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선상호텔’ 인천항 이전 추진
북 동결자산 해제 ‘선결과제’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면서 첫 숙박시설로 쓰였던 해금강호텔(사진)을 인천 앞바다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이 지난 17일 오후 만나 해금강호텔의 인천 이전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인천시는 해금강호텔이 지닌 상징성에 주목해 인천 이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는 이 호텔을 평화를 상징하는 도서관으로 개조해 서해 5도서를 순회하도록 하는 구상을 검토중이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세계의 화약고’로 변한 긴장의 서해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바꿔보겠다는 뜻이 깔려 있다.
선상관광호텔인 해금강호텔은 6층 규모로 무동력선 위에 객실 158개와 레스토랑, 세미나실, 면세점, 나이트클럽(가라오케) 등을 갖추고 있다. 2008년 7월 남쪽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금지되면서 호텔 영업도 함께 중단된 상태다.
이 호텔은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길이 뚫리면서 고인이 된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지시로 싱가포르에서 구입해 2000년 10월 금강산지구에서 문을 열었다. 2003년 육로관광이 시작되기 전 바닷길로만 금강산 관광이 가능했던 때엔 유일한 공식 숙박시설이었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소로도 여러 차례 쓰였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북한이 지난해 4월 해금강호텔을 동결자산으로 묶었다. 따라서 향후 북한과 협의해야 하고, 통일부·국토해양부 등과의 논의도 필요하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