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입게 될 손실에 대한 기회비용으로서의 통일 비용

2014.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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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재원 조달 방안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통일 비용에 대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사전적 의미에서 통일 비용은 분단된 국가나 지역이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어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다. 이를 우리의 경우에 적용하면, 통일 이후 북한의 경제, 사회 수준을 남한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소요되는 경제적, 비경제적 비용이라고 할 수있다.
 
  최근에는 통일비용을 통일로 인해 입게될 손실, 즉 기회 비용으로 파악하는 것이 다양한 통일 비용을 계산하는데 더 정확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통일비용은 위기관리 비용, 제도통합 비용, 경제적 투자 비용 뿐만 아니라 통일 이전 남북한의 교류협력 단계에서 지불하는 통일 환경 조성 비용도 포함된다. 필자는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통일비용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통일 이전 통일환경 조성 비용을 통일재원에 포함시킨다면 남북경협사업을 통일비용 조달의 관점에서 봐야할 것이라는결론에이르게된다. 다시말해 남북경협사업을 위한 재원 조달이 바로 통일 재원 조달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남북경협사업의 재원조달 방안


 문제는 남북경협사업의 재원조달이다. 다음의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첫번째는 국책 및 민간금융기관의 참여를 통한 비용조달이다. 남북협력기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금융기관들의 참여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이다. 민간사업자들의 대북투자는 사업성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므로 북한의 경제특구나 내륙지역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1차적으로 자신들의 책임 아래 공장 건축비등에 소요되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대북 투자에 따르는 정치적 위험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이는 정부가 보험을 통해 사업을 보증해주는 방법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로서는 직접적인 지원부담을 줄이면서 경제협력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국책 금융기관들이 대북 경협 지원에 나서고 그 뒤를 이어 차츰 민간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형태가 된다면 대북투자 비용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활용하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에 비해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한 광산이 많다. 이를 개발하기 위한 도로, 철도, 발전소, 공단 등 건설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자원 ·시설을 연계하는 PF”를 추진하는 것이다. 즉, 북한의 광산을 담보로 남북이 유무상통의 방법으로 SOC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다.
 
 북한 지역에 개발협력에서 토지, 공장 등 물건에 대한 담보권 설정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PF방식은 사업위험을 분산시키면서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의 새로운 자금 조달원의 바탕이 될 수 있는 유력한 개발금융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다만, 이 방안은 국책 및 민간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정치적 위험에 대한 보증을 일정 부분 제공하여야만 가능하다. 그래야만 금융기관들이 정부 보증을 기초로 구조화 금융을 통한 재원조달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기관이 원리금을 보증하고 대주단에 참여한다면 민간금융기관의 참여가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섹터의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다.
 
 한국에 민자사업이 도입된 지 벌써 20년이 지났다. 지금은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초기 PF는 사실상 MRG(최소운영 수입보장 제도, Minimum Revenue Guarantee)가 있었기 때문에 관련된 펀딩이 가능했다. 이제 장기간에 걸쳐 인프라 사업에 대한 현금흐름이 보이고 검증되면서 MRG가 없어졌으나, 대북한 거래는 현재 국내 PF에서 겪었던 상황보다 정치적 위험 등에 훨씬 강하게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가 뒤를 책임져주지 않으면 금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통일비용은 통일 환경조성 비용이 포함된 비용으로 생각해야 통일비용을 줄일 수있다. 이런 점에서 미래의 통일비용을 줄이려면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중단되어 있는 현재의 남북 경협사업이 다시 재개될 수 있도록 정부가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통일비용과 남북경협사업 재개


 무엇보다도 남북한간의 교류가 먼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은 통일전 매년 2조원 규모의 대동독 지원이 있었다. 현재 남한이 북한에 지원하는 금액은 141억원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규모의 남북교류 아래서는 우리가 원하는 내용과 형태의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북경협 사업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남북경협사업자들이 정치적 위험에 사업이 좌우되지 않도록 정경분리 원칙이 확고하게 지켜져야 안심하고 대북 사업에 동참할 수 있다. 이런 믿음을 대북 투자기업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금융기관도 실질적으로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는 남북경협사업 재원조달의 한 축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전무


 *이 글은 남북물류포럼 칼럼 253호의 특별기고로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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