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차이나의 인더스트리 4.0 3_3
수퍼 차이나의 인더스트리 4.0(산업굴기)
1부. 수퍼 차이나의 수퍼기업들
1_1. 발문:심층 기획을 시작하며
모방과 추격을 넘어 혁신으로
1_2. 세계를 사들이다
중국기업의 글로벌화
1_3. 메이드인에서 메이드 바이 크리에이티드 차이나
제조 2025 계획과 제조강국 구축
2부. 후발부문-추격과 도전
2_1. 반도체-칭화유니 그룹과 시진핑의 반도체 굴기
퀼컴 인텔 중국과의 협력 나서
2_ 2. 백색 가전- 하이얼 메이디의 글로벌화
하이얼- GE, 메이디-도시바 인수
2_3. 스마트폰- 파죽지세의 시장장악과 모바일 생태계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애플을 능가
3부 선도부문-경쟁과 추월
3_1. 전기차-신에너지차 미국 추월 쾌속 질주
바야디(BYD) 등 IT 기업의 성공 신화 재현
3_2, 로봇-제조 대국 중국의 야망
로봇은 이미 세계의 중심
3_3. 드론-다장커지(DJI)의 팬텀 혁신
미국의 뒤를 바짝 뒤쫓는 드론
‘드론 스트라이크’ 주의보
2015년 8월17일 중국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 현장에서 구조활동 벌이는 드론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착륙하려던 여객기가 드론(Drone, UAV Unmanned Aerial Vehicle 무인비행장치)으로 추정되는 물체와 충돌했다. 영국 <BBC 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출발한 브리티시항공 A320 여객기가 2016년 4월 17일 낮 12시 50분께 드론으로 보이는 물체에 앞면을 부딪쳤다고 기장이 신고했다. 샌디에이고 소재 항공컨설팅업체 테코프 인터내셔널의 한스 웨버 사장은 <블룸버그 통신>에 “내가 알기로 이번 사고는 드론과 민항기가 충돌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항공법상 무게 150㎏ 이하의 ‘무인기’를 무인비행장치로 규정하고 있고 그 이상은 무인항공기로 분류한다. 이 글에서는 무인비행장치와 무인항공기를 구분하지 않고 드론으로 통칭한다.)
항공기와 드론의 충돌 우려는 현실이 됐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미국에서도 2015년 드론 관련 사고 1천200건이 신고됐다면서 전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항 이착륙 과정에서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은 빈번한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를 ‘버드 스트라이크’라고 부른다. 드론과 항공기 충돌 사고에는 이미 ‘드론 스트라이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군사용 드론은 이제 미국의 중동 전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기가 됐다. 그 드론이 우리 일상의 한 가운데로 들어왔다. 원자력이 핵무기와 발전에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군사적 용도의 기술이나 제품이 상업적 기술이나 제품으로 활용되고 그 역인 경우는 너무나 많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드론이 군사용에서 민간부문으로 넘어와 연구 조사 탐사 촬영등 공공용, 전문가용에서 이제 상업용을 지나 개인용 기기의 수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군사용 기기에서 100달러짜리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크기도 손바닥만한 것에서 항공기나 자동차만한 크기까지 다양한 드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미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 수준의 가격대로 떨어진 드론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여기저기 셀카봉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듯이 누군가는 더 멋진 사진을 위해 드론을 띄워 놓을 것이다. 어딘가 여행을 가든, 산책을 하든 공중에서 윙~윙~하는 소리를 듣는게 익숙해지는 때가 올 것이다.
2020년 드론700만대 미 상공에
그동안 드론 시장을 지배한 것은 글로벌 호크(Global Hawk), 프리데이터(Predator), 쉐도우(Shadow) 등 군사용 드론이었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즈>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5년까지 전 세계 최대의 드론 기업은 보잉(Boeing), 제너럴 아토믹스(General Atomics),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 등 미국 군수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Christopher Harress, ‘12 Companies That Will Conquer The Drone Market In 2014 and 2015’, <International Business Times>, 2014). 그로 인해 드론 시장 규모와 전망은 미국의 권위있는 방위산업 컨설팅업체인 틸 그룹(Teal Group)의 조사에 의존해왔다. 2015년 4월 틸그룹의 전망에 따르면 드론 시장의 규모는 2010년 52억 달러, 2013년 66억 달러(7조 원)에서 2016년엔 71억3000만달러(약 8조44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미국이 군사용에서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 드론 시장의 6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이는 군사용과 민수용(상업 또는 전문영역)으로 구분되는 드론 시장을 합친 것이며, 민수부문의 비중은 2014년 이전까지는 1% 수준으로 극히 미미했다. 틸 그룹에 따르면 2014년 그 규모는 6000만달러였다. 틸 그룹의 이 전망에 따르면 2023년 전체 드론 시장의 규모는 평균 9.2% 성장해 115억 달러(1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에 비하면 민수부문의 상업용 드론은 연평균 35%의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그 규모는 8억8000만 달러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전체 드론 시장에서 차지하는 상업용 드론의 비중도 2014년 1.1%에서 7.1%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이미 낡은 것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이는 드론을 장비로만 본 것이지 미래의 새로운 산업이 창출할 가치 내지는 이 보다 더 큰 의미의 제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플랫폼으로 본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민간부문의 상업용 드론의 성장세는 틸 그룹의 이런 전망을 훨씬 뛰어넘었다. 드론산업의 성장 모멘텀이 민간 상업용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비즈니스 투자 및 조사 컨설팅회사인 프로스트 앤 설리반(Frost & Sullivan)에 따르면 2014년 글로벌 상업용 드론 시장은 이미 틸 그룹이 조사한 6천만 달러의 10배에 이르는 6억9350만달러(약 82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이 시장은 2015~2020년 사이 36.1%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이 예상되며 2020년에는 66억6천만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마켓 앤 마켓도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드론 시장이 연평균 32.22%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며,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5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한석, '플랫폼으로서의 드론과 시사점', 디지에코보고서 2015년 11월12일)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보고서(2016년 3월 24일)는 2016년 말까지 하늘에 떠다닐 드론이 250만대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0년이 되면 그 숫자는 700만대가 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예상했다. FAA는 취미로 운용되는 개인용 드론의 수는 2016년 말 190만대에서 2020년 430만대로, 상업용 드론은 같은 기간 60만대에서 27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상업용 드론의 증가속도가 4배나 된다. 이는 드론이 그 자체로 거대한 비즈니스이자 하나의 산업임과 동시에 기존 산업 시스템을 바꿔놓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규모다. 드론도 자동차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연관기술 및 부품,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부품 관련 산업의 성장을 이끌이 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드론의 경우 활용되는 영역이 넓다. 드론은 새로운 운송수단으로서의 역할 이상으로 인공지능을 장착한 드론, 웨어러블 셀카 드론, 스마트폰 GPS 자동 비행 드론, 빅데이터와 광학 탐지기를 이용한 농경 드론 등 타 산업과의 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때문에 드론에 대해선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어낸 스마트폰과 같이 새로운 생태계의 플랫폼이 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마트폰 기술과 드론의 혁신
드론은 정확성과 제어 유지를 위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와 관련 기기의 컨트롤,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정밀 로보틱스, 영상 처리와 인공지능은 대표적인 핵심 기술로 꼽히며 그 자체가 전 방위적인 연관산업과 기술의 집약체다.
또한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드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기술집약적인 부가 장치들을 필요로 하게 된다. 영화 제작과정에서 공중 촬영을 하려면 촬영 장비를 탑재시키고, 지상에서 앵글 조정, 줌인아웃 등 필요한 조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바람이 많이 부는 산악지역에서 드론을 운행하려면 수평을 유지해주는 센서가 필요하다. 택배에 드론을 사용하려면 더 정교한 추가 장비와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도시 지역에서는 고층 빌딩, 굴뚝, 전신주 등 비행 장애물을 충돌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센서 기술 또한 필요할 것이다. 복잡한 도시에서 원하는 지역에 정확하게 도착하려면 GPS 정보이외에 도시의 건물, 지형,도로, 골목길, 개별 주택 등의 전체를 3D 형태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드론이 지정된 3D정보와 목표지점을 비교하여 도착지점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3D인식 기술도 필요할 것이다. 물론 더 진전되면 드론이 택배 물건을 수령하는 사람이 실제 주문자인지를 정확히 판별하는 영상 기술도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적으로 대신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드론은 결국 로봇과 IT의 융합물이다. 특히 로봇에 지능을 부여하고 원격으로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은 드론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한국정보기술산업연합회 , 드론의 기술 및 시장 트렌드와 무한한 기회, KESSIA ISSUE REPORT 2015년 6월)
그런 점에서 드론의 대중화와 확산은 스마트 폰에 탑재되는 여러 기술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의해서 비로서 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산업은 엄청난 규모의 경제를 이룩했다. 이에 따라 드론에 활용될 수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칩과 위성항법장치(GPS)는 물론 광학센서, 모바일 프로세싱, 그래픽 성능 및 가속도 센서 등의 성능은 향상됨과 동시에 가격 또한 크게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민간용 드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거대한 시장이 만들어졌던 게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통신과 제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인데 실제로 드론들은 스마트폰을 주요 조종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등장은 드론의 항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한 예로 리눅스재단은 GPS와 하드웨어 개발이 포함된 오픈소스 드론 코드 프로젝트를 후원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리눅스재단뿐만 아니라 인텔, 퀄컴, 3D로보틱스 등 주요 기업이 참여했다. 이런 프로젝트는 기업의 상업용 드론 제작과 운영에 대한 진입 장벽을 더 낮추는 데 기여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센서 그리고 스마트 폰에 탑재할 수 있는 항법장치를 갖춘 드론이 저렴한 가격대로 나왔으며 촬영 감시 능력등에서 이미 놀랄만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조만간 디지털 카메라 보급수준에서 원격 촬영 내지 감시, 탐사가 가능할 것이다. 지난 1998년 무선전화의 발전 보급단계에서 위성전화 방식으로 갈 것인가, 기지국 연결방식으로 갈 것인가는 매우 핵심적인 쟁점이자 미래의 휴대폰 사업을 좌우하는 문제였다. 기지국 기반의 휴대폰으로 결정난 건 접근성과 대중화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 대중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위성을 통한 이미지는 이제 드론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정보통신기술 전문지 <와이어드(WIRED)> 편집장에서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인 드론생산업체인 3D Robotics의 최고경영자가 된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드론은 우리 자신과 주변 사물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와 농업의 패러다임 전환
드론은 무엇보다 이동의 자유에서 다른 육상수송 수단을 압도한다. 공중을 날기 때문에 교통 체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험준한 지형에서 배송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여기에 앞서 언급했듯이 정밀한 수준의 다양한 센서를 장착하면 여러 산업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유통·물류업계를 비롯해 보험업계·언론사까지 드론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예컨대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드론을 이용해 직접 가보지 않고 공중 촬영을 통해 토지 건물 지역 사진을 찍고, 건설사는 드론을 띄워 건설 현장의 공사 진행 상황을 파악한다. 이는 이미 현실이 됐다. 아프리카에서는 드론을 활용해 야생동물 개체 수를 조사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공해 유발 기업 단속에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드론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는 물류다. 소매업의 운명은 물류 기술의 발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전자상거래 붐이 현대식 항공·육송 네트워크에 의해 뒷받침됐다면, 이제 그 두 번째 붐은 드론으로 의해 주도될 것이다. 전통적 오프라인 소매 매장은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제품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장점에서 벗어나, 이제는 더 많은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드론 물류 시스템을 개발한 실리콘 벨리의 스타트업 기업인 ‘매터넷’의 최고경영자(CEO) 안드레아스 랩토풀로스(Andreas Raptopoluos)는 “전세계 인구 중 7분의 1이 도로로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 산다면서, 드론을 활용한 항공운송은 제한된 접근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기적으로 홍수가 나는 지역이나 밀림으로 둘러싸인 파푸아뉴기니 같은 지역에서 드론 서비스는 엄청난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홍성훈 책임연구원도 “드론이 기존 산업 시스템을 바꿔 놓을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이미 “항공사진이나 공중 촬영 수준을 벗어나 조사·모니터링 등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훈, ‘스마트 기술로 탄력 받은 드론산업’ <이코노미 인사이트> 72호, 2016년 4월). 그는 특히 물류 운송 분야를 넘어서서 농업 생산 등의 분야에서는 이미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국제무인운송장치시스템협회(AUVSI·Association of Unmanned Vehicle Systems International)는 미래에 활용하게 될 드론의 80%가량이 농업에 사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농업에서의 드론 활용은 매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큰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드론의 농경 활용은 부정확한 화학약품 살포 및 비행기 이착륙장 등의 한계를 가진 기존 저고도 항공기를 활용한 전통적 농약 살포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
정지훈 교수(경희대 사이버대학)는 농업 보험 등의 분야에서 진행되는 드론을 통한 생태계 구축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다.(정지훈, ‘2016년 드론 산업 전망’, KISA 한국인터넷진흥원 리포트, <파워리뷰> 2015년 12월) 이에 따르면 민간분야 최대의 드론 기업인 중국의 다장테크놀로지(DJI)가 출시한 농약 살포용 드론(Agras MG-1)은 화학약품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기존 방법에 비해 안전하며, 비행기를 이용한 대량 살포 방법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이다. 가격은 대당 1만5천 달러 (약 2천만 원)로 현재 중국과 한국에서 우선 판매되고 있다. 진정회 엑스드론 대표는 “DJI가 최근 우리나라에 최초로 농약 살포에 활용되는 방재 드론을 1700만원에 선보였는데, 7000만원에서 2억원에 육박하던 기존 방재용 기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면서 “방재용 헬기는 비싼 데다 운용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영농조합이나 단체에서 연간 50대 정도를 구매했는데, 가격대가 1000만원대인 방재 드론은 개인도 구매할 수 있어 DJI가 관련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최대 상업용 드론기업인 DJI(다창커지)가 농업용 드론으로 개발한 아그로
드론은 농약 살포 드론뿐만 아니라, 고해상도 카메라가 장착되어 가뭄의 징조나 작물의 질병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농촌의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대체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13년까지 약 2,500여대의 농업용 드론이 판매됐으며 전체 논 40%에 대한 살충제 및 비료 살포에 드론이 이용되고 있다. 소형엔진 및 선체 등을 제조하는 업체인 일본의 ‘야마하 발동기’는 20년 전부터 이 농업용 드론을 제작하여 일본 농경지의 40% 가까운 영역에 농약을 살포해 왔다. 또 2010년 설립된 스타트업 기업인 프랑스의 ‘에어이노브Airinov’는 과학자와 농부, 엔지니어 등으로 조직을 구성해 농경 드론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두 기업 모두 경작지의 농약과 제초, 비료 등을 사람이 판단하여 드론만 띄우기도 하고, 사람 개입 없이 드론에 탑재된 광학센서로 경작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사용할 약품을 알맞은 양으로 도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드론 기업들도 필요한 기술과 기능을 갖춘 드론을 개발해왔다. 3D로보틱스의 제품은 자동 컨트롤 시스템, 센서 그리고 공간지각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드론 개발에 오픈소스 플랫폼을 채택해 다양한 농업 환경에 맞춤화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드론을 통한 정보 수집은 정밀농업을 가능하게 한다. 각 지역의 일조량, 수분, 토양상태, 해충 피해정도, 과실 성숙도 등을 항공사진으로 정밀 측정하여 생산력을 극대화하고, 일인당 돌볼 수 있는 농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최소 인력으로 넓은 농장의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험업에서도 드론의 활용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손해사정 업무에 활용하거나, 보험사기 관리, 책임보험 확대 등에 드론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민간에서 운용하는 드론이 확대되면서 드론이 보험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자연재해 발생시 피해규모 조사 및 손해액 산정, 위험관리 등에 드론이 활용되고 있는데, 피해범위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피해 규모와 보상액을 신속·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사정사의 업무 효율성 및 안정성 향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14년 10월 미국 손해보험사인 StateFarm, USAA(The United Service Automobile Association), Erie Insurance 등은 미 연방항공국(FAA)에 자연재해 발생시 피해규모 조사 및 손해액 산정을 위해 무인항공기 테스트 비행허가를 요청하여 시범 비행에 들어갔다. 또 드론 사고로 발생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손해와 개인정보 유출, 환경 훼손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보험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보험사 AIG는 2015년 10월 27일 세계 최초로 드론 보험 상품과 관련한 정책을 만들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도 하였다.
이제 드론 산업은 정밀 유도장치 센서 카메라 등 연관 부품 산업을 비롯해 이를 조종하고 통제하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뿐만 아니라 이를 여러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 등 산업연관 생태계의 구축으로 나아가고 있다. 예컨대 카메라가 필수가 되면서, 멀티스펙트럼(multi spectrum) 카메라 기술, 방사선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나 초음파 센서, 심지어는 무인자동차에 이용되던 레이저레이더(LIDAR)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소형레이더 기술, 비행시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성능 배터리장비 기술 부품등등 장비로서의 드론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미국 스카이캐치(Skycatch)사가 제조한 드론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GPS 및 여러 가지 센서를 부착하여 건설부지의 3차원 지도 제작, 건설 공사시 콘크리트 투입량 측정 등이 가능하여 건설업 전반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또 미국 애리언 랩(Aeryon Labs)사는 고화질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개발하여 송전선과 풍력터빈, 굴뚝 등을 모니터링하여 에너지 산업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환경 및 기상관측에 활용되는 드론도 그 파급력이 막강하다. 그 밖에도 영국 브리스톨 대학은 드론을 활용하여 방사선 관측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리스 파파스타모스(Papastamos)는 토지측량에 드론을 활용하여 인력 축소 및 비용절감을 이루어 내고 있다. 과거 토지 측량을 위해서는 현장에 12명의 팀원을 투입했으나 드론 도입 후 드론 1대와 2명이 측량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보면 드론을 통한 데이터 플랫폼 또한 중요하게 된다. 드론이 비행하면서 만들어내는 거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전송·저장한 뒤 이를 분석해 결론을 도출하려면 강력한 컴퓨터 시스템과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농업 분야에서는 미 콜로라도에 기반을 둔 로보 플라이트(Robo Flight)가 현재 3가지 유형의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드론을 판매하고 있다. 로보 플라이트는 사업이 커지면서 농업에 대한 데이터 시각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최근 데이터를 해석하고 시각화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애그픽셀(AgPixel)을 인수하였다. 또 미 오레곤에 기반을 둔 허니컴(Honeycomb)은 드론과 드론에 대한 카메라와 센서 뿐만 아니라 데이터 매핑과 처리 서비스를 같이 제공한다. 이처럼 하드웨어에 특정 산업과 연관된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기업들도 전문화된 기업으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 기업은 관련 산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도 했으나, 아직 기술이 널리 활용되기에는 몇 년의 시간이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생태계적 관점에서 본 드론의 시장가치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PwC(프라이스워터스컴퍼니)는 '드론 기술의 상업적 활용에 대한 연구' 결과(2016년 5월 12일)를 바탕으로 드론 생태계 가치의 규모를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드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와 운영 방식이 가능하며 가까운 미래에 이런 드론을 활용한 솔루션에 의해 현재의 서비스와 노동력이 대체될 수 있다. 그 드론 시장의 가치를 PwC는 1270억 달러(148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분야별로 보면 PwC가 드론의 효용이 가장 클 것으로 보는 게 인프라다. 그 가치는 452억 달러 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다음이 농업 분야다. 그 가치는 32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드론은 인프라의 유지 보수와 재고량 평가, 모니터링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농업 분야에서는 토양과 배수로 분석, 곡물 상태 확인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품 배송이나 물류 등 교통 분야에서는 130억 달러, 보안 분야에서는 105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또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영화 및 광고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분야에서는 88억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드론의 산업적 효과 분석(출처:PwC)
이밖에 앞서 언급했듯이 재난이나 사고 발생시 드론을 활용하면 피해 규모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 가치는 68억 달러로 평가됐다. 기지국 점검 등 통신 분야에서는 63억달러, 광물탐사 등 광업 분야에서는 43억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경제적 효과는 필연적으로 노동력을 대체한다. 경제학자들은 로봇의 자동화가 수십년 이내에 인간의 노동력을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해 왔지만, 산업용 로봇의 범위를 벗어나 광범위한 영역에서 드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첫번째 대중적인 로봇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옥스포드 대학교는 앞으로 10~20년 안에 로봇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5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15년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현재의 기술로도 인간의 일자리 45%를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드론은 조만간 다양한 영역에 걸쳐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기능이 추가 될수록 점점 더 기존에 인간에 의존해 오던 분야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미 드론이 군인과 조종사, 경비원을 대체하고 있다"며 "닿기 어려운 시야를 확보해야 하는 직업군은 가까운 미래에 드론에 자리를 내줘야 할지 모른다"라고 밝혔다. 다만 국제무인기협회(AUVSI)는 2015-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820억달러(약 90조)의 드론 시장이 형성되면서 노동력 대체 뿐만 아니라 이 시장을 통해 약 10만개의 신규 일자리 또한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상업용 드론의 시대 새로운 강자 중국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전쟁에서 군사용 드론이 핵심 무기로 등장하면서 이미 군사용 드론은 각국간에 치열한 군비경쟁에 들어갔다. 중국이 미국의 뒤를 쫓고 있지만 격차는 크다. 미국의 독주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민수용 특히 상업용 시장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 특히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은 드론이 과연 차세대 운송수단이 될 수 있는가를 두고 본격화되고 있다. 그리고 각국은 이를 누가 먼저 선점할 것인가를 놓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대형화물수송 무인기
이 운송수단을 둘러싼 드론전쟁에서 중국은 선두그룹에 있다. 이제는 가벼운 화물을 배달하는 소형 드론이나 단거리 배달용 무인기에 머물지 않는다. 중국은 중장거리 대형 화물운송 드론(무인기)을 등장시켜 최초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중국 <항쿵바오(航空報)>(2016년 5월18일)는 산시(陝西)성 시셴(西咸)의 시셴 물류연합과학기술회사와 웨더항공기술개발사가 공동 개발한 이 드론이 5월10일 시셴 신개발구에서 시험비행을 해 성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험비행에서 드론이 15㎏의 화물을 80㎞ 떨어진 목표 지역에 성공적으로 배달했고 배달오차는 약 15m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프로젝트 책임자는 드론에 활용된 핵심기술의 개발은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고 안정성 및 환경 테스트 등을 거쳐 곧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까운 나라 일본도 2019년 실용화를 목표로 2016년 4월 11일 일본 지바현에서 드론을 이용한 택배 운송 실험을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10여개의 물류·통신 대기업과 드론 개발·제조 연구소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민관 공동 검토회가 이날 국가 전략 특구인 지바현 내에서 드론 택배 운송 실험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드론을 이용해 약 2분 동안 마쿠하리 상업지구에서 인근 공원까지 바구니에 든 와인 병을 운반했다. 또 지상에서 아파트 옥상까지 약을 운반했다. 드론은 미리 설정해놓은 경로를 GPS(인공위성 위치정보)로 확인하면서 자동 조종됐다. 매달 한 차례씩 진행될 이 실험은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대형 드론이 치바현 이치카와시의 도쿄만 인근 물류창고에서 약 10km 떨어진 마쿠하리 상업지구의 물류창고까지 약 15분간 강과 바다 위를 이동하며 짐을 나른다. 이어 소형 드론은 인근 고층 아파트의 베란다에 택배를 최종적으로 배달하는 것이다. 검토회는 지바현에서의 실험을 기반으로 2019년까지 드론 택배 운송 서비스를 실용화할 예정이다. 실험을 통해서 날씨 영향, 전파 상태, GPS 수신 상태 등을 점검한다. 또 이·착륙 허가를 내거나 기상 상황에 따라 노선 변경을 지시할 관제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지바현은 2019년 입주가 예정된 와카바 주택지구의 아파트 베란다에 드론 이착륙 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연구소는 "드론이 3차원 지도를 그리며 이착륙 장소의 위치를 파악한다"면서 "1㎝ 정도의 오차에 착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드론 택배 운송이 여전히 안전과 사생활 침해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드론이 조종이 안 되거나 짐을 떨어뜨리면 인명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안전장치와 관련해 연구소는 "드론 스스로 장애물을 감지하고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상이 있으면 고도를 낮춰 도쿄만과 사전에 정한 해안의 공터에 불시착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드론을 이용한 최초의 장거리운송 시험에 성공했듯이 일본과 비교하면 드론에 대한 규제에서는 한발 더 앞서나가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14년 지침에 따르면 7kg 이상 116kg 이하의 드론은 별도의 인증 절차가 요구되나, 간단한 물건을 운반할 수 있는 7kg 미만의 드론은 인증 절차 없이 쉽게 운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일본보다 1년여 앞선 2015년 2월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등 9개 대도시에서 드론 택배의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중국 환경보호부는 2014년부터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을 대상으로 드론을 활용해 공장 등의 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B2C(온라인 소매) 쇼핑몰인 타오바오도 물류회사인 YTO 익스프레스와 제휴를 맺고 2015년 2월 드론을 통한 상품배송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알리바바의 드론은 도심지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시간 내의 반경에서, 450명의 생강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3일간 택배 수송 시범운행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 비해 각종 안전문제나 규제를 공안정부가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중국의 경우 아마존이나 독일의 세계적인 운송회사인 DHL 보다 상용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 DHL 미 아마존의 배송 전쟁
DHL의 파셀콥터
운송수단으로서 유럽과 미국의 민간 드론시장도 이미 2014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가장 먼저 시험 배송에 나선 것은 독일 DHL이었다. DHL은 2014년 9월15일 ‘파셀콥터 2.0’이라는 드론을 이용해 소포 배송에 성공했다. 파셀콥터(Parcelcopter)는 소포(Parcel)와 수평 날개 네 개가 달린 헬리콥터(Helicopter)의 합성어다. DHL이 자체 개발한 이 파셉콥터를 이용하여 독일 북부 노르덴시의 노르트다이흐 항구에서 12km 떨어진 북해의 위스트 섬에 의약품을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 화물배송용 드론은 자동 비행 기능이 있어 사람이 무선조종을 하지 않고, 내장 컴퓨터에 입력된 비행경로를 따라 비행했으며, 섬에 착륙한 다음에는 현지 DHL 직원이 약품을 수령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이 배송 프로젝트는 무인 항공기인 파셀콥터가 조종사의 시야를 벗어난 지역을 실제로 비행한 세계 최초의 운행이자, 정부의 허가를 받고 실제 소포 배송에 나선 첫 사례였다. 그러나 DHL은 파셀콥터를 일반 배송에 이용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드론의 사용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고, 경제성에 부합하면 인구 밀도가 낮거나 접근이 어려운 외곽 지역, 긴급한 상황 등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미래의 운송 옵션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우정부(CEEM)의 운송을 맡고 있는 특송업체 지오포스트(GeoPost)도 2014년 9월부터 CEEM센터에서 드론 배송시험을 진행했다. 드론시스템 개발 기업인 테크시스(Techsys)에서 개발한 지오드론(GeoDrone)을 이용해 프랑스 남부지역에서 1.2km 떨어진 지역으로 배송을 하는데 성공했으며, 개발된 드론은 4kg 이하, 40cm×30cm×20cm 이내의 물품을 배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드론은 도서·산간 지역 등 물류 사각지대에 유용하게 설계됐으며, 자동 이륙단계에서, 착륙, 회귀 단계까지 자동화를 이루어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온라인 기업인 아마존이 드론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이었지만, 미국내 규제로 인해 DHL 등 유럽보다는 한발 늦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2013년 ‘소형 소화물을 주문 후 30분 이내에 배달하겠다’는 야심찬 드론 활용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2013년 8월에 드론을 이용하여 운송하는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의 운용 허가를 신청했으며 2015년 이후 상용화 예정임을 밝혔다. 이는 자체 개발 한 옥토콥터(Octocopter) 드론을 통해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반경 16km 안의 지역에 최대 5파운드(약 2.3kg, 5kg 이하가 아마존 배달물품의 84%를 차지) 이하의 물건을 30분 안에 배송 해준다는 것이었다. 당일배송, 16㎞ 이내 30분 배송’이라는 야심찬 포부였다. 그러나 2014년 12월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상업용으로 드론(무인기)을 이용하도록 4개 업체를 승인하면서도 아마존의 프라임에어는 승인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당시 승인된 업체는 트림블 내비게이션, VDOS 글로벌, 클레이코, 울퍼트 등 4개 업체로, 대부분 공중 측정, 건설현장 모니터링, 원유 개발장비 검사 등을 위해 드론을 이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아마존은 2015년 3월에 미국 FAA로부터 시험운항 승인만을 받았다. 아마존은 미 항공 관련 규정에 의하면 고도 122m, 시속 161㎞/h 이하로 비행해야 하며 조종자의 시야에 있어야 한다는 규정에 묶였다. 아마존은 이 FAA의 규정을 완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17년으로 택배 드론 상용화 방침을 늦췄다. 최악의 경우 다른 나라부터 프라임에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FAA를 압박하고 있다. 또 승인이 지체되자 이미 신청한 5·6세대 드론 대신해 7·8세대에 해당되는 드론으로 바꿔 운행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조종자 시야 밖 드론비행이 허가된 나라는 중국을 비롯해 예외조항을 포함해서 프랑스,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등이다. 그에 반해 미국, 영국, 캐나다 그리고 한국 등은 조종자 시야 밖 드론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결국 아마존의 택배 드론은 이미 기술적 완성단계에 접어들었고, 조종자 밖 시야에서 완벽히 자동이착륙과 비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1000대가 넘는 드론을 동시에 띄워 놓고 충돌방지 실험 등을 해서 안전성을 확보했음에도 본격 서비스는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드론이 넘어야 할 장벽
이처럼 드론이 운용되려면 관련 법규와 제도가 존재해야 하며 이 규정들과 상업적 이해가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 드론이 넘어야 할 벽은 기술적 장벽 보다는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를 포함해 사고시의 배상문제,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등 법적 제도적 조처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FAA도 드론 시장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해갈지는 미국 정부의 안전보장 규제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개인정보, 안전 문제, 드론 기술 개발 속도에 발맞추지 못하는 정부의 관련 규제가 드론 시장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마존은 줄기차게 로비를 벌이고 있다. 2015년 아마존의 글로벌 공공정책 담당 부사장인 폴 마이스너는 아마존의 실험 드론에 대한 정부의 승인 과정이 너무 늦어진 탓에 드론 승인을 신청했던 모델은 이미 구모델이 되었고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신청해야 한다며 불평했다. 로버트 베어드의 애널리스트 콜린 세바스천은 “아마존은 여러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시작은 소매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한 기업 시장이었고 지금은 교통 물류”라고 말했다. 그 교통물류 가운데 드론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아마존의 로비스트들은 관련 법규를 만들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의원들은 물론이고 교통부 등을 들락거렸다. <뉴욕타임스>(2016년 3월 20일) 는 아마존이 2015년 로비에 지출한 돈이 940만 달러(약110억원)로 전년에 비해 거의 2배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금액도 정치자금감시단체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가 공공기록을 통해 집계한 것이며, 아마존이 의무적으로 공개한 지출에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로비스트 숫자도 60명으로 2년 전보다 배로 늘렸다.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트렌트 로트도 그 중 하나다. 그래도 역시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보다는 수백만 달러가 적은 것이다. 아마존과 미항공우주국(NASA)은 이미 드론의 항로를 설정할 항공관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아마존이 FAA의 드론 비행규정 문제로 승인을 못받은 상황에서 미국에서 첫 드론 배달에 성공한 기업은 오스트레일리아 스타트업인 플럴티(Flirtey)였다. 이 회사는 2015년 7월 버지니아주의 클리닉 센터에 4.5kg의 의료용품을 1마일 거리 지점에서 3분만에 배송하는데 성공했다. 구글 역시 프로젝트 윙(Project Wing)을 통해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에 도전하고 있다. 구글도 드론 배송의 상용화시점을 2017년으로 잡았다. 구글이 개발하는 프로젝트 윙은 개인고객이 중심인 아마존 서비스와 달리 기업고객 중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밖에 미국내 물류분야에서의 드론경쟁에는 구글, UPS, SF익스프레스, 월마트, 도미노피자, 레이크메이드비어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플럴티 드론
미 FAA는 어떤 고도로 운행할 것인지부터 다른 비행 물체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 어떻게 통신할 것인지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규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짓지 못한채 2016년 안에 이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마존 등은 일정 고도에 한해 규정을 대폭 완화해 드론 배송을 허용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드론 실증 시험이 가능한 지역을 버지니아주 한 곳으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이 독일 드론 제작업체와 합작해 들여 온 ‘CJ스카이도어’ 6대를 국가재난처와 협약을 통해 재난시 긴급구조 활동에 지원하기로 했다. 재난 발생으로 고립된 지역에 의약품 키트를 긴급물품으로 지원하고, 구급대원 파견 시점부터 재난상황 프로세스 별로 필요한 각종 전문의약품 및 수액의 지원이 가능하다. 의약품 키트에는 진통제, 연고제, 소독/세정제, 응급처치용품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고 매우 가벼운 중량(145g)이기 때문에 드론 탑재에 적합하다. 또 우정사업본부는 2016년 5월부터 도서산간 지역에 한해 드론 배송을 시범적으로 실시할 전망이다. 이번 사업은 2015년 열린 ‘무인기산업 수요시설 활성화 세미나’에 따른 후속조치로 100% 국내 드론업체의 기술력을 통해 추진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5년 우체국택배 배송 등 공공분야 시범사업을 통해 초기 드론 시장 창출을 유도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드론 법제화 양날의 칼
드론에 대한 규제는 양날의 칼이다. 드론 규제 내지 안전장치 없이 드론의 상업화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는 드론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된다. 2015년 말 미국 연방항공국 FAA는 스스로 '전대미문의 초석'이라고 자평하는 드론에 관련된 법규를 만들었다. 기존에는 미항공 연방규정의 항목 333호(민간 항공물체에 관한 규정)에 의해 규제 대상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드론의 시대에 맞춰 그에 걸맞는 별도의 규정을 만든 것이다. 그 핵심은 드론 등록제다. 이에 따라 255g이상 25kg 이하 드론 소유자는 사용자 정보를 FFA 무인항공시스템(UAS)에 등록해야 한다. 드론 사용자에게는 증명서와 고유 등록 번호가 부여되고, 고유번호를 드론에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드론을 등록하지 않고 비행하면 최대 2만 75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드론 비행으로 인해 문화재가 파손되거나 인명 피해를 낸 경우, 최대 25만 달러 또는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미국은 비교적 강한 드론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강정수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유럽과 비교해볼 때 미국에서 민간영역의 드론 산업은 상대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상태인데 “역사적으로 볼 때 드론 개발을 주도한 주체가 미 국방성이었고 미국 드론 산업이 지금까지 군사산업의 한 분야로 인식돼 온 것도 한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런 규정들이 드론산업의 발전과 드론의 상업적 이용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이해와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주간 시간대, 비행고도 122m 미만에서 드론을 날릴 수 있도록 허가한 규정 등은 아마존 등 드론택배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독소조항이 되고 있다. 2015년 6월 미국 연방항공국의 마이클 위태커 부청장이 앞으로 1년 안에 드론 관련 규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건 드론 택배 등 상업적 이용에 대한 이러한 규정을 보완하겠다는 걸 시사하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2013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28년까지 공공·민간 드론의 활성화를 위한 규제·지원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공공·민간 드론은 통합적으로 규제되고 추가로 항공교통 관리 시스템도 기존 항공기와 더불어 드론의 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게 돼 있다. 드론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는 유럽항공안전기구 EASA(European Aviation Safety Agency)의 드론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했다. EASA는 드론을 ▲저위험군(Open Category), ▲중위험군(Specific Category), ▲고위험군(Certified Category) 3개 카테고리로 구분해 각 카테고리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달리하도록 했다. 강정수 전문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유럽 민간 드론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12년 민간영역 드론 사업자가 86개 수준이었으나 2014년 431개로 증가하였다. 프랑스의 델에어-테크(Delair-Tech)는 석유수송 파이프라인을 점검하고 감시하는 장거리 드론을 개발하여 시장에 선보였으며, 덴마크 항공 시스템(Danish Aviation System)의 경우 농업 및 광물탐사 전용 드론을 생산하며 유럽을 넘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유럽연합 지역에 민간 드론기업은 1,000개를 넘어섰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연합 소속 국가의 드론 규제 정책은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는 드론의 상업적 이용에 있어 유럽연합 소속 국가 중 가장 완화된 규제정책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무게 25kg을 기준으로 드론의 운영 장소, 용도 등을 세분화하여 구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5kg 미만 상업용 드론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정수, 미국과 유럽, 드론 산업정책과 규제정책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걷다, 한국인터넷진흥연구원 KISA 리포트 <파워리뷰> 2015년 5월)
일본도 2015년 12월 시행된 일본의 개정 항공법으로 드론을 △높이 150m 이상의 상공 △사람이나 가옥이 밀집된 인구 집중 지역의 상공 △공항 지역 등에 날리는 경우 국토교통성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한 육안으로 상시 감시가 가능한 낮에만 드론을 비행해야 하고, 비행시 사람이나 건물, 자동차에서 30m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돼있다. 이 규정을 벗어나는 경우는 사전에 국토교통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드론과 자율주행차 강국 실현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면서 드론의 상업적 이용과 관련한 적극적인 규정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드론을 통한 택배 서비스를 3년 내 상용화한다는 목표에 맞춰 '드론 특구'를 지정했으며, 항공법 등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섰다. 드론 산업을 견인하기 위한 본격적인 규제완화다. 그 가운데 하나인 2015년 말 발표된 전파법 시행령 개정안은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드론 전용으로 할당하고, 전파 출력 규제를 완화해 고정밀 영상 전송과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걸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또 전파를 이용하는 주요 사업자 면허제를 도입하고 드론을 사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며, 2016년 여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중국의 드론 규제와 관련된 정책은 중국민용항국총국(CAAC), 국가 항공 관리위원회 문서에 흩어져 있어 드론에 대한 규제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이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급부상하게 된 데는 이런 규제 불능 상황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새로 개발한 드론을 시험 비행하기에 용이하고, 드론을 연관 사업에 바로 적용하기 쉬었다는 것이다. 중국 내에선 정부시설, 군사기지, 공항 인근 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드론이 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도 불법비행을 규제하고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항공, 공안당국과 협력해 소형 드론에 대한 관리 감독에 들어가 드론 조종사의 자격 요건과 비행 등급, 비행 가능 공역 등에 대한 규정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민항국이 마련하고 있는 '경 소형 무인 항공기의 운행 잠정 규정'에 따르면 기체 무게 1.5kg 이하의 '드론을 제외한 모든 드론 조종사는 반드시 면허를 보유하도록 돼 있으며, 드론 소유자들에게는 원격 조종 항공기 시스템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몇몇 북아프리카 정부는 드론의 상업적 이용보다 군사용, 공공 감시용 드론 개발에 집중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북아프리카 지역 내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드론의 민간 항공 영역의 접근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 북아프리카 국가들 내 드론 라이선스는 대부분 돈으로 귀결되는 경향을 보인다. 즉 민간 기업의 드론 사용 여부는 기업이 충분한 재정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정부는 라이선싱을 통한 세수 창출이 드론으로 야기될 위험성보다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흔히 택배를 서비스라고 이해하고 있듯이 법적 제도적 문제 말고도 드론 배송에는 아직 넘어야 할 문화적 기술적 장애물들이 여전히 많다. 드론배송의 경우 아파트 옥상에 물건을 내려놓고 떠난다면, 고객들은 옥상에 올라가 물건을 수령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짧은 배터리 수명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드론은 노트북, 스마트폰과 같은 제품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특히 물품이 크면 클수록 작은 배터리에 더 많은 에너지가 담겨야 한다. 게다가 배송용 드론에는 가스터빈 엔진의 특성상 에너지 효율이 낮고, 소음이 심하며, 가격도 비싸 이를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반해 쿼드로터 이상의 멀티로터 드론은 동력기관을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배터리는 완충 시 30분 내외로 비행시간이 턱없이 짧다. 드론에 탑재되는 비행제어컴퓨터와 다양한 센서, 임무장비들은 경량화와 더불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야 함과 동시에 배터리 자체의 기술도 효율과 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민수용 드론의 절대강자 DJI
중국은 이미 민수용 드론 산업에서는 지배적인 지위에 올랐다. 전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미국의 3D 로보틱스, 프랑스의 패롯(PARROT)이 있지만 다장커지(大疆創新科技有限公司 DJI ,Da-jiang Innovations Science and Technology)는 시장 점유율 70%로 절대 강자다. 민수용 드론 시장은 중국의 스타트업(start-up) 기업들이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리바바가 드론을 활용해 물류 배송시험을 하는가 하면, 텐센트(텅쉰 騰訊)는 광둥성 선전의 드론 제작업체 쥬싱(九星)테크놀러지와 손잡고 상업용 드론을 생산할 계획이다 무인기 업체 페이미(飛米)를 인수한 샤오미는 2016년 5월 미드론을 선보였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서비스 바이두가 세계 최초의 무인버스 시험운행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분야에선 이미 추월하고 있다.
중국에서 상업용 드론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5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렇게 빠른 시간안에 드론 산업이 발전하게 된 데는 스마트폰 기술이 발전하면서 GPS 모듈 등 센서·통신장비를 비롯한 핵심부품의 비용 하락이 가속화되고, 공급사슬 개선으로 사용 범위가 늘어난 것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정부도 ‘제조2025’에서 드론 등 항공우주 장비를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해 지원하는 한편, 비행구역 제한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함으로써 성장을 견인했다.
시장 지배자가 된 다장커지(DJI)는 2006년 당시 26살의 대학원생 왕타오(汪滔·36)가 20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이름도 없는 기업이었으나 창업 초창기부터 독창적인 기술로 시장을 주도했다. ‘드론계의 애플’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DJI는 10년도 안 돼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2014년 매출은 5억 달러, 2015년에는 10억 달러(1조 1700억)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직원은 5천명을 넘어섰다. 그에 비하면 미국의 3D로보틱스는 2009년 창업 뒤 전 세계 3만여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2015년 매출은 5천만달러에 불과하다.
DJI는 리커창 총리가 2015년 밝힌 ‘대중의 혁신, 만인의 창업’을 의미하는 중창(衆創)을 대표하는 성공신화가 됐다. 창업자 왕타오는 ‘80허우(80后: 80년대생)’이다. 그는 상업용 드론이라는 개념이 형성되기도 전에 드론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시장이 없는데 물건을 만들어 팔았다는 것이다. 전문사이트나 세미나를 통해 자신의 제품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기술력으로 업계에서 점차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DJI는 기술주도형, 혁신주도형인 ‘2.0세대 중국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3년 1월 출시한 DJI가 출시한 팬텀 1은 기념비적인 드론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오늘의 DJI의 성공을 낳았다. 팬텀은 기술적으로나 기능측면에서나 디자인 측면에서나 발군이었다.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팬텀이 기존의 드론과 다른 점은 별도의 조립없이도 바로 비행이 가능하며, 리모콘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비행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항공 촬영의 기술적 문턱과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춤으로써 드론 보급에 크게 공헌했다. 게다가 팬텀 드론의 가격은 679 달러(80만원대)였다. 대당 679달러라는 가격은, 비슷한 성능을 가진 드론을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조달해 만드는 비용보다 300달러 이상 저렴했다. 팬텀 시리즈는 등장하자마자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했고 DJI의 매출은 2012년 2,600만 달러에서 2015년엔 10억 달러 넘게 급성장했다. 또한 2015년 11월 선보인 비디오가 장착된 최신형 ‘인스파이어 1’은 시속 80km까지 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나온 드론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DJI의 왕타오 대표와 팬텀 드론
과거 항공촬영용 드론은 가격도 비싸고 조종도 쉽지 않아 RC 마니아들 이나 전문 촬영기사들의 전유물에 그쳤다. 그렇지 않으면 원격조종 장난감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DJI 팬텀 드론은 일종의 가격파괴로 새로운 상업용 드론 시장을 열었다. DJI는 충돌 회피, 이미지 프로세싱, 자동 항법 같은 S/W를 개발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개인용 드론의 대중화 시대를 연 것이다.
DJI가 드론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중국 선전의 부품 공급망을 활용해 모델 개발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을 5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둘째, GPS 센서, 범용 부품 등 스마트폰 산업에서 개발된 소형화 부품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동시에 카메라, 짐벌 등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해 단가를 낮추었다. 셋째, 중국 선전에 자체 조립공장을 건설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이들이 다른 신흥 기업들과 달리 제조를 아웃소싱하지 않고 자체 운영하는 이유는 산업 초기의 특성상 기체의 안정성과 신뢰도 확보가 중요하고, 다른 전자 제품과 달리 비행체를 제조 대행해주는 업체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이 직접 찍은 영상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사이트를 운영하여 사용자들의 구전효과를 적극 활용하는 등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했다.(성낙환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사업방식 차별화로 시장 흔드는 신흥제조기업들’, LGERI 리포트 2016년 3월30일)
드론에는 센스기술이나 영상기술은 물론이고 모터개발 소재개발 디자인개발 등 수많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조정키트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많이 요구된다. 방향조정 기술, 되돌아오게 하는 기술, 충돌방지 기술, 3차원 GPS기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네트웍을 구성하여 비행을 조정하는 기술 등등 한마디로 하드웨어적인 기술과 소프트웨어의 총결합체다. 무엇보다도 사용자가 가장 쉽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런 드론을 DJI라는 중국 회사가, 그것도 26살에 시작하여 현재 34살 밖에 안 된 젊은 벤처사업가가 만들어 전세계 드론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오승환 경성대 교수(드론프레스 대표)는 “드론은 제조보다 드론을 활용해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중요한데, DJI는 그 점을 파악하고 콘텐츠 제작과 소비에 초점을 맞춘 드론을 선보인다”면서 “국내 드론 업체들도 무작정 드론을 만들겠다고 뛰어들기보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콘텐츠와 활용 방식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DJI는 플랫폼 개발을 목적으로 2015년 5월 페이스북과 드롭박스 등 유명 기업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액셀파트너스(Accel Partners)로부터 7500만달러(약 880억원)를 투자받았다. 액셀은 100여개가 넘는 드론 전문기업들을 검토한 끝에 DJI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4년 세콰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로부터 투자 받은 3000만 달러를 합해 DJI는 지금까지 총 1억 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음으로써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는 물론이고 기업의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DJI의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DJI는 <차이신주간>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앞으로 DJI 드론이 영화나 드라마 촬영, 농업, 소방, 인명구조, 부동산, 고고학, 에너지, 관광, 야생동물 보호 등 새로운 분야에 응용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JI 최신형 드론 팬텀 4 국내 판매
DJI는 알라바바와 함께 2015년 2월 패스트 컴퍼니가 발표한 50대 혁신 기업에 오른 4개 중국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50대 혁신 기업 순위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3위에 올랐으며, DJI는 22위였다. 삼성은 41위였다. 매년 50대 글로벌 혁신기업을 선정해 온 IT 경영전문지인 <패스트 컴퍼니>는 DJI를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해(2014년)는 무인기(드론)가 군사용에서 일반인들에게도 ‘친근한 비행체’로 전환한 한 해였다. 이는 전적으로 중국의 다장촹신(大疆創新)과기유한공사 덕분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닷컴은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2015년 50대 글로벌 혁신 기업’을 소개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이제 모방의 수준을 넘어 ‘혁신’을 선도하는 상징으로 떠올랐다며 한국 대표 기업 삼성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패스트 컴퍼니> 역시 “중국 기업이 모방 단계를 넘어선 지는 오래이며 도전적 사고와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수준”이라며 “삼성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개발로 한때 급성장했지만 샤오미(小米)의 부상과 애플의 견제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50대 글로벌 혁신 기업 꼽힌 다른 2개 중국 기업은 25위의 ‘싱수린(杏樹林)정보기술유한공사’와 34위의 ‘완더우자(豌豆莢)’로 모두 삼성보다 앞섰다. 싱수린은 낙후된 중국 의료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완더우자는 중국 당국이 구글에 접속하지 못하게 한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내려받도록 한 모바일 솔루션 업체로, 2014년 완더우자를 이용해 4억5000만 명의 사용자가 16억 개의 앱을 내려받으면서 중국 앱스토어 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중국의 드론 기업들-추격자’에서 ‘선도자’로
2016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 2016' 에서는 세계최초로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드론이 출시됐다. 무인항공기라는 개념을 뒤짚은 'EHANG 184'라는 이 유인 드론은 DJI 에 이어 중국을 대표하는 드론 기업인 이항(eHang)’이 내놓은 것이었다. 이항 184는 최대 고도 500m 상공에서 시속 96Km로 중량 100Kg까지의 사람을 태우고 20분 이상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세그웨이 나인봇 등이 개발한 1인용 모빌리티(이동기기)와 마찬가지로 항공용 1인 이동기기로서 교통 시스템의 혁신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CES 2016’에 참가한 27개 드론업체 가운데 중국 업체는 12개에 달했다. 한국 기업은 소형 드론을 생산하는 바이로봇 단 한 개뿐이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 CES 개막 기조 연설에서 “즉시 변화할 수 있고, 전례가 없으며, 접근이 가능한 기술에 대한 기대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면서 세그웨이의 이동형 퍼스널 로봇을 소개했다. 이 로봇은 기존의 1인용 이동수단에 로봇기술을 결합해 만들어낸 혁신형 융합 제품으로, 세그웨이가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이를 출시하자 많은 이들은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중 하나라고 평가하 바 있다. 원래 미국 기업이었던 세그웨이는 2015년 4월 샤오미가 투자한 ’나인봇‘이라는 "세그웨이의 기술을 모방해 특허를 침해한 짝퉁 기업에 오히려 인수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인텔은 반도체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드론, 로봇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뒤 세그웨이에 투자했으며, 이에 따라 인텔과 샤오미가 나인봇을 통해 서로 협력하는 구도가 됐다. 여기에 샤오미는 페이미(飛米)를 통해 드론을 생산하고 있으며, 인텔 또한 다른 중국 드론 스타트업 기업인 ’유닉(Yuneec)‘에 투자하는 등 합종연횡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7월 출시하는 샤오미의 미드론
민수용 드론산업은 DJI 뿐만이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중국의 드론 기업은 400여 개에 달한다. 링두(零度, ZEROTECH), 이항(億航智能技術有限公司, eHang), 지페이(極飛電子科技有限公司, XAIRCRAFT)등 중국 드론 기업들은 이제 글로벌 업체들로 성장하고 있다. DJI의 항공촬영기술과 이항의 스마트폰 어플을 통한 드론조작 시스템은 모두 업계에서 선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위다웨이 于達維 <차이신주간 財新週刊 > 기자, 競逐無人機2.0時代, 2015년 28호/드론 2.0 시대- ① 폭발하는 시장 <이코노미 인사이트> 커버 스토리 스마트 기술로 성장 탄력 받은 드론 산업 2015년 9월호)
1인용 유인 드론을 내놓은 이항(eHang)’은 2014년 4월 광저우(廣州)에서 설립됐으며 스마트폰 어플을 통한 드론 콘트롤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다. DJI의 전문적인 항공촬영보다 이항의 제품은 대중화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회사가 설립된지 1년도 안되는 시간에 여러 곳의 앤젤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고 2015년 12월에는 CGV 캐피털로부터 1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이항은 DJI에 앞서 미국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의 ‘2014년 50대 글로벌 혁신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항의 1인용 유인드론
2007년에 창립된 링두는 항공촬영 무인기를 전문적으로 연구·제작하는 업체로 베이징에 위치해 있다. 2015년 1월 5천만위안(약 90억원)을 조달해 새로운 회사를 창업했다. 중국에서 최초로 영화 및 드라마에 항공촬영 시스템을 제공한 업체로 수많은 중국 영화 및 드라마 작품의 항공촬영 장면은 모두 링두 무인기를 통해 완성됐다. 해당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DJI보다 1년 늦은 2007년 설립된 지페이는 가장 일찍 다회전날개 무인기를 연구개발해 온 업체다. 2012년 지페이는 무인기의 응용영역을 오락에서 농업으로 확대하면서 무인기를 통한 살포관개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또한 중국 택배회사 순펑(顺丰)과 협력해 개발한 배달무인기가 현재 선전과 후이저우(惠州)에서 시험운용중이다. 지페이는 2014년 8월 실리콘밸리의 청웨이캐피털로부터 2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받아 첫번째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차이신 주간>의 위다웨이에 따르면 베이징에 소재한 파워비전(Power vision·臻迪智能科技有 限公司)도 2014년 9월 3800만위안(약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파워비전은 드론 관련 데이터 개발이 핵심 업무 분야다.
궁친 지페이(엑스에어크래프트) 창업자는 “상업용 드론의 성장은 스마트 하드웨어의 가격 하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드론에 사용하는 센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심지어 400달러 넘던 위성항법장치(GPS) 가격은 4달러까지 내려갔다고 전했다. 게다가 그에 따르면 “최근에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택배처럼 인력이 많이 소요되는 업종일수록 드론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송전선 점검과 소방 구조, 국경 순찰 등 안전이 우려되는 분야에서도 드론 수요는 막대하다. 런빈 청두종횡선진제어기술유한책임공사(成都縱橫先進控制技術有限責任公司) 사장은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 기술의 응용 범위가 확대되고 정보기술(IT)이 발달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시장 수요가 창출되자 민간 드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드론 배송시스템의 강자 매터넷과 에어웨어
세계 드론시장은 미국의 독주 속에서 중국과 이스라엘, 일본이 그 뒤를 쫓는 양상이었다. 이스라엘은 우수한 항공전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군사용 드론 가운데 전술 무인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일본은 10년 동안 산업용 무인 헬리콥터 개발에 몰두해 자연재해에 특화된 무인헬리콥터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가장 뒤쳐져 있던 중국은 개인용 드론 장비와 관련 부품 분야 그리고 선전의 전자제품 생산 모델과 모바일 생태계 등에 기반한 새로운 드론 플랫폼을 만들어가면서 이제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에 와있다. 그러나 군사분야에서의 미국의 우위는 여전히 확고하며, 드론을 이용한 운송 시스템분야와 구글 페이스북 등이 추진하고 있는 드론을 활용한 정보통신 분야 인프라 구축과 드론 플랫폼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론 배송에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건 의외로 기존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 전통 유통기업이 아니라 전문적인 ICT 기술로 무장한 미국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기업 ‘매터넷(Matternet)’과 에어웨어(Airware)가 꾭히고 있다. 매터넷은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배송 시스템 시장에서 아마존, 구글 등에 앞서 주도권을 겨냥하고 있다. 매터넷의 비즈니스 모델은 드론 기기가 아니라, 무인항공시스템 판매다. 매터넷이 제공하는 시스템은 매터넷 원, 매터넷 클라우드,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구성되며, 이미 판매에 돌입한 상태다. 매터넷 공동설립자이자 CEO인 안드레아스 랩토포울로스(Andreas Raptopoulos)는 매터넷 원이 아마존이나 구글과 경쟁하기는 하지만, 자신들은 물류업체나 운송 서비스 기업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또한 에어웨어는 엔터프라이즈 드론 생태계 구축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드론 시스템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의 하나가 되고 있다. 구글벤처스 (Google Ventures), 인텔캐피털(Intel Capital), 앤드리센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 GE벤처스(GE Ventures),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 등의 유명 투자사들은 너도나도 에어웨어에 투자해 에어웨어는 총 4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무인기를 이용한 항공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매터넷이 만든 시스템은 신흥국에서 이미 의약품 수송 등에 사용돼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럽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무인기 중 운영자가 조종할 필요 없이 자동운전 차량처럼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비행하는 지능형 무인 항공기를 통상 ‘스마트 드론(Smart Drone)’이라고 한다. 스마트 드론은 전자상거래의 파이프라인으로 점포 간 제품을 이동하거나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터넷이 무인기 자율비행기술을 택배에 적용할 경우, 아마존이나 구글에 한발 앞서 스마트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하는 셈이다.
매터넷 원을 이용한 스위스포스트의 드론운송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자율비행기술 스타트업 매터넷, 아마존 앞서 드론 배송 시작’, IITP 주간기술동향 1704호)에 따르면 매터넷이 2015년 4월 선보인 배송 전용 무인기 ‘매터넷 원(Matternet ONE)’은 도심 배송을 위해 설계 됐으며 무게 1kg까지 짐을 싣고, 20km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또 클라우드 서버인 ‘매터넷 클라우드(Matternet CLOUD)’와 교신하며 비행하고, 상세한 설명은 없지만 LTE 등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행경로는 지형 등을 고려해 사전에 설정되며, FAA(미연방항공국)이 정한 비행금지구역(공항 주변 등)이나 구조물을 피해 최단 경로로 비행하도록 설정된다. 클라우드는 드론의 운행 상태를 모니터링 하며, 클라우드에 수집된 운행 데이터는 사후 분석돼 비행에 관한 지식을 획득, 축적하는 데 사용된다. 매터넷 원의 비행경로 설정 등 전반적인 조작은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이뤄진다. 매터넷은 향후 항속 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교환 지점의 설치를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드론의 배터리 교환은 사람이 하고 있으나 이를 자동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한 다른 비행체와 충돌을 회피하는 시스템과 GPS 신호를 수신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한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다.
매터넷은 우선 유럽 및 아시아 아랍권 등의 국가에서 B2B(도매) 배송을 주도한 다음, 미국에서 무인기 항공사업을 전개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실제로 스위스 국영 우편 업체인 스위스 포스트(Swiss Post)는 매터넷 원을 이용해 2015년 드론을 이용한 우편물 배달을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스위스 국제 항공 화물 부문인 스위스월드카고(Swiss World Cargo)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는 5년 뒤를 보고, 배터리 이용시간 등 기술적인 문제와 법적인 문제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어웨어는 개인용 드론보다는 기업용 드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용 드론이야말로 지속적이고도 큰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어웨어는 전력선 점검, 채광 작업 조사, 송유관 점검 등 기업을 위한 드론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15년 5월 에어웨어는 엔터프라이즈 드론 생태계(Enterprise Drone Ecosystem) 구축을 위해 드론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상업용 드론 펀드(Commercial Drone Fund)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ICT 거인들-정보통신 인프라와 드론 플랫폼
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와 유닉과 손잡고 만든 드론 타이푼H
정보통신분야의 인프라 구축과 드론의 플랫폼 경쟁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인텔 등 미국의 우위가 뚜렷하다.
구글은 2014년 1조원 가까운 투자를 통해 50mW급 태양광 무인기 개발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Titan Aerospace)를 인수했다.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의 드론은 50m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 날개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 공급하기 때문에 일단 이륙하면 최대 5년까지 착륙하지 않고 2만m 상공에서 비행이 가능하다. 영국의 일간 <더 가디언> (2016년 1월 29일)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뉴멕시코 주에 있는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이 드론에 5G(5세대) 이동통신용 전파신호를 지상에 쏘아 주는 계획을 비밀리에 시험 중이다. 구글은 2015년 여름에 5G용 송수신장치 프로토타입을 몇 개 개발해 복수의 드론과 함께 테스트중이며 이 프로젝트에 ‘스카이벤더’라는 암호명을 붙였다. 스카이벤더는 드론을 이용해 28 기가헤르츠(GHz) 대역의 극고주파(EHF)를 쏨으로써 현재 쓰이는 4세대 LTE의 최대 40배인 초당 기가비트 수준의 속도로 데이터 전송을 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극고주파는 주파수가 매우 높아 감쇄가 심하므로 도달 거리가 짧다는 문제가 있다. 구글은 조종사가 탈 수도 있고 안 탈 수도 있는 ‘센토’라는 비행체와 구글 타이탄이 개발한 태양광 드론을 이용해 이 실험을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이동통신사 기지국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론이 제공하는 5G 서비스는 현재 4G LTE 망보다 40배 이상 빠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시험에 사용된 드론은 2014년 구글이 인수한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고고도 태양광 발전 드론이다. 구글은 또 자체개발한 드론(소형 무인기) 두대를 공개했다. 그 중 한대는 구글지도 서비스에, 다른 한대는 배달 서비스에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구글의 M&A 발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의 유사한 기술을 가진 드론 기업인 어센타(Ascenta)를 2천만 달러(240억원)에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 인프라가 깔려 있지 않은 오지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페이스북은 어센타가 개발한 2만m 상공에서 3개월 정도 머물 수 있는 태양광 드론 아퀼라(Aquila)의 시험비행을 2015년 3월 27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퀼라’는 공중의 인터넷을 위한 드론과 오지의 인터넷용 드론이 상호 데이터를 교환함으로써 지상의 데이터를 인터넷 오지인 타 지역에 실어 나르는 원리로 움직인다. 인터넷 설비를 대폭적으로 절약할 수 있고 어디든지 인터넷을 공급할 수 있페이스북은 이 아퀼라를 앞으로 1000대 정도 배치해 전 세계에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몇년 내에 유선인터넷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아프리카, 인도,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오지 및 섬들에 인터넷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도 드론특허를 신청한 상태로 앞으로 페스티벌 공중연출에 드론을 투입할 계획이라 한다. 액션카메라 전문기업인 고프로(GoPro)도 2016년 상반기 드론 제품을 출시, 드론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또한 퀄컴이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드론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며, 라이벌 업체인 인텔은 직접 드론 제조사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커져가는 드론 시장에서 프로세서, 플랫폼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텔은 2016년 1월 독일의 드론 업체 ‘어센딩 테크놀로지스(Ascending Technologies)’를 인수했다. 기술 전문 누리집 <리코드>는 2106년 1월 4일(현지시간) 어센딩 테크놀로지스가 판매하고 있는 드론의 충돌 회피 시스템에는 인텔의 ‘리얼센스(Real Sense)’(3D depth camera) 기술을 사용하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리얼센스는 컴퓨터가 고화질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 등을 활용하여 주변 사물을 3차원으로 인식한다. 이를 활용하면 얼굴 인식을 활용한 보안 장치나 사람의 동작에 따라 반응하는 게임 등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리얼센스를 드론에 활용하여 장애물 회피 기능을 구현한 것이다. 2002년 설립된 어샌딩 테크놀로지스는 8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작은 업체로 이미 5종 이상의 상용 드론을 판매하고 있다. 인텔은 또한 중국 드론 스타트업 기업인 ’유닉(Yuneec)‘에도 6천만 달러(700억원)를 투자했으며, 에어웨어(Airware), 프리시전호크(Precision Hawk) 등 여러 드론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인텔의 새로운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는 이 투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그것이 상품 배달이든, 재난 현장 탐색이든 간에 드론이 인간의 삶을 상당 부분 바꿀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인텔의 기술이 바탕이 된 유닉의 스마트 드론은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스마트하고 연결된 세상이 올 것을 믿는다.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모두에게, 그리고 모든 곳에 드론이 존재하는 것이다. 인텔의 로드맵에 있는 드론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드론 산업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박종운, 인텔은 왜 드론 시장의 큰손이 되었나, 온라인 드론 전문 매체 <드론스타팅> 2016년 5월11일)
2015년 9월 첫 선을 보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플라이트는 58×40mm 크기를 가진 드론 개발 보드로, 퀼컴의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GPS, 4K 비디오 영상 녹화, 무선랜과 블루투스 같은 커넥티비티,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 툴 등이 포함돼 있다. 텐센트와 제로테크는 퀄컴의 이 ‘스냅드래곤 플라이트’로 소비자용 드론 ‘잉(YING)’을 개발했다. 신형 드론 잉은 스마트폰으로 조정하며, 드론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QQ메신저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롤랜드 카이 텐센트 부사장은 “일반 소비자용 드론 시장은 앞으로 몇 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잉은 소비자용 드론의 좋은 예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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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호 선임기자 kank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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