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기습’ 실패로 해적들 이동…한때 위험 노출

2011. 0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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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피랍선원 전원 구출] ‘납치서 구출까지’ 일주일


피랍뒤 아덴만 상주 청해부대, 아라비아해 급파
해적들 분리 틈타 ‘양동작전’…부상자 생겨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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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새벽 해군 청해부대 소속 링스헬기가 엄호하고 있는 가운데 특수전요원을 태운 고속단정이 삼호주얼리호로 다가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삼호해 운 소속 화학운반선인 1만1500t급 삼호주얼리호가 인도양 부근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것은 지난 15일 오후 낮 12시께였다. 피랍 지점은 오만과 인도 사이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 입구로, 청해부대 최영함의 작전 해역인 아덴만으로부터 2000㎞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아덴만 근처에서 선박 호송 작전을 벌이던 청해부대 최영함은 15일 저녁 긴급 출동해, 18일 오전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근처에 도착해, 해적들의 동태를 감시했다.

18일 오후 2시51분(현지시각) 갑자기 해적 여러 명이 삼호주얼리호에서 납치할 때 사용했던 작은 배를 바다에 내렸다. 삼호주얼리호 근처를 우연히 지나가던 몽골 화물선을 추가로 납치하려는 행동으로 최영함은 판단했다. 최영함 함장인 조영주 대령은 해적들이 둘로 분리된 당시 상황을 활용해 구출 작전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미리 준비한 작전이 아니라 조 함장의 즉석 결정이었다.

먼저 최영함에 실린 대잠 링스헬기가 출동해 몽골 화물선에 접근하던 해적들의 배를 겨냥해 기관총으로 위협·경고 사격을 했다. 배에 탄 해적들은 총격을 피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해적들의 관심이 링스헬기 사격에 쏠린 사이 특수전요원(UDT/SEAL)으로 구성된 검문검색팀이 고속보 트를 타고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했다. 일종의 양동작전이었다. 검문검색팀이 삼호주얼리호에 거의 접근했을 때 해적들이 보트에 사격을 해 교전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검문검색팀 3명(소령·상사·하사)이 다치자 검문검색팀은 작전을 중지하고 최영함으로 귀환했다.

파편상과 찰과상을 입은 장병 3명은 헬기로 후송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19일 밤 10시23분 삼호주얼리호로부터 약 13㎞ 떨어진 해상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90t급 선박이 삼호주얼리호 쪽으로 접근했다. 최영함이 여러 차례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했지만 이 배는 계속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했다. 청해부대는 이 배가 해적을 돕기 위해 접근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19일 아침 8시께 승선해 검문·검색을 벌였다. 하지만 최영함은 이 배가 이란 국적의 어선으로 확인되자 선원 16명과 선박을 풀어줬다.

1차 구출작전이 실패로 끝난 뒤인 19일 삼호해운은 선장과 통화해 인질들의 안전을 확인했다. 이에 최영함은 삼호주얼리와 10여㎞ 안팎 거리를 유지하면서 2차 구출작전의 기회를 엿봤다.

19일 오후 1시20분께 삼호주얼리호가 시속 10㎞ 안팎의 속도로 해적 본거지인 소말리아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최영함이 삼호주얼리호 앞쪽 바다에 기관총을 쏘며 선박의 이동을 막으려 했으나, 해적들은 계속 배를 움직였다.


이에 군 당국은 삼호주얼리호가 해적 본거지인 소말리아 육지에 도착하기 전에 구출작전을 펼친다는 방침을 세웠다. 21일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58분, 삼호주얼리호가 해적 본거지를 1310㎞ 앞둔 해상에서 청해부대는 2차 구출작전을 시작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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