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부사관으로 산다는 것

2015. 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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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1월 20일 브레드 피트가 주연한 ‘퓨리(Fury)’라는 2차 대전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되었다. 죽음에 직면한 대원들을 살려 보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부사관 워대디 역의 브레드 피트는 부하들에게 절대적 신망을 받는 존재였다. 비단 ‘퓨리’뿐만 아니라 많은 전쟁영화에서 ‘부사관’들의 모습은 미숙한 초임장교들과 탁상 위의 고급장교보다 전투적이고 신뢰받는 존재로 묘사된다. 장교들 보다 병사에 더 가까운 위치에 서 있는 부사관들. 실제로 부임지의 이동이 잦은 장교들에 비해 전투실무와 감각이 본능적으로 배어있고, 말단에서 장교들이 하지 않는 잡무와 굳은 일을 도맡는 부사관들이기에 대부분의 영화도 이러한 부분을 반영을 한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부사관들은 어떠한가? 입으로는 ‘간부’라고 이야기하면서 그에 걸맞는 대우와 지위를 보장받지 못한 채 방황하거나 수많은 고뇌를 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부사관들이 처한 현실이다. 2014년 11월 중순에는 27년차 베테랑 부사관이 부대 내에서 자살을 한 사건도 있었다. 이 사건을 신분을 밝힐 수 없는 군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고되고 힘든 대한민국 부사관의 삶을 재조명 해보려고 한다.
                                              
부사관 계급의 의미와 지위


  장년층 이상의 세대에서는 아직도 ‘부사관’이라는 용어가 낮 설다. ‘하사관’이라는 용어가 더 익숙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사관이라는 한자어는 사관보다 아래의 신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일본어에서 유래 된 용어이다.1996년 10월 계급장의 모양과 부착위치 등을 장교에 준하도록 복제규정을 개선하면서 2001년 신분명칭도 하사관에서 부사관으로 변경하여,  장교를 보좌하는 군인이라는 의미로 지위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의 군대에서 부사관의 대우와 처우는 하사관이라는 용어를 쓰던 구 일본군보다 못한 상황이다.외국 영화에서 묘사되는 부사관은 우리의 부사관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미국의  경우 부사관으로 바로 임관되지 않고 병생활을 거쳐 부사관으로 진급한다. 미국의 부사관은 우리의 육군에서는 상병에 해당되는 계급 중 Corporal은 분대장으로서 NCO SCHOOL(부사관 교육대)를 수료한다. 수료하지 못한 상병은 Specialist로 불리는데 Corporal부터 준부사관으로서의 대우를 받는다. 미군의 경우 부사관의 계급은 우리의 4단계 체계가 아닌 하사, 중사, 상사, 일등상사, 원사, 주임원사, 육군주임원사로 세분화 되어있다. 미 육군의 계급체계는 훈련병에게는 계급장을 부여하지는 않지만 E-1이라는 계급을 부여한다. 이병, 일병, 상병, 병장 순으로 E-2, E-3, E-4, E-5식으로 계급이 올라간다. 병장인 E-5에서 육군주임원사의 E-9까지의 계급이 'non commissioned officer(부사관)'의 범위에 들어간다.
  미군의 경우 'enlisted'라고 하여 우리의 병사라는 의미로 병과 부사관을 묶어두고 있는데 이는 말단 병사에서 시작해 NCO로 진급해 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부사관들은 전투전기나 기술과 행정력에서 절대 장교에게 떨어지지 않는 진정한 숙련군인으로 인식되어 지고 있다.
  앞에 언급한 상사와 일등상사는 계급으로는 동등한 E-8이다. 원사와 주임원사, 육군주임 원사는 동등한 E-9 계급이다. 하지만 하는 직무에 따른 예우와 인식이 달라진다.  육군주임원사의 경우 전 육군에 1명만 존재하며, 군에서의 예우는 장성급에 준할 정도로 존중과 예우를 받는다. 부사관과 장교가 직무상 위와 아래라는 개념보다 직무에 대한 숙련도와 전문성을 존중하는 것이 미국 부사관들의 모습이다.

 

  미군 병/부사관 계급체계(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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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부사관들의 모습


  부사관을 소재로 한 영화는 영화의 시대적 배경 순으로 나열한다면 ‘철십자훈장(1977년)’, ‘밴드 오브 브러더스(2001년)’, ‘퓨리(2014년)’, ‘남자들의 야마토(2005년)’, ‘승리의 전쟁(1986년)’, ‘말뚝상사 빌코(1996년)’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부사관의 모습은 강인하고 악조건에서도 병사들의 전투심 고양과 생존을 높이는 ‘돌격대장’ 혹은 구세주처럼 위기에서 부대원들을 구해내는 억척스런 모습으로 묘사된다. 혹은 힘든 군생활에 활력을 주는 코믹한 존재로 묘사되기도 한다.
 ‘철십자 훈장’의 배경은 2차대전 막바지의 1943년, 주인공인 슈타이너 상사는 러시아 소년병을 치료하고 부하들의 생환을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철십자 훈장’에 눈이 먼 장교인 슈트란스키와 대립하는 관계다. 소대원들은 공명심보다 부대원을 생각하는 슈타이너에게 모든 것을 의지한다. 부도덕한 상관에게 올바른 저항을 하는 모습으로 부사관을 묘사하고 있다.
  2001년 9월부터 11월까지 미국의 케이블채널 HBO에서 10부작으로 방영된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는 무능하고 권위주의적인 중대장인 소블 대위에 대해 중대 부사관들이 합심해 ‘지휘거부’를 요청한다. 결국 ‘근신 처분’이 내려지지만 새로 중대장으로 임명된 윈터스를 신뢰하고 전선에서 강인한 전투력을 발휘한다. ‘밴드 오브 브러더스’에서는 부사관이 부대관리의 핵심적 집단으로 묘사되어 있다. 지난해 11월말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퓨리’에서는 강력한 리더쉽을 보여주는 전차장 워대디 하사(브래드 피트)가 부하들에게 구세주와 같은 절대적 신뢰를 주는 강인한 전투지휘관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유약한 소대장보다 침착하고 노련한 워대디라면 어떤 위험 속에서도 같이 싸울 수 있다는 절대적 신뢰를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일본 보수우익 성향이 짙은 영화로 국내에선 반발이 많았던 ‘남자들의 야마토’는 구 일본해군의 자부심이었던 ‘전함 야마토’에 승선한 수병들의 이야기이다.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일본해군의 하사관(부사관)들. 전입 신병이 경례를 하자 “경례는 사관(장교)에게만 하는 것이다.”라며 자신을 낮추지만, 전함의 최후의 순간 사관들이 탁상공론과 무기력한 자결을 할 때 병사들 곁을 지키고 마지막을 같이 하는 것은 조리장과 포뢰장과 같은 하사관(부사관)들이었다.
  그레나다 침공이 역사적 배경인 ‘승리의 전쟁’에서는 한국 전쟁과 월남전에서 영웅으로 활약한 화려한 경력의 톰 하이웨이 중사(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등장한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상관폭행 등 거친 성격 탓에 만년 중사다. 착하지만 경험 없는 소대장, 군기 빠진 소대원들을 강인한 군인으로 만들어낸다. 영화 장면 중 부하 한명이 월남전에 사용된 철제헬멧을 쓰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부하는 하이웨이 중사에게 “영웅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지만 하이웨이 중사는 “규정에 충실해라”며 부하를 호통 친다.
  ‘말뚝상사 빌코’는 앞서 언급한 부사관들처럼 모범적이거나 헌신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내용이다. 1990년대 미군이 시대적 배경인 이 영화에서 일등상사인 빌코(스티브 마틴)는 군기라고는 찾아볼 수없는 엉뚱하기 그지없는 군인이다. 부하들에게 도박, 복권판매, 군대 소모품을 팔아치우는 타락한 군인이다. 그의 부하들 또한 마찬가지로 부대를 도박장으로 만드는 등 군 생활을 자유롭게 즐긴다. 하지만 비행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 빌코는 부사관의 신분이었지만 신형 탱크개발의 연구비를 횡령했다는 것이 발각된다. 부대해체와 강제전역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까지 잃을 지경까지 몰린 빌코지만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대부분은 비리군인의 어이없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고 말겠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장교보다 업무를 더 훤히 들여다보고 낙관적인 사고로 살아가는 부사관의 모습이 보인다.
  이렇듯 외국영화에 등장하는 부사관들은 장교의 아래라기 보다는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신뢰받는 프로들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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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 상사는 철십자훈장에 눈이 먼 슈트란스키에게 철십자 훈장이 필요하다면 내것을 가져가라고  말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사관들


  우리 현실은 어떤가? 2014년 11월 17일 경기도 모 사단의 직할대의 상사가 부대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자살한 부사관은 군생활 27년차의 베테랑이었고 소속과 신분을 밝힐 수 없다는 해당 부대 간부는 이렇게 전했다.
“평소에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업무적으로도 장교들의 부족한 부분을 잘 도와주는 훌륭한 분이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원사진급에서 탈락되어 마음 고생이 심했고, 진급과 보직이 사람을 평가하는 군대에서 자존감에 심한 상처를 입었던 것 같다. 자살은 분명, 개인의 책임이지만 우리 군의 지나친 진급풍토와 개인 책임전가가 고인을 더욱 힘들게 했을 것이다. 고인은 이미 한 차례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었다. 이유는 도박으로 인한 채무문제로 군 감찰과 헌병이 고인을 압박해왔기 때문이었다. 진급도 못한 놈이 도박까지 하냐는 싸늘한 시선이 고인을 죄어왔기 때문이다. 자살미수 이후 고인은 정신과 치료도 받아왔다.”
 고인의 부채는 1억 정도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도박으로 생긴 빚은 아니었다. 1억 중 상당수는 두 자녀의 학비 등 생활관련 대출이었다. 27년 이상 군생활을 한 상사라면 퇴직금의 일부로도 충분히 채무에 대한 변제가 가능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다른 데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우리 군의 부사관을 ‘사고나 치는 군인’으로 인식하는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고인이 복무한 부대에서는 고인에 대한 조의금을 ‘자율조의금’이라는 형태로 전달했다고 한다. 조의금을 낸 사람은 10여명이었고 그 총액은 3만원이었다. 27년간 헌신한 군인에 대한 애도는 고작 3만원이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장기복무 부사관의 자살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우리 군의 창끝 전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하사, 중사의 경우는 어떨까? 군 간부 자살자 수는 증가 추세이다. 부사관인 하사, 중사 외에 소위, 중위를 포함한 초급간부 자살률은 일반 병 자살률의 2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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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9년 23명, 2010년 29명, 2011년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201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34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대조적으로 동일 기간 병의 자살자 수는 54명, 52명, 58명, 38명, 45명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초급 부사관과 초급 장교의 자살 수는 전체 간부 자살자의 3분의 2 안팎이다. 2010년 17명, 2011년 25명, 2012년 18명 등 연평균 초급 간부 20여명이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10만명당 자살자 수로 본다면 초급간부는 2010년 15.2명, 2011년 24.8명, 2012년 14.4명을 기록했다. 일반 병의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각각 11.2명과 12.5명, 8.2명인 것과 비교해 확연히 높은 수치이다.
또 국회 국방위원회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 을)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군 간부 자살자 중 70%가 부사관이며, 최근 10년간 탈영한 부사관도 849명으로 전체의 11.6%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과 탈영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부사관들은 어떤 이유로 금단의 선을 넘고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에서 부사관으로 산다는 것


  최근 수년 간 대학에는 이색 학과로 소개될 만큼 많은 군사학과가 등장했다. 이제는 대학을 넘어 사교육 시장에서도 '군인 양성' 목적의 특수학원들이 등장하고 있다. 관련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장교·부사관 양성학원은 온·오프라인 모두 50여 곳에 달한다고 한다. 장교·부사관 양성학원 붐은 경기 불황과 취업난이 가중되면서부터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전국 대학 및 전문대학의 군사학과 입학 정원은 5400명으로 4년제 대학에 설치된 군 관련학과는 93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3792명에 비해 43% 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문대학에도 80곳의 군사관련 학과가 개설됐다.
전문대학재학 중 군사교육을 받고 졸업 후 하사로 임관하는 부사관 학군단(RNTC)제도도 도입되었다. 경북전문대, 대전과학기술대, 전남과학대 등 육군 3개 학교와 경기과학기술대(해군), 영진전문대(공군), 여주대(해병대) 등 6개 전문대에서 30명씩 180명의 부사관 후보생을 선발한다.
  서울,경기 지역보다 취업난이 심한 지방대학들에 군사학과가 편중되는 현상은 취업난의 탈출구로 젊은이들이 군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언론 또한 부사관, 장교가 안정적인 직업이라며 지원을 부추긴다. 하지만 어려운 경쟁률을 뚫고 부사관이 되었다 하더라도 절대 부사관의 길은 안정적이거나 녹녹한 길이 아니다.
  실전적인 전투력 발휘를 위해 군은 부사관을 늘리는 계획을 세웠지만, 초급 부사관의 장기근무선발은 더욱 어려워졌다. 심지어로 단기 복무장교보다 긴 4년의 의무복무를 마쳐도 하사로 제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상을 빨리 알게 된 우수자원들은 오히려 스스로 제대를 선택한다. 병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부사관으로 지원하는 자원보다 민간에서 급작스럽게 유입되는 부사관 자원은 한편으로 부사관의 ‘질’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윤일병 사건에서 유하사의 경우 제대로 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해 나이 많은 선임병을 ‘형’이라 부르며 끌려다녔다.
외국의 경우 부사관은 특수 기술병과를 제외하고는 병생활을 통해 우수하다고 판단된 검증 된 군인들만이 지원할 수 있다. 군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샐러리맨들의 유입은 군대의 허리를 더 약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군 조직의 허리’인 부사관 조직이 열악한 처우로 흔들리고 있다는 일간신문(2014년 11월 26일자 <세계일보> 6면) 보도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부사관들의 열악한 상황을 통감 할 수 있다. 아이디 ‘jsom****’는 “보너스 없어진 게 10년 전이고, 주택수당 8만원으로 원룸도 구하지 못할뿐더러 하사들은 대상도 아님. 시간외 수당도 솔직히 알바만도 못한 게 사실 아닐는지”라며 열악한 처우를 지적했다. 시간외수당은 육군 하사 5호봉 기준으로 시간당 5148원이 책정돼 있다. 2015년 최저임금인 5580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아이디 ‘ksha****’는 “부사관으로 만기 전역한 사람이다. 처우개선이 우선이 아니라고 본다. 장교와 부사관 간 책임을 명확히 해 책임을 지도록 하고, 부대 지휘와 운용에 참여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피동적으로 시키는 업무만 수행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부사관의 역할과 지위를 보장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2014년 12월 병영문화혁신위는 장교의 복무기간을 줄이겠다는 제안을 낸 적이 있다. 병보다 훨씬 긴 복무기간으로 우수자원이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내어 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중사로 제대한 한 예비역은 “장교가 모범이 안 되고 특혜는 장교님들만 가져가는군요. 부사관은 장교들의 머슴입니까?”라며 복무기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했다. 외국처럼 병에서 부사관을 지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장기근무 선발도 힘든 우리 부사관들의 대부분은 4년간의 의무복무를 해야한다. 하지만 4년의 복무가 끝나면 재취업으로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2014년 11월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장기복무 제대군인의 재취업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12월31일 기준 전역자는 3만 160명이며 이 가운데 1만 7417명이 재취업해 취업률은 57.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사관은 모두 1만 3300명이 전역했는데 6276명만이 취업에 성공해 47.2%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에서 부사관으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암담하다.


강력한 부사관이 정병강군(正兵强軍)의 정도(定道)이다


  1차대전이 끝난 뒤 독일은 베르사이유 조약에 의해 철저하게 병력과 장비에 대한 감축을 당한다. 하지만 독일은 그로부터 20여년도 안된 시점에 독일군을 부흥시켰다. 잠시나마 유럽전체를 점령해 ‘제3제국’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어떻게 독일은 이 짧은 기간 동안 독일군을 정병강군으로 만든 것일까? 독일군 수뇌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귀족출신 장교들의 능력만으로 가능했던 것일까? 답은 ‘천만의 말씀’이다. 독일군은 강력한 허리를 가지고 있었다. 귀족은 아니더라도 병들에게는 부사관으로 필요한 교육훈련을 실시했고 강한 군인을 대표하는 대명사인 ‘독일병정’인 부사관들에게는 초급지휘관에 필요한 교육훈련 실시했다. 개전초기 혁혁한 전과를 올린 부사관은 장교로 진급했다. 전투원의 능력을 높이 샀던 것이다. 이러한 부사관들은 전장에서 부하들의 신망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히틀러라는 독재자의 오판과 광기로 물든 독일군이었지만, 부존자원의 부족과 연합국과 비교해 열세인 산업생산능력 속에서도 독일군이 강하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군의 허리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자위대의 경우 이러한 전사의 교훈을 잘 살리고 있다. 자위대 사(우리의 병)는 2년간의 계약기간을 통해 사장(병장)으로 진급하고 이 중 우수자원만이 재계약 대상이 되어 조(부사관)로 진출 한다. 일본 자위대의 조후보생의 교육은 우리 부사관 교육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심도 깊은 교육을 한다. 그리고 장교로의 신분 상승 폭 또한 넓다.하지만 우리 군의 각 군 사관학교 생도의 1인당 양성비용이 2억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부사관학교 후보생들의 양성비용은 고작 400만원 정도이다. 리더쉽 교육시간도 사관학교는 4년 동안 평균 150여 시간이지만 교육기간이 20주의 부사관 후보생은 8시간에 불과했다. 부사관학교 교육기간을 4년으로 가정 하더라도 83시간 뿐이 안된다.
  최근에는 원사계급 위에 ‘현사’라는 계급을 신설한다고 한다. 과연 계급만을 늘리고 입으로만 ‘간부’라고 불러주는 부사관의 현실에서 정병강군이 실현 될지 큰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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