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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보 수집하다 간첩죄로

작년 7월 잡혀 올 9월 인도돼 

 

지난해 7월 군 정보기관 소속 현역 소령이 중국에서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다 체포됐지만 한국 정부는 이 장교가 중국 감옥에서 1년 넘게 징역을 살고 한국으로 인도될 때까지 신병 확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28일 “중국에서 핵과 미사일을 비롯한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해온 조아무개 소령이 지난해 7월10일께 랴오닝성 선양에서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요원들에게 체포됐다”며 “조 소령은 중국 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1년 넘게 복역한 뒤 지난 9월 말 한국에 인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조 소령의 활동을 주시하던 중국 정보기관이 치밀한 함정 수사를 벌여 조 소령을 체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정보기관은 조 소령이 중국군 대령과 접촉해 북한 관련 군사기밀을 입수하려 했다는 이유로 간첩죄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소령이 붙잡힌 때는 지난해 4월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지난해 5월25일 2차 핵실험 이후 재중 한국 정보기관 요원들의 대북 수집 활동이 강화돼, 중국 정보기관이 예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소령이 체포되자 한국 정부는 관례를 들어 추방 형태로 빨리 신병을 넘겨달라고 요구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조 소령을 재판에 회부했다. 한·중 양국은 정보요원 문제가 생길 경우 고위 정보당국자가 상대국을 방문해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뒤 해당 인사를 추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왔던 터라 중국 쪽의 이런 일처리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조 소령은 1년 동안 징역을 산 뒤에야 지난 9월 강도·사기범 등 다른 한국인 범죄자들과 함께 한국 정부에 인도됐다. 군 안팎에서는 현역 장교를 구금하고 잡범 취급한 중국 정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1년 넘게 외국 감옥에 갇힌 군 정보요원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본 한국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교통상부와 국방부는 조 소령의 체포·구금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정보기관 관련 내용을 공식 확인해 줄 수 없고, 이번 사건이 한-중 관계에 끼칠 악영향을 걱정한 탓으로 보인다.

조 소령은 정보요원 중 이른바 ‘블랙’으로 알려졌다. 공식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되는 무관들이나 정보기관원 같은 ‘화이트’ 요원이 아니라, 블랙은 신분을 감춘 채 기업인 등으로 위장한 비밀 요원이다.  권혁철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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