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회담 의견조율 평행선

2011. 02. 09
조회수 22604 추천수 0

실무회의 정회-속개 거듭…남-북 오늘 다시 만나기로


남북은 8일 판문점 남쪽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와 급 문제를 사전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오후 늦게까지 진행했으나 의제 문제에서 이견을 보여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군사회담.jpg

▲ 남북군사실무회담 북쪽 대표인 리선권 대좌(앞 오른쪽·대령급)와 대표단이 8일 오전 남쪽 대표단 박용채 소령(앞 왼쪽)의

안내를 받으며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쪽 지역 ‘평화의 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국방부 제공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회담을 시작해 정치적 발언 없이 곧바로 고위급 회담의 의제와 절차를 논의했고, 각자 점심 식사 뒤 오후에 다시 만나 늦도록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대개 점심시간 전에 끝났던 이전 남북 군사 실무회담 때와 달리 이번 회담이 정회를 거듭하며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것은 상대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는 양쪽의 탐색전이 치열했음을 방증한다.

이날 남북은 의제 문제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명백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남쪽은 두 사건이 의제로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남쪽은 천안함과 연평도 외에 북쪽이 제기해온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 ‘한반도 긴장완화 문제’ 등은 고위급 회담의 의제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완강한 태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쪽은 연평도 사건은 남쪽이 먼저 자신들이 주장해온 영해에 사격을 해서 불가피하게 대응사격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천안함 사건은 자신과 무관하다는 기존의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은 의제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오후 들어 각자 본부의 훈령을 받아 추가 협의에 나서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거듭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오후 6시 현재 의제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고위급 회담을 장관급으로 할지 장성급으로 할지 등 ‘급’ 문제는 아직 논의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쪽은 북쪽이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의제로 받아들인다면, 북쪽이 취해야 할 ‘성의 있는 조처’의 구체적 내용을 두고 실무회담에서는 다투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쪽이 고위급 회담에서 천안함과 연평도를 얘기하겠다는 데 동의하면 일단 본회담까지는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이 실무회담에서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 급 등에 합의하더라도 이달 말부터 보름가량 한-미 연합연습인 키리졸브 훈련이 계획돼 있어, 이 기간에는 회담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실무회담에서 북쪽은 리선권 대좌(대령급) 외 2명이 참석하고, 남쪽은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외 2명이 참석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 “중국 인민해방군, 북한 급변사태 때 대동강 이북 점령”“중국 인민해방군, 북한 급변사태 때 대동강 이북 점령”

    김종대 | 2011. 05. 25

     미국이 북한 급변사태를 가정한 ‘작전계획 5027’을 발전시키고 있는데 대응하여 중국정부 역시 이와 유사한 비상계획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의 비밀계획은 일명 ‘병아리(小鷄 : 샤우치우아이) 계획’으로 마치 암탉이 병아리를 품듯이...

  • 서북해역, 천안함 뒤 ‘사자-호랑이’ 동시에 풀어놓은 상황서북해역, 천안함 뒤 ‘사자-호랑이’ 동시에 풀어놓은 상황

    2011. 03. 25

    천안함 1주년①-위기 대비능력 저하된 채 남북 무기·전력 ‘집중’막후협상 통로 마련 못하면 2012년에 ‘결정적 위기’ 맞을 수도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3월26일로 1주년이 됐다. 천안함 사건은 아직까지 사건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지...

  • ‘이등병의 편지’ 부르며 군대 가는 북 청년들‘이등병의 편지’ 부르며 군대 가는 북 청년들

    김보근 | 2011. 01. 25

    제가 2009년 8월 이라는 남북관계 전문 월간지에 기고한 글입니다.남한 청년들이 군대에 가면서 즐겨부르는 를 북한 청년들도 군 입대를 앞둔 환송식에서 즐겨부른다는 내용입니다. 이 노래도 북한에 들어간 많은 남한 가요들처럼 이름은 바뀌었습니...

  • 흡착물 재조사 없이는 정부 천안함 조사 국제법정서 패소흡착물 재조사 없이는 정부 천안함 조사 국제법정서 패소

    김종대 | 2011. 03. 26

    천안함 1주년②…재미 과학자 김광섭 박사 특별기고 합조단의 흡착물 관련 주장은 어뢰설을 스스로 부정 필자는 지난해 7월, 지에 천안함에서 수거된 흡착물에 대한 합조단과 반합조단의 과학자들 간의 논쟁에 대하여 글을 올렸습니다. 에 글을 실은 이...

  • 중앙정보부도 북파공작원 운영했다중앙정보부도 북파공작원 운영했다

    2011. 02. 22

    하태준 HID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ㆍ유족동지회 회장 인터뷰HID. 흔히 북파공작원을 말한다.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이들의 존재를 감추는 데에만 급급했다. 가족에게조차도 이들의 존재감은 없었다. 목숨을 내놓았지만 밝히지 못하는 ‘존재’이자 ...

기획 특집|전망과 분석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