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진흥계획10년 시리즈 3회-기업 중심의 협력 확대 및 심화

201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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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동북진흥계획 10년...질적 변화 접어든 북중경협 3회

차례 

1회. 공동관리 공동운영의 새로운 협력모델

2회. 국경의 빗장을 열어제끼다

3회. 기업 중심의 협력 확대 및 심화

4회. 전력망 연계와 인민폐 결제통화 도입

5회. 러시아 몽골과의 경쟁적 다자 협력

6회. 훈춘 북방의 선전(심천)이 될 것인가



2013년 11월 한눈에 크게 달라진 나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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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전체 건축물들이 모두 페인트로 단장돼  있었고, 거리는 태양열 가로등으로 깨끗히 정비돼 있었다. 나선시 해양관에는 수영장 노래방 카지노가 영업을 하고 있었고 남산 호텔 커피숍엔 사람들이 붐볐다. 또한 중국의 친황다오(秦皇島)금지부동산개발유한공사가 지난 2012년 4월 착공한 나진 국제상업무역센터(상점과 식당, 호텔 등이 포함된 건물 16개동 규모에 부지면적 4만여㎡ 규모) 가 완공돼 이미 1층에는 중국산 생필품 전기자재 등을 판매하는 소매 도매 상가들이 들어섰다.”

지난 11월 1일 1박2일로 나진을 방문하고 돌아온 연변대 경제관리학원 원장인 이종린 교수는 니진의 모습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 6월뒤 불과 4개월만에 다시 가본 것인데 한눈에 봐도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나진에서 북쪽 사람들을 만나면 ‘요즘 돈 잘버나’라는게 인사말이라고 한다. 그러면 ‘돈 벌게 해줘야 벌지’라는 말이 돌아온다. 북쪽의 핵실험 때문에 그런 거 아니냐고 하면 그냥 웃을 뿐 반박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지난 3월 북한 핵실험으로 큰 타격을 입은 건 관광사업이다. 그는 싱가폴 회사가 나진쪽에서 운영하려던 유람선은 내년을 기약하고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하면서 특히 북중 정부간에 합의됐던 사업들은 차질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안허~원정리 신 두만강교 건설, 투먼~나진 철도 보수 및 연결, 무산철광 개발 확대, 나진 4,5,6호 부두 건설, 훈춘~나진 송전선 건설 등은 중국 북한간 협력사업으로 이미 사업을 맡은 기업들이 지정돼 있었다. 그러나 일시 중단되거나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 기업차원에서의 협력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이 교수에 앞서 10월 중순 역시 나진을 들러보고 온 연변대 경제관리학원의 권철남 교수도 “ 국제상업무역센터와 나진 시장등을 중심으로 홥발한 거래가 이뤄지면서 나선 지역이 중국산 상품과 북한 생산품의 상호거래 등 북한의 북부지역의 물류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주도에서 기업 투자중심의 협력 확대 및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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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후진타오 주석과 면담을 하고 있다. 
 
북 중간 경제협력은 그동안 정부 주도 공기업 중심의 철도 도로 교량 등의 인프라투자와 결합한 자원개발 분야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2012년 중반 이후부터 관련 산업분야 예컨데 시멘트, 유통, 농업, 수산물 가공, 금융, 전력 등에서 해당기업들의 진출이 뒤를 잇고 있다. 이는 이미 진행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투자할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선특구에서의 북중 협력은 이제 기업과 민간 투자 중심의 시장 경제적 협력이 확대 심화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초기부터 진행된 나선경제특구에서의 항만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과 전력 수송망 개조 및 건설 투자등은 공공성이 강하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였다.  올 초 지린성경제합작국이 밝힌 데 따르면 현재 북한 나선 경제특구에 투자를 결정한 중국 국유기업은 8~1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반해 민간기업들의 경우 북한에 대한 투자나 경제협력에 대해선 공개를 꺼려 전모를 알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언론에 보도된 기업들을 보면 중궈 자오퉁(교통)집단, 중궈(철로건설)집단, 중궈 뎬리(전력)집단, 항만회사인 홍콩 자오상쥐(초상국)집단,부동산 개발회사인 상해 뤼띠(녹지)집단 등이다.

한눈에 봐도 철도 전력 도로 등 공공 인프라투자와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1873년 설립된 자오상쥐는 중국 최대의 국영 항만운영회사로 자산만 1조5000억 위안(약 26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7월 상하이에서 창업한 부동산개발회사인 뤼띠그룹은 2011년 매출액이 200억달러로 중국 최대의 부동산개발회사다. 2011년 중국 500대 기업 중 36위를 차지했다.  뤼띠는 지난해 4월 제주도 헬스케어타운에 웰니스 파크를 개발하는데 최대 9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뤼띠 그룹이 나선특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8월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자오상쥐 그룹 투자팀이 2012년 7월 중순 북한 나진•선봉 특구를 방문해 북쪽 관리들과 앞으로의 특구 개발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초기에 들어간 다롄의 촹리그룹이 맡은 나진의 제1부두와 제2부두, 러시아 업체가 개발 중인 제3부두를 자오상쥐가 주도하는 국영기업 컨소시엄이 모두 맡아 개발한다는 것으로, 이 컨소시엄에 각각 뤼띠 그룹과 종합건설 업체인 중젠(中建)이 참여한다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시점은 북한의 실권자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처음으로 8월14일 중국을 방문해 3차 북중 공동지도위원회를 열기 직전이다. 이 공동지도위원회에서는 나선과 황금평 각각에 공동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를 계기로 나선특구가 보다 실질적인 개발단계에 들어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이 시기 이후 나선특구에 중요한  투자결정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서도 뒷받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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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4일 중국을 방문중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왼쪽)이 중국 천더밍 상무부장과 제3차 중조공동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북중 경협 새로운 기폭제가 된 2012년 장성택 방중 
 
당시 언론보도로는 자오상쥐쪽이 기존 3개 부두 외에도 추가로 4, 5,6 부두를 더 건설하기로 북한쪽과 합의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실제로 연변대 동북아연구원의 윤승현 교수에 따르면 지린성과 나선시 간의 연합지도위원회 3차회의에서 나진 4,5,6호부두 건설이 공식 결정됐다는 것이다. 그 뒤 나진항 4•5•6호 부두는 국영기업 중쯔그룹(中資集團)이 맡은 것으로 보도됐다. 

또 장성택 방중시 북중 공동지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12년 10월엔 나선경제무역지대 관리위원회가 정식으로 발족했으며, 무엇보다도 이 지린성-나선시의 3차 연합지도위원회에서는 부두 확장 이외에 투먼에서 나진으로 이어지는 철도개보수, 훈춘에서 나선지역으로의 대규모 전력공급, 창춘 야타이(亞泰)집단의 나진 건재공업원 건설과 헤이룽장(흑룡강)성 베이다황(북대황) 그룹의 현대적농업시범구역 투자 등 중요한 경협현안들이 결정됐다고 윤 교수는 전했다. 

이는 그동안의 인프라투자 위주의 북중 협력이 부동산, 유통, 농업, 시멘트 건재 등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심화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우선 상하이 증시 상장업체로 건축재료와 부동산이 주력업종인 야타이그룹(集團)은 2012년 8월 15일 주식시장 공시를 통해 나선시 인민위원회와 나선경제무역구에 시멘트와 콘크리트 가공 생산 라인, 건축 내외장재 생산 라인 등을 갖춘 건축재료공업원을 건립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야타이는  나진에 100만t 규모의 시멘트 반제품 공장을 짓고 투먼에는 완제품 공장을 짓는 등 연관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투먼 지역엔 1억2000만t 정도의 석회석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타이를 비롯해 뤼띠그룹 같은 부동산 개발회사의 나진 진출은 북중 협력이 만들어내는 교량 철도 도로 등의 건설협력이 새로운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농업 유통 수산업 분야로 확대 
 
베이다황(北大荒)그룹의 농업투자에 대해선 북한 <중앙통신>(2012년 9월 5일)이 중국의 최대 곡물생산기업인 베이다황이 ‘나선 베이다황 친선 농업회사’를 설립해 면적 약 555만 m²의 농지에 쌀 재배 등 농업시범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다황그룹은 연간 매출 40억달러인 아시아 최대 곡물 생산회사 가운데 하나로 중국 헤이룽장성 농간총국이 소유한 국영기업이다. 헤이룽장성 일대 5만4400㎢(약 164억평) 땅에서 농장 100여곳을 운영, 해마다 1100만t 이상의 곡물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친황다오(秦皇島)금지 부동산개발유한공사가 북한의 백호무역회사와 나선지역에 국제상업무역중심(센터)를 건설하는 합의도 이 시기 이뤄졌다. <중앙통신>(2012년 8월28일)은 나선백호무역회사와  친황다오 유한공사가 2012년 4월부터 나선특구에 상점과 식당, 호텔 등이 포함된 건물 16개동 규모(부지면적 4만여㎡)의 국제무역센터를 짓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서 나진을 다녀온 이종린 교수는 창고 7개와 사무실 호텔 겸 주상복합 건물로 이뤄진 국제상업센터는 친황다오가 2층을 쓰고 1층은 이재에 밝은 친황다오 상인들에 임대해주고 있었으며,  이 건물 뒤쪽에 12월 완공예정으로 현대적인 설비의 나진 시장이 들어서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물류소통이 활발해진 나진지역은 중국 상인들이가져온 물건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현대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친황다오 부동산회사의 북쪽 파트너인 나선백호무역회사는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관장해 온 북한 군부가 운영하는 무역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점에서 남북경협에서 큰 역할을 해온 백호무역총회사가 금강산관광사업이 막히자 북중 경협 쪽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도 남북 경협 중단이 북중 경협 활성화로 대체되고 있는 게 확인된다. 백호무역은 나선 지역 이외에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신의주 행정특구 등에서 중국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세워 각종 외화벌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쪽에서 볼때 기업 주도의 산업협력과 투자가 가장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수산물분야다. 중국에서는 ‘청정 지역’의 이미지가 강한 북한에서 수입한 털게, 대게, 가시게, 소라, 가리비 등의 해산물이 자국산보다 비싼 가격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가 없는 지린성은 예전부터 북한으로부터 수산물을 수입했지만 그동안에는 단순 교역에 머물렀다. 이제 훈춘-나선 특구간 분업체계를 통한 수산물 생산 가공 및 수출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랴오닝성 다롄에 본사를 둔 훈춘동양실업유한회사는 나진에 900만 달러를 투자해 대북 수산물 가공 무역에 나섰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먼저 2012년 4월 훈춘이 국제합작시범구로 지정될때 이곳에 수산물 수출 가공 공장을 설립했으며, 나진으로부터 1차 가공한 수산물을 훈춘 수출가공구를 통해 해외에 수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지역이 유치한 최대 수산물 취급기업인 동양실업은 매년 1천만 달러에 달하는 수산 가공품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수출의 98%가 유럽, 일본, 한국이다. 최호표 총경리는 현지 언론에 “앞으로의 발전으로 볼 때 훈춘시를 국내 4번째 수산물 기지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린성은 지난해 4월 훈춘국제합작시범구를 지정한 이래 다롄 기업인 동양실업의 투자유치를 훌륭한 성공 사례로 보고 있다. 북한 투자와 역외가공의 이점을 바탕으로 수출 증대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훈춘 훙하오(홍호 洪昊)식품공업무역유한회사도 마찬가지다. 훙하오식품은 동양실업과 순서만 달리했다.  먼저 북한 나선시 수채봉회사와 수산물 가공 합작 관계를 맺은 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훈춘 국제합작시범구에 대형 수산물 가공시설을 건설했다. 연변인터넷 방송(2013년 10월14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부지 4만㎡, 건축면적은 1만 3000여㎡에 1200명의 북한노동력을 고용해 3개 수산물 가공기지를 운영중이었으며 연간 수산 가공품 생산 규모가 2만t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에 역시 훈춘에 최종적인 가공공장을 세운 것이다. 훈춘이 나진 선봉지역의 풍부한 해산물을 기반으로 중국 내 판매는 물론 유럽과 중동 등지로 수출하는 기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훈춘-나진간 수산업의 분업적 협력체계는 다른 분야로 까지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연변대 김성남 경제관리학원 교수가 2일 세미에서 발표한 데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 기업의 북한에 대한 비금융권 직접투자 누적액은 3억 달러를 넘어섰고 북한내 투자기업도 100여 곳에 달한다.  투자영역은 광물 이외에 식품, 수산양식, 방직, 경공업, 전자제품, , 화학공업, 의약품, 등 여러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황금평 특구도 2~3년내 개발 완료- 관리사무소 준공 도로포장 전력 등 인프라 구축    
 
004.jpg » 구글 위성 사진에 하얗게 표시된 지역이 황금평 특구지대

 
2012년 8월의 장성택 방중은 나진선봉 지대만이 아니라 황금평 개발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북중경협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황금평 위화도, 신의주-단둥 지역은  훈춘-나선특구에 비해 거의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실제로 북한과 중국은  2011년 6월 황금평과 위화도 지역에 경제특구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하고,  정보산업, 관광문화산업, 농업시설 현대화, 가공업 등을 주요 육성산업으로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그 뒤 1년 동안 후속 조처가 뒤따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이 경제적 관점에서 황금평 투자에는 관심이 없으며, 북한이 황금평에 대한 투자가 없으면 나진 특구에서  협력도 어렵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005.jpg » 황금평 특구지대로 들어가는 정문 외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언론보도에서도 황금평 관련한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미 존스홉킨스 대학의 한미관계 연구소가 운영하고 있는 북한 연구 누리집인 <38 노스(38 North)>가 2013년 8월 황금평 경제특구 지역의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은 그렇지가 않다.  38 노스는 장성택 방중으로 특구 관리위원회를 발족시킨 2012년 9월 이후 관리사무소 빌딩 등 황금평 경제특구 조성을 위한 인프라 개발이 상당부문 진척을 보였다고 밝혔다. 황금평 경제특구 관리위원회가 들어설 관리사무소 빌딩 건설은 지난해 9월 착공식을 했으며, 올 3월에 완공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각각 140㎡ 규모의 세관 및 보안관리 빌딩, 2개의 출입통제소가 건설된 것으로 보이며 도로 포장과 전력선 가설도 완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황금평 경제특구 개발은 상당한 진척을 보였으며, 현재와 같은 속도로 개발이 진행된다면 앞으로 2~3년 내에 개발이 모두 완료되어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옌지/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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