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일본의 한․일 군사협정 제안 배경

김종대 2011. 0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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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포커스> 2011년 2월호


북한의 4차 미사일 실험하면

한미일 집단방위체제 가시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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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이 1월 10일부터 11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김관진 국방장관과 ‘군사비밀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 등을 논의하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진행했다. 국방부는 "한일 양국 모두 협정체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이 협정이 체결되면 한일 양국이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관계자는 "양국 군사관계 발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는 낙관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의 이런 설명은 2차대전의 전범국이며 패전국인 일본과의 군사협정 체결로 전후 체제가 붕괴된다는 역사적 의미를 간과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협정의 진정한 본질에 대해서도 대단히 안이한 발상으로 일관하고 있어 본지는 그 의미를 심층 해부한다. 



‘별들의 전쟁’과 군사기밀

  

최근 일본이 우리에게 군사협정, 그 중에서도 군사비밀보호협정을 체결하자며 구애하는 배경은 한미일 3국의 미사일방어(MD)를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2009년 5월에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이어 작년에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거치면서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방위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한미일 3국이 공동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바야흐로 북한 위협에 대비한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이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년 전에 한국과 미국이 전략방위구상(SDI)에 대한 첫 논의를 시작하면서 군사비밀보호협정을 체결했던 사례와 비견된다. 논의의 시작은 20년 전인 1991년 11월 6일에 시작되었다.


이날 한미는「특허비밀보호협정(PSA : Patent Secrecy Agreement)」이라는 생소한 협정에 가서명했다. PSA란 한마디로 일반 공업기술소유권보호 개념을 군사기술분야에 적용시킨 특례적 성격의 협정이다. 모두 10개조로 된 PSA의 골자는 “국가보안에 영향을 미치는 발명정보에 대해 정보보유국이 비밀을 부여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는 국가도 그 비밀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 군사특허는 접수국에서도 비밀로 취급하되 ▲ 그 비밀취급기한은 생산국정부의 결정에 따라 ‘무기한’ 계속될 수 있고 ▲ 접수국은 군사특허정보를 정보목적에만 사용하되 그 정보를 이용한 제조생산은 물론 민수전환이 금지될 뿐 아니라 ▲ 부득이한 경우 제조 및 생산 시에는 생산국의 사전승인과 함께 이에 대한 기술개발보상비 및 로열티를 지불하도록 돼있다. 미국 측이 5천여 건의 군사특허를 관리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비밀특허는 4건에 불과한 현실에 비춰 미 측 군사기술의 보호가 주목적임은 물론이다. 이러한 불평등성 때문에 서명에 이르기까지 3년여 동안 업계는 ‘기술주권의 포기’라며 강력히 반발해왔고, 국회에서도 수시로 논란이 벌어졌다.


이 협정은 87년부터 약 3년 여 간 한미 간에 지루하게 이어진 치열한 논쟁의 산물이었다. 냉전이 최절정을 향해 치닫던 80년대 말에 미국은 소련의 미사일을 방어한다는 소위 ‘별들의 전쟁’으로 불린 전략방위구상(SDI)를 추진하고 있었다. 우주를 무대로 한 이 새로운 구상은 미국의 첨단 군사과학기술의 결집한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련의 미사일을 방어하는 매우 야심적 구상이었다. 천문학적인 시스템 구축비용도 문제지만 냉전시대 ‘공포의 균형’을 이뤄온 미소 양국의 전략미사일의 대치상황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전 지구적 충격을 가져왔던 구상이다. 


80년대 말 당시에 미국은 이 구상에 한국, 일본과 같은 동맹국이 참여할 것을 강력히 희망했다. 미국 혼자 그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당시 SDI 구상에는 총 2조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참여 종용에 한국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바로 이 때 미국은 SDI 참여의 핵심적인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그것이 바로 PSA 협정 체결이다. 전략방위구상에 동맹국이 접근할 경우 미국의 새로운 방위개념과 군사과학기술이 동맹국에 유출되기 때문에 이를 미사일방어 등 군사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장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한­미간 PSA교섭은 지난 87년 미 측 요구에 의해 시작됐다. 이를 위한 88년 10월의 한미 1차 교섭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한국 측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미 측은 88년 10월말로 기한 만료 된 한미과학기술협력협정과 연계시켜 경신을 거부하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더 나아가 미 측은 만일 이 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미국의 군사위성으로부터 군사정보를 제공 받는데 한국의 자격요건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이 협정이 군사정보 공조체제의 핵심 관건임을 명확히 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미 정부 소유 기술은 우리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91년 11월에 가서명을 하기에 이른다. 당시 외부무 이호진 북미2과장은 “PSA체결로 대한기술이전이 촉진되면 됐지 ‘족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매우 순진했음이 멀지 않아 드러났다.


20년 전의 재앙


91년경부터 미국의 기술장벽이 급격히 높아지며 한국의 방산수출을 미국의 반대로 번번이 좌절되기 시작하였고, 미국의 군사기술 제공에도 까다로운 조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이 제3국에 무기를 수출할 때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은 1989년 체결된 ‘대한민국 국방부와 미 합중국 국방부간의 한국 내 방위물자 생산에 따른 기 술사용료에 대한 양해각서’에 따른 것이다. 이 각서에는 한국이 제3국에 무기를 수출할 때마다 8%의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미국 정부에 지불해야 한다는 규정도 들어 있다. 미국은 89년 이전까지 한국에 대해 무상으로 지원하던 TDP(방산기술자료철)를 폐지하고 그 대신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한국 정부는 로열티만 지급하면 미국이 한국의 수출을 허용할 것이라고 유혹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의 오판은 금방 드러났다. 양해각서 체결 이전인 86~88년 3년 동안 미 정부의 수출동의율이 100%였던 데 비해, 체결 이후인 91년(33%), 92년(0%), 93년(4.9%)에는 거의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동의를 한 경우라도 검토기간을 지나치게 지연시켜 한국 업체가 기한 내에 납기 할 수 없도록 해 결국 수출은 불가능해졌다. 


결국 PSA와 ‘로열티 협정’에 의해 우리의 군사기술은 대미의존과 종속, 수출 좌절의 길로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이런 협정에 선뜻 동의했던 것은 미국의 방위구상에 강력히 편입되기를 원했던 데 있다. 더불어 미국의 최첨단 군사기술로부터 소외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신기술에 대한 추종심리가 협정체결을 추동했다.


PSA 협정 체결로 일어 난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한국의 주한미군 군사기지에서 미국의 군사 인공위성 정보를 수신할 때 한국군도 접든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91년 걸프전에서 선보인 미국의 최첨단 정보 전력을 필두로 한 새로운 전쟁술은 한국군에게 있어 엄청난 충격이었다. 91년 당시 북한의 핵개발 시작과 이종구 당시 국방장관의 “영변 폭격 발언”등으로 한반도 정세는 매우 불안했다. 이러한 때 미국이 걸프전에서 선보인 최첨단 방공미사일, 즉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한국 영공을 지켜 줄 구세주처럼 인식되었다. 미국의 지속적인 패트리어트 구매 압력에 직면한 한국군은 서둘러 미 본토의 최첨단 군사정보를 주한미군과 공동으로 활용하기를 희망했다. 특히 한반도 영공방위에 있어 오산에 위치한 미7공군 상황실의 지휘통제체계(C4I)를 한미가 공동으로 운용하는데 대한 요구가 커졌는데 PSA 체결로 이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편 미국의 C4I가 한국군에게 개방된 이후 한국은 줄곧 무상으로 이를 사용해 왔으나, 2005년에 주한미군 기지이전이 추진되면서 미국은 한국에 “시스템 사용료를 내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편 91년경부터 소련의 평화정책과 연방의 해체로 전략방위구상(SDI)은 변화를 겪는다. 옛 소련 붕괴 후 미국이 전략방위구상(SDI)의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구 규모의 ‘제한적 탄도미사일 방위전략(GPALS : Global Protection Against Limited Strikes)’이다. SDI가 레이저무기 등을 사용해 구소련의 탄도미사일을 우주공간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인데 비해 GPALS는 미국 본토와 동맹국에 배치된 고성능 요격 미사일로 제3국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을 미국의 패트리엇미사일이 정확히 요격한 것을 바탕으로 제3세계의 미사일 보유가 늘어남에 따라 수립된 미국의 방위 전략이다. 이 구상은 1991년 1월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언급함으로써 개념이 명확히 설정됐다.


일본의 속내는 MD


북한의 핵 위협이 지속적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한국 군부는 미국의 미사일방어 네트워크에 편입되기를 갈망하였고, 이것이 PSA 가서명의 배경이다. 문제는 올해 1월 초에 일본이 한국에 제안한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이 20년 전의 미국과 체결한 PSA와 거의 같은 맥락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몇 년 전에 주목할 만 한 사건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2007년 12월 18일 아침 7시.

새벽의 여명이 가시지 않은 시각에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곤고(金剛)에서는 우렁찬 굉음과 함께 SM3 요격미사일이 발사되었다. 일본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참여한 이래 가장 기념비적인 미사일 요격 시험이었던 이날, 일본은 온통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일본은 총21억불이 소요되는 SM3 ‘블록2’ 개발비의 절반인 10억불을 부담하면서 미국과 공동으로 새로운 MD체제 구축을 추진한 터였다.


한편 이 시험이 있을 무렵 한국 해군은 매우 초조해졌다. 당시 송영무 해군 총장은 이미 10월부터 이 시험이 실시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해군 장교들을 파견하여 참관하기를 강력히 희망했으나 미국은 이에 응한 반면 일본은 “절대 안 된다”며 거부했던 것. 바로 이 때 미국은 한국과 군사비밀보호 협정을 체결한 관계였던데 반해, 일본은 “첨단 기술이 유출된다”며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한국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다. 특히 일본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미사일방어 시스템 구축에 한국은 한 푼도 보탠 것이 없기 때문에 ‘무임승차’를 허용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송 총장이 이 시험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인 이유는 그해(2007년)에 진수된 국내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에 아직 미사일 요격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초조감 때문이었다. 당시 해군은 이지스함 진수에 따라 앞으로 해군 훈련에서 미사일 요격훈련과 대지(對地)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하고자 했으나 무기체계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의도는 그해 12월에 송 총장이 “조만간 SM2 요격미사일을 구매할 예정”이라는 발언으로 이어졌다.


한편 전임 한미연합사령관 B. B. 벨 대장 역시 그해 9월에 미 합참 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이 한국작전 전구를 지나 일본, 혹은 태평양을 날아갈 경우에 빈틈없이 작동하는 체계가 대응해야 한다”며, “몇 분 혹은 몇 초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핵심사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목적을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이 일본으로 갈 것인지, 미 본토를 향하는 것인지 신속한 판단을 하고 최단 시간 내에 요격을 해야 한다. 그런데 미사일이 한반도 전구를 벗어나면 한미연합사령관은 아무런 미사일 요격에 대한 지휘권한이 없다. 그러면 이 미사일을 누가 요격할 것인가, 라는 문제를 두고 심각한 혼란이 발생한다는 것. 벨 사령관은 “지휘통제의 이슈가 복잡해 진다 ”며 이 문제를 조만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 명령을 누가 내릴 것이며, 어떻게 지휘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고민은 2009년 5월에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시험을 하면서 핵심적인 문제로 부각된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기 직전부터 일본은 도쿄 시내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고 “일본 영공 침범 시 요격하겠다”며 원 없이 요란을 떨었다. 그러나 막상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자 아무런 요격 시스템이 가동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조기경보체제가 오작동하여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오인하는 소동을 겪는 망신까지 감수해야 했다. 한편 미국 역시 초기에 강경하던 태도가 온데간데없이 발사시험 내내 요격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일본 내에서는 “2차 대전 이후 일본 영토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위협받은 것은 북한이 처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한미일이 일체화된 진일보 된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지향하는 인식의 전환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공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려서 요격하면 그 때는 이미 위험이 엄청나게 증폭된 상황이다. 설령 요격이 성공하더라도 일본의 피해가 예상된다. 따라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초기단계, 즉 북한 미사일이 한반도 전구를 벗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미사일을 요격하고 일본도 여기에 참여해야만 열도의 안전이 보장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 한국과 협력하여 미사일방어를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성을 갖게 되었다. 이것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한미일이 미사일을 공동으로 방어하는 새로운 지휘통제체계를 갖추자”는 벨 사령관의 의도와도 맞아 떨어졌다.


북한 ICBM 성공 임박


여기에다 미사일방어와 상대적으로 거리를 둔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달리 이명박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 시스템에 참여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왔다. 이를 일본이 놓칠 리가 없었다.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어수선한 12월 초에 간 나오토(菅 直人) 총리가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견’ 발언을 내놓았던 데 이어 새로 발표된 ‘신방위계획대강’에서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 역내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 호주, 인도 등과는 군사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한편 미국도 지난해 12월 8일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이 “한미일 3국의 합동 군사훈련을 희망한다”고 돌출발언을 하고 나서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과 이 문제를 협의했다. 여기에서 멀린 의장이 말한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은 바로 3년 여 전에 벨 연합사령관이 말한 ‘새로운 지휘체계’ 발언과 맞닿아 있다. 바로 여기에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비하는 새로운 ‘한미일 집단방위구상’이라고 할 만한 새로운 가능성이 싹을 틔우고 있다고 보여 진다.


일본은 외교적으로도 ‘한미일 3국 동맹론’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지난 해 12월초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장관은 “미국, 한국과의 공조태세를 강화하고 한미일 공조의 틀 속에서 북한 핵개발 저지 등 후속 사태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말이 나온 직후 멀린 합참의장이 일본을 다녀가고 난 이후 올해 1월 초에는 요미우리신문이 한국군과 자위대의 군사협력을 주요 축으로 하는 ‘한일 신공동선언’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항구적으로 자위대의 수시 해외 파병이 가능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맹국이 침략을 받을 경우 자국에 대한 침략 행위로 간주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도 용인될 방침으로 전해졌다.


한미관계에서도 미묘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패트릭 오라일리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Missile Defense Agency, MDA)이 매년 한국을 방문하여 주요 직위자들을 면담하고 갔다”고 밝히며 “이 같은 현상은 지난 정부에서는 없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라일리 국장은 지난해 2월에 발표한 탄도미사일방어(BMD) 검토보고서 관련 하원 군사위원회 소위 청문회에 출석하여 "우리는 현재 20개국 이상과 미사일방어 프로젝트, 연구, 분석 작업들을 하고 있다"면서 "일본, 폴란드, 체코, 호주, 영국, 독일, 한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이 포함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이 이와 같이 북한의 미사일방어에 서두르는 조급증은 바로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성공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방부 관계자는 계속하여 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미국은 북한이 이제껏 결행한 세 차례 장거리미사일 발사시험(99년, 06년, 09년)이 모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계속 북한의 능력이 발전했다는 사실이다. 3차 실험(09년) 당시에는 북한 미사일이 3000km를 날아가 우주 궤도 진입 직전에 추락했다. 이런 발전 추세라면 4번째 발사시험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판단을 미 미사일방어 국장이 우리 측 주요 관계자들에게 ‘이제 시간이 별로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완성의 해를 준비하면서 최근 경수로를 재가동시킬 채비를 하고 있는데, 재가동 시점은 김일성 탄생일인 2012년 4월 15일에 맞춰 조율될 것이다. 이 시점에 맞추어 북한은 우라늄 농축을 추진하는 등 핵 체계의 완성과 더불어 장거리 로켓 발사 도 성공하겠다는 목표로 움직인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이 시점에서 한반도 명운을 좌우할 중대한 안보위기의 기로에 놓이게 되고, 미국과 일본은 한국과 함께 미사일 방어를 위한 새로운 집단방위체제를 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집단방위구상의 실체


이렇게 보면 일본이 서둘러 한국과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군사비밀보호협정을 서두르는 배경이 명확해진다. 그것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범위를 초월한 미 국방부 차원의 미사일방어 구상과 미 태평양사령부 차원에서의 지역방위, 집단안보를 향한 첫걸음이다. 더군다나 일본이 한국과 이 협정을 체결하는 목적이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본과 군사비밀보호협정이 체결되더라도 그것이 20년 전의 한미 PSA 협정과는 다소 다른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91년 당시에 국방부 정책실에서 이 문제를 직접 담당한 예비역 대령 J씨의 설명이다.


“PSA협정은 한미 간 무기체계의 군사기술 유출의 문제를 주로 다룬 것이라면 이번 한일 간에 논의되는 군사비밀보호협정은 군사정보(Intelligence) 문제가 핵심이라고 보여 진다. 일본은 한국과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군사정보를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정보의 공조를 통해 일본이 자국 방위의 역량을 증대시키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에 기자가 “그러한 정보의 공조가 언젠가 통합된 미사일방어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한데 대해 J씨의 계속되는 설명.


“미사일 방어 역량의 통합은 미국이 주도할 것이다. 일단 한국과 일본이 각자 미사일방어 체계를 갖추다보면 언젠가 미국이 이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방법을 제시하게 될 것인데, 그것은 다름 아닌 데이터링크와 같은 통합 시스템이다. 그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사국들이 결심만 하면 ‘정보의 공조’가 ‘작전의 공조’로 가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작전의 공조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될 것인가? 두 말할 것도 없이 북한의 4차 핵실험이다. 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2012년 4월 15일에 맞춰 북한이 강성대국의 완성을 알리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다.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로켓이 성공적으로 분리되어 우주궤도 진입에 성공함으로써 동북아에 지각변동을 초래할 충격을 준다. 미국은 즉각 북한의 미사일방어를 위한 한미일 3자 국방장관 회담을 제안하고 일본은 이를 수락한다. 한편 한국은 이 무렵 제19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돌출된 북한 변수로 인해 국내정치에 있어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 북한의 전략무기의 위협 앞에서 결국 한국정부는 외교보다는 안보를 우선시하는 정책으로 선회하여 미국의 3국 회담을 수용한다. 여기에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어 무기체계를 미국의 단일한 시스템으로 통합하겠다는 제안을 하고 한국과 일본은 이를 수락한다. 이로써 한일 군사관계는 ‘정보의 공조’에서 ‘작전의 공조’로 전환된다. 한편 이를 예의주시해 온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미일 삼각동맹을 격렬히 비판하면서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돌파할 신무기, 예컨대 다탄두 로켓 개발을 천명하고, 핵무기의 전진배치를 선언한다. 더불어 한중관계 역시 최악의 국면을 맞이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러한 안팎의 새로운 방위체제 재편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북한 위협을 빌미로 청일전쟁 당시와 같이 한반도가 열강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에 반발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이제 동북아시아에 ‘신냉전 구조 출현’이다.


정부도 역시 이런 문제점을 의식했는지 1월 10일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마치고 “아직 협정이 체결되지도 않았고, 연내 체결될지도 의문이다”며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것은 연애만 하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밀월이 깊어지다 보면 슬금슬금 동거도 하고 결혼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여기서 한일 군사협력이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될 경우 자위대에 대한 ‘빗장 풀기’로 이어진다. 이럴 경우 우리는 지난 1945년 해방 이래 가장 극적인 국제정세 변화에 직면한다. 이러한 변환은 한국에게 100년 만의 가장 가혹한 시련과 도전이 될 수 있다.




대국굴기(大國崛起), 중국에 맞선 

욱일승천(旭日昇天), 일본의 응수

- 2011 신방위계획대강, 중국위협과 북한미사일 방어 -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17일에 안전보장회의와 내각회의에서 ‘2011년 방위대강계획’을 통해 자위대의 편성과 배치 개념을 전면 수정했다. 일본 열도에 자위대 핵심 전력을 균등 배치하는 ‘냉전형’ 개념을 폐지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의해 기동성을 중시하는 ‘동적 방위력’ 개념으로 2015년까지 전환한다. 육상자위대 병력은 현재 15만 5000명에서 15만 4000명으로 줄이고 탱크와 화포를 각각 200대 폐기키로 했다. 반면 해상자위대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잠수함을 현재 16척에서 22척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계획에서는 일본 열도에 실질적인 위협요소가 되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에 대비해 일본 영공의 미사일 방어망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도 강조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사일 방공망을 확충하기 위해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PAC3) 3기를 추가로 배치하고 이지스함에 탑재된 스탠더드미사일(SM3)도 현재 4기에서 6기로 늘린다는 게 그 핵심 내용이다.


이러한 재편의 가장 큰 명분은 중국과 북한의 군사위협 증가다. 계획은 일본의 중장기 안보 대상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넘어 중국의 영토 야욕도 견제하려는 시도가 포함돼 있다. 이즈미 시즈오카 현립대 교수(국제정치학)은 “북한 사태를 계기로 과거 러시아(구소련)에 초점을 맞춰 편재됐던 자위대의 운영과 배치가 새롭게 재편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본의 방위개념 전환에 중국은 우려의 시선 속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민일보」는 신방위대강이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일본 서남도서에 대한 방어 필요성을 명백히 강화했다”면서 그 상대는 바로 중국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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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국방보좌관실에서 일했습니다. 또 국무총리 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국방부 정책보좌관 등으로 일하며 군 문제에 관여해 왔습니다.
이메일 :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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