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상호존중해야”…오바마 인권공세에 뼈있는 반격

2011. 0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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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 ‘세기의 회담’

정상회담 전 환영행사서 팽팽한 신경전
CNN “매우 정중하면서도 예민한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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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방문한 후진타오(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의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

열린 사적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백악관 누리집

 

19일 오전 9시(한국시각 밤 11시), 백악관의 남쪽 정원에 먼저 모습을 드러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가 기다리는 가운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탄 검은 리무진이 도착했다. <시엔엔>(CNN)은 이를 생중계하며 “매우 정중하면서도 예민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연단에 서서 중국 국가와 미국 국가가 잇달아 연주되는 가운데 예포 21발이 발사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의 방문을 1979년 덩샤오핑의 방문에 비유하며 “30년 전 이곳에서 또다른 미국 대통령이 또다른 중국 지도자를 맞아 미-중 간에 새로운 관계 시대를 열었다”며 “이번 방문은 앞으로 30년 관계의 기초를 놓을 것”이라고 후 주석 방문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환영한다”며“서로의 성공에 양국의 거대한 이익이 걸려있으며 우리가 함께 할 때 전세계 경제와 국가들은 번영할 것”이라고 강조한 그의 연설은 워싱턴 한복판에서 중국의 G2 위상을 미국이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의미였다. 하지만 중국의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며 이 부분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 ‘먼 거리’를 드러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후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여러 분야에서 양국의 협조는 결실을 맺었고 양국 관계는 새로운 전진을 성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중 관계는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하고, 상호이해와 발전의 길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전 10시,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단독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이어 양 정상은 캐비닛룸으로 옮겨 보좌진들과 함께 확대 정상회담을 한 뒤 아이젠하워 청사빌딩으로 이동해 미국과 중국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났다. 미국 쪽에서 스티브 발머(마이크로소프트), 로이드 블랭크페인(골드만삭스), 제프리 이멀트(제너럴일렉트릭), 그레그 브라운(모토롤라), 짐 맥너니(보잉) 등이, 중국 쪽에서는 레노보, 중국투자공사, 하이얼, 완샹그룹 최고경영자들이 초청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후 주석의 방문기간 중국이 미국 기업과 모두 450억달러에 달하는 계약들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도자로서 14년 만에 미국에 첫 국빈방문을 한 후 주석은 18일 도착 때부터 성대한 영접을 받았다. 후 주석이 도착한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직접 영접을 나갔고, 후 주석은 바이든 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미군 의장대 도열병들 사이를 통과해 레드 카펫 위를 걸어나왔다. 후 주석은 서면으로 발표한 도착성명에서 “지금의 국제정세는 복잡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양국의 공동 이익이 확대되기도 하지만 공동 책임도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과 함께 국제 이슈에 대한 책임을 질 자세가 되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후 주석이 도착한 이날 워싱턴 시내 중심가는 미국과 중국의 국기인 성조기와 오성홍기로 빨갛게 뒤덮였다. 그러나 백악관 주변 인도와 라피엣 광장에는 중국, 티베트, 위구르족 인권활동가들이 몰려 인권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민주당 당원 등 시위대 수백명은 이날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백악관 밖에 모여 중국 인권탄압 및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후진타오를 꾸짖으라”고 외쳤다.

 

19일 정상회담 이후 후 주석은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로 기대되는 백악관 공식만찬에 참석한다. 만찬장의 메뉴나 장식 등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초청인사 중에는 영화배우 재키 챈(성룡)도 포함됐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미국 연방하원의장은 후 주석이 다음날인 20일 의회를 찾았을 때 만날 것이라며 만찬 초청을 거절했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기싸움이란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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