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3개의 협력공간:한-중앙아

201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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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3개의 협력공간: 한-중앙아

<발문>
 지금 유라시아 대륙은 중러의 전면적 협력을 배경으로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중국, 시베리아 극동,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계하는 유라시아 교통 물류 및 에너지 협력은 올해 들어 시진핑 정부의 신실크로드(일대일로) 액션 플랜 및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설립 등으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집권 3기 푸틴 대통령 또한 신동방정책으로 동시베리아 및 극동 지역 개발 역시 동북아 및 아태 지역을 철도와 에너지망으로 연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이 모두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새로운 기회이자, 경제 침체 내지 저성장에 빠져든 한국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  정부는 2014년 12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로드맵’을 확정하고, 2015년 2월 범정부적 협의․조정기구인 ‘유라시아 경협조정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어떤 관점에서 서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협력을 구체화할 것인가?
 지난 12월 9-1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유라시아 시대 한·유라시아 협력의 미래 비전’ 이라는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공동으로 유라시아 지식네트워크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이 세미나는  그 답을 찾아보는 자리였다.
  몽골, 러시아, 중앙아 등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틀에 걸쳐 수교 이후 지난 25년간 발전해 온 한·몽관계,  한·러 관계와 더불어 한·중앙아 협력의 방향을 토론함으로써 지정학적 관점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이들 세개의 공간에서 각기 어떤 접근방법과 관점을 견지하고 어떤 정책목표를 세워야 할지를 보여줬다. 발표 토론 내용을 네번에 걸쳐 정리했다. 
 이번 세미나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다.
  -몽골: 바트-에르데네(Badmaanyambuu Bat-Erdene) 국회의원(전 몽골대통령 후보), 간바타르(Sainkhuu Ganbaatar), 우양가(Gantumur Uyanga)국회의원, 라왁자브(Baatarjav Lkhagvajav) 몽골상공회의소 회장, 라왁수렝( Khugulbuu Lkhagvasuren )칭기즈칸대 총장, 바투르 (J.Battur) 몽골국립대 국제관계대학 한국학과장
 -러시아: 파벨 카도츠니코프(Pavel Kadochnikov) 무역아카데미 부총장, 세르게이 루코닌(Sergey Lukonin)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원(IMEMO) 중국연구센터 소장, 발레리 슬라빈스키 (Valeriy Slavinskiy) 가스프롬은행 제1 부총재
  -중앙아시아: 무라트백 이마날리예프(Muratbek Imanaliev) 키르기즈 특명전권대사 ( 전외교장관, 전 상하이 협력기구사무총장)
예브게니 홍(Yevgeniy Khon)카자흐스탄 전략연구소 경제연구팀장 등이 참가했다.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일형 원장, 이재영 구미·유라시아실장, 정여천 러시아·유라시아팀 선임연구위원, 박정호 러시아·유라시아팀장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안세영 이사장,최일송 한-중앙아협력포럼 사무국 준비위원장(전 루마니아대사),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 고재남 국립외교원 교수, 김기선 한국외대 교수(몽골어학과장), 김석환 한국유라시아연구소장, 김홍진 순천향대 부총장(전 한국몽골학회장), 박상남 한신대 교수, 백준기 한신대 교수, 성원용 인천대 교수, 엄구호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소장, 이상목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과장, 장덕준 국민대 교수, 조병학 가천대 교수(한국몽골학회장), 한홍렬 한양대 교수, 홍완석 한국외대 교수      
                                     
 <목차>  
  1.왜 유라시아인가-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평가 및 전망
  2.한-몽골 : 불명확한 미래 꿈 보다 실질적 협력 사업이 필요
  3.한-러시아: 유라시아 경제연합과의 FTA 남북러 가스관 등 에너지 협력 추진
  4.한-중앙아 :러시아와 중국의 신뢰공간에 바탕한 새로운 협력모델 필요
     ‘자원 기술 교환’과 물류협력을 넘어선 동반자 관계의 다층적 공간 추구


 



 한-중앙아 경제 협력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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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9-10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유라시아 시대 한·유라시아 협력의 미래 비전’ 세미나


 예브게니 홍(Yevgeniy Khon)카자흐 전략연구소 경제연구팀장은 ‘기술과 자원의 교환’이라는 틀에서 한-중앙아 협력관계를 보고 있다. 이는 그의 견해만이 아니다. 한국이 중앙아를 보는, 중앙아가 한국을 보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인식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한 중앙아 협력의 현실 또한 중앙아의 자원 개발 및 수출과 한국의 상품 교역 내지 제조업 진출이라는 자원과 기술의 교환 내지는 자원과 상품의 교환이라는 틀 속에서 진행돼 왔다. 성원용 인천대 교수(동북아국제통상학부)에 따르면 이로 인해 한국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이미지는 부분적으로 ‘왜곡’돼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은 호혜적, 수평적 관계에서 중앙아시아를 인식하기보다는, 자본수출국으로서 저발전 자원부국 또는 거대 소비시장으로만 바라본다”는 것이다. 주로 자원과 소비재를 교환할 뿐, 여타 산업협력은 매우 저조한 현재의 경제관계는 그러한 현실인식의 반영이기도 하다. 이러한 왜곡된 중앙아시아에 대한 인식은 전통적인 ‘제국’의 시선에 맞닿아 있다. 성 교수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자원공급지 외에 역사 문화적 공감대, 문명과 가치체계의 공유라는 우리의 시각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가치를 인식하고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앙아시아는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동반자관계’(strategic partnership)에 있다. 에너지․자원 분야의 협력을 포함하여 다양한 경제․통상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증진하려는 노력을 진행해 왔으며, 각국이 독립한 이래 이들 국가의 주요 경제∙통상 파트너 중 하나가 되었다. 2000년과 비교해보면 지난 14년 동안 교역량은 14배 증가했지만 교역량은 약 57억 달러에 불과하다. 중앙아시아의 대한(對韓) 수출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용광물과 농작물이며, 특히 그 중에서도 원유, 석유제품, 가스, 석탄, 알미늄, 철 합금, 곡물류 등이 주를 이루어, 전체 수출에서 83.%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그에 반해 역내 각국의 대한 수입품은 주로 부가가치가 높은 완제품으로 자동차 및 그 부품, 통신장비, 설비, 엔진, 플라스틱 제품, 타이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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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아 각국별 한국기업의 진출 현황


  예브게니 팀장에 따르면 중앙아 각국별로 한국과의 관계를 보면 카자흐스탄의 경우 총 투자규모가 80억달러로 옛 소연방국가들 가운데 가장 많은 투자를 했으며,  발하시 화력발전소 건설, 아티라우 주 가스화학단지 건설, 잠빌 유전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있다. 카자흐에는 한국 자본이 참여한 합작기업의 수가 700개가 넘는다. 알마티에서는 현대 자동차가 트럭을, 코스타나이에서는 쌍용차가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고, 삼성, LG전자, SK상사 등이 적극 활동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한국 자본이 참여한 합작기업의 수가 408개이며, 그 중 68개는 한국자본 참여율이 100%이다. 이들 합작기업의 대부분은 유통업, 경공업, 광산업, 화학산업, 식료품산업, 기계, 금속가공, 주택공공사업, 보건, 관광 및 서비스업에 종사한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서 고도의 기술집약 상품 생산을 위한 많은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이들 중 특히 우스튜르트 가스화학단지, 칸딤 가스처리시설, ‘나보이 복합물류 허브 건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한국 가스공사와의 협력은 비단 우스튜르트 가스화학단지에서 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북서부 우준쿠이-투아르키르 투자블록의 지질 탐사 과정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에 비하면 키르기즈 산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 유치는 제한적이다.  포항제철(POSCO)이 타시쿠미르 지역에 철 합금공장의 1단계 건설에 필요한 차관 2,5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1만 4,000톤의 제품을 생산할 예정으로 있다.  .
  타지키스탄에는 현재 주로 섬유 원료 가공 및 제철 분야에  16개 합작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타지키스탄 방문 중 산업 및 일상 폐기물 처리 공장 건설과 급수시설 발전 방안이 논의되었다.
  가스자원이 풍부한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엘지 인터내셔널, 현대 엔지니어링 등이 갈키니시 가스전 개발과 상업용 가스 생산 공단 건설 및 양질의 자동차용 휘발유 생산을 위한 투르크멘바시 정유공장 설비 건설 등 기타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제조업 육성전략


  예브게니 팀장이 지적하고 있듯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서유럽 지역의 에너지 및 물류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을 목표로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적 메커니즘으로 실크로드의 복원, 즉, 새로운 교통축(Silk Road Express)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본질적으로 중국의 이니셔티브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맥을 같이 하며, 한국의 역내 지위를 확고히 하고, 유라시아 공간의 통합 과정 등의 협력을 통해서 경제적 틈새 이익을 얻고자 하는 의지의 발현”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 뭘 기대하는가. 협력은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만을 추구해서는 이뤄질 수가 없다. 그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각국은 원자재 기반 경제를 특징으로 하는 자원 수출 상품 수입의 전형적인 개도국 경제에서 탈피하려는 정책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한 경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중기적인 우선과제에서 제조업 산업육성을 위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가장 중요한 산업정책 방향 중 하나는 기술집약 산업과 하이테크 분야의 협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카자흐에게 한국은 IT, 텔레콤, 모바일 테크놀로지, 전자정부, 의료 분야에서 공인된 선진국이며, 정부는 이러한 분야에 대해 산업혁신 발전계획을 수립해 우선과제를 선정하고 있다.  예컨대 그에 따르면 정부는 나자르바예프 대학을 기반으로 현재와 미래의 방향에 관한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 연구를 수립했는데 한국 내 유수 연구기관들과의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카자흐스탄의 학술연구 정책의 주요 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기업들이 과연 중앙아시아의 제조업 신기술 분야에 투자할 의사를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런 점에서 중앙아시아 각국들은 한국 기업들과의 공동 프로젝트 시행을 위한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게 예브게니 홍의 전망이다.


 유라시아 경제공간의 다양한 초강대국의 협력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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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트백 이마날리예프(Muratbek Imanaliev) 키르기즈 특명 전권대사(오른쪽)


 무라트백 이마날리예프(Muratbek Imanaliev) 키르기즈 특명 전권대사( 전외교장관, 전 상하이 협력기구사무총장)에 따르면 “러시아, 중국, 미국등 초강대국들이 제안하는 유라시아 경제공간의 모델들은 점차 분명한 협력의 변수와 경계를 설정하기 시작하고 있고 이미 상당히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그에 따르면 “그 경계 안에서 두 세 개의 계획 모델들이 제안되었거나 아니면 이미 실행 중이고 더 강해질 수 있는 두 세 개의 모델들이 공존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계획 및 구상들이 공존하려면 규칙, 절차, 형식을 설정하고 정식화해야하고, 그 결과가 공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라시아 공간의 모델이 지정학적, 전략적 맥락에서 국가간, 기구간에 더 치열하고, 더 비타협적인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양자, 다자간 외교는 이런 갈등을 부추기지 않도록 예방하고 발생하는 대립을 최대한 막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는 “유라시아 통합 계획은 약소국가의 이해를 침해하지 않고, 새로운 형태, 새로운 내용의 리더십을 갖춘, 실크로드 공간의 지나친 군사화를 배제한 그러한 역사적 과정을 흐름(trend)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키르기즈스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중앙아시아 자체의 협력 모델일 것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역외 행위자들과의 동반자관계를 수립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현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런 지역협력은 성공하지 못했다.  가치체계의 문제, 국가별, 지역별 우선 과제의 문제, 각국 이해관계와 지역적 이해관계의 총체의 문제, 각국 국가정체성 등의 문제가 중앙아 모델을 추진하는데 장애로 작용했다. 그는 중앙아에는 지정학적인 협력 계획이 수립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소련의 형태로 존재했지, 이 지역의 통합성에 기반한 협력이 존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앙아의 지역적 정체성이라는 것도 서로 다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로 생각하지 않는다. 카스피해 국가라고 주장한다.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과의 관계를 중시하지 않는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유라시아 국가라는 전략적 방향을 설정한다. 통합성의 관점이 없었기 때문에 중앙아국가간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유라시아 통합모델이다. 그는 이 모델이 여러 단점과, 불완전성을 드러내고 있고, 지역 협력관계가 느슨하거나 심지어 없음에도 중앙아시아 모델에 비해서 더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뿐만 아니라 모든 중앙아 국가들에게 과거의 역사적 국가주의적 영향은 지금까지도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과거와 달리 유라시아 협력에서 통합자로서 근본적인 역할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양자 프로젝트들의 총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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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아시아 가스 파이프 라인 프로젝트


  또 다른 움직임은 중국이다. 유라시아 경제공간에 대한 중국의 점진적인 참여 규모가 커지고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날리예프 대사는 “2013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하는 과정에서 제안한 ‘실크로드 경제벨트’ 건설 구상은 중국이 유라시아 공간의 국가들과 경제무역관계, 교통 인프라와 기타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발전시켜 가겠다는 것이지, 아직까지는 협력이나 통합의 모델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것은 “중국과 실크로드 벨트에 위치한 나라들 간의 양자 프로젝트들의 총합으로 보이며, 모두와 모두 간의 협력이 아니라 모두와 중국 간의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것도 양자간 계획의 체제 내, 그 공간의 틀 내에서의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은 중국과 다른 나라 간의 양자 구도에 다른 나라를 끌어들일 수도 있는 다자적 지역적 협력으로 발전할 여지가 존재한다. 예컨대 카자흐스탄의 ‘누를리 졸(Nurly Zhol)’ 계획과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의 ‘연계’ 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누를리 졸이 카자흐스탄에 유리한 대륙횡단 물류 프로젝트인 ‘신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일부다”라고 말한 바 있다(Kazinform. 2015.9.17.). 그리고 이에 대해 2015년 9월 중앙아시아 국가의 정상들간에 사전 합의가 있었다.
   누를리 졸은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전략 2050’의 세부 프로젝트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처음으로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한 것은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 국회에서 연설하면서였다. 카자흐는 2014년 ‘경제발전 전략 2050’의 일부로 2015년~2019년 까지 시행되는 카자흐스탄 경제위기 극복 프로젝트로 ‘누를리 졸’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리커창 총리의 카자흐스탄 방문 중 140억 달러의 협정 및 조약이 체결됐다. 우선 2015~2017년 2년간 총 5000억 텡게(26억9188만 달러)를 해당 프로그램에 투자할 예정이며, 크게는 금융권 회복, 중소기업 진흥, 교통·운송분야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할 예정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누를리 졸’ 에 포함된 도로, 철도등의 교통·운송 인프라 구축과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유라시아 대륙 교통·운송 인프라 연결의 목표가 같다는 것이며, 카자흐스탄 중국 전문가 따찌아나 카우케노바는 이러한 공통점으로 인해 카자흐스탄은 중국과 약 236억 달러 규모의 산업협력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카자흐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접국으로서 상호 간의 활발한 교역활동을 해왔다. 대중국 대외교역액은 전체 교역국 중 2위로 2014년 170억달러로 전체 대외교역액의 약 14%였다. 1위는 약 15%의 러시아다.  카자흐스탄의 대러시아 교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출구로 간주되고 있다.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실크로드 경제벨트-협력인가 대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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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7월 러시아 휴양도시 우파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


  그렇다면 유라시아 경제연합과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보완적 협력적이 될 것인가, 아니면 경쟁적 또는 대결적이 될 것인가?  러시아와 중국이 만들어내려는 이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 새 시대에 부합하는 경제발전 모델이 조화를 이룰 수가 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마날리예프 대사는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하나의 ‘구상’의 틀 내에 단일한 인프라 시스템으로 묶인 양자간 프로젝트들의 총합이고, 가까운 미래에 그러한 전략적, 실천적 맥락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봤다. 따라서 EEU와의 ‘연계’를 본다면, 한편으로 그 둘의 개념적 불일치가 외적으로 양립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그는 “다른 한편으로는 유라시아경제연합의 통합이 불충분이 내적으로 발전의 부족으로 나타나게 되어, 또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이해관계의 균형을 위해 움직이고자’하는 움직임으로 인해 EEU가 (독자적인) 프로젝트 공간으로 나아가거나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실현 메카니즘이 되거나, 아니면 동시에 이 둘 모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년 7월 러시아 우파(Ufa)에서의 15차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담을 마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두 구상이 양립가능하며 서로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연계성(Connectivity)’ 에 대해서는 “실크로드경제벨트 구상, TSR(시베리아횡단철도), BAM(바이칼-아무르 철도) 개발에 관한 우리의 계획들, EEU 관련된 우리의 계획들, 이 모든 것은 결국 같은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즉, 우리는 우리의 노력을 연계하기만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우파 정상회담 3개월 뒤인 2015년 10월 16일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EEU)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실크로드 경제벨트’와의 연계성에 관한 가입국의 행동조율에 관한 문서는 일종의 ‘통합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마날리예프 대사는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실크로드경제벨트’의 연계성에 관한 러시아 중국 두 정상의 성명에 언급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뢰의 공간, 특히 러시아와 중국 간의 신뢰의 공간을 만들어야 하고, 중앙아시아 내에 러시아와 중국의 이해관계가 양립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지역통합 모델의 방향-키르기즈의 선택


  유라시아경제연합(EEU)과 신실크로드 경제벨트 사이에서  키르기즈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마날리예프 대사는 그 둘의 ‘키르기즈식 연계’에서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키르기즈에는 이른바 ‘석유 가스’ 외교가 없다. 파이프라인의 국제 정치에 참여하는 나라가 아니다.  게다가 세계경제의 주요 인프라 시스템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다. 언뜻 보기에 이는 작은 나라의 심각한 결점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가능성은 엄연히 존재하며 그것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키르기즈는 ‘연계’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갖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전 국민의 합의에 기초하여 수립된 국가 발전 구상, 나라의 미래에 대한 사회정치적 계약, 즉, 사회적 민족적 규율을 준수할 필요성, 국민 국가(nation state)를 건설할 필요성, 다민족, 다종교 사회를 건설할 필요성, 민족정체성의 기본 요소들을 설계할 필요성을 규정하는 일종의 사회정치적 계약이 될 수 있는 국가 발전 구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대규모의 국가적 개발 계획들이 나와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다음 두가지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첫째. 유라시아경제연합의 공간에서 러시아-카자흐스탄이라는 경제적 ‘축’을  키르기즈 식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 ‘축’은 유라시아 대륙의 정치, 경제 전반의 불변적인 상수이며, 중앙아시아 지역에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둘째. 러시아-카자흐스탄이 전체적으로 선호하고 우선시하는 것과는 달리, 키르기즈에게 중국 방향은 새로운 방향이다. 그럼에도 키르기즈의 정보공간에서 중국과 관련된 부분은, 여론 형성과 각 단계의 정책결정에 매우 독특하면서도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방향의 국제협력은 현 단계 키르기즈에게 지극히 중요하고 필요하다.
 예를 들면 그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이른바 키르기즈 구간을 건설하는 것은 키르기즈스탄의 EEU 참여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EEU에 참여하는 것이 키르기즈와, EEU 참여국들이 가지고 있는, 아직 활용되지 못한 가능성과 자원을 동원하는 것을 촉진한다면,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중국과 유럽 및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이 잠재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동력을 부여해 줄 수 있다. 다시 말해 양자는 서로 발전을 위한 길을 열어주고, 협력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것이다.


유라시아 경제 협력-동반자 관계의 다층적 공간


   이마낼리예프는 초강대국이 내놓고 있는 이 거대 통합계획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실크로드(일대일로),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 이젠 그 존재자체가 희미해진 미국의 ‘신실크로드 전략’과 같은 구상들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설계하는 것인데, 이들 강대국들과 설계의 대상이 되는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항상 모든 면에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유라시아 통합 계획들 가운데 경제적 주변부, 또는 다른 차원에서의 주변부들의 존재가 존중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현재의 유라시아주의(통합 계획)의 설계자들은 모든 당사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어떤 가치 지향을 토대로 한 공동의 정체성 모델을 설계하는 것을 과제로 삼지 않고 있다. 또한 그는 제한적이나마 현대적인 협력의 공간을 국제기구의 형태로 건설하는 데는 경제 협력만을 토대로 삼아서는 부족하다. 그러한 구조는 오래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글로벌 위기의 상황에서, 글로벌 위기가 지역별, 기능별로 나뉘어 나타나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동반자 관계의 다층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한 합의의 과정이다.
  예를 들어 유라시아경제연합을 보면, 모든 옛소련 국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예컨데 밝은 ‘시장경제’의 미래를 위해 분투하던 과정에서 잊고 놓쳤던 것을 담고 있지 못하다.  ‘포스트 공산주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 그 상태에서 해방되는 길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나아가 모두를 위한 창조적 활동의 가능성을 공동으로 모색하자는 문제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런 통합내지 협력의 구상은 그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의미 구조(가치 쳬게)의 결여’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개인과 국가의 활동을 규정하는 의미 구조, 그 기저에 있는 유라시아적 정체성 모델의 총체에 대한 설계를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매우 중요한 그 무언가의 형태로, 아직 완전히 정확하게 문구로 완성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누구나 생각하기에 파편적이지 않고 포괄적이면서도 암묵적 합의를 뜻하는 의미, 가치체계, 지향성이 새로운 유라시아 공간의 설계에서 그 내적인 내용 속에 담겨야 한다. 이 가치체계의 총체는 상당히 긴 장기 전망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문구화하는데, 또 모두를 위하여 공동의 이해를 추진하고 견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계획들이 글로벌한 의미를 가지려 한다면 단지 계량 경제적인 수치들(econometric parameters)로 국한돼서는 안 될 것이다. 공동의, 그러면서도 획일적이지 않은 문화적, 인적 협력공간을 창출하는 것과 같은 프로세스들이 포함돼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협력의 기저에는 상호이해, 즉 정보, 세계관의 측면에서 과거 역사의 왜곡이 없는, 자유로운 상호이해가 깔려 있어야 하고, 특히 중요한 것은, 공통의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상징을 포함한 설계가 바탕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유라시아 연합과 한 중앙아 협력의 전망

 

 유라시아 경제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의 중앙아시아 역내 경제 비중은 GDP의 65%를 차지한다. 유라시아경제연합은 5월에 베트남과 FTA 창설 협정에 서명했다. 앞으로 한국과도 FTA를 체결 가능성이 있다.
  예브게니 홍(Yevgeniy Khon) 팀장에 따르면 유라시아 연합은 카자흐, 키르기즈에 대한 한국의 투자에서 두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두나라 모두 수익성을 확보할만한 시장규모를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들 국가가 유라시아경제연합에 가입함으로써 러시아와 벨라루스 시장에 무관세로 상품을 수출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두나라 가운데 키르기즈는 카자흐에 비해 더 유리하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 우호도(«Doing Business 2016») 순위에 따르면 기업등록 절차와 건설 인허가 획득 면에서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크게 앞지르며,  더구나 임금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국가는 경쟁적으로 제조업 신기술 분야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기업활동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카자흐 또한 투자자들을 위한 새로운 대책 마련, 절차 간소화, 전자 정부개설, 투자자들을 위한 단일창구 도입 등 다양한 대책을 취함으로써  비즈니스 환경개선과 투자매력을 증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따라 “유라시아경제연합 내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및 러시아 3국 간 한국의 투자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유는 “이들 3국 모두  경제 다각화와 수출 지향적 경제 건설을 위한 자본투자가 절실하게 필요하며, 해외 금융 자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상품시장 시황이 좋지 않고, 서방 측의 대러 제재 정국 및 부정적인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국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시행하고자 하는 경쟁이 더욱 증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같은 유라시아 공간의 통합과정이 기존의 한국 중앙아시아 양자 관계의 틀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위상으로 보건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지는 지정학적인 게임의 주요 참가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중앙아시아국가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한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제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중앙아시아 각국의 경제정책 목표 및 우선과제와 잘 부합한다고 그는 말했다.


교통물류 확대를 위한 한·중앙아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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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구상하고 있는 중앙아 지역의 인프라 사업


  중앙아시아는 몽골과 같다. 대다수의 국가들이 내륙국가(landlocked country)이다. 바다로 갈 수 있는 통로가 없다는 것은 그 어떤 국가들보다도 중앙아시아에서 교통물류체계가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게 한다. 또 몽골이 갇혀 있는 내륙국가이자 동시에 대륙을 연결하는 교량국가(land bridge) 가 될 수 있듯이 중앙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은 교통․물류측면에서 내륙국가들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반면에 동서남북으로 교차하는 유라시아 내륙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아태지역과 유럽을 연결하고, 북방지역과 서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국제통과 운송회랑으로서 거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리적으로 유라시아 공간을 포괄하는 4개의 경제권들을 크게 남-북, 동-서 축으로 놓고 보면 모두 다 중앙아시아와 연계된 운송루트를 형성한다. 동-서 축으로는 EU-중앙아시아-중국이 연계되고, 남-북 축으로는 러시아-중앙아시아-인도가 연계된다. 또한 대각선 방향으로는 중앙아시아를 통해 중국 서부지역과 중동지역이 연계되고, 북유럽이 인도와 연계된다.
  하지만 중앙아시아가 처해 있는 지리적 위치와 지정학적 환경은 조금 다르다. 성원용 인천대 교수(동북아국제통상학부)에 따르면 “(이 지역) 각국의 대외교역 발전은 일국의 교통 인프라의 발전만이 아니라 인접 국가들의 교통물류체계와 유기적인 협력․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가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아 국가들에게 교통물류 측면에서 주변 국가들과의 연계성(connectivity) 여부는  (더 더욱)경제 발전을 결정짓는 관건이 된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중앙아시아와의 교통물류 협력은 양자간 ‘전략적 이해관계’가 상호 일치되는 부문이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이런 협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교통로들은 과거 소비에트 시기에 건설된 것들로서 현존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국경을 특별히 고려하지 않고 건설된 것들이다. 사실상 중앙아시아 대부분의 교통 인프라는 그 방향이 러시아와 직접 연결되는 통로로서의 의미가 부여된 교통로들이며, 중앙아시아 각국을 통합․연계하는 네트워크는 미발달되어 있다. 세계은행이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통관, 물류인프라, 물류경쟁력, 트랙킹 & 트레이싱(tracking & tracing), 운송 적시성 등의 분야별 지표를 종합하여 발표하는 물류성과지수(Logistics Performance Index: LPI)에 따르면 중앙아 국가들의 물류 인프라 수준은 중하위권이다.
 성 교수는 앞으로 “중앙아에서는 동-서 축, 특히 EU와 중국을 연결하는 국제운송로의 활성화와 관련하여 육상교통 인프라를 개선하는 노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와 중국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고, 두 지역을 상호 연결할 수 있는 직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의 교통물류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이미 유라시아대륙의 교통물류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독립적인 행위자로 성장했으며, 일대일로 구상은 무엇보다도 중앙아시아와 아․태지역을 연결하는 통과국으로서의 입지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한편으로는 중국 경제의 급부상과 영향력 팽창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으로부터의 지원과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운송협력을 확대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유라시이니셔티브와 국제운송회랑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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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 제시된 ‘실크로드의 부활’을 알리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사업에 커다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성 교수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유라시아 국립대의 무키트 시디크나자로프(Mukhit Sydyknazarov)는 “전략적, 전술적 성격의 극복할 수 없는 장애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평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 러시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갈등적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실용주의적 프로젝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라고 성 교수는 말했다. “러시아나 중국, 미국, 유럽 등 열강의 대립적 갈등 구도에 편입되지 않으면서 주권국의 자유로운 이익 실현을 모색하는 데” 한국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반대의 측면도 있는데 그것은 “‘유라시아 공간’의 정체성에 대한 개념적 정의가 결여돼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구성국들을 통합과 연대로 견인할 수 있는 내적 동기가 취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앙아시아는 IT를 활용한 지능형 교통물류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낙후된 교통물류체계를 현대화하고, 이를 통해 통과운송국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장기발전계획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중앙아와 어떠한 방향에서 교통물류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인가?서 유라시아는 지금 이른바 신대륙주의(Neo-continentalism)의 흐름이 거세다. 성 교수는 이를 국제운송로를 위한 ‘개발회랑(Development Corridors)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비유했다.
  국제운송회랑(international transport corridor)을 단순히 사람과 물자를 이동시키는 운송물류체계로만 봐서는 안된다. 그건 ‘공간’을 지배하려는 지정학의 대상이기도 하다. 성 교수에 따르면 국제운송회랑은 ‘국제정치의 횡단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의 유럽코카서스 아시아간 국제운송회랑(The Transport Corridor Europe Caucasus Asia TRACECA) 프로그램은 중앙아시아로 확장하려는 유럽의 동진(東進) 전략이며, 중국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주도하여 중앙아시아의 운송인프라를 건설하고 국제운송회랑을 개발하려는 중앙아시아 지역공동체(Central Asia 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CAREC) 프로그램이라든가,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은 동쪽에서 시작된 경제 성장 에너지를 EU 경제권까지 분출․연계시키려는 아시아 또는 중국의 서진(西進)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앙아에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종축, 즉 ‘남-북 국제운송로’(North-South International Transport Corridor)가 작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EU의 동진을 차단하고, 유럽-흑해-카프카즈-카스피해-중앙아시아로 연결되는 연대의 축을 뚫고 페르시아만, 남아시아와 새롭게 공고한 협력 벨트를 구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여기에 “초광역권 협력으로 유라시아 경제연합(EEU)과 상하이 협력기구(SCO) 사이에 통합 복합운송회랑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구체화 되고 있다”면서 “유라시아 대륙은 지금 ‘개발회랑’(Development Corridors)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자기구 방식의 접근과 물류 전문가 및 물류단지 협력 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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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두드러지는 건 중국의 영향력이다. 그런만큼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성 교수는 한국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편승하는 것보다는 아시아개발은행(ADB)등을 포함한 다자기구가 지원하는 중앙아지역공동체 (CAREC, Central Asia 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 교수가 제안하고 있는 물류 교통분야의 협력은 다음과 같다. 국제운송 경험을 갖춘 전문적인 물류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다. 물류전문가 양성을 특별히 고려한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의 교육지원 프로그램, 혹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도하는 개도국 연수생 초청사업 등을 활성화해 현대적인 물류체계에 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을 갖춘 물류전문가를 양성하는 한국이 협력할 수 있다.
  물류단지 조성에서의 협력도 필요하다. 이미 한국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타쉬켄트 지역 국제 물류센터 ‘Angren Logistic Center’와 Navoi 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물류거점지역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양자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이를 통해 유라시아 내륙 물류시장 진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정부들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및 물류센터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통물류 분야의 여건도 많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지금까지 주로 현지의 한국계 업체들의 물류서비스를 대행해주는 초기 단계의 물류사업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제3자물류(3PL)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우즈베키스탄 기업과의 협력도 점차 고부가가치 물류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밖에 중앙아시아 물류시장에 관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국책연구기관에 ‘중앙아시아 교통물류정보센터’를 설립하고, 물류정보의 교류 및 확산, 교통물류 전문가들의 인적 네트워크 강화 등 정례적인 양자·다자간 교통물류 협의 채널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다만 중앙아와의 교통 물류협력을 추구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이마날리예프 대사는 중앙아는 지역적 공통성에 기반한 정책 보다 양자관계에서의 협력을 우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중앙아의 통과지점으로서의 잠재력, 원료 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그런 통과지점으로서의 잠재력 보다는 재산업화를 중시한다. 통과지점으로서의 역할은 일방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끝>


강태호 선임기자 kank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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