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에어쇼 ‘판보로’ 현장…F35, 모형만 ‘덜렁’

하어영 2012. 0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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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잉 F-15SE는 아예 모습 없어

유로파이터는 실물 전시·조종석 공개

국산훈련기 T-50 최초로 에어쇼 참가


유로파이터 타이푼 » 유로파이터 타이푼

들판엔 전투기, 헬기, 대형 민항기, 무인기 등 하늘을 나는 첨단 기계가 가득했다. 영국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53km 떨어진 햄프셔카운티 판보로(Farnborough) 들판. 파리,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손꼽히는 판보로 국제 에어쇼의 현장. 영국 신문 사설에서 “비는 그만 내려야 한다”고 쓸 정도로 궂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수만명의 인파의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에어쇼 현장을 찾은 15일(현지시각)에도 폭우는 여전했다. 비가 잦아들 무렵, 윙, 윙, 낯선 기계음이 갑자기 에어쇼 장을 흔들었다. 진원지는 최대 규모의 민항기인 A-380. 시범비행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시동 걸기만으로도 에어쇼의 중심 활주로 주변의 풀도, 사람도 태풍을 만난 듯 격하게 너울거렸다. 


A-380을 시작으로 스웨덴 전투기 그리핀이 시범비행을 하며 성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관람객들은 열광했다. 축구장 500개 크기로 100만㎡가 넘는 판보로 에어쇼장에서는 ‘하늘의 주인’임을 자처하는 152마리의 괴물들이 굉음과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에서 땅에서 불쑥불쑥 등장했다. 


1920년 영국 공군이 처음 연 판보로 에어쇼는 올해 1400여개의 업체가 참가했다. 방문한 업계 관계자만 10만여명, 일반 관람객은 20만명을 넘어섰다. 일주일 동안 벌이는 지상 최대의 쇼가 열리는 이 곳은 이 곳은 비즈니스의 전쟁터이기도 했다. 이 곳에서 지난 2010년에 성사된 계약 금액만 470억달러에 달했다. 


올해 가장 치열한 부문은 단연 전투기였다. 한국의 차세대전투기(FX) 후보기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었다. 유럽항공우주산업의 유로파이터와 록히드 마틴의 F-35, 그리고 보잉의 F-15SE 등은 경쟁하듯 에어쇼장 정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판보로 에어쇼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을 모으는 것 또한 이 3개 부스였다. 


보잉의 F-18과 F-15, 록히드마틴의 F-16 등이 전시된 미국 항공기 전시 구역을 찾았다. 이 곳은 미군이 경비를 맡아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었다. 미군 관계자의 안내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록히드 마틴의 F-35는 모형만 전시됐다. F-15SE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시를 맡고 있는 실무자에게 몇 마디 묻기 위해 다가갔다. 업체 관계자들은 기자의 질문에 ‘사전 예약에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취재진들이 카메라를 들고 모여들었다. 미 항공산업의 지금까지 점해온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 또한 ‘쇼’였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앞세운 유럽항공우주산업은 유일하게 실물의 유로파이터를 직접 에어쇼에 전시했다. 조종석을 공개해 관람객들이 직접 타보기도 했다. 유로파이터 쪽에서는 베른트 뷘세 부사장이 참여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베른트 부사장은 우리 공군의 차기전투기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한국과 계약을 체결한다면 한국에 최종 조립라인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며 “이 밖에도 유로파이터 타이푼 총 생산대수의 4분의 1 규모를 한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 기술의 전투기 사이로 검정 바탕에 노란색과 흰색 줄무늬가 들어간 국산 훈련기 T-50도 자리했다. 한국이 개발한 비행기가 해외의 에어쇼에 참가한 건 처음이었다. 중간 급유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날개와 엔진을 분리하고 동체를 그대로 민항기로 옮겨 조립했다. 공수해서 조립한 제품으로 최근 와딩턴 에어쇼에서는 비행부문 금상을 받아 참가한 해외 기술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T-50을 개발한 김홍경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는 “판보로 에어쇼에서 많은 항공업계 대표들을 만나보니 T-50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더 크다”며 “T-50은 5~6개국, KT-1은 2~3개국, 수리온은 3~4개국과 수출을 협상중에 있다.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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