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군인이라지만 너무 치욕스럽다는 생각을…”
‘나꼼수 검열’ 6군단 부사관 인터뷰
“군, 윗분들이 제발 정치적 중립 지켰으면 좋겠다”
<한겨레>와 만난 6군단 소속 한 부사관은 “휴대폰을 검열받은 뒤 서류에 서명하는데, 아무리 군인이라지만 너무 치욕스럽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며 “지휘관들인 장군들이야말로 정치적인 판단으로 부하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문 하달은 군단급 이상에서 결정된 것이라 확신하나?
“종합정비창과 우리 부대 말고도 공문이 내려진 곳이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런 정치적 결정을 군단장 차원에서 내린다는 게 이해 안 된다. 군단장 같은 현장 지휘관들은 ‘나꼼수’가 뭔지도 모를 것이다. 다만 공문이 내려오지 않은 곳도 꽤 있어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꼼수를 군대에서도 많이 듣나?
“대한민국 국민 다 아는 나꼼수를 군대라고 안 듣겠나. 그리고 팟캐스트를 지운다고 안 듣겠나. 장교와 부사관 합치면 20만이 넘는데, 이 사람들 귀를 틀어막으려고 검열을 하겠다는 발상이다.”
-몇년 전 논란이 됐던 불온서적 사건과 비슷한 것 같다.
“그렇다. 불온서적 소지한 게 확인돼 인사조치된 이들이 있다고 들었다. 사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그런 통제가 강화된 것은 맞지 않나. 그런 언급을 하면 분위기 이상해져 말을 못한다.”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왜 군에서는 일어날까?
“국방부나 육군본부 같은 정책부대나 후방부대는 좀 다르다고 한다. 언론을 접하고 사회와 교류도 있어 깨어 있지만, 전방은 그렇지 못하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도 군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외부에 하는 게 조직에 해를 끼치는 것 같아 조심스럽고,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음악과 같은 것이다. 이적(적을 이롭게 함) 내용만 아니면, 뭘 듣건 자유 아닌가. 왜 이런 반인권적인 처사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윗분들이) 제발 정치적 중립을 지켰으면 좋겠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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