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설전…자극하는 심리전…남북 충돌 도화선 될라

2011.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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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 내용 ‘어이없는 공개’...북한 격한 반발 빌미 주기도 

1일 오전 김관진 국방장관의 1군단사령부와 다연장로켓(MLRS) 부대 방문은 최근 북한의 ‘임진각 조준사격’과 ‘서울 불바다’ 언급을 겨냥한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김 장관과 군 지휘관들은 이날 ‘원점 타격’ ‘다연장로켓 대응’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의 위협적 언사에 대해 ‘말 대 말’로 맞대응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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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김 장관 등의 발언이 북한의 임진각 조준사격 위협 등에 대한 선제적 예방조처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남쪽의 단호한 대응의지를 사전에 밝혀, 북한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때와 달리 임진각 조준사격 등은 북한이 감행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이날 “연평도는 건너편 황해도 쪽에 집중 배치된 북한 해안포 화력이 해병대 연평부대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문산 등 서부전선은 우리도 포병화력이 집중배치돼 있기 때문에 만약 북한이 먼저 임진각에 포격을 가해오더라도 북한 포격 원점을 충분히 궤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군 당국은 국지적 포격전으로 끝났던 지난번 연평도 때와 달리 서부전선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이 섣불리 도발을 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남북 주고받은 ‘말폭탄’ 키리졸브 기간 긴장고조

하지만 가뜩이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키 리졸브 연습 기간에 남북이 험악한 ‘말폭탄’을 주고받다 보면 한층 긴장이 고조돼, 상대를 자극하는 작은 실수나 행동이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특히 군 당국이 펴고 있는 대북 심리전은 군사적 충돌의 뇌관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5월24일 ‘천안함 대북조처’의 하나로 재개된 대북 심리전은 라디오 심리전 방송과 전단 뿌리기에 이어 지난달 초 치약·약품·옷 등 생활필수품을 풍선으로 북쪽에 살포하는 데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단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우월성 등을 담았던 초기 내용과 달리 최근에는 튀니지를 시작으로 이집트와 리비아 등으로 확산하는 아랍 시민혁명 및 반독재 민주화시위 등도 소개하고 있다. 북한 처지에서는 남한의 대북 심리전을 말 그대로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적대행위’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평화운동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1일 성명을 내어 “군이 전시도 아닌 평시에 북한이 전쟁행위로 간주하는 심리전에 나서는 것도 타당하지 않거니와 국방부의 대북 전단 살포는 북한 주민 봉기를 선동하는 내용”이라며 “키 리졸브 연습이 대규모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심리전이 공개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매우 도발적이며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부르는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대북 심리전과 관련한 군 당국의 엉성한 처신은 정부 안에서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군 소식통은 “최근 군 당국이 펼친 대북 심리전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뒤 북한의 격한 반응을 불렀다”며 “원래 심리전은 한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않는 비공개가 원칙인데 ‘그동안 우리가 이렇게 심리전을 했다’고 어이없이 공개되는 바람에 북한이 반발하는 빌미가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등의 질책을 받은 군 당국은 앞으로 심리전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계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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