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푸틴의 동방외교와 극동개발의 국제정치 4.

강태호 2016. 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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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푸틴의 동방외교와  ‘극동개발의 국제정치'


 발문: <푸틴의 동방외교와 극동개발의 ’국제정치’>를 시작하며    


 1. 푸틴의 동진과 시진핑의 서진
  중-러의 전면적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와 유라시아 통합


 2. 러시아 극동개발전략의 새로운 단계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선도개발구역, 극동개발기금의 3개축 가동
  

  3. 중러관계:대형 프로젝트 돌파구 기대되는 리커창 총리 극동방문
 러시아 극동 동시베리아-중국 동북지역간 협력 프로그램의 추진


 4. 북러관계:당대회 이후 대러시아 외교행보 누굴 보낼 것인가
  북러 정부간 공동위원회와  재앙적 북핵 제재상황의 극복


 5. 일러관계:적극외교와 대러 제재사이에 저울질하는 아베총리
   ‘포괄적 접근’과 안보와 경제협력의 맞교환 모색


 6. 한러관계: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회생 내건 박근혜 대통령 
   대북 제재 압박과 극동지역 개발을 위한 협력의 딜레마 


  극동개발 전략의 핵심 고리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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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7월 옛소련 이래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푸틴의 극동개발 전략에서 북한은 이 지역을 한반도와 동북아로 연결시키는 핵심적 고리다. 북한과 러시아는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불과 약 16.9km에 이르는 국경을 서로 맞대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은 3천645km나 되고, 중국과 북한이 맞대고 있는 국경선의 길이만 해도 1천416km다. 그에 비한다면 북러를 연결시키는 건 좁고 짧은 회랑이다. 하지만 이 두만강 유역의 좁은 회랑은 말 그대로 요충지다. 북중러 3국이 마주치는 지역임과 동시에 대륙에서 바다로 나오는 출구이자, 바다에서 대륙으로 들어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북한과 연결되는 이 연해주 접경지역이 중국을 대륙에 가둬둘 수 있는(또는 해양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전략적 요충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로 뻗어나가면 동해 나아가 아태지역으로의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활용하려 하고 있다. 북러가 이 국경지대회랑을 통해 항만 철도 등의 교통망, 에너지 수송망, 전력망을 연결하는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봐야 할 것이다.
  북 중 러간의 이러한 다층적인 지정학적인 이해관계에 바탕하는 상호작용은 극동을 넘어 한반도 더 넓게는 동북아라는 공간 속에서 재규정된다. 예컨대 미중관계를 보면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내세워 북한 핵문제를 압박하고,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자, 북한은 러시아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을 거쳐 2016년 상반기까지 북중관계는 크게 냉각기를 보였다. 또 중일간의 갈등구도를 활용한 미국의 대중 견제라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러 관계의 악화를 배경으로, 중국 러시아간 공동 군사연습을 포함하는 전략적 유대를 촉발시켰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안보의 지정학적 구도에 심각한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의 담판은 실종되고 탄도미사일 발사와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군사 대결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으며, 한일간 역사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내연시킨채 진행되는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같은 퇴행적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일 갈등을 배경으로 평화헌법 개정을 노리는 일본의 아베 총리 또한 기존 미일동맹, 한미일 공조 틀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니다. 그는 2016년 4차 핵실험 전까지만 해도 북일 납치문제 협상 등 독자적인 외교 행보를 보였다. 또 2016년 5월엔 미국이 반대의사를 보였음에도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열어 북방 4개섬 문제 등에서 러시아와의 협력 을 추진하는 등 외교의 공간을 확대하려 했다. 
  동북아 질서는 미일 대 중러가 큰 틀에서 상호견제와 갈등하는 구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극동지역에 한정해본다면 러시아는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이 커질수록 중국의 일방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는 차원에서 북한과의 협력이 필요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확대하는 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북방 4개섬 문제라든가, 미일안보조약 아래서 일본이 미국의 대러 견제 구도에 포섭돼 있다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러시아에게는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탈피한다는 문제와 함께 기술과 자본 무엇보다도 에너지 시장으로서의 일본과의 협력은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사드배치를 강행했음에도 러시아가 동방경제포럼에 박근혜 대통령을 불러들인 것은 아베 총리의 참가와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 할 것이다. 극동개발을 둘러싼 러시아의 전략에는 이와 같은 국제정치적 역학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동방경제포럼 북쪽 대표단은 총리 대신 실무급 수준 전망  


 2차 동방경제포럼을 전후해 북러 협력관계를 전망할 때 우선적인 관심사는 리커창 총리(나중에 불참), 아베 총리,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까지 참석하기로 한 상황에서 북한은 누가 올 것인가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2016년 8월4일 ‘제2차 동방경제포럼’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한다는 걸 공식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인테르팍스 통신>의 질의에 대해 “다만 아직 대표단이어떻게 구성될지에 대해선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철종, “러 외교부 내달 극동 동방경제포럼에 北 대표단도 참석” <연합뉴스> 2016년 8월4일). 격으로 보거나 그동안의 북러 협력관계를 본다면 박봉주 총리 수준의 참여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실제 분위기는 그렇지 않은 듯 하다. 지난해엔 리용남 북한 대외경제상이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스크바 현지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한 상황이라 북한이 지난해 보다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보고 있다. 러시아가 공을 들여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하기로 한만큼 이를 의식해서 “장관급이하 실무진이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1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했던 윤성학 고려대학교 러시아·CIS 연구소 연구센터장에 따르면 2015년의 경우 러시아가 야심차게 추진한 남북러 협력사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러시아는 남·북·러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한반도 경제협력 원탁회의’ 개최 계획안을 남한쪽에 전달한 바있다. 2015년 결성된‘북·러기 업인 협의회’와 한국의 ‘한·러 비즈니스 협의회’를 동시에 초청해 나진-하산 복합물류프로젝트, 전력망 연결사업,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극동지역에서의 농업·산업특구  3자협력 프로젝트들을 논의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리용남 대외경제상은 (북러, 남북간) 사전협의가 부족했다며 회의를 거부했다고 윤 센터장은 전했다.(윤성학 고려대학교 러시아·CIS 연구소 연구센터장, ‘동러시아 경제포럼 이후 러시아 극동지역 경제협력 전망’ <친디아 플러스> 2015년 11월호) 올해는 더 더욱 남북러 3자간의 협력은 기대 난망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인사가 참석한다고 할 때 동방경제 포럼에서 북러 협력에 관한 극적인 진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인 모습은 의외다. 2012년 12월 중국과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고 북중 경협기구인 북중공동지도위원회 위원장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처형과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등을 계기로 북중은 멀어졌다. 반면에 북러간 협력은 그 틈새를 메우면서 더욱 긴밀해졌으며, 2016년 1월 4차 핵실험 뒤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를 막아서며 러시아는 북한과의 나진 하산 사업을 고수했다. 러시아는 고립에 빠진 북한에게 구원 투수와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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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리수용 부위원장을 만나는 시진핑 국가 주석


 하지만 2016년 들어서 북중관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런 조짐은 2015년 10월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북한 당창건 70주년 행사에 참석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6년 1월의 4차 핵실험 이후의 강력한 제재국면에서 7차당대회를 연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내부적 권력체계를 정비함과 동시에 그동안 얼어붙었던 중국과의 외교적 접촉을 재개했다. 리수용 북한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그 뒤 외교 담당 국무위원으로 임명)이 5월31일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처음으로 40명 가까운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으며 6월 1일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시 주석이 북한 고위인사를 접견한 것은 2013년 5월 김정은 제1비서의 특사로 베이징에 날아온 최룡해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 이래 3년 만이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리 부위원장을 만난 것은 그가 ‘조선 노동당 중앙정치국 위원,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조선노동당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문했기 때문이었다. 중국 외교부 누리집에 따르면, 시진핑은 조선노동당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서 제7차 당 대회 상황을 통보해준 것을 환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방문은 중·조(中朝) 양당이 전략적 소통의 전통을 체현하고 있는 것이며, 김정은 위원장과 조선 노동당 중앙이 양당과 양국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조선 인민들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며, 조선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사업에서 더욱 큰 성과를 이룩하기를 바란다.”
 이에 대해 리수용 부위원장은 김정 은위원장이 시진핑에게 보내는 구두친서(口信)를 전달했으며, 그 내용은 ‘조선은 중국과의 공동노력으로 조·중(朝中) 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화 발전시키기를 희망하며, 조선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옹호하기를 바란다’는것이었다. 이에 대해 시주석은 “북한 인민이 경제발전과 민생개선, 북한 사회주의 건설과정에서 크나큰 성취를 거두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그뒤 두나라는 7월말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2년여만에 외무장관회담을 열어 외교채널을 복원했다. 이어서북 한은 7월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낸 사실을 북한은 대대적으로 알렸다. <노동신문> 1면은 첫 소식으로 시 주석이 김정은을 ‘동지’라고 부르면서,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 우애는 귀중한 재산이며 북중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런 북중간의 관계회복에 비춰본다면 그동안 가장 활발한 고위급 접촉을 유지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왕성한 경제협력을 추진했던 북러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소원한 관계를 보였다. 2016년 4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몽골·일본·중국을 순방하는 외교일정을 소화하면서 북한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게다가 6월엔 윤병세 외무장관을 불러 모스크바에서 한러 외무장관회담을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9월 2차 동방경제포럼 참가문제를 조율했다. 따라서 북한이 동방경제포럼에 낮은 급의 대표단을 보내는 등 이런 상태를 유지한다면 북러가 이상기류에 빠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밀가루 등 대북 식량지원과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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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가 인도적 지원으로 제공한 밀가루들의 남포항 하역작업


그러나 실질적인 경제협력의 측면에서 보면 북러 관계가 위축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 강도 높은 유엔의 제재에도 경제 협력은 중국보다는 훨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움직임으로 상징적인 건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식량 지원이다. <교도통신>등 일본 언론들(2016년 7월 24일)은 러시아가 만성적으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에 밀가루 3,151t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조만간 러시아가 밀가루 400t을 추가로 북한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대북 밀가루 인도식은 7월 22일 밀가루를 실은 러시아 화물선이 도착한 평양 근교 남포항에서 열렸다. <자유라디오방송(RFA)>은 러시아가 2016년 3월에도 400만 달러 상당의 밀가루를 지원하는 등 대북 식량지원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2013년 7월 새로운 대북 영양지원 사업을 시작한 이래 러시아는 2016년 3월까지 1천200만 달러(약 136억5600만원)를 지원했다.
또 알레산드르 갈루시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2016년 8월1일 러시아 사하공화국 대표부 회의실에서 열린 학술회의에 참석해 “북·러 경제협력에 관심 있는 러시아 기업과 북한과의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며 “북한과 러시아간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찾아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상황이 허락한다면 8월말까지 새로운 조건에서 가능한 협력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북한대표와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밀가루 지원도 그렇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2270호를 내세우며 국제사회가 북한 고립화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북한과의경제협력을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북한은 2016년 8월4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러시아 기업인들과의 업무 회의에서 원산과 블라디보스톡을 오가는 해상 정기 화물노선 개설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림청일 블라디보스톡 주재 북한 총영사는 블라디보스톡 시내 중소기업 진흥센터에서 열린 현지 기업인들과의 회의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북한측은 이 화물선을 밀가루, 음료, 과자, 소시지, 통조림, 식용유 등의 러시아산 식료품을 수입하는 운송수단으로 이용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러시아 기업인들은 같은 노선에 화물선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여객선 운항도 제안했다고 이 통신은 소개했다.a


 사할린 유대인자치주 등 지역별 협력 본격화와 총영사관 블라디보스톡 이전
 
 이는 러시아의 ‘동방경제포럼’ 개최, 파격적인 조건의 선도 개발구역법 발효,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설립 법안 등 러시아 정부의 이 지역에 대한 발전 전략과 맞물려 북러간 지역 협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15년 말 사할린 지역에서의 북러 국제협력 컨퍼런스도 그런 흐름의 하나다. 2015년 12월16일 “Experience, Problems and Prospects(경험 현안 그리고 전망)”이라는 주제의 북러 컨퍼런스가 사할린 국립대학교에서 열려 과학자들과 정부 인사들이 양국간 경제협력,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 등에 관해 발표 및 토론을 했다. 행사에 참석한 러시아 사할린주 외교부(Russian Foreign Ministry in Yuzhno-Sakhalinsk) 대표인 블라디미르 노소프(Vladimir Nosov)는 극동이 북한과 러시아간에 중요한 협력 무대라면서, 북한 회사들에게 극동 지역은 큰 시장이고, 많은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할린 지역의 투자 외무부 장관 대리인 드미트리 칸(Dmitry Khan)은 이 자리에서 두나라간 전방위적인 협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성시현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 “북한과 러시아극동지역 경제협력 확대 움직임”, 2015년 12월 29일)
 또 이날 행사에서 사할린 국립대(Sakhalin State University)쪽은 ‘김일성 대학교’와의 ‘과학 교육협력에 관한 협약’초안을 북남통일연구소 박용철 부소장에게 전달하였으며, 사할린 국립대쪽은 두 대학교간 협약과 관련해 보다 세부적인 논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북쪽의 박 부소장은 북한 교육부에서 협약서 초안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성시현 코트라 오사카 무역관의 보고에 따르면, 이 컨퍼런스는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며, 사할린뿐 아니라 극동 연해주 지역, 모스크바의 경제학자와 과학자들의 참여 확대로 2016년에는 그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오사카 무역관의 이 보고에 따르면 사할린 지역과 북한의 경제 무역협력은 2008년과 2014년에 양 지역간 체결된 협약에 근거하여 이루져 왔으며 △북한회사들의 사할린 지역 주택 및 공공 건물 건설, 교통 및 전력 인프라 건설 참여 △양국수산업(fishing industry) 기업 간 직접 교류 확대, 어업 장비의 양국 공동 제조 △사할린 지역 폐종이 재처리 플랜트 건설 △개방된 석탄 저장 장소에서의 석탄 먼지처리 기술 협력 △가구 조립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 △양국간 전시회 개최 협력, 예술교류 등 매우 구체적인 사업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북한 림업부(Ministry of Forestry)는 산하 기업인 ‘본돈 림보(Vondon Rimbo)’사의 연락사무소를 사할린 지역에 설치, 목재가공과 공동 생산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사할린 지역의 임업 분야에 북한 노동자가 대거 투입될 가능성은 아직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 보고는 밝혔다.
  러시아 관세청의 2014년 통계를 보면 사할린 지역은 북한에 47만9천 달러 규모의 생선 및 갑각류를 수출하고, 북한은 염색 추출물, 염료, 안료, 페인트 및 바니시, 잉크, 철 금속 제품, 알루미늄 제품 등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사할린에는 연락사무소, 지사 형태를 포함, 16개사의 북한 기업들이 있으며, 그 중 7개사는 건설, 수산물가공, 자동차 수리, 도소매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초 북한의 사할린 지역 총 투자액은 49만8천 달러 규모이며, 사할린 지역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들 수는 2013년 기준 4천824명으로, 그 중 4천명이 건설업에 종사하며, 나머지 인구는 농업 임업, 무역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북한은 2014년 9월 하바롭스크주 북서쪽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유대인 자치주에서도 1천500만 달러 규모의 농목축 분야 투자협력 사업을 협의했다. (박정우, “북 러 유대인자치주와 농업 협력 추진중”,<자유라디오방송(RFA)> 2014년 9월16일).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산하 유대인자치주(공식 홈페이지 2014년 9월16일)에 따르면 북한은 2014년 7월31일 현지 공관을 통해 유대인 자치주 정부에 농업, 목축업 분야 협력사업을 제안했다. 당시 김문호 하바롭스크 주재 북한 영사 등 3명의 북한 외교관들은 유대인 자치주 수도 비로비잔시에서 레오니드 알렉산드로비치 페투호프 농업 담당 주지사보 등 자치주 정부 고위관리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영사는 북한 농업성이 투자 주체로 유대인 자치주내 토지 1만 헥타르를 임대한 뒤 러시아 기업과 합작을 통해 곡물재배와 가축 사육 등 농목축 사업을 벌이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이 이 투자금으로 필요한 농기구 등을 현지에서 구매하고 관련 전문 인력을 북한에서 직접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유대인 자치주는 밝혔다.<RFA>는 이 투자 규모가 2013년 북한이 연해주에 100만 달러 규모의  콩·옥수수 가공 합작사업을 제시한 것과비교하면 상당히 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페투호프 주지사보는 유대인 자치주 정부가 젖소 사육 등 낙농 분야를 중심으로 토지 임대를 포함해 북한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또 유대인 자치주는 북한과 농업, 목축업 분야뿐 아니라 경공업과 식당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년 뒤인 2016년 6월에도 구체적으로 진전이 되고 있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집행이 안되고 있는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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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총영사관 나홋카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이전하는 기념 행사


 어떤 것이 됐든 2016년 4월 북한이 그동안 나홋카에 있던 총영사관을 블라디보스톡으로 이전한 것은 이런 극동 연해주 지역에서의 북러 협력이 본격화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4둴 15일 연해주 주도인 블라디보스톡에서 북한 총영사관 개관식이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서 이고리 푸시카례프 블라디보스톡 시장은 축사를 통해 “총영사관 신 건물이 직원들에게 결실있는 업무와 새로운 도전 과제를 수행하는 데 모든 조건을 조성하리라 확신한다”며 “이 역사적 순간은 러시아와 북한의 장기적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림천일 총영사는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관이 김일성 북한 주석 탄생 94주년을 기념하는 4월 15일 뜻 깊은 날에 오픈했다고 화답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시행정 공보처는 이런 내용을 전하면서 연해주 수도지역이 양국 우호적 관계 발전에 특별한 장소를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보스톡 당국은 여러 시기에 걸쳐 김일성, 김정일 북한 지도자들이 방문한 모스크바를 제외한 러시아에서 유일한 도시이며,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북한 원산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도시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러시아 나홋카에 처음 총영사관을 개설한 것은 1958년이었다. 임천일 총영사는 나홋카 총영사관 건물이 향후 지역주민들의 문화, 교육, 스포츠 행사 진행을 위해 계속 이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긍정적 진전과 재앙적 수준의 악화' 공존


  올렉 렌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지부 경제연구소(ERI) 부소장의 표현을 빌리면 “2016년 1월 북한 핵실험 이래 6개월 동안 북러는 ‘긍정적인 진전과 재앙적 수준의 악화’가 공존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올렉 렌진 Renzin O.M., ”북·러 경제 통상관계와 극동지역 개발“ 2016년 6월 25일 KIEP-ERI 극동세미나)
   렌진 부소장은 "2016년 1월 6일 북한이 ‘성공적인수소폭탄 실험’을 공표한 뒤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한 러시아의 강력한 대응은 일정 기간이나마 북·러간 긴밀한 협력 관계에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북한의 석탄, 철, 철광석, 금, 티타늄과 바나듐 광석, 희토류 구매를 취소 및 금지할 방침을 취했으며 금융 분야에서도 제재를가 했다. 이러한 제재로 인해러시아 내 북한 은행과 은행 참여 합작기업들의 지사나 대표부가 폐쇄될 예정이거나, 북한 은행자산에 대한 지분참여, 북한 은행들과의 제휴 관계가 금지됐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2016년들어 진행된 이런 북러 관계의 ‘붕괴’는 일시적인 것이다. 그는 이를 조만간 회복될 수 있는 것으로 낙관했다. “북·러 상호관계 전통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양국 관계의 냉각은 일시적인성격을 띠며. 따라서 양쪽은 조만간 새로운 해결안을 내놓게 되리라는 것"이다.
  북러 관계에 대한 그의 세미나 발표에 따르면 2015년은 북·러 선린 우호관계의 진전을 위한 중요한 사건이 많았던 해로 평가된다. 그는 이를 2014년 11월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지도자가 특사로 보낸 최룡해 비서를 면담한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봤다. 이 자리에서 최룡해 특사는 북·러 양국관계 발전의 가속화를 바라는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이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래 첫 김정은 제1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사이의 채널을구축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물런 북러관계는 2013년 9월 나진 하산 철도 연결(투자액 2억5,000만 달러), 2014년 7월 나진항의 화물 터미널 개통 등 극동 연해주와 북한 지방간 협력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최룡해 특사의 러시아 방문 이전인 2014년 봄부터 이미 큰 변화를 보여왔다.
  이는 2013년 12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처형으로 북중관계가 크게 나빠지기 시작한 상황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장성택 처형과 2013년 3차 핵실험 등을 계기로 북중은 멀어졌고, 그 틈새를 메우면서 북러간 협력은 더욱 긴밀해졌다. 미국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한미군사연습 확대 강화 등 이른바 북한 카드를 내세워 중국을 압박했고, 중국은 이런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명분을 주지 않고 남한을 끌어들이기 위한 관점에서 유엔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며 북한의 행동을 견제하는 강압적 조처들을 취했다. 2013년 5월3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로 중국은행이 북한의 대외 금융사업을 총괄하고 외국환을 결제하는 조선 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2014년부터 두드러진 북러간의 협력 강화는 이런 중국과의 갈등 내지 긴장관계의 틈새 속에서 진행된 측면이 있다. 2014년 들어 북중간 에고위급 교류가 거의 없는 2014년 2월 소치 동계 올림픽에 북한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보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남북러 철도연결 사업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것도 대비된다.  중국이 3차 핵실험 뒤 대북 석유 지원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일변도의 석유자원 의존구조를 탈피하고 수입구조를 다변화하는 조처로 대응했다.
  러시아 관세청과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모스크바 무역관의 통계에 의하면, 러시아는 2013년 3천689만 달러(한화 377억원) 규모의 석유를 북한에 수출했다. 이는 2012년(약 2,328만 달러) 대비 58.5% 증가한 것이었다. (박병인, “북·러 관계 강화의 동기와 배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IFES) 현안진단 2014년 5월19일) 러시아의 대북 수출 품목을 보면 연료, 원유, 석유제품, 육상교통수단, 곡물 등 북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품목들이 주를 이뤘다. 또 중국이 조선 무역은행에 대한 대외결제 금지조처를 취한 것과 달리 러시아는 2014년 이들무역은행과 고려 개발은행이 루블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러시아 지역 개발은행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조처를 취했다.
   또한 2014년 들어 북러 협력이 본격화되는 데는 우크라이나 사태 뒤 러시아와 북한이 모두 미국과의 대결이라는 공동의 과제에 직면하게 된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형준 주러 북한 대사는 2014년 4월 예브게니 부시민 러시아 상원 부의장과의 회담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서방의 압력이라는 공동의 문제 직면하고 있다”면서 서방의 제재는 북한과 러시아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고 <리아 노보스티>(2015년4월3일)가 전했다.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인 알렉산더 보론초프 러시아과학원 동방학연구소 한국 몽골학과 교수도 경제제재와 지나친 중국 의존의 탈피 필요성은 북러 관계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의 제재 조치는 러시아를 중국, 한국, 북한 등 동쪽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데 기여했다. 경제 제재 조치등으로 남한과의 무역 관계가 급격히 소원해진 북한에게 중국은 최고의 무역 파트너이다. 90% 무역량을 중국에 의지해오고 있는 북한은 이제 중국으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의존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있어 러시아와의 협력 확대 방안을 환영하고 있다.”
  그는 특히 그동안 북한의 노동력 제공이 극동지역에 제한돼 있었다면 이제는 모스크바 근교, 볼가 지역 및 기타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푸트니크 뉴스(옛 러시아 소리)> 2014년 11월17일)   
   
  “2014년은 북러간 협력모델을 찾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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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부터 본격화한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관계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규모와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이 2014년을 북러 관계의 전환점으로 보는 것은 상호이익이 되는 협력관계의 기본 틀이 이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20144월 말 평양을 방문한 유리 트루트네프(Yuri Trutnev)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와 로두철 북한 내각 부총리는 경제와 철도·운수분야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으며, 북쪽 언론들은 러시아쪽이 수십대의 소방차를 기증한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어 201464일 블라디보스톡에서 두나라 정부간 무역경제, 과학기술협력 회의가 열렸으며, 앞서 언급했듯이 러시아는 지역개발은행에 북한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으며 두나라간 무역결제를 루블화로 하기로 함으로써 국제적 제재조처와 무관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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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이 정부간 회의에서 양국이 “1억 1200만 달러 수준의 연간교역규모를 10배 늘린 10억 달러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 정부간 경제협력 기구에서 체결된 의정서에 따르면 북한 석유산업성과 러시아의 석유화학, 가스가공, 텔레커뮤니케이션 미디어, 건설 분야를 아우르는 모기업인 타이프가 협약을 통해 북한에 주유소 체인망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러시아 바조브이 엘레멘트는 동평양 화력발전소 재건설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당시 바조브이 엘레멘트는 북한의 구리, 무연탄 매장지의 현장 조사 및 개발 타당성 조사를 위해 특별 전문가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에 상응해 “북한이 러시아 투자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비스니스 활동을 위해 복수 비자 제공을 비롯해 인터넷, 핸드폰 이용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갈루시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밝히고 이제 두나라 관계가 새로운 질적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소리> 2014년 6월5일 및 12일).
  갈루시카 장관은 2014년 말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2014년 10월 250억달러 규모의 자원개발을 통한 수익을 바탕으로 북한 철도망 현대화를 추진한다는 ‘포베다(승리) ’프로젝트와 같이 ‘북한의 광물 자원개발을 통한 투자비 회수 방식의 대규모 무역과 러시아 상품 및 자금 투자’가 가능하게 됐으며, 결제 통화를 루블화로 지정한 것 등을 언급하면서 2014년을 “양국간 협력 모델을 찾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그 뒤 2014년 12월 최룡해 특사의 방북을 거쳐 2015년에 들어 북러는 더욱 빈번하게 고위급 협의를 진행했다. 세미나 발표에서 렌진 부소장은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배학 원유공업상의 러시아 방문 그리고 리용남 대외경제상 및 많은 사절단이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 참가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함으로써 두 나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러시아 쪽에서는 국가 두마와 상원 및 여당 통합러시아당의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고 밝혔다. 2015년 5월 러시아가 초청한 전승절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이를 통해 다수의 경협 프로젝트가 성사됐고, 양국간 우호의 해를 추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북·러 정부간 경제·통상·과학·기술 공동위원회 러시아쪽 위원장 갈루시카 극동개발부장관과 김영춘 주러 북한대사의 2015년 1월 모스크바 회동이 양국간 극동지역 협력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봤다. 러시아 쪽은 당시 양국간 협력의 목표가 “모든 분야에서 북·러간 협력을 진정 호혜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고 천명했으며, 그뒤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양국간 많은 교류가 진행되었다. 2015년 4월 평양에서는 러시아중앙은행과 북한 중앙은행, 대외무역 은행간 회담이 열려 루블화 결제시스템 도입에 관한 최종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이어서 12월 11일 러시아 에너지부 안톤 이뉴친(Inyutsin A.)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에너지분 야 협력협정이 체결됐다. 이틀 일정의 방북을 통해 이뉴친 차관은 허택 북한 전력공업성 부상과 관련 논의를 진행했고 동평양 화력발전소와 함경남도금야 수력발전소를 시찰했다. 주북 러시아대사 관공보처는 러시아 전력을 조선(북한)에 공급, 전력 시설물 및 인프라망을 북한에 설립하고 북한 직원 교육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북한-러시아, 동평양 화력 발전소∙금야수력발전소 현대화 사업논의”, <스푸트니크> 2015년 12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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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북러간의 경제협력이 크게 강화되기 시작한 데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혔던 옛소련 시절의 북한 채무에 대한 탕감 조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 채무 전액의 탕감을 요구해왔다. 이로 인한 이견으로 북·러간 경제·통상·과학·기술공동위원회는 7년동안 열리지 못했다. 2012년 9월17일 두나라는 옛소련 시절의 북한 채무를 탕감하는협정에합 의했다. 그러나 이 협정의 비준 법안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한 것은 2014년 5월 5일이었다. 이 협정으로 북한은 러시아에 지고 있던 약 109억달러(달러당 0.6루블로 계산)의 옛 소련시절 채무 가운데 90%를 탕감받았으며, 남은 10억9천만달러는 20년에 걸쳐 분할상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러시아가 이 채무상환금을 다시 북한내 보건·교육·에너지분야 프로젝트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협력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마련됐다. (유철종, )푸틴, 북한 채무탕감 협정 비준안 최종서명,“ <연합뉴스> 2014년 5월 5일). 이를 바탕으로 북러는 정부간 경협기구인 통상경제 과학기술협력위원회를 재개했고 경제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하나 이러한 북러 관계의 발전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역사상 최초의 북한방문 등 그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관계가 중요한 디딤돌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특별한 관계에 있었다. 1999년 12월 31일 옐친 대통령이 전격 사임한 뒤 2000년 러시아의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한 푸틴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그해 7월 북한을 방문했다. 이 때부터 북-러 관계는 변화의 계기를 맞는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5월 “한반도는 역사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의 국익에 포함된다”면서 극동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뒤 곧바로 북한에 방북을 제안했고 북한이 이를 수용하자 2개월 만인 7월 전격 방문했다고 한다. 그 한달 전인 6월15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5월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중국 방문이 있었던 정세에 대한 판단이 있었겠지만, 소련 시기까지를 통틀어 처음으로 러시아 국가 정상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놀랄만한 일이었다. 이는 푸틴의 극동지역 개발 전략, 아태 지역과의 통합이라는 러시아의 미래에 대한 관점이 투영된 것이기도 하다.
 당시 두나라는 군사협력 강화, 국제패권 반대, 주권 존중, 한반도의 자주적 통일, 양국 우호협력 증진 등 11개 항이 담긴 ’북-러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그리고는 다음해인 2001년 여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무려 23박 24일의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2002년 블라디보스톡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국제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완전한 현대인으로 보였으며, 그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주권국가의 이해와 국방문제 등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해박한 인물”이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2015년 7월19일 푸틴의 북한 방문에서 채택한 북러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러시아와의 친선 관계를 강화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짐했다.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이날 “역사적인 북러 공동선언이 채택된 때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기간 북러 친선관계는 끊임없이 강화 발전돼 왔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북러 관계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친선관계”라면서 “이를 더욱 공고히 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은 두 나라 인민들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북러간 경협 메카니즘과 본격화되는 러시아 기업들의 북한 진출


   2015년 4월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는 북한과 러시아 정부간 경협기구인 7차 통상 경제 과학기술 협력위원회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갈루시카 극동개발부장관과 리룡남 북한 대외경제상은 에너지를 비롯해 인프라 구축, 농업 등 여러 다양한분야의 협력에 관한 의정서에 서명했다.
  또 양쪽은 농축수산물의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상대방이 발행한 식품위생 증서를 상호 인정하는 내용의 의정서에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곡물과 채소류를 비롯해 해산물, 육류, 그리고 가축 등의 수출입 때 상대편 검역기관이 발행한 위생 증서만으로 추가 검역 없이 통관이 가능하도록 했다. <자유라디오 방송(RFA)>(2015년 4월 27일)은 러시아 극동개발부(공식 홈페이지)의 내용에 입각해 2016년 5월부터 러시아산 육류의 북한 수출이 간편해질 것이며,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가축과 사료 등을 들여와 농장에서 사육한 뒤 육류 가공식품을 러시아 측에 수출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농업협력의 시범 사업으로 합의된 것이 황해도 사리원의 돼지공장 설립이었다. 러시아에서 지원한 생산 설비를 갖춘 러시아 육류 회사 ‘스파스키 베이컨’의 북한 지사를 설립한다는 것인데, 러시아쪽은 이 곳에서 생산된 육류를 가공해 러시아로 되가져가 팔 예정이며 사업성이 좋을 경우 다른 지역 농장으로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갈루시카 장관은 앞서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북한과 정부간 위원회의 정기 회의를 통해 경제 통상분야에 관해 많은 논의를 해왔다”면서최 근 농업분야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실질적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북러 간에 최근 들어 더욱 확실해진 것은 양자 간에 아직도 개발하지 못하고 실현하지 못한 막대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정부간 기구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가 합의한 협력사업과 투자계획은 매우 광범위하다. 2015년 6월24일 연해주를 공식 방문한 박창남 나선시 인민위원회 해양토지부 부장은 나선지구에 활주로 폭 60m, 길이 3km의 국제공항을 건설하는데 이 사업이 완공되면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에 실질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북한이 나진항 개발 사업에 대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준비해 제공할 수 있다며 나진항 화물 터미널 건축 사업에도 러시아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또 김경철 나선 인민위원회 경제협력부 부장은 러시아 연해주 기업인들을 5차 나선 국제상품 전시회에 초청했다. 또한 러시아 기업들의 대북 투자와 협력을 위해 2015년 2월4일 러시아는 외무부, 경제개발부, 극동개발부, 주러 북한 대사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 산하 북러간 기업협의회를 발족시켰다. 이 기업협의회는 러시아 기업 및 단체들이 북한 내 사업 파트너를 찾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맡았다. 이들의 참여는 북러 정부간 회의를 민간기업 사이의 투자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무대로 만들었다.
   그동안 진행된 북러간 경제 협력을 철강 금속분야에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세비르 그룹과 김책 제철소간  합작 프로젝트를 비롯  △철도도로 항만 등 교통 및 물류 인프라, △무역확대를 위한 무역사무소 설치 등 시스템 정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력 에너지 분야로 나눠 정리한다.
 
▶ 세비르 그룹과 김책 제철소간 바터 거래
 -철강 금속분야 교역 규모 연 4천만 달러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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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지역의 북한 노동자 채용공고


  산업 분야에서 기업간 협력의 성공적인 사례로는 러시아의 세비르(СЕВЕР Sever) 그룹과 북한의 김책제철소(청진 소재)간 협력이 꼽히고 있다. 공급은 물물거래(바터제)로 이루어지는데 세비르 그룹은 북한 제철기업에 석탄을 공급하고 주철을 받으며, 일부 금융 거래로 보완된다.  두 기업의 월간 교역량은 200만 달러 선에 이르고, 연 2,5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렌진 부소장은 밝혔다. 이런 협력에 바탕해 러시아는 냉연강 생산, 김책 제철소 현대화, 선철(Pig Iron) 생산 증대 프로젝트를 제안했으며, 금속 분야의 다른 기업들과 유사한 형태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의 보고에 따르면 2001년 모스크바에서 창업한 세비르는 파이프 등 철강 제품 및 건설 자재를 공급하는 회사로, 2015년 8월 최고급 품질의 산업용 유연탄으로 제철회사의 용광로용 연료인 코킹콜(Coking Coal)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한과의 바터 방식 거래를 확대했다.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2015년 11월부터 세비르와 김책 철강그룹 간의 교역액이 4천만달러에 이를 것이라 예상하였으며, 세비르는 북한의 금석(Geumseok)이란 회사와도 바터 형태의 비즈니스를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성시현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보고, “북러 양국,교통, 교역, 발전 분야 협력확대 추진” 2015년 12월 10일)
   이런 러시아 기업들의 북한 진출 못지 않게 현재 극동지역에는 건축, 목재조달, 유통 및 북쪽 근로자 송출 업무 등을 담당하는 북한쪽 자본이 참여한 많은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양국 간 주요 협력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것이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이다. 렌진 부소장은 예를 들면, 하바롭스크주에는 북한 임업성 소속 임업기업 원동임업 대표부가 하바롭스크주 임업 및 건설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북한 근로자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북한 근로자들의 교육수준이 낮고 숙련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목재조달, 석탄 채굴, 생선가공, 농업 등대체로 단순 노동에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사무소 설치 및 3국 경유 무역의 직접 무역으로 전환
  -2015년 중러와의 무역규모는 감소 2016년 들어 수산물 대러 수출 급증

 

 북러 양쪽 전문가들은 인프라 등의 미비로 두 나라간 무역이 제3국을 경유하는 것으로 파악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처를 공동으로 취하기로 했다. 렌진 부소장은 러시아쪽 전문가들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수출량의 1/3 정도(약 9억 달러)가 러시아 산 제품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를 러시아 북한간의 직접거래로 전환한다면 제품 가격을 인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급 물품의 품질 관리를 강화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쪽은 무역관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두나라간 트레이드 플랫폼의 연계, 무역 결제 제휴은행을 통한 거래 지원 등을 맡게 될 ‘아시아무역센터’ 개설을 제안했으며, 북한이 이에 동의했다고 렌진 부소장은 밝혔다. 앞서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밝혔듯이 이 과정에서 북한은 북한 주재 러시아 직원들에 대한 복수 비자발급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의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보고(성시현, “북러 양국, 교통, 교역, 발전 분야 협력확대 추진” 2015년 12월10일)에 따르면 렌진 부소장이 말한 아시아 무역센터는 두나라가 평양에 설치하기로 한 양국 무역사무소(Trade House)로 보인다.
 이 보고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들이 주도해 제안한 무역사무소에서는 양국의 전자무역 시스템 체계를 동일화(synchronizing)하고, 자국통 화(루블화 및 원화)로 무역대금 결재를 할 수 있도록 은행을 지원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코트라 보고서는 이 무역 대금 결재를 위한 루블화 활용은 러시아의 지역개발 은행(RBD, Regional Bank forDevelopment)이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외무역은행과 고려개발은행은 이 지역개발 은행에 각각 계좌를 개설했다.1 993년에 러시아 우파(Upa) 지역에 설립된 이 은행(RBD)은 러시아 각 지역으로 영업을 확장해 왔으며 2015년 10월 현재 러시아 은행 자산 순위에서 273위를 기록하고 있다. 렌진 부소장은 지역개발 은행(RBD)을 통해 북한 기업들이 러시아 은행에서 구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해당 거래에서 제3국의 관여 없이, 환전에 따른 관련 비용을 크게 절감하면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대러 제재와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금융제재가 취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러가 무역을 계속 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어 북한의 두 번째 교역 상대국이지만, 그 규모는 중국에 비할 바가 안된다. 게다가 이 러시아와의 교역도 국제 제재와 원자재 가격의 급락, 북한의 수출 감소 등으로 인해 2015년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의 경우 북한의 대러 수출액은 전년도인 2014년의 절반에 그쳤다. 2015년 1월-11월 간 북·러 양국간 교역량은 2014년 동기대비로 3.6% 하락한 6천31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북한의 대러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며, 러시아의 대북 수출액은 6천5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5% 증가했다. 반면에 북한의 대러수출은 260만달러로 2014년 대비 59%나 하락했다. 이는 두나라 교역관계가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보여주고 있지만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대외교역에서의 비중은변함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북한은 러시아의 대외무역 파트너들 가운데 113위로 대외교역량중 0.01%를 기록했다. 극히 미미한 수준에 있는 것이다. 투자에서도 2010-2014년 러시아의 대북 직접투자액은 약 1억9,500만달러였으며 북한의 대러 직접투자액은 300만달러로 파악됐다. 러시아는 북한의 대외 수입규모에서 2위에 있지만 중국과 비교하면 러시아의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인 2015년 1월에서 11월까지 중국과 북한의 무역도 전년대비 15% 감소했는데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중국의 대북교역액은 약 49억1천만달러였다. 
 2016년 들어서도 1분기 북한과 러시아의 교역량은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북한산 수산물의 러시아 반출은 6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2016년 6월13일)이 러시아 연방 관세청 자료를 근거로 작성한 ‘2016 1분기 러시아 북한 교역’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양국 교역액은 1천712만(17,122,500)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기간 교역 규모(1천823만 달러)에 비해 6.1%, 소폭 감소한 수치다. 이 중 러시아의 대북 수출이 1천340만(13,398,9000) 달러로 전년(1천765만 달러)에 비해 4분의1 가까이 (24.1%)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유연탄(1천100만 달러)과 수산물 (116만 달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무래도 이는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의 영향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에 비한다면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수출액은 이 기간 372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57만 달러)에 비해 6배 이상 늘었다. 코트라는 이를 북한산 냉동 수산물이 282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출액의 4분의 3 (75.7%)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수산물 수출은 2015년 전체 수출액 166만달러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한해 북한의 대러 수출액이 572만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이는 놀라운 수준이다.


▶두만강 부교 건설 등 3국 국경협력의 물류 인프라
  -나진 하산 물류 수송 본격화와 완공 앞둔 신두만강 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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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철도 개통기념식이 열린 건 2013년 9월22일이었다. 당시 북한은 이를 ‘조러 관계 발전과 공동번영의 이정표’로 평가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북·러간에 하산-나진간 철로 연결 합의가 2008년이었으니 5년만의 개통이었다. 그리고 1년 조 금못된 2014년 7월 러시아는 나진항 3호부두 터미널 현대화를 마무리했다.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이 2008년 7월 설립한 합작회사 ’라손콘트란스‘는 철로 개보수 및 나진항 현대화 공사를 동시에 벌여왔다.합 작 형태의 사업이었지만 총 4억달러(약 4천3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는 러시아가 모두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은 하산-나진(52km) 본선과 나진-나진항(2km) 지선 등 전체 54km 구간에 러시아식 광궤(1520mm)와 한반도식 표준궤(1435 mm)방식 선로가 나란히 놓인 복합궤를 새로 깔았다. 선로 방식이 달라도 차량 바퀴를 바꿔달 필요 없이 열차가 신속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또 같은 구간에 있는 18개의 교량과 3개의 터널 등도 개보수했으며 현대식 신호 및 통신 장치도 새로 설치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2015년 7월25일)이 러시아 극동지역 최대 신문인 <졸라토이 로그>의 보도를 빌려 보도한 데 따르면 2015년 들어 나진항으로 운송된 러시아산 석탄량은 2015년 상반기에만 73만4800t에 이르렀으며, 이는 2014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한 2015년 상반기 하산-나진 국경철도를 통해 운송된 국제화물 운송량이 78만7500t이라고 밝혀, 5만2700t 정도의 석탄 외 화물이 철도를 이용해 북한과 러시아 사이를 오갔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러시아는 러시아산 석탄 운송량을 150만t으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러시아 철도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나진항을 통해 운송된 석탄은 120만t 이상이며, 그 중 85% 이상이 중국으로 운송되었다. 전문가들은 이 구간의 물동량을 연간 500만t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가 하면 역시 <자유 아시아방송(RFA)>(2015년 7월1일)은 훈춘시 정부를 인용해 중국도 북한 나진항을 기존 석탄 수송에 이어 컨테이너 화물까지 확대해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훈춘시 정부에 따르면 중국 화물선은 2015년 6월24일 훈춘에서 컨테이너 38개를 싣고 북한 나진항을 거쳐 3일 뒤인 6월27일 상하이 닝보항에 도착했다.
  지린성 정부가 2014년 5월 6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중간에 훈춘-나진항-동해-상하이(혹은 닝보)의 중외중(中外中, 외국을 경유하지만 중국 국내무역으로 인정) 항로 운영에 합의한 것은 지난 2011년1월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2011년 7월 다롄의 촹리회사가 석탄을 수송하기 시작했다. 촹리는 이 때 나진항 1호 부두에 대한 개보수작업으로 부두 선석을 1개에서 4개로 증설하기로 하고 30년간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2012년 5월 8일까지 약 1년간 총 7차례 상하이, 닝보, 창저우 등지로 10만4천t의 석탄을 운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촹리가 운행했던 이 ‘중외중’ 항로는 2012년 하반기부터 석탄가격의 하락, 단일한 운송 물품, 목적항의 제한, 그리고 단방향 운송 등의 한계로 잠정 중단되었다. 다시 항로가 열린 것은 2014년 2월18일 중국 세관총서가 중외중 물류의 양방향 운항을 비준하고, 컨테이너 운송도 허가할 방침을 밝히면서다. 중국 세관당국은 또한 나진을 거쳐 오는 중외중의 목적항도 상하이 닝보 이외에 푸젠성의 취엔저우(泉州), 샨터우, 광둥성의 광저우 황푸, 하이난다오 양푸(洋浦) 등을 추가해 확대했다. 그리고 운송품목도 석탄에 제한돼 있던 걸 곡물·목재·동 등 3가지 상품으로 확대해 중외중 내수물류로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곡물등을 실은 컨테이너정기 운송이 2015년 6월부터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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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나진-선봉을 통한 러시아와 중국의 물류운송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그에 발맞춰 중국은 신두만강 대교 건설에 착공해 2016년 11월 준공했으며, 러시아는 기존의 나진-하산 철도의 두만강철교 옆으로 북러 두만강 도로 부교를 건설하기로 한데 이어,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해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들어갔다.<스푸트니크>에 따르면 2015년 10월 러시아쪽은 러시아와 북한 간 국경을 흐르는 두만강을 건너는 자동차 도로용 부교(Pontoon Bridge) 부설을 위한 실무 그룹을 구성했으며, 이를 북쪽에 통보했다. 앞서의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보고(성시현, “북러 양국, 교통, 교역, 발전 분야 협력확대 추진” 2015년 12월 10일)는 2015년 10월 합의한 의정서(protocol)에 이 부교 건설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이 명시됐다. 두나라는 2015년 4월 양국의 교통부 장관이 국제자동차 도로에 관한 정부간 협약에서 이 부교 건설에 합의했다.
  또 중국 지역 인터넷 매체인<지린망(中國吉林網)>(2016년 8월2일)은 신두만강대교 건설공사가 90%의 공정율을 보이며 10월 완공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2014년 9월 착공한 훈춘(琿春)의 취안허 통상구와 접경하고 있는 나선시 원정리를 연결하는 이 신두만강대교는 정식 명칭이 '중조(中朝) 변경 취안허(圈河)통상구 대교'로 총공사비 1억4천700만 위안(270억원 규모)이 투입됐다. 교량 공사는 2015년 착공해 교각 및 상판시공을 마치고 도로 포장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훈춘해관(세관)은 7월26일 시공사로부터 도로 포장을 예정 공기에 끝내려면 취안허 통상구를 통해 반입되는 자재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건의에 따라 통관 시간 및 통로를 확대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훈춘시 관계자는 “신두만강 대교가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중요한 연결점이면서 동시에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수행하는 국토 동단의 주요 프로젝트”라면서 “2년간의 공사 끝에 두달 뒤 완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두만강대교는 지난 1936년에 건설돼 사용연한을 넘겼고 위험이 감지돼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실시했으며 새롭게 늘어나는 물동량을 감안해 여객 차량용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신두만강 대교, 러시아의 두만강 도로용 부교 그리고 기존의 훈춘에서 하산을 지나 마하리노로 이어지는 철도 여기에 훈춘-블라디보스톡 고속철 사업 등 나진 훈춘 하산 등 두만강 유역 3국 접경지역에서의 이러한 물류 인프라 구축은 나진항을 통한 동해로의 물류수송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이 지역의 북중러 3자 협력을 제약해 온 냉각된 북중 관계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중국이 새로운 동북진흥 계획에 따라 경제 침체에 빠진 동북 3성의 활성화에 나서고, 러시아가 극동 연해주 지역의 자유항, 선도개발 구역 설치로 적극적인투자를 유치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91년 북한이 나진 선봉을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비슷한 시기 유엔개발계획(UNDP)의 두만강 개발계획이 시작된 이래 이 지역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중 관계의 복원 움직임은 2013년 말 장성택 처형 이래 중단됐던 단둥과 신의주, 훈춘과 나진 선봉사이의 공동 관리 공동 운영의 경제 특구를 중심으로 한 중-조 협력이 재개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북한이 단둥-개성간 고속도로의 공동 건설을 제안했다는 보도는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통일뉴스> 등 국내 일부언론(2016년 6월 27일)은 북중접경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랴오닝성 정부에 단둥~개성 고속도로 착공식을 오는 7월27일 개최할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착공식은 열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런 흐름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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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하산을 이어주는 북러 두만강철교와 훈춘 국경지역의 나진으로 가기위해 거치는 훈춘 세관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 북한당국이 2016년 4월 고속도로 착공을 제안하려 했으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등을 감안해 연기했다”는 것이며, 단둥~개성 간 고속도로 건설은 2015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때 방북한 류윈산(劉雲山)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당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합의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 사업은 북한 룡림무역회사와 중국 랴오닝 루차오(遼寧路橋)건설유한공사가 양측의 건설 주체이며,  단둥 신압록강 대교를 기점으로 평양까지 220㎞구간을 1차로 완공하고 평양~개성 190㎞ 구간을 2차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라는 등 매우 구체적인 사업계획까지 마련돼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중간 새로운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중국이 모두 총 22억2천만위안(약 3천706억원)을 들여 기존 조중 우의교에서 8km 떨어진 지점에 건설해 2014년 10월 완공했었다. 그러나 북쪽이 진입 램프와 연결도로를 만들지 않아 개통이 미뤄짐으로써 중단된 북중경협의상징이 됐다. 신의주에서 평양 나아가 개성으로까지 연결시키는 물류 인프라 프로젝트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은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을 위한 후속조처들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이 그동안 추진해 왔던 동북 3성 진흥을 위한 투자 프로젝트로서 창지투 개발개방 선도구 프로젝트에 따른다면 동쪽은 훈춘까지의 고속철 준공에 이어 신두만강 대교가 준공되면 다음 프로젝트로서 훈춘-블라디보스톡 고속철 사업이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서쪽 랴오닝성쪽의 압록강 연해경제벨트 프로젝트에 따라 단둥-신의주간 신압록강대교 개통과 함께 신의주- 평양으로 이어지는 교통망 사업이 검토되는 건 자연스런 수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사드배치 결정 이후의 중러의 공동대응과 북중 관계의 복원 움직임은 이러한 북중러 3각 협력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외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나진선봉 전력망 연계 및 발전소 건설 등 한반도 에너지 브릿지 

   -환동해 넘어 아시아 슈퍼 그리드와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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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진에서 시작해 한반도로 이어지는 러시아의 거대한 통합 전력망(그리드) 구축사업 또한 본격화하고 있다. 루스기드로(러시아 국영수력발전회사)의 극동지역 자회사인 라오 극동에너지(극동 전력 시스템 RAO Power Systems of the East)는 2015년 1월22일 대북 전력공급 사업의 기술 경제적 타당성 조사를 맡을 기업의 입찰에 들어갔다. 알렉세이 카플룬 부사장은 북한 나선특구에서 송전 건설을 위한 기술 경제적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조사가 2015년 4월말에 완료됐다고 밝혔다. ‘라오 극동에너지의 세르게이 톨스토구조프 사장은 러시아 수력 발전 대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국영 기업인 루스기드로(Rus Hydro)가 북한에 적극적인 전력 수출과 화력 발전소 건설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스푸트니크>, “러시아 기업, 북한에 화력발전소 건설 고려중”, 2015년 6월26일). 나선시까지 연결되는 이 송전 사업에는 라오 극동에너지와 나선시 전기회사가 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다. 러시아는 북한 동부 연안 에너전력을 공급하는 대신 북한과 북한서 채굴한 구리 광물을 제공하는 바터 거래를 고려하고 있다. 고전압 송전망 건설을 위해 러시아측에서 연방 송전공사 ‘통합에너지시스템’(FGCUES)이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러시아는 이에 관한 협상을 수자원 공사를 포함한 남쪽 기업과도 진행했다. 2015년 4월 22일 서울에 온 갈루시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를 중심으로 삼성그룹, 롯데그룹, 대우조선해양 회사들과 한국무역협회 대표들을 만났으며, 세르게이 카차예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부장이 북한 송전사업 등 러시아 극동지역의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극동연해주 지역은 러시아 최대의 수력발전소인 브레야 발전소 등 아무르, 우수리, 브레야 강 등의 풍부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전력생산에 유리한 여건을 갖고 있다. 수자원공사는아무르 강 유역에서 홍수 예방을 위한 수력 발전소와 상수도 건설의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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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 연해주의 강들 아무르 부레야 우수리강 등


  톨스토구조프 사장에 따르면 첫번째 단계로 북한 나선시에 60MW를, 이후에는 350MW로 확장할 계획이며, 세번째 단계는 북한 전역에 화력 발전소 건설을 포함해 2~3GW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 2단계가 완료되는 단계에서 남한으로까지 한반도 전체의 망 구축을 통해 전력 수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것이다.
  루스기드로는 2015년 10월 사전 타당성 조사를 마친 후 프로젝트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에 착수했다.<리아노보스티 통신>(2015년 4월27일)은 예브게니 도드 루스기드로 이사회 회장이 첫 단계 사업으로 라선시 경제특구에 60MW의 전력을 공급할 구체적 계획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2017년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또 이 사업을 위해 러시아, 북한은 각각 15억 루블(313억원), 20억 루블(417억원)을 투자할 전망이고 전체 전력망 길이는 63km로 러시아 접경에서 라진까지 45km,연해주를 따라 18km 전력선이 부설될 것이라고 전했다.
  렌진 부소장에 따르면  북러간의 에너지 프로젝트는 나선 에너지 브릿지, (구리 광물을 대가로 한) 북한 동해안에너지 공급, 러시아 남북한을 잇는 에너지 브릿지 프로젝트 등으로 세가지가 서로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나선 프로젝트는 한반도와 연결되는 에너지브릿지 건설 과정의 첫 걸음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루스기드로는 이 에너지 공급사업에서 라선 경제특구에 화력 발전소 외에 풍력발전소를 건립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갈루시카 장관은 2015년 10월 루스 기드로 러시아 수력발전공사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에너지 공급가 결정을 포함한 주요 사안을 논의했으며 ‘양쪽 모두 경제적으로 수익성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한 루스기드로가 추진하는 한반도 에너지 브릿지 사업에 동의했다고 <스푸트니크>는 전했다 (스푸트니크, “루스기드로 러시아수력발전공사, 북한 에너지 프로젝트 실행 사안 논의 차 평양 방문” 2015년 10월13일). 또 북한은 이런 합의를 비롯해 자국 내 수력 발전소의 전력생산 효율 증대를 비롯한 현대화 사업을 지원해 줄 것을 러시아에 요청했다.
 알렉산드르 아브라모프 극동연방대학교 자연대 수리경제학과 교수는 “러시아-한반도, 그리고 사할린-일본을 잇는 전력 연계망 건설로 동해를 둘러싼 ‘통합 전력 그리드’를 구축함으로써 이 지역의 에너지 안보협력이 강화될 것”이며 “현재로선 석탄, 가스, 석유를 원료로 내다파는 것보다 전력을 파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수퍼그리드(송전망)와 동북아 전력계통 연계의 남북러 송전망 사업


 전력시장의 측면에서 본다면 동북아 지역은 상호보완 또는 경쟁을 통한 성장이 가능한 매력적인 지역이다. 러시아 동부지역(동시베리아와 극동 러시아)은 막대한 가스, 석유 및  수력 그리고 조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석탄 위주인 중국 동북지역보다 에너지의 절대량과 청정도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중국은 서부지역의 광대한 수력 자원을 제외하고는 석탄이 주종을 이루기에 이를 러시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석유 가스 에너지로 바꾸려 하고 있다.
  전기연구원의 윤재영 박사는 “에너지 자원 보유 측면에선 절대적 약자이지만 경제구조가 강한 일본과 한국, 무궁한 에너지 자원을 가졌으나 경제가 약한 러시아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중국 등 동북아 계통연계는 상호간에 시너지역 할을 할 수 있는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 전력망 연계를 논의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돼 온 것은 ‘ 남북한-러시아’ 전력망 연계였다. 남북한-러시아간 전력망 연계사업은 지난 2006년 한러 정부간 전력 에너지 분야 합의각서를 체결한 이후 한전과 러시아 전력회사인 인터라오(InterRAO) 및 로세티(Rosseti)간 공동 연구로 진행돼 왔다. 2015년 6월에 이들은 ‘한-러 전력연계 예비 타당성조사 공동연구 MOU’를 체결했다.
  그 동안의 경과를 보면 전력망 연계는 러시아와 일본의 협력이 가장 기대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동시베리아와 극동 러시아의 지하자원과 전원개발을 활성화 하려 하고 있으며, 일본은 동북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면서 전기요금도 가장 높은 만큼, 가장 유력한 전력 수출지역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북아 계통연구의 초창기에는 자연스럽게 ‘러시아~일본’ 연계방안이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하지만 일본 전력회사들의 동북아 계통연계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와 대북한 전력지원 문제가 맞물려 2000년대 중반 이후 ‘남북한-러시아’연계망이 부상했다. 다양한 계통 계획안이 검토됐으며, 이 가운데 ‘남북한-러시아’ 3-Terminal 고압 송전방식(HVDC) 연계망 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기본계획이 유력한 것으로 제시됐다. 이 계획은 블라디보스톡-평양-서울 3곳에 변환소를 설치해 다단자망 HVDC (초고압직류송전, MTDC, Multi-Terminal HVDC)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연계선로는 ±500kV 직류 가공선로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톡을 시작으로 북한을 거쳐 남한까지 연결되며 선로 길이는 전체 1000km 내외이다. 전력 융통 패턴은 러시아가 남한 및 북한에 전력을 기저 부하로 공급하지만, 피크 부하시점의 차이등을 감안해 계절에 따라서 역송전도 가능한 것으로 가정했다.(유희덕, ‘동북아 수퍼그리드’ 공감대 형성, 철저히 준비해야 <전기신문> 2016년 2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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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 뱅크 회장과 아시아 수퍼그리드 구상


  이 동북아 전력망 계통연계 프로젝트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 뱅크 회장이 아시아 수퍼그리드 (ASG Asia Super Grid) 사업을 제안하면서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 고비 사막지역의 태양열 프로젝트(고비텍)와 결합한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아시아 전력망을 연계(아시아 수퍼 그리드)시키면서 동시에 그 에너지원을 몽고 고비사막에 대규모 태양열 및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 기반한  전력생산의 HVDC 송전망과 연계시키려는 것이다. 이를 가장 에너지 수요가 많은 중국 한국 일본을 이어주는 아시아 슈퍼그리드를 통해 송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 대륙과 일본을 연계시키기 위해 부산과 후쿠오카를 연결하는 소지역 계통연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의 비전을 정확히 인식해 사업화 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온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더 이상 일본의 에너지를 원자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사고의 전환에 입각해 자연에너지 재단을 만들어 신재생에너지 미래 비전과 새로운 사업구상의 하나로 이런 원대한 장기 플랜을 제시했다. 원전이 아닌 신재생 에너지에 바탕해 일본의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구상이다.
 2016년 들어 이 구상은 사업타당성 조사 단계에 들어섰다. <아사히신문> (2016년 3월31일)은 한국의 켑코(한국전력공사), 중국 최대 송전회사인 국가전망(電網)공사,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러시아 송·배전회사 ‘러시아·그리드’등이 다국간 송전망 연결 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는 2016년 3월30일 베이징(北京)에서 국가전망공사주최로 열린 국제회의에서 이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원전이나 화력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재생 에너지공급을 국제적인 유통을 통해 안정화하고, 소비국의 전기요금 인하를 도모하자는 취지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4개사는 당분간 테스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송전 루트를 검토한 뒤 사업성을 평가하고 각국 정부의 지원 체제를 확인할 방침이다.
‘아시아 슈퍼 그리드 구상’을 추진해온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세계의 조류는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발전능력 면에서 원자력 발전은 답보상태이지만 재생 에너지 신설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사업으로 이어지면 수천억 엔(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한중일간 해저 케이블을 부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르면 2020년 사업화가 실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준형 도쿄 특파원, “한-중-일-러 송전망 연결구상 시동…타당성 조사 합의” <연합뉴스>  2016년 3월31일)
   
  외교와 경제를 우선과제로 내건 김정은 체제와 북중러 협력
  
  북한의 2016년 1월 핵실험과 뒤이은 로켓발사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표현한 대로 한반도는 “칼을 뽑고 활시위를 당겨놓은 상황으로 화약 냄새가 가득”한 대결과 긴장의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것이 북한의 고립을 가져온 건 아니다.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관철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강행과 외교 해법을 배제한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적 대응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그동안 악화됐던 북중 관계는 복원되는 조짐을 보였고, 사드, 남중국해 그리고 북핵 문제 등에서 중러의 공동대응과 함께 러시아의 적극적 관여는 북한이 중러와 협력을 통해 생존을 모색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내건 핵 무력강화와 경제 발전의 병진 노선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었으며, 북핵은 불가피하게 대북제재와 대외 경제부문의 타격 등 경제발전의 장애로 작용했다. 그러나 5월 7차 당대회와 6월말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당과 국가의 권력체계를 정비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제 핵 보다는 경제문제의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대결과 핵 무장력 강화의 위협 보다는 평화협정 체결 등의 외교적 협상과 대외경제 협력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회복 외교가 대내외정책의 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북중 관계를 연구해 온 일본의 북한 전문가인 히라이와 순지 시즈오카 현립대 교수가 적절히 분석했듯이 김정은 정권에서 다음 과제는 경제일 것이다. (히라이와 순지 平岩俊司 시즈오카 현립대 교수, 당 대회 이후 北 과제는 경제와 외교 <교도통신> 2016년 5월14일) 그는 북한이 당 대회에서 경제에 현저히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재확인하면서 국가경제 5개년 전략을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핵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기본자세는 변함이 없지만 과거와 다른 대외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는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 아래 고립에서 벗어나 외교무대로 나올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의 북한전문가인 게오르기 톨로라야 과학아카데미 아시아 경제전략연구소 한국 실장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새 정부 기관인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한 것은 기존 군사 중심 정부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국가형태를 갖추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발전에서의 시장구조 형성과 정상적인 국가 운영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당 대회에서 미국에 대해 적대시 정책 철회와 조선(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순지 교수는 북이 평화협정을 축으로 중국을 관여시켜 미국을 움직이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지난 2월 왕이 외교부장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를 동시에 추진하는 협상을 제시했다. 중러는 사드는 물론이고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서 거의 일치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 이래 지난 5년간 북중 관계는 악화되고 그 틈새를 북러 협력이 메꿔왔다면, 앞으로는 다른 국면이 예상된다. 여전히 유엔의 대북 제재 등 북핵 문제가 가장 핵심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대내외 정책 과제를 경제와 외교로 설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행보는 북중, 중러 그리고 북중러의 3자 협력이 상호 보완적이면서 경쟁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강태호 한겨레 선임기자  kank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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