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보다 더 무겁고 더 깊은 바다에서 인양한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2015. 0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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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퍼듀대 화공학 박사로 천안함 흡착물질 분석 등 지난 2010년 5월 발표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김광섭 박사가 세월호 인양 방식에 대해 2001년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인양과 비교하는 글을 보내왔다. 김 박사는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선박 인양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천안한 침몰원인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쿠르스크호의 침몰원인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하게 됐다, 김 박사는 쿠르스크호의 침몰에 관한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는 천안함 침몰의 시나리오를 밝히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쿠르스크호는 선체 내에서 어뢰가 2차에 걸쳐 폭발하여 침몰했는데 이 두 폭발의 에너지를 기록된 지진파를 이용하여 계산한 논문들이 많이 발표됐다.  그러나 이 논문들에 포함된 계산 결과들은 매우 부정확하여 침몰의 시나리오를 밝히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정확한 계산결과를 얻으려면 선체의 파괴상태를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이 배의 인양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편집자 주>

 

  해수부 산하 세월호 선체처리기술검토 TF(대책팀)는 지난 4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세월호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지 꼭 나흘 만이었다
 대책팀이 내놓은 기술검토 중간결과는 가장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된 유력한 인양 방식도 소개했다. 좌측으로 90도 넘어져 있는 세월호의 현재 상태를 유지한 채 우측 선체면의 93개 지점을 크레인으로 연결해 해저면으로부터 3m 정도 들어올린 뒤 2.5km 떨어진 동거차도 남단의 수심 30m 해역으로 옮겨 대기 중인 플로팅 도크에 실어 인양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현재 세월호가 침몰된 해역보다 조류가 약하고 수심이 얕아 크레인줄 설치와 플로팅도크 안착 작업이 훨씬 용이하다는 것이 대책팀의 설명이었다. 대책팀은 이같은 방식으로 세월호를 인양할 경우 기간은 최소 1년에서 최대 1년 6개월, 비용은 최소 1천억 원에서 1천 5백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 대책팀이 전남 진도 앞바다 수심 44m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세월호를 절단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세계 선박 인양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  2001년 러시아와 노르웨이의 경계에서 가까운 바렌츠 해의 수심 108m지점에 침몰돼 있던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를 네덜란드  맘뫼트-스미트(Mammoet-Smit)컨소시움이 인양했기 때문이다. 이 컨소시움은 러시아 정부와 계약을 맺고 수중 무게가 9600t인 쿠르스크호를 인양하여 110km의 거리에 있는 지정된 드라이 독에 넣는데 4개월 걸렸다.  러시아 정부가 이 콘소시움에 지불한 금액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비용은 500-700억원이라고 추측된다.  세월호의 수중 무게는 (쿠르스크호보다 가벼운) 8400t 으로 추정된다고 대책팀은 보고했다.  쿠르스크호와 세월호의 길이는 각각 154m와 145m이다.

그림 1자이언트4 바지선.jpg

그림 1. 24,000t의 짐을 실을 수 있는 Giant 4 바지선

그림 3 인양잭.jpg

그림 2.  Giant 4 바지선에 설치된 인양 잭.

그림2 바지선.jpg

그림 3.  26개의 인양 잭이 설치된 Giant 4 바지선.  이 설치에 10주일 소요됐다. 


  맘뫼트-스미트 컨소시움은 자이언트(Giant) 4라는 24,000t을 실을 수 있는 길이 140m의 다용도 바지선(그림 1)에 10주일에 걸쳐 쿠르스크호를 인양하는데 필요하다고 결정된 26개의 유압 인양 잭을 2열로 설치했다(그림 2와 그림 3).  이 인양 잭들의 설치에만 인양과 수송작업에 걸린 시간의 반 이상이 소비된 셈이다.  각 잭과 선체는 900t을 인양할 수 있는 56개의 철사로 번들된 케이블과 케이블의 한 끝에 달린 그리퍼를  선체에 구멍을 뚫고 넣는 방식으로 고정시켰다. 이 인양 방법의 장점은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각 케이블에 걸린 무게와 그리퍼의 위치를 모니터하고 제어할 수 있어서 인양 도중에 선체의 무게중심이 바뀌거나 특정한 케이블에 걸리는 무게가 바뀌더라도 이에 즉시로 대처할 수 있다(그림 4와 5).  각 잭은 충격흡수장치가 있어 파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바지선이 아래 위로 움직이더라도 인양되는 선체는 영향 받지 않았다.  선체를 70m끌어올리는데(그림 5) 12시간 걸렸다.  이는 인양 잭을 이용하여 선체를 들어 올리는 방법이 정밀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르스크호는 선수의 끝에 있는 어뢰실에서 어뢰가 폭발하여 침몰했다.  러시아정부는 이 부분을 외부에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는 폭발하지 않은 어뢰가 있을 가능성이 있었고 인양 중에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있었다.  따라서 선수의 일부는 인양되기 전에 분리해 냈다.  이 작업에 10일이 걸렸다.  러시아 정부는 후에 선저에 있던 이 분리된 부분을 폭파하여 없앴다.



그림 4 인양 과정 그래픽.jpg


그림 5 인양과정 그래픽.jpg

그림 4.5  실시간 인양 모니터링과 인양과정.  이 그림에는 인양 잭의 위치가 정확하게 표시 되지 않았다
 

 앞서 인양과 관련해 중간결과를 발표한 대책팀은 세월호의 우측면에 93개의 이미 존재하거나 새로 뚫을 구멍을 이용하여 케이블로 선체와 두 대의 해상크레인으로 연결한 후 선체를 들어올리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세월호의 선체가 약하여 많은 연결점 또는 구멍이 필요한 것 같다. 대책팀이 검토하고 인양 방법은 다음과 같은 5개의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⓵ 선체옆면의 93개의 지점에 케이블을 고정시킨다 ⓶이 케이블들을 이용하여 2대의 크레인으로 선체를 끌어 올린다. ⓷ 조류가 빠르지 않고, 수심이 깊지 않고 가시거리가 긴 곳으로 선체를 옮겨 간다.⓸프로팅독에 싣는다.⓹ 프로팅독에 공기를 넣은 후에 목적지로 끌고 간다. 이 가운데 ⓶가 가장 실패의 확률이 높은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무게 중심이 확실하지 않고 또 인양되면서 무게 중심의 위치가 달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이 고정된 선체의 부분이 약해서 케이불이 선체로 부터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대책팀이 쿠르스크호의 인양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검토했는지 여부는 모르지만 필자는 크레인보다는 인양 잭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안전하고 실패의 확률이 적고 경제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자의 경우에 프로팅독을 이용하지 않고 정부가 지정하는 드라이독까지 세월호를 바지선의 밑에 달고 가서 내려 놓을 수 있다.  유가족이 원한다면 선체 검사는 인양장소에서 가까운 안전한 장소에서 할 수 있다. 대책팀이 제시한 인양기간은 쿠르스크호의 경우보다 2배 내지 3배 길고 비용도 그 이상으로 많다.
 정부는 애초에 세월호 인양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대책팀을 구성했다.  이로 보아 정부는 세월호의 인양을 할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았다면 침몰된 선박의 인양을 전문으로 하는 많은 업체들로 부터 입찰의 형식으로 제안서를 받은 후에 TF를 구성하여 제출된 제안서들에 포함된 기술적인 내용을 검토하게 했을 것이다.  이는 대책팀이 세월호의 인양을 주저하는 정부의 입장을 합리화시키려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양에 대한 정부의 생각이 대책팀의 기술 검토의 결과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그것도 대통령의 발언으로 바뀌자마자, 인양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던 대책팀은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를 했다.
 이런 경위를 놓고 보더라도 정부 뿐만이 아니라 과학기술자들에 대해 국민이 신뢰를 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천안함 사건 때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그에 비한다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쿠르스크호가 침몰한 뒤 이를 인양하기로 곧 결정했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이 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배에는 2기의 원자로가 있어 인근국가들도 이를 해체하여 폐기하라고 요구했던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김광섭 재미 과학자·전 미 과학재단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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