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관계자 “아이언돔·번개사업 모르는 얘기”

하어영 2013. 01. 04
조회수 23977 추천수 0



우리와 안맞거나 실패한 사업
군, 이번에 예산 신청도 안해

청와대가 2일 ‘번개사업’과 ‘아이언 돔’ 사업을 예로 들며 “복지를 위해 안보를 희생했다”고 비판한 것을 계기로 두 사업의 내용과 적절성이 관심을 끈다.


번개사업은 북한의 장사정포 및 갱도진지를 5분 안에 90%까지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 신무기체계 개발 사업이고,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아이언 돔은 날아오는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들 사업에 각각 5000억원씩 모두 1조원을 투자하면 장사정포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국회의 국방예산 삭감을 맹비판했다.


하지만 번개사업은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뒤 이명박 대통령의 하명으로 시작됐다가 사실상 개발에 실패해 비밀사업에서 일반사업으로 전환됐다. 사업명도 ‘번개’라는 이름은 폐기되고 ‘차기 전술유도무기 사업’으로 바뀌었다. 국방부는 새롭게 진행될 사업 예산으로 72억원을 신청했고, 이는 국회에서 한 푼도 깎이지 않고 통과됐다. 군은 요구 성능을 낮추고 2015년까지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국회 국방위는 관련 예산에 “연구 뒤 개발 가능성이 확인되면 진행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과 우리의 작전환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도입 검토 단계에서 무산됐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 군이 최대 사정거리가 70㎞인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2007년부터 개발해 2011년 4월 실전 배치했으며, 이스라엘 군은 최근 아이언 돔이 하마스의 로켓에 대해 90%에 가까운 명중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우리 상황은 다르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간당 1만발 이상을 날리는 장사정포를 아이언 돔으로 막는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군에서는 아이언 돔 사업에 대해선 소요 제기도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합참에서 비공식적으로 소요 검토를 한 적은 있지만 무장단체를 상대하는 이스라엘과 정식 군사력을 갖춘 북한을 상대하는 우리의 작전 환경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판단해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 해군 소장이 “북한보다 더한 위협” 탓에  화병으로 숨진 이유해군 소장이 “북한보다 더한 위협” 탓에 화병으로 숨진 이유

    2011. 04. 25

        해군 준장, 천안함 이후 화병 얻어 사망   천안함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난 지 얼마 후인 작년 여름. 해군의 한 예비역 제독은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해군 2함대사령부 장교로부터 갑작스런 전화를 받았다. 의기소침한 목소리가...

  • 병장 시급 459원, 기껏해야 껌 한 통 값병장 시급 459원, 기껏해야 껌 한 통 값

    김동규 | 2011. 12. 26

    지난해 8월 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2년 최저 임금은 시간당 4,580원이다. 4,580원으로는 서울 시내에서 짜장면 한 그릇 사먹기 힘들다 ...

  • ‘대통령 참석 편의’ 위한 합동임관식, 그날은 ‘전쟁’‘대통령 참석 편의’ 위한 합동임관식, 그날은 ‘전쟁’

    박수찬 | 2012. 02. 15

    3군·3사·간호사관학교·학군단…계룡대 북새통숙박 식사 교통 지옥…식장 입장만 몇 시간씩   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있어 가장 뜻 깊은 날을 꼽으라면 단연 졸업식과 임관식이 주를 이룬다. 눈물과 땀방울을 흘리며 열심히 군사학을 공부한 끝에 장교...

  • ‘국방장관 암살설’, 정치가 안보 저격했다‘국방장관 암살설’, 정치가 안보 저격했다

    김종대 | 2011. 08. 31

    김관진 ‘암살설’과 한민구 ‘출마설’국방위 의원 두 명이 실종된 사연 김종대  편집장(jdkim2010@naver.com)       장관 암살조의 실체   국방이 국내정치에 악용되는 우려할 만한 시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두 가지 ...

  • [한미동맹] 한국에 방위비 청구서 내미는 미 국방장관[한미동맹] 한국에 방위비 청구서 내미는 미 국방장관

    2012. 01. 12

    2011년 11월에 미국의 외교잡지 포린 폴리시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의 미래는 아시아태평양의 미래와 가장 우선적으로 연결된다”는 요지의 기고문이 발표되었다. 논문에서 힐러리는 “미국의 태평양에서 역할의 중요성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

기획 특집|전망과 분석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