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군사령부 환경담당관 김도선 대령을 만나다
군의 안보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국가 방위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좁은 의미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의미의 안보가 등장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환경안보’이다.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는 국민적인 요구에 부응하고, 미래의 영토에서 살아갈 후손들에게 보다 안전한 국가를 물려주기 위한 육군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안보를 추구하는 것은 주둔지를 쾌적한 환경으로 보전하면서 병사들의 기본적인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과도 연결된다. 전투와 무기라는 거대한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육군은 지금도 환경 가치를 추구하기 위하여 움직이고 있다. ‘환경의 사각지대’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하여 군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강원도 화천 산양리에 위치한 칠성전망대에서 보이는 비무장지대의 전경. 비무장지대의 보존 문제는 환경안보의 중요한 과제다.
김도선 육군 대령은 강원대학교 환경학과를 졸업하고 학군 25기로 1987년에 임관했다. 임관 이후에도 강원대학교에서 환경학 석사,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며 환경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그는 공부를 계속하며 환경 분야에 군이 직접 나서서 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야전에서 초급장교를 마치고 나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환경업무에 종사했다. 육군본부 군수참모부 환경장교, 국방부 주한 미군기지 이전사업단 환경계획장교, 1군지사령부 군수계획처장을 거쳐 현재는 3군사령부에서 환경담당관으로 복무 중이며, 육군본부 합동임관식 행사기획단의 총괄기획과장으로 파견근무 중이다.
특히 김도선 대령은 2011년에 발표한 국방대학교 안보과정 졸업논문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이하 DMZ)의 생태계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군의 역할’을 통해서 DMZ일원의 생태적 가치를 환경안보의 측면에서 해석하고, 그 지역에서 군이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서술하여 군의 환경에 대한 인식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 논문을 통해서 DMZ를 군사작전에 치중하여 관리하고 있는 군의 실정에 대한 아쉬움을 밝힌 김 대령은 군사작전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자연 환경의 생태적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군의 태도가 바뀌어야 함을 서술하고 있다. 군에게는 24시간 긴박한 대치의 공간인 DMZ를 환경 보전의 시각에서 접근한 이 논문은 군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 DMZ가 갖고 있는 환경 안보의 의미는 무엇인가
= DMZ는 남한과 북한이 군사적으로 전면 대치하고 있는 완충지대임과 동시에, 내륙과 연안을 잇는 생태의 축이 결합되어 있는 공간이다. 남과 북의 통행을 차단하면서도, 생태적으로 어우러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반도를 단절시키면서 동시에 연결시키는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DMZ는 1953년에 설정된 이후 지난 오랜 시간 동안 민간의 발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공간이다. 이곳은 천혜의 원시림이 남아있는 신비한 공간이 아니다. 전쟁 이전까지 사람이 살던 마을이 있었고, 논과 밭이 있었던 곳이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어느 한 순간 모든 접근이 차단되었다. DMZ는 개발의 역사를 거치지 못한, 시간이 멈추어버린 공간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논이 습지가 되고, 자연의 천이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육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DMZ가 갖고 있는 안보적인 중요성과 생태적인 가치를 결합하여 봤을 때 이 지역은 환경안보의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 최근 국가 정책의 흐름에 따라, DMZ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다. 군의 내부에서는 어떤 인식의 변화가 있었나
= DMZ는 지난 60여 년 동안 군인들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던 곳이다.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 이하 MDL)을 가운데 두고 북쪽의 북방한계선과 남쪽의 남방한계선 사이의 4km의 구간이 바로 DMZ이다. 철책을 넘어 DMZ 내부에 들어가는 것은 최전방 인원 중에서도 GP(Guard Post, 감시초소)에서 근무하는 일부 인원뿐이다. 즉, 현역 군인도 제한을 받는 공간이다. 60여 년 동안 군이 철통같이 지켰던 곳, 군은 이 곳에서 별도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통제를 했을 뿐이다. 1차 관리자로써 군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을 비롯해 외부의 유입을 차단시켜 더 많은 훼손이 일어나지 않게 지키는 것이었다.
물론 군이 주둔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물, 도로 설치 등으로 인해 DMZ의 환경이 훼손되기도 했다. 그러나 외부의 접근을 차단했던 군의 역할이 있었기에 생태계 훼손이 최소화되었다. DMZ가 군의 통제 없이 개방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은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의 역할이 있었기에 오늘날 DMZ가 생태적으로 더 다양한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1월 8일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만난 김도선 대령(학군25기)은. 합동임관식 행사기획단 총괄기획과장으로 파견 근무 중이었다.
- 군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 DMZ 일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환경 문제는 무엇인가
= ‘DMZ 일원’이라고 하면 DMZ 내부와 민간인통제선 이북의 제한보호구역을 모두 포함한 말이다. 이 지역에서는 산사태, 산불, 폐 군사시설의 철거작업 등 다양한 환경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작전도로를 보수하거나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산이 부분적으로 무너져 내려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사람에 의한 실수나 자연발화로 인해 산불이 발생한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문제들보다 더 큰 문제가 환경안보를 위협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DMZ 부근의 외래식물의 유입이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DMZ 내에 외래식물이 유입되면 식생의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게다가 DMZ 내에서는 적의 경계와 지뢰의 위험 때문에 외래식물 제거 작업이 용이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DMZ와 같은 자연의 완충지대에서는 외래식물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민간인통제선이 점차 북상하고, 도로가 생기게 되면서 외래식물의 북쪽으로의 전이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람이나 이동하는 차의 바퀴에 식물의 씨앗이 붙어 이동하면서 민간인통제선 접경지역의 도로 주변에는 외래식물들이 심심치 않게 관찰되고 있다. DMZ 내부로 투입되는 인원이나 장비에 대한 세세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유입되고 있는 외래종의 종류가 많지는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장병들에 대한 주기적인 교육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나아가 민간인통제선 접경지역에서 발견되는 도로 주변의 외래식물을 정기적으로 제거함으로써 DMZ 안으로의 외래종의 유입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맞춤식 대안을 넘어서, 외래식물이 더 확대될 경우를 대비하여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 군 외부의 유관기관과의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 대외적인 협력은 꽤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산림청, 환경부 등의 정부기관과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의 민간 환경단체와 지속적으로 연계를 맺고 협력하고 있다. 1998년 환경부와 국방부의 중앙 군·관 환경협의회를 결성하였고, 2001년에는 민간 환경단체들과 민·군 환경협의회를 만들었다. 이후 지방 환경청을 중심으로 해당지역 향토사단과 지역 환경협의회를 결성하여 정부 부처간의 환경문제를 처리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환경부와는 10년 단위로 민간인통제선 접경지역 전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환경부와 함께 DMZ의 서부부터 동부까지 전체 생태조사를 시행했었다. 산림청과도 지속적으로 연계하며 DMZ 일원의 산사태 지역 복원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산림청과는 전술도로를 임도(林道)로 전환시키는 사업 협약을 맺어 DMZ 일원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외부와의 협력에서 한계점은, DMZ 생태 관리에 참여하는 다양한 정부기관이 있지만 그들을 통합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는 부처가 없다는 데에 있다. 군의 입장에서도 여러 개의 정부기관이 군에 DMZ에 대한 출입과 조사를 요청하는 것 보다 그러한 사회의 요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하나의 기구를 통해서 통제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출입과 조사 요청으로 인해 기관들 사이에서 형평성이 어긋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만약 여러 부처의 요청을 무차별적으로 허용하여 DMZ를 개방한다면 생태계 훼손의 위험성이 커지기에 이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따라서 앞서 말했듯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DMZ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 유관기관들 사이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 구축과 부·처간의 능동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통합적인 컨트롤타워의 지휘 아래, 환경부의 통제 지침에 반하지 않으면서 군의 작전에도 영향이 없도록 하는 하나의 종합적인 방안을 낼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13년 10월 11일 민간 환경 전문가와 육군 제22보병사단이 협력하여 동해선 지역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 육군의 환경 관리 체계는 어떻게 되어있나
= 육군에서는 기본적으로 군 환경관리규정, 군 환경보전지침, 육군 환경보전규정을 따르고 있다. 이 규정들에 따라서 야생동물 보호, 산불 예방, 폐기물 관리 등과 관련된 군의 환경정책이 시행된다. 또한, 육군본부부터 하급부대까지 환경 관리 체계가 구성되어 있다. 육군본부 시설실 계획운영환경과에서 육군의 환경정책을 총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또한 각 군사령부에도 환경담당관실이 있다. 대령급의 환경담당관 실무자와 과원들로 구성된 환경업무 전담부서이다. 육군본부의 계획운영환경과에서는 시설업무와 환경업무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것에 비해, 군사령부의 환경담당관은 비교적 인원은 적지만 환경업무에만 전담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사단사령부에도 환경담당관이 있고, 연대·대대 단위 부대에서는 군수과에서 환경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말단 부대까지 환경업무와 관련 지침이 전달되고 있다.
상급 부대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절한 환경 정책을 준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군의 환경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하급 부대의 환경담당관과 실무자라고 생각한다. 일선 부대의 지휘관들은 부대 관리·감독 업무와 병사들의 상호관계를 파악하는 등 많은 양의 업무를 갖고 있다. 그런 지휘관들에게 추가적으로 환경 업무를 부여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휘관의 옆에서, 최소한의 핵심적인 환경 지식을 교육하고 업무를 돕는 것이 부대 환경담당관과 실무자의 중요한 역할이다. 야전부대 지휘관이 환경업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그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환경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 파악하고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전문가의 시각으로 해결책을 마련하여 지휘관을 보좌하는 역할이 바로 환경담당관이 해야 하는 일이다.
육군의 환경 관리 체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환경 관리 조직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육군본부에도 환경업무만 전담하는 환경과가 있었지만, 계획운영환경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환경을 담당하는 인원이 축소되었다. 이제는 환경을 전담하는 체계가 아니라, 시설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환경에 대한 업무를 겸임하는 체제로 변화한 것이다. 이렇게 군 환경의 독립 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군 내부에서 환경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많이 낮아지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있다.
- 환경안보를 실현하기 위해 육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연보전활동이 궁금하다
= 육군에서도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사업 계획, 지침 하달을 통해서 자연 보전활동에 대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굉장히 많은 사업과 활동이 있지만 몇 가지 얘기한다면, 먼저 1산 1하천 가꾸기 운동을 비롯한 부대별 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1산 1하천 가꾸기 운동은 부대 주변의 산과 하천을 지정하여 부대가 직접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을 관리하는 제도이다. 또한 군은 ‘국토청결의 날’ 행사를 통해서 민간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생태계 곳곳의 정화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군은 백두대간의 깊은 산속과 한강 수중의 쓰레기까지 제거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돼지풀, 황소개구리와 같은 외래 동·식물 퇴치활동을 전개하여 고유 동·식물을 보호하고 있으며, 야생동물 보호를 위하여 매년 수색과 정찰활동을 병행하여 밀렵꾼이 설치한 올무, 덫, 뱀 그물을 제거하고 있다. 폐농약병과 같은 독극물의 위험이 있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한다. 민간인통제선 초소를 활용한 밀렵자 색출과 야생동물 먹이주기 활동도 있다. 이러한 육군의 다양한 활동은 주로 산악지역에 위치해 있는 부대 특징을 바탕으로 주변 지형에 익숙하고 연례행사처럼 주기적으로 실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성과가 매우 크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 외에도 군에서는 신분별 장병 환경교육과 환경 실무자를 대상으로 워크샵을 실시하거나, 야전부대 환경보전 표준모델을 제기하기 위한 환경보전 시범식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활동은 장병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향상과 지식전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14년 7월 강원도 양구의 민간인통제선 부근. 민간인통제선 접경지역에서는 민간인의 무단출입으로 인한 사고가 잦다. 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제의 역할을 한다.
- 군의 환경 업무 수행 중 어려운 것은 없는지
= 군의 환경 관리 분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환경 업무 담당자들의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효과적이고 전략적인 환경에 접근하기 위해서 환경 업무 인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상급부대부터 환경 인력이 축소가 되는 추세이다 보니 전문 인력을 확충한다는 것이 상당히 제한되는 상황이다. 군의 여러 가지 정책이 적극적인 보전·보호 활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군에도 환경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전문 인력이 있어야 생태계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고 추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현재 육군은 이미 만들어진 환경 정책들을 시행하고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는 한계가 있다. 환경 정책들을 새롭게 업데이트하는 노력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군의 각종 세부적인 정책과 지침들이 새로운 상황과 환경에 맞게 발전하려면 환경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 군에서 환경에 대한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 각 주둔지에 상황에 맞는 환경 교육의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에 맞추어 이미 많은 교육 자료가 하급부대까지 내려가 있다. 아주 기본적인 폐기물 처리 요령, 음식물 처리 요령 등 개인이나 부대가 생활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아가 훈련 중에도 자연환경의 훼손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교육방침을 내리고 있다.
환경 관련 교육을 실시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대 상황에 맞게 그리고 병사는 병사대로, 지휘관은 지휘관대로, 실무자는 실무자대로 각자의 역할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DMZ 일원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에게는 그 지역에서 자생하는 고유의 식물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또한 유입의 위험이 있는 외래식물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여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DMZ 일원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민간 밀렵꾼들의 활동 양상을 파악하여, 그들이 설치한 덫을 어떤 방법으로 제거해야 하는지, 덫에 걸린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덫에 걸린 동물을 살려야 하겠다는 의지만 가지고 접근했을 경우 덫에 걸린 동물은 접근하는 사람을 자기를 해치려는 것으로 인식하여 더욱 거칠게 사람에게 저항하고 자칫 큰 부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것은 곧 병사 개인, 병사 부모, 그리고 군에게도 큰 피해가 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 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병사들은 현장에 투입되어 행동하는 인원이기 때문에 이렇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스스로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기본적인 지침을 숙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져 병사들의 안전과 훈련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지휘관들은 병사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 알고 있어야 한다. 병사들을 교육하고, 행동하도록 시키고,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이 도출되어야 하는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지휘관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한 것처럼 지휘관을 돕는 환경 담당 실무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휘관이 환경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핵심적인 내용의 교육을 실시하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서 고쳐야 한다. 이렇게 해야 지휘관은 실무자의 도움을 받아 환경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고, 부대원들과 생태계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 앞으로 군이 환경과 관련해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인가
= 지금까지 육군은 환경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추구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환경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서 자발적인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러한 활동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군 내부에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는 이러한 노력이 군 내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의 더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군이 보유하고 있는 DMZ 감시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정보를 바탕으로 산림청이나 환경부와 협력하여 DMZ의 사계절, 식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군에서는 고급 장비로 경계 작전을 실시하고, 정부기관에서는 DMZ 지역에 대한 식생 조사, 야생동물 관찰이 가능하니 서로에게 득이 되는 자연 보전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환경안보의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지구온난화가 계속 되고, 그에 따라서 발생하는 기후변화에 국가적으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각종 질병과 재해·재난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환경으로부터의 안전을 추구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에 많은 관심이 쏠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환경 담당 조직이 줄어들고, 인력이 부족해지고,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황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 변화에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군이 환경 조직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글/사진 권은비 디펜스21+ 인턴기자 privet.silvera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