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칼럼] ‘중국 쓰나미’와 한반도

2011. 0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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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19일(미국시각)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은 ‘21세기 지구촌’의 출발점이라고 할 만하다. 양대 강국(G2) 시대의 시작이자, 대서양시대에 이은 아시아·태평양시대의 본격 개막이다.


중국의 부상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쓰나미를 연상시킨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비슷했다. 이제는 중국이 적어도 우리의 4배 이상이다. 중국이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구매력(PPP) 기준 국내총생산 규모는 14조8000억달러로 미국(14조6000억달러)보다 앞섰다. 보수적인 다른 연구들도 중국 경제가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퓨리서치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최대 경제대국을 묻는 질문에 미국인의 47%가 중국을 꼽았고 미국은 31%에 그쳤다. 2008년 조사에서 41% 대 31%로 미국이 앞선 것과 비교된다.

 

이번 회담의 의제는 크게 넷이다. 전반적 양자관계, 안보·정치 현안, 경제, 국제적 이슈가 그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나라 관계의 성격과 목적, 협력 범주 등을 다룰 첫번째 의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외교가의 원로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서로 다른 예외주의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한다. 그의 지적대로, 미국은 자신 마음대로 언제든 국제문제에 개입하거나 물러설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또 중화 개념을 중시하는 중국은 국가 간 평등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길 꺼린다. 키신저는 ‘태평양공동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두 나라가 이를 장기 공동목표로 삼아 서로 입장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꼭 태평양공동체가 아니더라도 한반도는 G2 시대의 성격과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칠 곳에 자리한다. 지정학적으로뿐만 아니라 문화·경제·역사적으로도 그렇다. 북한 문제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 백악관은 “안보·정치 현안 가운데 북한 문제가 단연 최고 의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두 나라의 견해차는 상당하지만 공통분모도 분명하다. 첫째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고, 둘째는 6자회담을 통한 핵 문제 해결이다. 대북 ‘전략적 인내’에서 ‘전략적 개입’으로 넘어가려는 미국과 ‘대화와 협의’를 강조하는 중국 사이의 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최대 걸림돌은 남북관계다. 우리 정부가 대북 강경론과 한-미-일 공조에 매달릴수록 중국도 북한 쪽으로 더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유연한 태도를 보여야 중국의 운신 폭도 넓어진다. 대결 국면이 길어진다면 핵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한반도는 G2 시대의 단층선으로 남아 온갖 모순이 집적될 것이다.

 

북한은 사실상 중국에 흡수되고 있다. 지난해 1~11월 북-중 교역액은 30억6124만달러에 이르러 이전 최대였던 2008년 전체(27억9300만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북한은 10억5000만달러(43% 증가)를 수출해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품목은 석탄·철광석 등 광산물이 30%를 넘는다. 통계청은 북한 광물 매장량의 잠재 가치를 6983조5936억원(2008년 기준)으로 평가한다. 남한(289조1349억원)의 24.1배다. 가장 덩치가 큰 것은 2679조7320억원으로 산정된 마그네사이트(60억t)다. 갈탄(160억t, 2143조4720억원), 석회석(1000억t, 1183조8000억원), 무연탄(45억t, 519조4350억원), 철(5000억t, 304조5300억원) 등이 그 뒤를 잇는다. ‘북한 특수’라는 말이 돌 정도로 최근 불이 붙은 북-중 경협은 중국이 북한의 거대한 자원을 독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중국 쓰나미에 대응하려면 균형외교가 필수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반도를 하나의 단위로 놓고 핵 문제와 평화체제 구축 등 핵심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출발점은 남북관계 진전이다. 근본주의 대북정책에 매몰돼 있을 때가 아니다.

논설위원실장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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