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제안한 한-일 군사기밀협약 무슨 ‘비밀’ 있나

2011. 0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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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방 전문 웹진 ‘디펜스21’ 오픈 특집 - ‘연평도 피격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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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 김태형 기자

 

 

한국 방위산업 추락-도약 갈림길

 

 

지난해 12월 9일 이명박 대통령과 인도네시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의 정상회담 때 배석한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은 유도요노 대통령의 입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장수만 청장은 애초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순방 수행원 명단에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방문할 때 한국의 T-50(공군 조종사 고등훈련기) 구매 의사를 밝힐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장수만 청장이 이 대통령을 수행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습니다.


이 대통령 T-50 세일즈 번번이 쓴잔


하지만, 유도요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방위산업 협력에도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두루뭉술한 이야기만 하고, T-50의 T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유도요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 ‘T-50 첫 수출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를 받고 기대가 컸던 이 대통령은 회담 뒤 참모들에게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50 수출은 이명박 대통령이 원전과 함께 직접 세일즈에 나설 만큼 신성장동력입니다. T-50의 대당 가격은 230억 원입니다. 한 나라에 훈련기 50대 안팎을 팔 수 있기 때문에 수출만 성사되면 금액이 1조 원을 넘습니다. T-50 첫 수출이 성사돼 물꼬가 터진 뒤 후속 수출로 이어지면 방위산업 역사상 최고의 대박이 될 것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초 당선자 시절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 왕세자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T-50 수출 전면에 나섰지만, 실패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2009년 2월 T-50의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수출은 이탈리아에 밀려 좌절됐습니다.


지난해 6월 이명박 대통령은 싱가포르를 방문해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T-50을 직접 세일즈했으나 이탈리아에 밀려 큰 진전이 없었습니다. T-50 수출이 세계 시장에서 계속 쓴잔을 마신 것은 한국 방위산업의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성장동력으로 삼기엔 취약함을 말해주는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국산 명품 무기’ 잇달아 말썽


지난해 방산 수출 실적(11억9000만 달러)을 보면, T-50과 K-9 자주포 수출 등 대형사업 계약이 연기되면서 수출 증가세는 둔화됐습니다. 전체 수출 실적은 전년대비 2% 증가에 그쳤고 지난해 초 방사청이 제시한 방산수출 목표액 15억 달러의 80%밖에 이루지 못했습니다.


지난해는 방산 수출 부진과 함께, 이른바 ‘국산 명품 무기’ 신화의 거품도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국방과학연구소(ADD)는 K-9 자주포, K-21 보병전투장갑차, K-2 차기전차, T-50 고등훈련기 등을 ‘10대 국산 명품 무기’로 선정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국산 명품 무기의 고장이나 결함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라던  K-21 장갑차가 도하훈련 도중 2차례 물에 빠져 장병 1명이 숨졌습니다. K-9 자주포는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태 때 성능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또 일선 포병부대가 규정된 부동액을 사용하지 않아 20005년 이후 K-9 38문의 엔진이 구멍이 뚫리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전차로 관심을 끌었던 K2(흑표) 전차도 엔진 등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국산 무기에 결함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근본 원인은 기술력 부족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을 보면,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은 선진국 대비 50~70%, 설계기술은 30~40%에 머물고 있습니다.


뒤로는 먼지털이식 수사


명품 무기의 추락에 대해 최근 방위사업청은 주요 무기체계는 연구개발 뒤 1년간의 전력화 평가기간을 거치도록 하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충분한 시험평가 기간을 확보하고 연구개발 후 각군별로 시범부대를 선정해 1년간 전력화 평가를 한 뒤 양산에 들어가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방산을 수출 주도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범정부적 수출지원체제 구축을 홍보하고 있지만,  대검을 동원해 무기·군수물자 구매과정에서의 뇌물 수수 등 방산 비리 의혹에 대해 내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노무현 정부 시절 이뤄진 대형 무기체계 도입사업에 참여했던 대형 방산업체가 참여정부 실세에게 금품을 줬을 가능성을 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산업계는 앞으론 ‘방산 육성 성장 동력’을 외치며 뒤로는 먼지털이식 방산 비리 수사를 벌이는 이명박 정부의 이중 태도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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