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의 비극과 의혹은 현재 진행형이다

강태호 2015. 03. 26
조회수 22670 추천수 0

 천안함.jpg


 천안함의 비극과 의혹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0년 3월 26일 밤 9시22분쯤 키리졸브-독수리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한창인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해군의 초계함인 ‘PCC-772 천안’이 침몰했다.  해군 장병 40명이 사망했으며 6명이 실종됐다.  비극은 46명에 그치지 않았다. 아마도 천안함 사건의 최대의 희생자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일 것이다.
 천안함은 그해 11월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졌으며 지금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제)논쟁도 궁극적으론 남북 군사적 대결의 산물이다.  남북의 군사적 대립이 완화되지 않고  서해가 긴장의 바다 냉전의 바다로 남아 있는한 제2, 제3의 연평도 포격, 천안함과 같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은 또 다시 위태롭고 남북교류 협력은 겨우 명맥을 유지해 온 인도적 지원마저도 끊긴 빈사상태다. 모두  천안함의 ’덫’에 갇혀 있다.
 국내정치적으로  천안함의 또 다른 희생자는 민주적 질서와 가치 그리고 그 핵심인 공정한 선거였다. 천안함 사건은 시민 지식인 정치인들의 의문제기를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불온시했다. 민주당 추천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 위원이었던 신상철씨에 대한 명예훼손 재판은 5년째 계속되고 있다.  당시 천안함을 내세운 북풍으로 6.2 지방선거의 승리를 기대했던 이명박 정부는 역풍을 맞았다. 하지만 시대착오적인 냉전 수구세력들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는 불법을 자행하면서 있지도 않은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을 조작해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왜곡시켰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함께 또 다른 북풍공작이 재현된 것이다. 이처럼 천안함의 비극은 우리시대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들에 닿아 있다. 
 예상침투.jpg

 2010년 5월20일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는 당시 밝혔던 것처럼 ’중간 조사결과’였다.  모든 게 나흘뒤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5.24 천안함 대국민 담화에 맞춰졌다. 그럼에도 최종 조사결과로 둔갑했다. 군사 기밀주의를 내세운 군과 합조단은 정보와 자료를 독점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정보는 편의적이고 선택적으로 공개했다. 그 뒤  많은 오류와 잘못이 지적됐음에도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과학 논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합조단의 결론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는 걸 확인해주고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장으로 합조단의 과학수사분과장을 거쳐 공동조사단장을 맡았던 윤종성 성신여대 교수도 최근 기자와 만나 천안함 조사결과 보고서가 의문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천안함을 둘러싼 갈등과 논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남북관계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제 감정싸움에서 벗어나  증거위주로 객관적인 접근을 통하여 남북문제를 발전적으로 전환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정부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천안함 관련 비공개 자료와 정보를 공개해서 의혹을 해소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 통일대박론과 평화프로세스의 부재

    강태호 | 2014. 10. 06

     통일대박 발언 과 드레스덴 연설2014.09.29 16:42 깐깐 Edit지난 1월 6일 신년 첫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생각한다”고 한 발언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2월 25...

  •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환동해 네트워크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환동해 네트워크

    강태호 | 2014. 12. 03

     유라시아 지역은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협력 등을 통해 '소통과 개방', '창조와 융합'의 공간으로서 인류 문명의 발전을 주도해왔다. 그럼에도 근세기 ‘동서 진영’ 간의 냉전시대가 도래하면서 그 같은 역할 또한 단절됐다. 냉전 종식...

  • 심층분석 동아시아 분단국가와 그 군대들 (하)심층분석 동아시아 분단국가와 그 군대들 (하)

    2015. 06. 16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일까. 서로가 서로에게 저지른 일을 더욱 증오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로 분단국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남북한은 세계사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규모와 밀도의 군대로 대치하고 있다. 전...

  • MB 회고록 역풍과 국방부의 ‘호들갑’MB 회고록 역풍과 국방부의 ‘호들갑’

    김종대 | 2015. 02. 13

      요즘 우리 국방부 정책실의 북한정책과 직원들이 집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북한 전문가인 백승주 차관이 연일 북한정책과와 회의를 한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이와 유사한 분위기를 저는...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부재의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부재의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2014. 07. 22

    지금 한반도에는 신뢰도 없고 프로세스도 없다. 한반도신뢰프로스의 부재다. 남북관계는 2010년 천안함 사건 뒤 이명박 정부가 취한 5.24 조처에 갇혀있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 탓이라고 말하겠지만, 이 정부가 비판했던 이명박 정부보다 남북관계가 ...

기획 특집|전망과 분석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