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미사일지침 ‘사정거리 300㎞이상’으로 협상

2011. 01. 20
조회수 31847 추천수 0

null

중-일 자극 우려에 조정폭 안 클 듯

 

한-미 양국이 지난해 말부터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로 묶어두고 있는 ‘한-미 미사일지침’의 개정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2001년 1월 합의된 새로운 미사일지침에서 사거리 180㎞로 제한돼 있던 미사일의 독자개발 제한 폭을 ‘사거리 300㎞, 탄두 무게 500㎏ 이내’로 늘렸으며, 이번 개정 협상은 이런 제한을 다시 확대하기 위해서다.


정부 소식통은 19일 “한-미가 지난해 연평도 포격 등을 계기로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에 상당 부분 공감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7년 사거리 3000㎞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해 한반도를 포함해 일본 등 주변국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 능력을 갖고 있지만, 한국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180~300㎞에 불과해 유사시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양국 협의가 막 시작됐기 때문에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어느 정도 확대할지는 알 수 없지만, 사거리를 1000㎞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에선 보수 진영과 국방부 등을 중심으로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때마다 ‘한국도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활동 동결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점과 사거리 확대에 대한 중국의 반발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사거리 조정 폭은 한국의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탄도미사일 탄두 무게가 500㎏을 넘어서면 주변국이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남북 차원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 군비경쟁이란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 ‘깡통’ F-35 스텔스전투기 정권말 도입은 ‘악몽’ 부를 것‘깡통’ F-35 스텔스전투기 정권말 도입은 ‘악몽’ 부를 것

    김종대 | 2011. 03. 09

      정권 말 정치논리로 스텔스기 도입 추진 중 스텔스 전력화 2015년? ‘깡통 전투기’로 알려진 F-35 스텔스 전투기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움직임이 긴박하다. 기자를 만난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반드시 현 정부 임기 중에 구매 ...

  • 청와대, 미국 무기 로비스트의 안마당 되는가?청와대, 미국 무기 로비스트의 안마당 되는가?

    2011. 02. 22

    청와대, 미국 무기 로비스트의 안마당 되는가? 최근 국정원 직원이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숙소에 몰래 들어갔다가 국제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국산 고등훈련기(T50)의 인도네시아 수출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 ‘군사 장비 무게’에 짓눌린 특전사의 전투능력‘군사 장비 무게’에 짓눌린 특전사의 전투능력

    김동규 | 2011. 05. 02

       김동규 디앤디 포커스 기자 ppankku@naver.com   UDT의 개방적 장비도입 절차 “함께 훈련을 받으면서 UDT는 특전사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UDT는 매우 개방적이었다. 각 팀에서 아직 군에 보급되지 않은 전술장비를 사용해보고...

  • ‘빈 라덴 사살’ 미군 비밀병기 벗겨보니‘빈 라덴 사살’ 미군 비밀병기 벗겨보니

    박수찬 | 2011. 05. 31

    개량형 UH-60 블랙호크 헬기와 RQ-170 센티널 무인정찰기…모두 스텔스 기능 갖춰지난 5월 2일,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되었다. 빈라덴의 죽음은 여러 가지 ‘후폭풍’...

  • 첨단 무기 도입에 밀려 보병 전투력은 ‘10년째 제자리’첨단 무기 도입에 밀려 보병 전투력은 ‘10년째 제자리’

    김동규 | 2011. 06. 24

    병력 유지에만 급급한 ‘관리형 군대’, 보병 전투력 향상은 외면 대한민국 군대의 기초인 보병 전투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부가 첨단 장비 위주의 전력 증강에 나섬에 따라 소부대 무기체계와 개인장비는 10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

기획 특집|전망과 분석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