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해역서 기뢰폭발” 첫 증언 나왔다

2012. 0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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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무기개발 관계자 “기뢰 부설직후 폭발, 이후 3~4차례 더 폭발”
백령도 주민 “수심 7~15m서 기뢰 목격, 폭발 흔적도 직접 확인”

20120926_1.JPG » 2010년 4월24일 인양되는 천안함. 뱃머리가 바지선에 안착되고 있다. 자료사진


2010년 9월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은 기뢰가 폭발할 가능성이 없다며 천안함 침몰에서 그 가능성을 배제한 최종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로부터 2년 뒤 백령도에 미군의 폭뢰(MK-6)를 개조한 육상조종기뢰를 부설할 79년 당시와 그 직후 적어도 3~4차례의 자연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작업에 관여했던 관계자의 증언이다. 이 증언에 대해 백령도 주민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해삼 채취 등 작업 중에 폭발에 의한 흔적도 발견했다고 밝혀 그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 주민은 또한 기뢰를 목격했다고 말해 아직도 기뢰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에도 이곳에 100여발의 기뢰가 수거되지 않은채 남아 있을 것이라는 증언은 있었다. 그러나 이 기뢰가 폭발한 적이 있으며, 기뢰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마그네틱 센서를 이용한 뇌관 등 군의 무기개발에 참여한 바 있는 이 관계자는 “79년 9월쯤 기뢰 부설 직후 백령도 천안함 사건 인근 해역인 연화리 앞바다에서 기뢰가 폭발해 원인을 조사했으나 밝혀내진 못했다”면서 “당시 인근 진천리에서도 땅이 크게 흔들릴 정도였으며, 사건 현장의 군인들은 50m 정도의 물기둥을 봤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그 이후에도 두세차례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기뢰 설치 작업에 참여했던 기술자가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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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삼각지지대에 설치된 육상조종기뢰의 모습. 출처: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보고서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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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조종기뢰의 구조 및 제원. 출처: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보고서 90쪽

합조단은 기뢰가 부설된지 30년이 지나 자연 기폭될 가능성이 없고, 전기뇌관을 기폭시킬만한 전기도 발생할 수 없다며 기뢰의 폭발 가능성을 배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 육상조종기뢰는 방수통과 섬유강화복합재(FRP)로 해수에 의한 부식을 막도록 설계했으며, 전기 뇌관(미군의 M6)을 장착하기 전 시험테스트 과정에서 전류를 측정하려고 계측기를 작동하자 뇌관이 터질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말해 폭발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년 이상 잠수조업을 해 온 백령도의 한 주민은 “잠수 조업 어민들 가운데 기뢰를 본 사람이 있으며 나도 봤는데 수심 7~15m 정도 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또한 물 속에 들어가 보면 바위가 깨진 흔적들이 있는데 폭발로 인해 생긴 것이지 자연적으로 생성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주민은 “서북쪽 연화1리 지역(심청이 빠져죽었다는 인당수가 있는 곳)은 물살이 세고 뻘밭이라 시계가 나빠 잠수 조업을 못하고 연화 3리, 가을리와 북쪽의 사항포 등에서 해삼 채취등 잠수조업을 한다”면서 “ 기뢰를 보니 위험한데다 부식된 전선들이 얽혀 있어 해삼 채취에 지장이 많아서 신고를 여러차례 했는데 현지 부대에서도 여건이 안되니 조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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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조종기뢰 설치지역. 출처: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보고서 89쪽

그는 “2008년인가 기뢰제거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완전히 제거가 안돼 그 뒤에도 공포감이 남아 있어 천암함 사건 얼마 전에도 기뢰를 제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도 어민들은 위험한 상황에 있다”고 강조했다.

기뢰가 백령도 천안함 사건 해역에 분명히 존재하며 폭발할 수 있다는 이런 증언은 합조단의 결론과 배치된다. 뿐만 아니라 앞서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이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순수 응용 지구물리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중폭발의 지진파 분석을 바탕으로 제시한 천안함 침몰이 기뢰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내용(본지 8월27일치 1면, 6면)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2010년 6월 천안함 사건 현장 조사에 참여한 러시아 조사단도 천안함 스크류 동축에 걸려 있는 그물 등을 근거로 천안함이 수심이 낮은 곳에 들어가 해저의 기뢰를 끌어올려 폭발했을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재미학자로 대잠수함 전문가인 안수명 박사가 미 정보자유법에 의거하여 입수한 합조단 미국쪽 수석대표인 토머스 에클스 제독의 보고서에서도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근거를 잃어가고 있는 기뢰 폭발을 부정한 합조단의 판단

합조단은 기뢰폭발을 배제하는 판단을 내리기까지 나름대로 상당한 조사와 실험, 토론 등을 거쳤다. 예컨대 최종 보고서를 보면 국방과학연구소 폭발물 전문가와 육상조종기뢰 설치 당시의 기술자가 참여한 토론, 기뢰에 연결된 도전선이 바닷물 속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 뇌관폭발 가능성에 대한 한국화약의 견해 등등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합조단이 얼마나 철저한 조사와 검증을 거쳐 기뢰를 배제했는지에 대해선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 이후 수중폭발에 의한 지진파 등 새로운 과학적 분석과 검증 그리고 이번과 같은 새로운 증언들이 그 판단의 근거가 잘못됐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폭발 수심의 문제다. 합조단은 시종일관 천안함이 침몰한 47m의 깊은 수심에서는 선체를 절단시킬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7월9일 사건 당일 당직 장교인 박연수 작전관(대위)은 천안함 사건관련 공판에서 천안함의 측심기에 표시된 수심은 20m였다고 증언했다. 게다가 2010년 3월27일 당시 국회 국방위에서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사고지점은 수심 24m’라고 보고했고, 29일 국방부 일일브리핑에도 24m, 30일 해양경찰청 보고에는 25m로 돼 있었다. 해도를 보면 이 지역의 수심이 들쑥날쑥한 것은 상식인데 합조단은 천안함의 항적도 공개를 거부하면서 47m만을 고집하고 있다. 초계함의 흘수(배가 물위에 떠 있을때 물에 잠겨 있는 부분)가 3m이고 운항중 부침을 감안하면 천안함이 흘러 다니던 기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또 합조단은 육상으로 연결된 전원 공급용 도전선 등 기뢰의 무게를 말한다. 해저에 삼각지지대로 고정돼 있고 이를 포함한 기뢰 전체의 무게가 200㎏이니 사건 발생해역까지 이동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해양연구원 산하 해양시스템 안전연구소의 이판묵 박사는 이미 당시“바닥기뢰의 경우 해류등에 의해 흘러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해역은 물살이 가장 센 곳이다. 게다가 부력을 감안하면 절반이상 가벼워진다. 합조단은 기뢰와 연결된 도전선이 10m 기준으로 6㎏이기 때문에 스크류에 감길 수 없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기뢰설치에 관여한 핵심 관계자나 현지 어민들은 그곳에는 도전선만 있는 게 아니라 로프와 그물, 어구 등이 서로 얽혀있다고 했다. 기뢰를 설치할 당시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부표를 설치했으며, 이 부표와 기뢰를 연결하는 로프가 해류의 영향등으로 수심보다 훨씬 긴 60m 정도에 이르기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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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인양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12일 오전 백령도 연하리 해변에서 함미쪽 예인작업을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두번째로 폭약량이 작다는 것이다. 심지어 최종보고서는“영국조사팀의 분석결과 (선체 절단을 위해선) 이 육상조종기뢰보다 20배의 폭약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합조단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천안함을 절단시킨 폭약규모라고 밝힌 250㎏의 10배 이상이 되는 것으로 서로 모순될 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 결과가 합조단 내에서도 엄청나게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이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수중폭발 전문가인 예핌 기터만 박사와 공동으로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오히려 기뢰에 의한 수중폭발이 천안함을 침몰시켰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본지 8월27일 1면,6면). 그에 따르면 관측된 버블주기는 0.990이며 수중폭발을 감안한 지진규모는 2.04다. 이를 시뮬레이션해 보면 수심 8m에서 폭약규모 136kg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 8월29일 반박문에서 이 논문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의 논문이 버블주기를 계산하면서 윌리스의 공식을 사용했다면서 이는 얕은 바다가 아닌 심해에서 쓰는 것이기에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비유적으로 말하면 누워서 침뱉기다. 왜냐하면 정작 그 심해에서 쓰는 윌리스 공식을 이용해 1.1 버블주기의 수중폭발이 있었으며 수심은 9m, 폭약규모는 250㎏이라고 밝힌 것은 김 박사의 논문이 아니라 합조단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논문에서 윌리스 공식은 심해에서 쓰는 것이기에 이를 다른 실험식들을 통해 수정하고 보완했다. 김 박사는 “국방부의 반박문을 보면 내 논문을 읽어보기나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합조단 보고서와 국방부의 반박은 김 박사의 주장처럼 “합조단에는 지진파 분석 전문가, 해양지구물리학자, 버블동력학과 유체역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없다”는 걸 반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합조단의 ‘판단’은 기뢰가 바닷속에서 30년이 지났기에 자연 기폭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번 증언으로 설땅을 잃게 된 셈이다. 기뢰부설에 관여한 이 관계자의 증언은 기뢰의 자연폭발이 존재했으며, 해수부식을 막을 수 있도록 돼 있어 50년 이상이 지나도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05년 러일 전쟁때 설치한 기뢰가 2005년에 폭발했다고 안수명 박사는 지적했다. 또 뇌관이 합조단이 주장하는 전압과 전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도 뇌관이 폭발했다는 것인데 이는 그가 실제로 경험한 일이다. 지진파 수중폭발뿐만 아니라 선박의 구조 설계에도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김소구 박사는 또 다른 가능성을 들고 있다. 그는 배에는 많은 전류가 있다면서 합조단의 무지를 지적한다.그 대표적인 게 선체 외판의 부식을 막기 위해 흘려 보내는 강압전류(ICCP) 장치다. 이는 기뢰의 뇌관을 폭발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간단하다. 백령도 인근 바다에는 아직도 기뢰가 많이 남아 있다. 현지 어민들은 위험하니 제거를 요구하고 있다. 방치해서는 안된다. 기뢰를 제거하고 그 기뢰로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강태호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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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블주기로 보니 TNT 136㎏ 수중폭발 추정…해군 기뢰와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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