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전 주필 와카미야 요시부미 강연
“요즘 한국과 일본을 보면 그 사이에 특수한 유리창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세미나 참석“아베정부의 헌법9조 개정은 패착
양국 협력해 미-중 적절히 이용 필요
정치는 한계…시민이 교류 주체돼야”와카미야 전 주필은 1970년 <아사히신문>에 입사해 지난해 1월 43년의 기자생활을 끝으로 아사히를 떠날 때까지 취재기자와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 대부분의 직책을 경험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양심적 언론인으로 꼽히는 그는 특히 한-일 관계에서 나름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두 나라의 화해를 추구하는 글을 써온 것으로 유명하다.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가 결정되기 1년 전인 1995년 6월 최초로 한-일 공동개최를 제안하는 사설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한국보다 몇년 앞서 유치 노력을 해왔던 일본에서 그가 공동개최 주장을 편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2005년 3월 ‘몽상’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독도를 한국에) 양보해 버리면 어떨까 하고 ‘꿈같은 생각’을 한다. 그 대신 한국은 이런 영단을 높이 평가해 ‘우정의 섬’으로 부른다”고 썼다.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독도)의 날’을 선포하면서 한-일 대립이 격화하던 시기에 나온 이 칼럼으로 그는 우익으로부터 ‘고쿠조쿠’(국적·매국노)란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였지만 아베 정권을 한국 대중 앞에서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7월1일 아베 정권이 ‘해석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다시 만든 데 대한 평가가 한-일 간은 물론이고 내부에서도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와카미야 전 주필은 지한파답게 유창한 한국말로 우선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는 배경을 5가지로 설명했다. ‘아베는 일본인으로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며, 식민지배 등에 대한 사죄는 충분히 했다고 판단한다. 집단적 자위권 문제는 독립국가의 당연한 권리로서 보통국가가 되고 싶다는 의지이며, 한국의 평화와 안보는 일본의 협력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보다 정상적인 나라인데 한국이 왜 중국만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아베 총리의 이런 인식에 대해 그는 “절반은 동의한다”면서도, 보통국가론에 대해서는 10% 정도밖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통국가가 아닌 특수한 나라라는 데 자존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 9조가 있다는 것이 일본에는 선전 포인트가 될 수 있는데 왜 그것을 버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 문제는 한국 시민들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가 보기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는 “중국이 군사적으로 확대되고 미국의 힘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일본 처지에서 보면 중국의 위협은 커지는데, 미국이 일본의 안보를 끝까지 책임져줄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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