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생의 길 보여준 ‘G2’ - 2011/01/21

2011.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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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중국이 명실상부하게 세계 양대 강국(G2)으로 자리잡았음을 확인해준 자리였다. 정성을 다한 백악관 만찬과 21발의 예포 등 14년 만의 중국 국가주석 국빈방문에 대한 미국의 극진한 배려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의 변화된 위상은 양국 관계를 넘어 한반도에서 남부수단 독립 문제, 안보 사안에서 에너지 협력에 이르기까지 국제관계 전반을 다룬 회담 의제에서도 드러났다. 세계 유일 초강국으로 자임해온 미국이 이제 중국 도움 없이는 국제적 갈등을 해결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이자,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두 나라의 건설적 관계가 그만큼 긴요해졌음을 잘 보여준다.


그동안 두 나라 관계는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 경제적으론 중국의 엄청난 대미 무역흑자와 저평가된 위안화 가치가 문제였고, 티베트와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등의 인권문제도 갈등 요소가 됐다. 북한 핵개발과 남북 대결 상황 등 한반도 문제나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에서도 상당한 이견이 존재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이런 이견들이 충분히 해소된 것은 물론 아니다. 두 나라 정상은 쟁점에 대한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지는 못했지만, 이견을 좁히려는 의지를 갖고 상생의 도정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후 주석은 중국 쪽이 껄끄럽게 생각하는 인권문제를 미국이 제기하자, 중국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한 개도국으로서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면서도 “인권의 보편성을 존중”하고 “인권문제와 관련해 중국 내에서 할 일이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위안화 절상 요구에 대해서는 “환율개혁을 촉진하고 유연성을 증대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하는 선에 그쳤지만, 대신 미국 내에 2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45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미국 역시 “중국의 부상은 미국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해 중국의 ‘전략적 불신’ 해소에 노력하고 재정적자 감축 의지를 밝히는 성의를 보였다.

 

두 나라는 지향점을 ‘상호 존중과 이익을 기반으로 한 협력적 동반자 관계 구축’으로 표현했다. 세계의 중심에 선 두 나라가 서로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바람직하다. 두 나라의 협력적 관계는 세계 평화와 안정의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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