균 오마이뉴스 기자 capa@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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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오마이뉴스 기자
오마이뉴스 사회부 기자로서 국방부, 통일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디펜스21>에는 전쟁사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이메일 : capa@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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