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창설 65주년과 숙대 ‘여성 안보전문가 육성’ 프로그램

2015. 0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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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군단에서 시행한 청파무제에서 찍은 예도무 사진


 여군이 창설된 지 65주년을 맞았다. 2014년 한국 여군의 수는 8천3백여 명으로 전체의 2.9% 수준이다. 최근 여군 비율을 2020년까지 전체 병력의 5.6% 수준인 1만1천500여 명으로 확대하는 국방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맞물려 여성안보전문가 육성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적인 게 숙명여자대학교의 ‘여성 안보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이다.
 숙명여대는 국가안보와 큰 인연을 맺어왔다. 애초 학교 창설자가 조선 말 육군참장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파일럿 이정희 공군대위 또한 숙명여대 출신이다. 2009년에는 국내 제1호 ‘여성 학생군사교육단(ROTC)’ 창설되어 매년 장교 30명을 배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부과정에서는 ‘안보학 연계전공’, 국제관계 대학원에서는 ‘글로벌 안보협력 전공’이 있으며 ‘안보학 연구소’까지 있다.  숙명여대를 중심으로 여성과 국가안보, 그 오랜 인연을 되짚어 봤다.

여군들 너무 잘나가서 학군단 순위 공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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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백주념기념관 앞에서 찍은 학군후보생들의 모습


 안보 분야에서 여대생의 위상은 단연 학군단 성적에서 드러난다. 숙명여대는 지난 2012년 학군단 하계훈련에서 109개 학교 중 종합 1위를 차지했고 2012~2013년 동계훈련에서는 성신여대가 110개 학교 중 1위의 성적을 거뒀다. 여대생들이 2012년부터 화생방과 통신장비, 개인화기, 유탄발사기 등의 과목에서 남자 학군단을 누르고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게다가 2013년에는 학군사관후보생 4천500여 명 중 졸업성적 1위는 숙명여대 학군단 1기 박기은(당시 23·체육교육과)후보생이 차지했다. 숙명여대와 성신여대 학군단이 2014년과 올해 차례로 110개 학군단 중 훈련 성적 1위를 차지한 데 이은 여성 돌풍이었다.
 오죽했으면 2014년 여학교 학군단이 계속 상위권을 차지하자 군은 서열화에 따른 사기저하를 우려해 순위매기기를 중단했다.
 올해 학군사관후보생에 지원한 신혜진(글로벌 협력학과 2학년)학생은 현재 1차 서류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군단에 지원한 이유를 물었더니 “안보에 대해서 아직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앞으로 안보분야에서 일을 하려면 군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서 지원했다”며 “혹시 군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을까 걱정도 됐다. 안보에 가장 가까운 분야가 군이라 생각해서 필수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의 안방마님 숙명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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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학 과목인 ‘북한학’수업 중 정재욱 교수와 학생들


 숙명여대는 2009년 국내 최초 여성학군단(ROTC)을 설립했다. 후보생 중심으로 안보학 과목들을 만들었고, 안보학 연계전공을 개설하면서 후보생이 아닌 일반 학생들이 복수전공으로 안보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숙명여대 안보학 과정은 독립적인 전공은 아니며 각기 다른 전공을 택한 학생들이 연계전공으로 택하는 과정이다.
 여성 국방․안보 전문가 육성 및 진출을 위해 국내 일반대학교 최초로 개설한 안보학 전공 학위과정이다. 현재 20명의 학생이 안보학 과정을 밟고 있다. 정치외교학과가 다수지만, 역사학과 아동복지학과 생명과학과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공부 중이다.
 이 과정은 여성 안보전문가로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 및 진출에 요구되는 전문지식을 집중적으로 함양시키는 데 있다. 교과목을 살펴보면 국가안보론, 북한학, 안보리더십, 전쟁과 무기, 국제법, 국제안보론, 국제협상과 위기관리, 외교정책의 이해 등이다.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특성상 안보 전문가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특히 점점 더 전통적·비전통적 안보문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방부, 국정원, 통일부와 국방․안보 관련 국책연구소 그리고 국내외 국방안보 관련 언론기관, 기업체 등에 끊임없는 수요가 있다.
 숙명여대에서 안보학을 연계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는 최보윤(역사문화학과, 3학년)씨는 안보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를 “역사학이 전공인데 역사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쟁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되고 어떻게 진행되는 지 자연스럽게 궁금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사실 20대는 전쟁을 대중매체 등으로만 접한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을 위한 눈높이 통일안보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숙명여대에서 매주 수요일 열리는 ‘생활 속 북한 알기’ 강좌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강연에서는 북한방문 경험이 있는 전문가 등이 생생한 통일·안보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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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속 북한 알기’ 강좌를 듣는 학생들과 강의계획서


 김예진(미디어학부 2학년)씨는 “과거에 들은 북한 관련 강의는 이론이나 책 위주였는데 이 과목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체험한 분들이 직접 설명해줘 신기하다”고 말했다. 강좌는 젊은이들이 북한을 알아야 통일이 가능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도 청년들이 나서 통일을 연구하고 남·북간 벽을 허물 길을 찾는 데 동참해 달라고 말했는데 이 강의가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을 바탕으로 숙명여대는 육군사관학교가 주최하는  ‘전국 대학생 안보토론대회’에서 출중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 대회는 육·해·공군 사관생도는 물론 국내 52개 대학교 학생들과 미국·일본·이탈리아 등 6개국 사관학교 외국인 생도들도 참가한다. 2013년에는 박소원(정치외교·11), 허선필(정치외교·12)씨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허선필씨는 “관련 경험이 없는 학생들도 대회에 참가하면서 안보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군과 안보를 남성들만의 영역으로 치부하지 말고 우리들도 건강한 안보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여성 안보전문가, 학부부터 연구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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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학 연구소 설립목적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에는 ‘글로벌 안보협력’ 전공과정이 있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는 인간, 집단, 국제전 등 다양한 안보쟁점들을 글로벌 거버넌스 관점에서 다룬다.
 예비역 장성출신 또는 국제기구 및 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임 및 겸임 교수진들은 현장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국제관계대학원 내 ’글로벌 안보협력’ 전공은 국내 유일전공으로 졸업자들을 국제기구나 대사관으로 진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 숙명여대는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국방부 제안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안보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여성 국방안보 메카로 도약할 수 있는 연구기관으로 발전하기 해서다. 이화여대의 ‘통일학 연구소’, 성신여대의 ‘동아시아연구소’도 있지만 안보학 분야에서 여성 전문가를 양성하고 배출하기 위한 연구소로는 숙대 안보학연구소가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숙명여대는 국방, 안보 전문가 양성을 위한 다양한 커리큐럼을 개발하고 있다. 1년에 한번씩 학술논문집 ‘안보학 저널’을 발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며 ‘평생지도교수제’를 통해 국방 안보분야 진출 희망자를 위해 국방관련 연구소 인턴을 추천해주는 등 체계적인 경력관리 및 컨설팅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국방정책학회, 유엔군사령부, 국방대학교 등 주요 안보기관과의 교류 협력을 통해 채널을 구축하고 세미나를 통해 학술교류를 하고 있다. 한국국방정책학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학술세미나 연 3-4회 개최된다.
 안보학연구소는 2013년10월31일에는 ‘한반도 안보와 통일 기원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한민구 당시 합참의장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국방안보’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또 GK전략연구원 배정호 이사장이 ‘한반도 통일의 당위성과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지난 3월 27일에 안보학 연구소의 주관으로 한국국방정책학회, GE코리아와 함께 "사드(THAAD), 한국은 어떻게 해야하나?"를 주제로 안보학술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처럼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여성안보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학술회가 열리고 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안보 및 국방 분야에 특화된 민간전문가를 양성해 낼 전문적인 연구기관이 부재한 상황에서 숙명여대 안보학연구소 설립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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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출신 안보전문가 이민룡 교수

 숙명여대 안보학 관련 과목을 책임지고 있는 이민룡 교수(이하 이교수)와 정재욱 교수(이하 정교수)를 만났다. 두 교수 모두 육사 출신으로 안보분야 전문가이다. 숙명여대로 온 후 두 교수는 학부과정에 '안보학 연계 전공', 국제대학원에 '글로벌 안보협력 전공'을 개설하는데 기여하고, 안보학연구소에서 학술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국방 및 안보분야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학술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국방정책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안보학 연구소장 이민룡 교수(이하 이 교수)는 2011년 8월부터 숙명여대에서 안보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 교수는 2009년에는 장군(육군 준장)으로 진급하여 교수부장에 임명되기도 하였다. 숙명여대로 옮기기 전에는 육군사관학교에서 30여년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는 그동안 '자원안보', '환경안보'를 한국 사회에 최초로 소개하고, 관련 이론을 정립하고 연구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오고 있다. 특히 숙명여대로 자리를 옮긴 이후 국제 저명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매년 학술서적을 펴내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특이한 이력 (사관학교와 여성대학 교수)과 그의 활발한 연구활동을 인정하여 세계적으로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 인명사전 'Who's Who in the World'에서 2016년 등재 후보자로 선정하기도 하였다. 
 정재욱 교수는 현재 한국국방정책학회와 한국유엔체제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정교수는 독일 통일문제연구소, 비확산연구소 초빙 연구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2006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 회담’에 국방부 대표로 참석했고, 2005년부터 5년간 국방부 정책실 북한 정책과에서 총괄장교를 역임한 이력이 있다. ‘일본 방위 산업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전략’, ‘북한의 군사 도발과 적극적 억지전략의 국면방향’,‘북한의 군사도발과 한국의 대응전략’등 주요 학술지와 국방저널, 국방개혁보고서에 지속적으로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 안보학 연구소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민룡 교수(이하 이): 학군단 설치 제안서를 국방부에다 제출할 당시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제안했다. 그 이유는 국내 최초 여자대학 학군단을 설치하면서 이 기회에 안보학 학술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국내 대학 연구소 실태를 조사했는데, 안보학 분야 연구소는 숙명여대가 최초였다. 그래서 안보학 연구소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은 여성 인재를 안보-국방분야에 진출시키도록 저변에서 도와주는 일을 꼽는다. 안보학을 연구하는 고급 인재를 석사, 박사로 키워내고, 학부 졸업생들에게는 안보 국방분야 공직에 진출시키는 한편, 국내 기업체에는 주로 방위산업체로 취업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추진하는 것이다.

 -안보학 연계전공은 여대 중에서 숙대가 유일한데, 차별화된 부분이 있는가?
 =이: 차별화 된 부분은 글로벌 환경에서 전공 학생들을 국제기구로 진출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여성 안보학 전공 학생들은 미래에 국제사회로 진출하여 유엔이 지향하는 인간안보, 환경안보, 지구안보 쟁점 영역에서 기여할 분야가 많이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대학에서는 안보분야 뿐만 아니라 통일 분야 전공 까지를 포괄하여 새로운 연계전공으로 추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에는 진로를 어느 쪽으로 가는가?
 =정재욱 교수(이하 정): 군대 쪽에는 학군 장교 뿐만 아니라 학사장교로 진출하도록 도와주고 있고, 기업체 쪽으로는 주로 방위산업체를 운용하는 기업체로 진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국방 분야에서 선발하는 군무원 시험에도 응시하도록 컨설팅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여성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무엇이 있는가?
  =정: 미래 우리나라의 안보환경을 예측했을 때 향후 10년 후가 되면 여성도 군대로 진출할 여지가 높아질 것이고 본다. 남자들처럼 징병제도는 아니겠지만 모병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간인 신분으로 국방 안보조직에 진출할 기회가 확대되고, 국제사회에도 인간안보 환경안보 분야에서 여성들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사 교수로 재직한 이력이 있는데, 수업이해력에 있어 생도들과 여대생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 육사 생도들은 안보의 하드웨어 측면에서 강하지만 여대생들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매우 강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안보분야에서도 정보 분석, 정밀한 무기 관리, 행정 합리화, 환경 코드 해석 등 여성 인재들이 두각을 나타낼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래에는 숙명여대 출신의 여성 인재들이 국방 안보 분야에서 지도층을 형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만큼 숙명여대 학생들이 활동적이고 국방 분야에 적합한 소양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안보학과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 숙명여대에서 안보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개척자나 마찬가지이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이제 막 개척해서 나간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여기서 배운 잠재력을 가지고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로 진출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전공 학생 각자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남다른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정혜수 인턴기자 hally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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