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미국 무기 로비스트의 안마당 되는가?

2011. 0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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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도입을 둘러싼 미국의 로비와 한국 내부의 갈등 분석

 

최근 국정원 직원이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숙소에 몰래 들어갔다가 국제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국산 고등훈련기(T50)의 인도네시아 수출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 직원의 잠입도 이런 무기 수출 등에서 고급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국 무기를 둘러싼 각 단체와 세력들의 로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30일, 정부와 군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는 차세대 전투기(3차 F-X) 사업을 서둘러 착수하기로 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방위사업청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빨리 추진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차 F-X 사업의 방식 등을 놓고 군 내에서 이견을 제기하고 있는데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도입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군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편집자

 

게이츠 장관 방한의 진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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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F-35 전투기. 디앤디포커스 제공


1월14일, 중국과 일본을 순방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서울을 방문했다. 게이츠 장관은 낮 12시쯤 일본에서 서울에 도착해 국방부에서 김관진 국방장관과 40여 분 회담한 뒤 청와대로 가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곧바로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7월 '2+2(국방+외교장관) 회담', 10월 워싱턴 연례안보협의회의(SCM), 12월 합참의장 회의 등을 통해 한미 안보 현안이 대부분 정리된 상황에서 일정에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4 시간이 채 안되는 한국 방문을 단행한 게이츠 장관의 방문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한 정부 소식통은 게이츠 장관의 방한은 ‘스텔스 전투기’에 방점이 찍혀있었다고 말한다.


“게이츠 장관이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게이츠 장관은 1월 11일 방중 당시 있었던 중국의 J-20 스텔스 전투기 시험비행을 언급하면서 ‘한국도(미국제) 스텔스 전투기가 꼭 필요하다’며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권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미국제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면) 그 대가로 무엇을 줄 수 있는가?’ 묻자 게이츠 장관은 ‘FMS(대외군사판매)는 가능하지만 그 외의 것은 본국으로 돌아가 검토해봐야 한다’ 고 답하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게이츠 장관이 김관진 국방장관에게도 스텔스 전투기 구매를 권했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김관진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중국의 J-20을 언급하며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권고했다. 그 전까지는 스텔스의 ‘스’도 언급 안하던 김 장관이 게이츠 장관과의 회담 직후 서북도서에 배치할 스파이크 미사일 수량을 축소시키면서까지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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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4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디앤디포커스 제공.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 요구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중국 방문 당시 J-20의 시험비행을 겪은 게이츠 장관은 다음 행선지인 일본에서도 전투기 구매를 요청했다. 게이츠 장관은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전투기 증강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하며 F-35, F-15, F/A-18 등 3종의 전투기 구매를 고려할 것을 제의했다.


이러한 게이츠 장관의 동북아 순방을 미국 정부 사정에 정통한 미국 소식통은 ‘전투기 세일즈 활동’이라 정의했다. “중국의 J-20 공개 직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게이츠 장관의 메시지는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스텔스전투기에 대항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의 확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가 뜻하는 것은 단 하나다. 바로 F-35를 빨리 도입하라는 것이다”

 

F-35, 한국 공군은 반대

 

게이츠 장관이 불씨를 지핀 것이나 마찬가지인 한국 공군의 3차 F-X 사업-사실상 F-35 도입계획이나 다름없는 사업-이 조기 착수되자 군 안팎에서는 이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원래 3차 F-X 사업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60대를 9조원의 예산을 들여 도입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군 당국은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3차 F-X 사업을 1ㆍ2차로 나누어 1차로 20대를 우선 도입하고 2차 사업은 추후 진행하는 방향으로 획득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미있는 것은 F-35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청와대와 국방부와는 달리 F-35의 운용주체가 될 공군이 현 시점에서의 F-35도입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 원래 공군은 F-35의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F-35 조기 도입은 반대”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공군이 F-35의 조기도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비용 문제. F-35의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다 운영유지비를 합칠 경우 대당 비용이 어느 정도까지 치솟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F-35의 대당 단가는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현재 미 국방부는 F-35 2443대를 제조하는데 약 3820억 달러(약 425조 166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일 무기 개발 프로그램으로선 역대 최대 규모다. 문제는 개발 완료 기일이 수차례 연장되며 F-35 대당 제조단가가 9200만 달러(약 1023억원)로 최초 계획 때보다 약 배로 늘어난 것. 시험비행과 디자인 등 문제가 꾸준히 불거지면서 당초 2001년부터 2011년까지이던 계약기간도 2016년으로 연장됐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한국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 도입 대신 F-15K 20대 추가도입과 함께 기존 F-15K의 레이더를 능동전자식(AESA)레이더로 교체하는 사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J-20이 전력화 되려면 10~15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내놓을 F-35 구매에 대한 반대급부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미국의 고등훈련기(T-X) 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싱가포르에서처럼 록히드 마틴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손잡고 미국의 고등훈련기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에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고등훈련기가 미국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르면 2012년부터 시작될 미국의 고등훈련기 사업은 최대 500대에 달하는 고등훈련기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미군은 후보기종으로 T-50, M346(이탈리아), 호크128(영국) 등을 기존의 T-38과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T-50은 자사와 공동 개발한 제품이고 싱가포르 고등훈련기 사업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컨소시엄을 구성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F-35의 대(對)한국 판매에서 훌륭한 지렛대가 되는 것은 물론, 미국 고등훈련기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다만 경쟁사인 보잉과 미국 정부의 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노스롭 그루먼이 글로벌호크의 한국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와 MTCR(미사일수출통제제도)의 제약 때문이다. 본래 MTCR과 미국 정부의 정책 상 글로벌호크는 해외 판매가 금지되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한국에 한해 글로벌호크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노스롭그루먼은 글로벌호크의 마지막 판로라할 수 있는 한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로비에 군의 전력증강 사업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한 마디에 기획재정부에서도 부정적이었던 F-35 도입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미국 방산업체의 로비에 군이 원치 않는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구매하도록 청와대가 압력을 넣는 것은 무기획득과 방위산업의 개혁을 요구하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


박수찬 디앤디포커스 기자 fas1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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