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시아전략 ‘한·미·일 삼각군사동맹’ 제도적 첫단추

권태호 2012.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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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제주도 남쪽 동중국해 해상에서 한·미·일 3개국의 연합 해상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비롯한 3국의 이지스 구축함 등 10여척의 함정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제공


[한-일 군사정보협정 ‘몰래 의결’]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삼각동맹 구도 강화 구축
MB 임기 안 매듭…“미사일방어체제가 핵심”

한국과 일본의 전격적인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은 ‘대북한 방어’라는 한국과 일본의 군사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이뤄졌지만, 배경에는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이 숨어 있다.

미국의 안보전략 중심축을 점차 유럽·중동에서 아·태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미국의 구상은 이번 협정 체결로 한-미-일 삼각 군사협력 구도를 구축하는 모양새를 이뤘다. 미국은 아·태 지역에서 한-미-일 및 미-일-오스트레일리아(호주)라는 두 개의 삼각동맹 구도 강화를 추진중인데, 그 톱니바퀴의 하나가 더 끼워진 셈이다. 일본은 지난달 호주와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며 “일-호주 양자 안보협력뿐 아니라 미국과 3자 안보협력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래전부터 미국은 한-미-일 삼각 군사협력을 느슨한 형태로라도 연결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9년 4월 북한의 로켓 발사와 5월 핵실험으로 대북 강경 분위기가 조성되자, 미국은 이를 빌미로 5월 말 싱가포르에서 사상 최초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성사시켰다.

또 한국과 일본은 2010년 천안함 침몰로 안보위기 국면이 조성되자 상호참관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처음으로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까지 실시했다. 앞서 미국은 ‘2011년 국가군사전략’ 보고서에서 “우리는 일본과 한국 사이의 안보관계를 증대하고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지역적 안정을 보존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양자 동맹관계를 3자 동맹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한-일 군사협정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미국은 환영한다”고 공개적으로 긍정적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 공동성명은 미국 주도의 ‘느슨한’ 한-미-일 삼각동맹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서에는 한-미 동맹의 공식문서로는 이례적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의 강화 필요성이 언급돼 있다.

미국의 아시아 귀환 전략의 핵심은 부상하는 중국에 맞서는 한편, 미국 주도의 군사패권 체제의 유지·강화에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그동안 동북아시아에서 한-미-일 안보축 구축의 일환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집착했다.

이와 관련해 하와이 아태 안보연구센터의 제프리 호넝 교수는 지난 18일 “(한-일) 두 나라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군사정보보호협정은 (한-미-일) 3자 미사일방어(MD) 협력을 위한 조치를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말한 한-미-일 3각 군사협력 체제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이 미사일방어체제라는 지적이다. 미 국방부 핵·미사일방어 정책 담당 부차관보인 브래들리 로버츠도 지난 3월 하원 청문회에서 “미국은 일본·호주 및 일본·한국과 3자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러한 3자 대화는 국제적인 미사일방어체제 협력을 확대하고 지역안보를 강화하며 동맹국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특히 이명박 정부 임기 막바지에 한-미-일 군사협력을 공식화하고 합동군사훈련까지 실시하는 것은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 이 사안을 매듭지으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제외하곤 최고위급 회의체라고 할 수 있는 ‘2+2 회담’에 한-미-일 군사협력을 명문화해 차기 한국 정부를 설득·압박할 근거를 확보했다.

한-미-일 군사협력에 제도적 첫 단추를 채움으로써 한국이 지역패권 다툼과 역내 대립관계에 휘둘리게 되고, 중국의 부상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에 더 대응하기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한-일 협정을 통해 한-미-일 3각 동맹을 구축하려고 했던 미-일 동맹의 숙원은 50년 만에 풀릴 기회를 맞이했지만, 한국은 미국의 신군사전략에 급속도로 빨려들어갈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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