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MB정부 마지막 패착, 정권 말기 무기도입 14조②

2012. 0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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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35 Lightning II fighter jet (2).jpg

 

여기에서 주목해야 점은 사업추진 전략이 결정된 2011년 7월이라는 시점이다. 이 무렵은 10월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미국을 방문한 시기다. 김 비서관은 국방부의 무기도입 사업에 공공연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방미 시점에 때맞춰 사업추진전략이 결정되고 8월에는 천영우 청와대 안보수석이 재차 미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8월 말에 청와대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호출하여 매우 의미 있는 지침을 하달했다. 2013년 이후로 예정된 대형공격헬기 도입 추진시기를 2012년으로 앞당겨 차기전투기(F-X) 사업추진 일정과 동일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어떻게든 미국무기 구매를 늘리려는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국의 아파치 헬기 구매에는 주한미군의 영향력도 작용된 것으로 보여 진다. 전임 연합사령관이나 현 사령관은 “전 세계 4성 미군 장군 중에서 아파치 헬기 부대가 없는 지휘관은 한국 밖에 없다”며 수시로 불평을 한다. 주한미군 관계자에 의하면 “미군 지휘부는 한국군의 아파치 구입여부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한다.


정권 말기의 패착이 될 것


한편 전문위원 보고서에서 거론한 ▲차기전투기사업(F-X 8조2905억원) ▲대형 공격헬기사업(AH-X 1조8384억원) ▲해상작전헬기사업(5535억원) ▲고고도무인정찰기사업(HUAV 4854억원)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사업(4093억원)도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가장 시선을 집중시키는 F-X사업의 경우 보고서에서는 실제 사업비용이 국방연구원(KIDA)이 제시한 것과 1조 8342억원의 차이가 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업이 추진되면 사업비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2016년에 전력화한다는 목표 역시 F-35 전투기의 경우 공급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사정으로 현실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2012년 10월 계약이라는 사업 추진 일정 역시 보고서에서는 “항공기 제조업체의 제안서 제출에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고성능의 첨단 차기 전투기를 도입하는데 소요되는 시험평가 및 협상 기간이 불과 3개월로 계획되어 있으며, 기종결정평가위원회가 구성된 후 2개월 내에 기종이 결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계획은 다소 현실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계약 일정을 마치려면 졸속 검토가 불가피하고 변칙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도입이 유력시되는 F-35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는 개발기간 지연과 비용 상승으로 미국에서도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고고도무인정찰기사업의 경우를 보면 의문은 더욱 커진다. 대상기종으로 거론되고 있는 미 노스롭 그루먼사의 글로벌호크의 경우 우리 측이 예상하는 4세트 4854억원은 이미 비현실적인 가격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방위사업청 협상팀이 올해 4월경에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 미 측은 9400억원을 제시하였으며 계약서에 “글로벌호크를 배치하는 2차기지로 한국 영토가 아닌 괌을 명기하자”고 압박했다. 글로벌호크의 정보를 수신하는 지상기지의 시설과 장비들이 괌에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운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마땅히 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방사청은 계속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호크의 해외수출을 승인하는 절차를 현재 미 국방부와 의회가 계속 지연시켜 설령 미국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 해도 조기에 도입이 어려워졌다. 역시 현실성이 부족한 사업이다.

그러나 청와대 사정을 아는 여권 인사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반드시 임기 중 계약 체결이라는 의지를 굳히고 있다”고 말한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국방개혁의 골격이 나오던 올해 초부터 김 비서관의 무기구매에 대한 압박이 강하게 국방부에 가해졌다”며 “김관진 장관도 김 비서관과 무기구매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수시로 전화 통화도 하고 접촉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기 구매라면 반색하는 군도 청와대의 무리한 정권 말의 사업추진에 대해서는 끌려 다니는 입장이다.

그러한 정치논리가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데 요구되는 초보적 검토조차 부실한 이유가 된다면 이는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 무기구매에 소요되는 계약금은 4100억원에 불과하지만 차기정부는 그 나머지를 전부 떠안아야 한다. 게다가 앞에서 거론한 무기들은 미국 내에서도 도입 이후 천문학적 운영비로 악명이 높은 ‘돈 먹는 기계’들이다. 이 무기가 한국에 들어오고 난 이후에 30년 간 장비 운영비로 도입비용의 3~5배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결국 20조 무기도입, 그 운영비 60조원이라는 현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도입방식도 의문


이러한 비용지불은 전부 해외로 유출되는 국부에 해당되며, 반면에 이들 무기 도입을 위해 한국형 무기체계 개발은 축소, 변형, 왜곡된다는 또 다른 기회비용의 손실도 예상된다. 도입방식 역시 국내에 경제적 부가가치 효과를 유발하는 기술도입생산 방식이 아니라 해외 직구매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 역시 국익에 정면으로 위반된다. 이제껏 무기획득 정책의 뿌리를 뒤흔드는 잘못된 방식들이다.

국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기술도입 생산이 아닌 해외 직구매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조속한 사업추진에는 직구매가 유리하다는 논리가 작용되는 것으로 보여 진다. 예컨대 유럽제 전투기인 유로파이터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50대 이상 현지 생산 하겠다”며 자신들의 생산라인을 한국에 공여할 뜻도 밝히고 있다. F-35나 F-15 SE 기종의 경우에도 기술도입 생산은 충분히 협상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나 방사청은 이에 전혀 관심이 없다. 국내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관점에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사업추진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점은 첨단 무기에 쏠리는 국방예산은 야전의 전투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첨단무기에 밀려 야전 보병과 기갑, 포병 등 주요 전투력과 일선의 전투원들에 대한 자원배분이 악화됨으로써 한국군의 총체적인 전투준비태세는 계속 제 자리 걸음이다.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이 실패한 이유가 첨단무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투원들에 대한 빈약한 무장과 군수에서 기인함은 잘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들 첨단무기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국지전과 비대칭 위협에 주목하는 북한군은 확실하게 억제하는 것도 아니다. 무언가 새로운 무기를 도입해서 상대방에게 보여주자는 식의 무기도입은 전략이 될 수 없다.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논의가 있었다.

윌리엄 하퉁이 올해 출판한 ‘전쟁의 예언자(prophets of war)’라는 책에는 흥미있는 대목이 나온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비로 인해 재정압박에 시달리던 펜타곤은 야전을 우선시하는 게이츠 장관에 의해 F-22 전투기 프로그램을 삭감하려 했다. 그러자 록히드마틴은 공군과 의회를 상대로 프로그램을 삭감하지 못하도록 로비를 했다. 이에 화가 난 게이츠 장관이 록히드마틴의 CEO인 로버트 스티븐을 펜타곤으로 불러들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일 이 문제(F-22 예산 삭감)에 당신이 나의 의견에 반대한다면, 나는 당신의 점심을 먹을 것이다(if you oppose on this, I will eat your l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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