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전만 ‘극진 대접’…할말 다 쏟아붓는다

권태호 2011. 0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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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모양새 국내정치적으로 유리
어차피 큰 결과 기대 어려워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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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할 태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중국 주석을 최대한 극진히 대접하면서도 ‘할 말은 하겠다’는 자세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각) 국무부에서 ‘21세기 미-중 관계’ 연설을 하면서 주미 중국대사를 바로 앞에 두고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확고히 이행해야 한다”, “류사오보의 석방을 촉구한다”고 강하게 언급한 것에서 이미 이를 예고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게리 로크 상무장관도 12, 13일 각각 위안화 절상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미국이 이처럼 중국을 몰아붙이는 이유는 지난해 중국과 부딪친 일련의 사안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태도가 비합리적이었고, 이를 계속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검열, 북한 옹호, 희토류 수출 금지, 미국과의 무역불균형, 그리고 류샤오보 구금까지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미국의 국익과 부딪히고, 국제관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오바마 행정부의 판단이다.

 

또 미 국내적으로 중국 정책이나 태도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어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비추는 것이 국내정치적으로 유리하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후 주석 방문에 맞춰 환율조작국에 높은 수입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공허한 말은 충분히 들었고,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여론을 반영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1월 첫 중국 방문에서 중국 인권문제를 거론하긴 했으나, 정도가 너무 미약하다고 국내여론의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거의 모든 사안에서 양국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회담에서 어차피 큰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미국의 강경몰이를 더욱 강화시켜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후 주석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및 위상정립이라는 중국 국내의 강한 요구를 받고 있어 회담에서 오히려 미국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중국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중국 언론들이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대국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번 회담에 대해 잔뜩 기대를 부풀리고 있는 데 반해, 미 언론들은 회담을 이틀 앞둔 17일까지도 크게 주목하지 않는 것도 양국의 차이를 보여준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결국 이번 회담이 미국은 중국에 하고싶은 말을 충분히 하고, 중국은 미국과 맞섰다는 각자의 명분을 얻고 서로 이를 국내외적으로 과시하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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