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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여성 정상과 자치단체장이 등장하는 가운데 조국 방위를 책임지는 국방장관 자리를 여성이 맡은 국가도 점점 늘고 있다.
이들 여성 국방장관 상당수는 군인 출신이 아니라 정치인이나 행정가들로, 문민이 군 통수권을 포함한 국가 통치력을 장악하는 '문민에 의한 통제'를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3일 오후 단행한 개각에서 방위상에 여성인 이나다 도모미를 앉혔다. 이번에 도쿄지사에 당선된 고이케 유리코가 앞서 2007년 방위상을 지낸 데 이어 두 번째로 탄생한 여성 국방 수장이다.
인디라 간디 전 인도 총리가 1980년대 국방장관을 지낸 적이 있고 2013∼2014년에는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국방장관을 겸임했을 만큼 아시아에서 여성 국방장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또한 유럽 대륙에서는 프랑스의 미셸 알리오-마리가 2002∼2007년 국방장관을 지낸 이후로 여성 국방장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급격히 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하나로 꼽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에서 여성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2013년 12월 독일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으로 발탁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측근으로 그 뒤를 이을 차기 총리감으로 꼽히는 그는 가족청소년부 장관, 노동사회부 장관을 거쳐 국방장관이 됐으며 자녀를 7명 둔 기혼자다.
마테오 렌치 총리의 이탈리아 정부에서도 국방장관은 여성이다. 교사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로베르타 피노티는 현재 2년 반 넘도록 국방장관으로 재임 중이다.
네덜란드의 제닌 헤니스플라스하르트 국방장관은 거의 4년간 이 자리를 맡고 있으며, 노르웨이의 이네 마리 에릭센 쇠레이데 국방장관은 역시 여성인 안네 그레테 스트룀 에릭센 국방장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리를 2년 반 동안 지키고 있다.
유럽 외에 호주에서도 사상 첫 여성 국방장관인 머리스 페인은 지난달 중순 출범한 맬컴 턴불 총리의 2기 내각에서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