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공개한 중국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성능은 의문투성이

박수찬 2011. 0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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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에 F-35 구매 압박 요소로 활용하는 중국 스텔스기의 허와 실


지난 1월 중국은 자체 기술로 비밀리에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 시험비행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후 미국은 이 중국 스텔스기의 존재를 자국 스텔스기인 F-35의 한국 판매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 스텔스기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군사전문 월간지 디앤디포커스의 박수찬 기자가 3월호에 이를 집중 취재한 내용을 요약해서 싣는다.  편집자

지난 1월 11일 중국 신화통신은 자체 기술로 비밀리에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주요 군사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J-20의 형상은 미국의 F-22 랩터나 러시아가 개발 중인 PAK-PA처럼 서방측 기준에 부합하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외형을 띠고 있어 2020년 이후에나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던 서방측은 큰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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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스텔스기 J-20. 디앤디포커스 제공

게다가 이번 시험비행은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미중 간 군사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때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시험비행이 아닌,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의심케 하고 있다.

중국 측이 게이츠 장관의 방문기간 동안 J-20의 시험비행을 실시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미국에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험비행이 있기 직전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군사전문잡지 Kanwa Asian Defence Monthly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회견에서 중국이 게이츠 장관의 방문기간 동안 J-20의 시험비행을 실시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중국은 이 전투기를 미국에 보여주고 싶어 한다. 미 국방장관에게 중국의 힘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J-20의 최대약점, 부족된 엔진 기술  

중국이 자체 기술로 비밀리에 개발한 J-20 스텔스 전투기를 두고, 서방과 국내의 주요 언론들은 경악과 충격에 휩싸인 보도들을 쏟아냈다.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개발 속도는 분명 놀라운 수준이지만, 항공관련 기술력의 수준은 미국에 한참 뒤처진 수준이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물론 중국은 JF-17, J-10, J-11 등의 전투기를 잇달아 개발하며 항공기술을 꾸준히 축적하고 있지만, 전투기가 완전한 작전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동체설계‧엔진‧항공전자장비‧공격용 무기 등이 체계적으로 결합해야 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의 J-20이 어느 정도의 성능을 발휘할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중국 인민해방군(PLA) 공군은 지난해 중국 최대의 비행기 제조회사인 선양비행기공사가 생산한 최신형 J-11B 전투기들에서 비정상적인 떨림 문제가 발생하자 이 전투기들의 인수를 거부한 채 원인을 규명중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작년 5월 19일 캐나다에서 발간되는 군사잡지인 Kanwa Asian Defence Monthly를 인용해 보도한 전례가 있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전투기 엔진의 결함을 지적한다. 실제로 중국의 전투기 엔진제작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 동안 중국은 러시아와의 기술협력과 서방제 민수용 제트엔진 복제 등을 통해 자체적인 엔진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서방에 비해 크기와 신뢰성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항공기에 정통한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구 공산권 국가의 제트엔진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전투기 엔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크기는 작고 출력은 강한 엔진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투기 크기가 커지고 무게가 무거워져 항속거리와 이륙중량에 악영향을 준다. 그런데 구 공산권의 전투기 엔진은 그 크기가 서방제에 비해 크다. 기술이 부족해 컴팩트하면서 출력이 강한 엔진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러시아의 수호이 전투기도 서방 전투기에 비해 크기가 더 큰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J-20도 전투기 크기가 큰 것으로 보아 공산권 국가 전투기 엔진의 단점을 해결하지 못한 것 같다”

베일에 싸인 항공전자‧스텔스 수준

J-20의 외형이나 비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바로 J-20의 항공전자장비이다. 현대의 전투기는 레이더와 데이터링크 등을 갖춘 첨단 항공전자장비의 도움 없이는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특히 J-20과 같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는 능동전자주사식레이더(AESA)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현재 J-20에 어떠한 항공전자장비가 탑재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는 실정이다. 이는 다른 중국산 전투기도 마찬가지로 수출형 전투기조차 항공전자장비에 대해서는 극히 일부의 정보만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물론 중국도 세계적 트렌드에 따라 5세대 스텔스 전투기에 탑재하기 위해 AESA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성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중국의 항공관련 하위시스템(엔진, 레이더, 센서 등) 수준에 대한 서방측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항공산업 전문분석회사인 틸 그룹(Teal Group)의 리처드 아볼라피아는 “중국이 수호이 전투기를 복제한 것과 신뢰성 있고 우수한 AESA 레이더나 강하고 내구성이 좋은 제트엔진을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J-20의 스텔스 성능 역시 의문투성이다. 외형상으로는 미국의 F-22와 비슷하고 외부 무장 스테이션이 존재하지 않아 스텔스 성능에 많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외형이 F-22와 비슷하다 하여 스텔스 성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작전을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링크‧전파방출통제 등과 같은 요소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중국의 항공전자기술 중에서도 그 기술수준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텔스 전투기의 동체에 쓰이는 전파흡수재료(RAM) 역시 전투기의 스텔스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기술은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얻어지는 노하우이기 때문에 일급기밀로 분류되어 있다. 따라서 중국은 독자적으로 전파흡수재료를 개발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전파흡수물질이 전투사용 가능 판정을 받는데 10여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전파흡수재료가 완전한 5세대 스텔스 능력을 발휘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중국은 J-20의 시험비행 성공을 통해 군사연구를 비밀리에 진행하는 능력을 입증해 보였다. 아직 군사적으로 미국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주변국에 압력을 넣을 수 있는 수준의 군사력을 중국이 갖추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J-20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수찬 디앤디포커스 기자 fas117@hanmail.net


자세한 기사 내용과 국방관련 기타 기사는 <D&D 포커스> 3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문의) 02-3775-2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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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
디펜스21+ 기자
윤동주의 시를 읽으며 시인이 되기를 꿈꿨던 문학소년, NGO에 참여하며 현실세계의 개혁을 꿈꿨던 대학생, 험난한 국방 분야에 겁 없이 뛰어든 이유를 지금도 모르는 기자. 여러분 앞에 안보의 상상마당을 펼쳐드리겠습니다.
이메일 : fas1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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