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 공군사관학교

2015. 0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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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기 4학년 생도 (왼쪽부터 이태휘, 김기영, 이지현, 홍용석, 강의모 생도)

 육·해·공 사관학교들의 신입생 선발 경쟁률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사관학교 입학 경쟁률은 증가하지만 조기 전역을 지원하는 장교들의 숫자 또한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0~2014년 육·해·공군 사관학교 출신 장교의 조기 전역자 비율은 최초 임관 인원 대비 13%다.  이중 공군은 다르다.  조기 전역자가 2013년 16.1% 였던 것이 2014년 8.2%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 공군 사관학교 입학 지원율은 남자 23.5대 1, 여자 44.6대 1로 사관학교들 중에서 가장 높았다. 육·해·공 사관학교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가고 싶어 하고, 가장 이직이 적은 곳이 공군사관학교인 셈이다. 그 비결은 뭔가? 지난 6월 8일 청주에 있는 공군사관학교를 찾았다.



 항공 관련 ‘특성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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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공학실험’수업을 듣고 있는 생도들


 전역장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공군 사관생도 출신은 중 도전역 비율이 줄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최재동 교수부장(공사 32기)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무엇보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공군의 특성을 들 수 있다. 공군이 운용하는 무기체계의 특성상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어느 군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 집단으로써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는 조직문화로 발전하고, 각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선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공군사관학교에서 배운 철저한 안보의식과 애국심이 큰 이유가 된다고 생한다”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공사만의 ‘특화교육’과 올바른 안보의식을 자리잡기 위한 ‘군사교육’이 자신만의 전문성이 되 조기전역비율이 준 것으로 보인다.
 공군사관학교는 “배우고 익혀서 몸과 마음을 조국과 하늘에 바친다”는 교훈아래 학위교육, 생활교육, 비행훈련 등의 특화된 군사훈련과정이 있다. 특히 패러글라이딩, 모의비행훈련, 체험비행 등 정예 조종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비행적성함양 프로그램은 공군사관학교만의 특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1학년은 패러글라이딩을 50m 높이의 위치에서 고지비행을 실시하며, 실력우수자는 500m 높이의 위치에서 고지비행을 실시한다. 모의비행훈련(시뮬레이터 탑승)의 경우, 1~3학년 생도는 연1회 이상 자율적으로, 4학년 생도는 연 5회 이상 의무적으로 탑승하고 ‘입문과정 적응 비행훈련’을 실시한다. 모든 생도가 생도생활 기간 중 T-103(초등훈련기)을 몰아보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타 대학과의 교류나 위탁수업도 활발하다. 외국 사관학교와 상호방문, 위탁, 수탁교육, 그리고 해외견학 등 국제교류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과 제3세계 국가와의 교류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터키 등 우방국 사관학교에 공사생도 위탁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일본, 태국, 필리핀, 베트남, 몽골 등 다양한 국가의 생도를 수탁교육하고 있다.
 이 밖에도 2학년들은 한민족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3학년들은 국토순례 및 국내 대학과의 학술교류를 운영하고 있다. 4학년을 대상으로는 해외항법훈련을 운영하고 있다. 최재동 교수부장은 “이러한 교류를 통해 사관생도들은 세계화시대의 글로벌 지도자로 성장해 가고 있으며, 군사외교활동도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모두 조종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김기영 생도(23,64기)는 “선배들은 조종사는 하늘이 선택한다고 말한다. 조종사가 되길 간절히 바라지만 혹시 못 된다 하더라도 위탁교육을 통해 석·박사 학위를 따 군사정치 전략가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학과교육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의외로 공사 교육과정에서 교양의 비중은 크다. 교수부가 담당하는 학위교육의 총 148학점 중에 교양이 73학점으로 절반을 웃돈다. 군사학 30학점, 일반 전공 45학점 또는 군사학 45학점, 일반 전공 3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전공지식도 중요하지만 지덕체 소양을 골고루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양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전공학과로는 인문·사회계열의 국제관계학과, 지역연구학과, 국방경영학과가 있고, 이·공학 계열로는 전산정보과학과, 전자통신공학과, 항공우주공학과, 기계공학과, 시스템공학과가 있으며, 군사학은 모든 생도들이 공통으로 이수하는 전공이다. 이런 과정을 이수하면 공사생도들은 졸업 시 군사학사와 일반전공학과의 학사 등 모두 2개의 학사학위를 수여받게 된다.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항공군사영어’는 ‘3군 통합교육’에 관해서 생도들이 직접 주제를 정해 영어로 발표하는 수업이다. 4명의 생도가 1개의 조를 이뤄 ‘mission briefing’을 한다. 직접 주제를 설정해 가상 시나리오를 시연해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북한의 핵 시설 정밀 타격’을 미션으로 정한 조는 부대와 대대원들에게 임무를 부여하고, 상부의 지시사항을 직접 시나리오를 짠다. 교수는 문제점에 대해서 조언을 해준다. 장교로 임관한 후 한미 연합 작전사령부 훈련을 위한 목적으로 영어 브리핑을 통해 실무에 적용할 수 있게끔 능력을 향상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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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구조 및 지휘법’ 수업 중 군 리더십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는 생도들 


빼놓을 수 없는 전우애


 동기들과 선후배 사이의 끈끈한 전우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사관학교의 교육은 아무리 자유로워졌다고 하지만 폐쇄적인 면이 있다. 같은 학년끼리만 수업을 들을 수 있고, 평일 외출도 제한돼있어 동기들끼리 24시간 동고동락한다. 홍용석 생도(23,64기)는 “6시 30분에 점호를 하고 구보를 뛴후 아침식사를 한다. 8시 30분부터 12시까지 학과수업이 진행되고 13시부터 17시까지 학위과목 또는 군사학, 체육 문화활동을 한다. 저녁 6시부터 8시 30분까지 휴식시간을 갖는데 이때 1,2학년 생도들은 청소를 한다.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자습시간을 갖는다. 11시에는 점등한다”라고 말했다. 
 생도생활은 분명 쉽지만은 않다. 홍 생도는 “1학년 때는 빡빡한 일정 속에 못 쉬고 밖에 못나가 인간의 자유권이 박탈당한 것 같아 힘들었지만 2학년 때 학교를 다니는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며 “사관학교 3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혈육 같은 동기들, 신뢰할 수 있는 선후배들과의 우정을 얻을 수 있던 땀내 나는 시간들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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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 생도들 사이에는 선후배간의 특별한 교류가 있다. ‘라인’, ‘애비’, ‘애미’로 불리는 독특한 문화다. 김기영 생도(23,64기)는 “‘애비·애미’는 가입교 기간에 방별로 1학년생도 4명당 1명의 3학년 생도가 배정돼 지도생도로써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 각 학년별로 1~2명의 생도가 하나의 라인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생도들의 동아리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데 강의모 생도(23,64기)는 “2년 동안 공군사관학교 응원단인 ‘이카루스’에서 활동했다. 전통도 깊고 학과생활을 하면서 없는 시간을 쪼개서 응원연습을 해도 다들 만족도가 높다. 또 ‘공사신문사’ 활동도 했다”라고 말했다.
 사제 간의 애정도 남다르다. 각종 안보대회가 공지되면 교수들은 생도들을 선별해 팀을 꾸려 대회직전까지 지도한다. 2014년 대학생 UN 모의대회에서 공사생도가 대상을 수상했다. 최재동 교수부장은 여러 안보토론대회에 공사생도들이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공사 생도들은 정해진 진로가 장차 공군과 조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아래 잘 구성된 교육과정으로 생도들의 투철한 안보의식과 국제정세에 대한 관심으로 이러한 성과를 가져온 것 같다. 대학생 안보토론 대회 뿐 아니라, 대학생 UN모의대회, 로봇항공기 경진대회, 산업공학 관련 대학생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향후 국가 지도자 뿐 아니라 공군장교로서 갖추어야 할 전문지식이 잘 구비되고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각종 학술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장교가 되고 싶은지 묻자 이지현 생도(23,64기)는 ‘위에서 아래로 지시사항을 잘 전달하는 다리역할을 하는 장교가 되고 싶다. 이태휘 생도(23,64기)는 ‘일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쉬는 정예로운 장교가 되고 싶다. 아랫사람들과 공감할 줄 아는 지휘관이 되고 싶은데 나를 위해 힘써주는 후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는 지휘관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동기들끼리 장난을 치고 수업시간에 책상 밑으로 빵을 건네는 모습엔 장난기가 가득했다. 수업 중에는 바쁜 일과로 잠을 이기지 못하고 조는 생도도 있고, 쉬는 시간에는 동기들과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여느 대학생과 다를 게 없었다. 장교양성이라는 감당하기 무거운 짐 아래 20대 초반의 생도들은 지금 이순간도 하계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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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래 대령 (생도전대장)


 생도들 학교생활 중의 학위교육을 관리하는 게 생도전대장의 역할이다. 가입교 기간, 군사훈련을 조정통제하고 또 임관 후에 갖춰야할 인성, 품성을 교육하는 역할을 한다. 2014년도에 생도전대장으로 부임한 김형래 생도전대장(공사39기)을 만났다.
 -공군사관학교 합격생들이 입교 전에 거치는 가입교 기간에 대해 설명해 달라.


 =(김형래 생도전대장) 가입교 즉 기초 군사훈련은 예비생도 ‘생도생활 적응 및 군인화’를 위한 교육으로 1월 3주부터 사전 적응기간 4일을 포함 총 4주 동안 진행된다. 훈련내용은 주차별 교육목표에 따라 1주차는 “생도생활의 이해”를 목표로 학교생활 소개 및 비행단 견학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2~3주차는 ‘군사훈련이해/숙지’를 위해 제식, 총검술, 화생방 등의 기본군사훈련을 4주차는 ‘생도생활 적응 준비’를 위해 생도생활 규정 및 정신교육 위주로 기초 군사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 학년별로 공사생도가 준수해야 할 생활규정은 무엇인가?
 =학년별로 다른 규정을 적용하지는 않으며, 다만 1학년은 복종, 2학년은 모범, 3학년은 자율, 4학년은 지도라는 모토 아래 장교로서 요구되는 균형적 인성을 배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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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계훈련에는 어떤 훈련을 받는가?
 =하계군사훈련은 6월 말부터 7월말까지 한 달 동안 진행 된다. 훈련내용으로는 크게 3부분 ‘생환훈련’, ‘비행적성함양 교육’, ‘기본훈련’ 으로 구분되어 진행된다. 먼저, 생환훈련은 지상·해상·공중상황에서의 생존기술 습득을 위한 훈련으로 난이도에 따라 학년별로 진행되고 있다. 1학년은 독도법, 행군, 음식물 구득법 등의 ‘지상생환훈련’을 2학년은 해양 환경 하 영법훈련 등의 ‘해양생환훈련’을 3학년은 공중강하 등의 ‘공중생환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비행적성함양교육은 1, 4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1학년은 비행원리의 이해 및 3차원 공중환경 체험을 위해 2주간 ‘패러글라이딩’훈련을 시행하고 있으며, 4학년은 실제 T-103 항공기에 직접 탑승하여 항공기 조종절차 숙달능력을 향상하는 ‘입문과정 적응비행훈련’을 받게 된다. 기본훈련은 1~3학년을 대상으로 제식, 사격, 총검술등의 전투기술습득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
 - 생도들의 진출 현황(장교임관, 위탁교육, 대학원 진학 등)은 어떤가
 =63기 임관시 조종병과/일반병과 구분 : 조종병과 131명/일반병과 22명(15.4%)이다.



 글/정혜수 디펜스 21+ 인턴기자 hally27@naver.com  사진 /이태희 하사(공군사관학교 정훈공보실)


* 취재 협조: 정훈공보실 윤기채 중위(학사132기), 김형래 생도전대장  최재동 교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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