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과 예비역 청춘은 두 번 힘들다

2015. 04.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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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올해 초 영구 귀국했다. 6개월 이하 외국체류의 경우 예비군 훈련이 사라지는 혜택이 없어서 그런지 2월에 귀국과 함께 기자를 반겨주는 것은 3월부터 시작되는 예비군훈련이었다.
2주 연속 4일씩의 동미참 훈련(동원지정을 받지 못한 동원대상자가 받는 동원 미지정 훈련)과  3주차 하루 일정의 향방훈련의 예비군 훈련이 한꺼번에 잡혀서 곤혹스러웠다. 2015년 국방부의 예비군 훈련 강화기조 역시 이 무렵 발표되면서 개인적인 경험과 국가적인 정책시행 시기가 맞물리게 되었다. 2015년 3월의 예비군훈련을 통해 예비군훈련제도를 분석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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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은 고달프다. 그들에게 정예화된 전투력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지 않을까?


  예비군 제도 창설의 배경과 태생적인 문제점


  대한민국 예비군의 역사는 1961년 11월에 제정된 향토예비군 설치법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법안은 향토방위, 병참선 경비, 후방지역 피해 통제 등만 명시했을 뿐 7년간 거의 집행되지 않는 형태로 존재했으나 1968년의 1.21 사태(일명 김신조 무장공비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를 결정적 계기로 예비군은 현재의 준군사적 성격의 대규모 조직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당시는 주변 국제환경상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던 데다 북한이 군사적 모험주의로 치닫던 시기여서 안보문제가 각종 사회문제에서 최우선 고려사항이었던 시절이었다.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모태인 국방각료회담이 열린 것도 1968년 5월인데, 제1차 국방각료회담에서 향토예비군의 무장을 지원하는 문제가 논의되었고, 같은 해 10월의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거치며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지시에 의해 1969년 제2차 국방각료회담에서 향토예비군에 대한 추가적인 소화기 지급이 결정되었다. 이는 향토예비군 창설 배경이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1970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가 향토예비군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대권 경쟁자인 박정희에게 패배하면서 예비군 제도 폐지는 무산되었다. 당시는 북한도 아직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를 창설하기 이전이므로, 예비군의 확충은 박정희의 독재 연장을 보조하기 위한 대북 공포분위기 조성의 일환으로도 여겨졌다. 그러나 계속되는 북한의 대남무력도발들로 인해 전국민적인 안보중시 분위기가 무르익어, 1970년 예비군은 예비군설치법 제2조에 의해 “현역 군부대 편성과 작전 수요를 위한 동원 대비”라는 성격으로 정립된 준상비군으로 그 위상이 확립되었다.
1972년에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 예방과 응급복구”라는 민방위의 성격이 추가되었으며 1980년에는 경찰기능까지 추가되어“경찰력만으로 대처할 수 없는 무장소요가 있거나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 이를 진압하고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국가방위라는 예비군 본래의 임무성격에서 크게 변질되었다. 이는 신군부가 계엄령을 통해 군사독재를 실시하고 있던 당시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상 제2의 계엄군으로 예비군이 활용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만든 것으로 이해되는데, 쉽게 말해 예비군제도는 냉전시대의 안보개념에 입각해 공산세력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국민동원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초석의 역할도 수행했다고 해석된다는 의미이다.
사실 예비군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당 제도가 가지고 있는 정책철학에 있다고 여겨진다. 즉, “안보”라는 것이 국가정부를 위한 것인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 현행 예비군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고대 혹은 냉전식 사고방식에 따르면 국민은 국가정부의 유지존속을 위한 종속적 지위를 가지며, 국민 개개인의 희생을 통해 국가가 저렴하고 편리한 정책추구가 가능하다면 ‘애국심’이라는 명목 하에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있었고 이러한 분위기가 국민들 사이에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사실 현행 징병제 역시 이러한 의식 혹은 정책철학에 의거해 수립된 것이다.


예비군 제도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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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와 배고픔에 쓸쓸한 두 예비군의 뒷모습. 총도 전투장구류도 구시대에 머물러있다.



  예비군은 크게 동원예비군과 향방예비군으로 나뉘는데 훈련과 전시소집에 대해 동원예비군은 병역법, 향방예비군은 향토예비군설치법의 통제를 받는다. 동원예비군은 전시에 현역과 동일하게 취급되며 주로 전시소집부대는 전방 전투부대나 동원사단, 전시창설부대(민사대대, 포로수용소관리대 등)이다. 수도권 거주 동원예비군 거의 상당수가 경기도나 강원도쪽 전방부대로 지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수도권, 강원도 거주 예비군 중 일부는 수방사, 3군, 1군 예하의 향토사단이나 전방 군 병원(강릉병원 등), 수도병원에 동원지정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 수는 많지 않다. 2작사 지역 거주 예비군 중 상당수는 향토사단이나 계룡대, 군수사와 같은 후방 사령부 등 후방부대로 지정되기도 한다. 향방예비군과 다르게 개인별로 군사특기가 지정되어 있으며, 기행병과 특기 전역자는 대체적으로 그 특기로 지정되는 경향이 있다.
  향방예비군은 전시에 거주지 인근의 주요 시설물이나 거점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는 예비군으로 전시소집부대는 거주지 관할 향토사단 예하부대(후방 지역), 전방 군단 경비연대 예하 향방부대(전방 지역)로 지정된다. 출신 군사특기에 상관없이 향방예비군은 기본적으로 보직이 소총수다. 정확히 말하자면 해당 예비군이 소속된 예비군 동대가 곧 전시소집부대다. 1~4년차의 경우 평시에는 3일 간 출퇴근제 동미참훈련 대상이다.
하사 이상 간부는 동원지정이 되지 않은 동원 미지정자라도 2박 3일간 입영훈련을 하는 간부 동미참훈련을 받게 된다. 간부의 동원지정은 필요한 보직에 따라 달라져 계속 동원 미지정이다가 5년차나 6년차에 동원지정이 되기도 한다. 예비군은 보통 병사와 간부로 나뉘어 관리를 받는데 각 지정자원에 따라 훈련시간도 다르다.

<예비군 자원별 구성특징 및 훈련시간>


구분

구성특징

훈련시간

1~4년차 동원 지정 예비군

현역 출신 중 학생 제외

동원훈련(23, 28시간)

5~6년차 동원 지정 예비군

향방기본(6시간) + 향방작계

(6시간) + 동원소집점검

(4시간)

1~4년차 동원 미지정 예비군

현역 출신 중 학생과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보충역필

동미참(4일에 걸쳐 30시간)

+ 향방작계(6시간) 2

5~6년차 동원 미지정 예비군

향방기본(6시간) +

향방작계(6시간) 2

7~8년차 예비군

잔여 훈련시간이 없으면

훈련을 받지 않는다

간부

1~6년차 동원 지정 예비군

현역 출신 중 학생 제외

동원훈련(23, 28시간)

1~6년차 동원 미지정 예비군

현역 출신 중 학생 등

동원 미지정자

동미참(23, 28시간,

입영훈련)

7~계급정년 예비군

현역 출신에 한하지만 훈련은 받지 않는다. 민방위로 넘어가지 않고 정년 도달시 퇴역

 


  공군 병 출신의 경우 2011년부터 예비군 전용부대가 수원에 증설되면서 훈련체계에 변화가 생겼다. 공군교육사령부 소속 27예비단은 2010년까지는 공군 간부 전용 예비군 교육을 전담했으나 27 예비단에 제 2교육대가 창설되면서 병과 간부 예비역 모두 공군에서만 훈련받게 되었다. 공군 예비군의 특징으로는 1~4년차의 경우 동원 지정자와 미지정자가 2박 3일에 걸쳐 28시간동안 입영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동원 지정자는 자신이 소속된 공군부대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되고, 미지정자는 수원과 진주에서 동미참 숙영훈련을 받게 된다. 물론 5~6년차 공군 예비역의 경우 향방작계를 받게 되어 있지만 운이 없는 경우 동원지정 1박 2일 훈련을 받는다.
  해군 병이나 간부, 특히 공군 간부의 경우 거주지역에 따라 장시간을 이동해 훈련을 받으러 가야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해군의 경우 예비군 훈련장이 적고, 군종의 특성상 기지들이 해안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진해나 평택 등의 도시로 가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공군 간부는 수원과 진주로만 가야 하므로 역시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한 예비역이 많다. 육군 간부출신 예비역 역시 동원지정자일 경우 철원 등 예비역 간부자원이 많이 필요한 전방지역으로 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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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한 도시락을 맨바닥에 먹는다. 예비군식당의 수용은 50명정도 훈련대상은 450, 식사또한 편하지 않다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들에게 안보란 개개인의 자유와 시간을 희생해서라도 지켜야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당시의 북한은 지금처럼 낙후한 무기체계와 빈궁한 경제체제가 아니었으므로 현실적으로 국민의 희생이 있더라도 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그러나 예비군 동원은 창설 당시부터 일용직 노동자 등 취업이 불확실한 사람 등에 대한 생계대책이 전무하다고 비판받았다. 현행 예비군 설치법 제 10조는 “타인을 사용하는 자는 그가 고용하는 자가 예비군 대원으로 동원되거나 훈련을 받을 때는 그 기간을 휴무로 하거나 그 동원이나 훈련을 이유로 불이익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고용이 불확실한 노동자들이나 자영업자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으며, 교대시간에 직장예비군의 훈련을 실시하고 당일 근무를 계속시키는 것은 향토예비군 설치법 제 10조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결국 예비군훈련으로 인해 노동 강도가 강화되는 사태를 초래한다. 또한 이 조항은 야간 근무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이들은 주간에 훈련을 하고 야간에는 직장업무를 보거나 생계를 위해 야간작업을 해야 하는 불합리성을 해결할 수 없으며, 2015년 현재 실시되고 있는 야간 예비군 훈련의 경우 반대로 주간에 직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야간에 예비군 훈련을 받은 뒤 다시 다음날 주간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육군본부의 「육군동원 50년 / 10년 발전사」에 따르면 중식비 지급은 1996년부터, 교통비 지급과 예비군 중대 운영비 지급은 1997년에야 비로소 이루어졌는데, 그전까지는 국가를 위해 현역병 복무를 3년간 수행하다 돌아온 죄밖에 없는 사람들을 무료 혹은 그에 준하는 비용으로 국가가 노동력∙시간을 갈취해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훈련에 따른 보상비 또한 있기는 하지만 현 사회의 물가수준, 아니 각 시대의 최저임금과 비교해 봐도 어처구니 없는 액수가 책정되어 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예비군훈련을 받는 사람들이 수령하는 금액은 다음과 같다.

 

 

동미참향방훈련의 실비(교통비 + 중식비 / 1)

구 분

2009

2010 2011

2012

2015

금액 ()

7,000

9,000

10,000

12,000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의 법률상 최저시급은 5,580원이므로 8시간 훈련에 동원된 인원에게 최저시급으로 임금을 계산해 지급할 경우 44,640원을 지급해야 한다. 즉,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예비역 인원들에게 최저시급의 약 4분의 1밖에 안 되는 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 형편없는 액수 또한 동원예비군이 아닐 경우, 예비군 교장에서 도시락을 사먹는다면 6,000원의 중식비를 떼이게 된다. 문제는 적지 않은 수의 예비군 교장은 PX(매점)가 없고 점심을 배달시켜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니 대부분의 예비군 동원 인원들은 보상비의 절반을 중식비에 쓰게 되고, 나머지 절반에서 교통비를 사용하고 나면 1인당 약 2-3천원 가량이 남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에 거의 무료로 봉사하라는 의미인데, 이러한 열악한 상황 하에서도 현재 국방부는 점점 예비군 훈련을 강화하는 정책기조로 나아가 전국민적인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9시로 정해진 입소시간에서 9시 30분까지는 지연입소로 처리해 추가훈련시간을 받고 나면 입소로 인정해주었는데, 이제는 9시 이후에는 전면적으로 입소를 인정하지 않고 불참처리를 한다. 예비군 훈련 불참에 대한 벌금도 과거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었으나 이제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면서 2,000원이 인상된 예비군 보상비에 비해 지나친 벌금 상승폭을 보여 인센티브는 약하게, 패널티는 과도하게 물려서 국민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현 대한민국 국방부의 마인드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정당한 대우와 보상은 요원, 늘어가는 국가의 요구사항

 

  더욱이 국방부는“실제 싸워 이길 수 있는 성과 위주의 훈련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3월 2일부터 적용되는 성과 위주 훈련 시스템에 따라 예비군들은 1년에 1회 실시하는 예비군 동원훈련 기간 동안 부대 내 생활관에서 생활할 수 없고 작전임무 지역이나 산지 등에서 텐트를 설치해 숙영한다. 동원훈련 보상실비가 올해 1,000원 증가한 것에 비해 지나치게 훈련의 강도가 증가되었다. 지각을 면하기 위해 택시를 타거나, 여러 사유로 인해 불참해 벌금을 내게 되면 예비군 개인의 호주머니에서 지출되는 금액이 예비군 훈련 보상비로 받는 금액에 비해 더 크다. 훈련에 참가하면 이득이 거의 없는 반면 훈련에 불참하면 많은 손해를 주는, 예비역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전근대적인 방식 및 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군복무는 물론 예비군 훈련까지 훌륭히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주어지는 인센티브가 거의 없는 실태는 분명히 현행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군복무 기간이나 예비군 훈련 기간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의미 없는 기간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군복무나 예비군 훈련에 소요되는 시간은 엄연히 각 개인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시간이며, 보상비를 충분히 주고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 “집에 두어 시간 빨리 보내주는 것이 충분한 인센티브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방부의 현 수준을 보여주는 탁상행정이라는 것”이 이번 훈련에서 만난 예비군들의 의견이었다.
  사실 대한민국 국방부가 예비군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지 않다. 2009년 6월 27일, 지금까지 현역 출신인 예비역 중 제대한 후 대학이나 특수직장(정부청사 공무원, 교사, 일부 대기업 등)에 종사하지 않을 때 1년에 1회 받게 되는 동원훈련은 입소하여 2박 3일, 동미참 훈련은 8시간씩 3일 연속 출퇴근 체제로 운영되어 온 것을 다시 옛날처럼 4박 5일로 늘린다는 계획이 발표되어 수많은 예비역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발표 후 예비군들의 생계문제 및 시대를 역행한다는 비난이 쇄도하자 이명박 정부는 늘 그랬듯이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해온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참여정부에서는 군복무 기간을 1년 6개월로 단축시키고 예비군 훈련을 4박 5일로 늘리는 것이었는데 복무기간 단축은 동결시키고 훈련 기간만 늘렸으니 이는 아전인수격 해석에 불과하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단계적으로 예비군 교육시간을 늘려나가다가 2016년부터는 3박 4일, 2020년부터는 4박 5일 체제로 바뀌게 되며, 향방 훈련 시간도 지금의 18~20시간에서 36시간으로 확대된다.
  또한 2011년 11월 23일 국방부는 2012년 1월부터 예비군 대상으로 현역복무부대 동원지정제를 실시할 예정이라 발표하였는데, 이는 다시 말해 수도권 지역과 강원도 지역 거주 예비군 대상으로 현역 시절 복무했던 부대로 동원지정을 하겠다는 것으로 각 부대에 대한 현역 시절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이용하여 현역 수준의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하자는 게 골자이다. 그러나 전라, 경상, 충청 등 2작사 지역 거주자는 기존 방침처럼 거주지 위주로 동원 지정된다. 또한 수도권, 강원지역 거주자이더라도 현역복무부대가 2작사 지역에 있는 경우에는 현역복무부대 동원 지정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제도에 따르면 거주지가 복무했던 부대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이동에 시간이 지나치게 소요되거나 현역복무시 갈등관계에 있던 선임, 후임, 간부들을 다시 만나 같이 훈련하는, 예비역 입장에서는 고역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는 현실적인 부분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국방부 관계자들의 무사안일한 생각에서 나온 계획이었다. 당연히 당시 예비역들은 극심하게 반발했고 수많은 전문가들 역시 이는 무리한 제도라고 지적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국방부는 해당 제도를 강행했다. 그러나 시행 이틀 만에 반발에 부딪혀 해당 제도를 잠정 보류하고 결국 1군, 3군, 수방사 지역 부대에서 복무했던 동원 대상자 중 희망자에 한해서 시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현역복무부대 동원지정제는 실질적으로 실패한 제도가 됐다.
위의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대한민국이 예비군을 배려하는 수준은 상대적으로 보나 절대적으로 보나 어처구니 없는 수준이다. 이는 국가방위가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기제에서 출발하지 않고 국민을 저렴하고 편리한 동원 및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출발한 현행 예비군제도 자체의 태생적 결함이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해 냉전이 끝난 지 벌써 4분의 1세기가 되어가는 현재, 국가방위에 희생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배려하려는 시도는커녕 형편없는 대우와 급여로 현역병에게 마음껏 노동을 착취하던 사고방식 그대로 예비군 역시 마음껏 국가편의 위주로 다루려는 사고방식은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 혹은 국방부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성인 남성들을 편리한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방위와 안보를 위해 가장 귀중한 시간을 희생했고, 희생하고 있는 감사해 마땅한 주체로 인식을 전환해야 할 시기가 이미 한참 지났다. 예산을 핑계로 정당한 보상을 거부한다면, 해당 시스템은 폐지돼야 마땅하다. 예비군제도가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말 중요한 문제라면 국민에게 존폐의 여부를 물어야 하며, 이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않는 국가안보의 수단 및 방식의 운영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미 성숙한 시민 사회에 접어든지 오래된 대한민국 시민들을 냉전논리로 이토록 부당하게 대우한다는 사고방식은 시대에 뒤쳐졌을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형평성 측면에서 봐도 젊은 시기 국가에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사람들이 전역 후에도 이런 형편없는 대우를 받으며 국가에 추가적으로 봉사해야 하는데 비해, 미필이나 여성 등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병역기간 외에 예비역 기간에도 아무런 의무를 부과 받지 않으니 결과적으로 현역병으로 성실히 입대한 사람들만 손해를 보기 때문에 현행 예비군 제도는 불합리하다.
  결론적으로 현행 예비군 제도 운영은 대한민국에 팽배해 있는 “군대 갔다 온 사람이 손해”라는 인식을 부채질하고 있는 문제투성이 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예비군 훈련 정신교육 시간에 목도한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는 우리는 예비군”이라는 말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대한민국 정부는 언제까지 군필자들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라고 요구할 것인가.


 글/사진 유원 인턴기자 bittersweet04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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