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북 우라늄’ 대처 이견…6자회담 재개 ‘기싸움’

이용인, 박민희 2011. 01. 18
조회수 12641 추천수 0

중 “6자회담장서 모든문제 조속 논의” 주장에
미 “안보리 논의·남북관계 진전” 조건 내세워
‘긴장 관리’엔 공감…대화국면 전환 계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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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북한의 후계구도 발표와 우라늄농축시설 공개 등을 거치면서 북한 및 북핵 문제는 1년2개월 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오는 19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실타래처럼 얽힌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논의 결과를 보면 우선,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고자 긴장 완화를 위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는 양국 사이에 대체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격하게 대립했던 ‘학습효과’ 탓으로, 양국 모두 한반도 상황이 양국의 통제권 밖으로 벗어나기를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이 ‘남북대화’를 강조하는 이면에는 이런 판단이 깔려 있다.

그러나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원칙엔 동의하면서도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유이피) 등을 놓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6자회담을 조속히 열어 우라늄농축 문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선 농축우라늄 문제 논의’ △‘선 남북관계 진전’ 등 다양한 조건이 충족돼야 6자회담을 열 수 있다는 자세다.

 

6자회담 재개 방식을 놓고 미-중이 벌이고 있는 ‘사전 기싸움’과 관련해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연구부장은 “구체적인 의제 조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중이 지난해 신냉전 기류에서 관계 복원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 움직임이 한반도에 선순환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도 “지금까지 흐름을 보면 미-중이 무게중심을 협상으로 옮겨간다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지고 그런 방향으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노력이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러나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사이에는 명목상으로만 합의한 것처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4~5일) 때 미-중 정상회담에서 △우라늄농축시설 중단 및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상주 복귀 등의 조건을 관철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이런 완강한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한-미 동맹과 북핵 해결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미국 정부의 운신 폭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용인 기자, 워싱턴 베이징/권태호 박민희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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