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7 북중관계 전망-3. 합작

강태호 2017. 0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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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17년 북중관계 전망-3. 합작


 발문:트럼프발 파고에 맞서 북중결속 강화 예고


1. 북한 껴안기의 지정학:7차 당대회 이후

2. 유엔의 대북제재와 북중 경협의 상호진화

3. 양안기업의 위화도 합작투자가 의미하는 것



 중국·대만기업 북한 위화도에 공단 조성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북한의 위화도 경제특구에 60억 위안(약 1조원 )을 출자해 공단을 조성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 <요미우리신문> (2017년 1월 6일)은 양안기업들이 2016년 11월에 북한쪽과 이 공단 건설에 합의했으며, 중국 기업이 대만 투자가를 북한에 소개하고 대만쪽이 투자액의 70% 이상을 담당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위화도 공단 조성에 앞서 2억 위안(약 328억원)을 투자해 위화도와 신의주를 연결하는 다리 및 도로를 정비할 예정이다. 이미 건설 자재가 공사 현장에 옮겨진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공단이 조성되면 중국에서 원자재를 반입해 가공한 전자부품 등을 동남아 등지로 수출하게 될 것이며, 중국과 대만 입장에서는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다. <요미우리>는 "계획이 실현되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에 있어서는 대규모 외화획득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2011년 6월 중국과 합의해 압록강 하류의 황금평과 함께 위화도를 경제특구로 지정했지만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2012년 말 처형되면서 외자 유치는 중단됐다. 그러나 2016년 11월 말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직후 외자 도입을 담당하는 북한 대외경제성( 2014년 국가경제개발위원회와 합영투자위원회를 통합)간부가 중국 단둥을 방문해 위화도 공단 추진 방침을 확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과 대만기업들의 이 위화도 공단 투자는 <요미우리> 보도에 훨씬 앞서 이미 1년 전부터 진행돼 온 것이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중국의 <공상시보>는 (北韓 威化島 設台商科技園區, 2016년 2월4일) 대만의 레더사(Ledder, 世晶綠能科技股份有限公司. 이하 레더사)가 중국기업인 선전의 한정궈신투자유한회사(深圳 汉正国信投资控股有限公司)의 (일부) 투자를 받아 위화도 경제지대에 과학기술단지인 세정 과학기술산업원구(世晶科技業園區 시징과학기술단지)를 합작 개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성시현 코트라 타이베이 무역관, ‘대만, 북한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에 과학기술단지 설립’, 2016년 2월 5일) Ledder사는 주로 LED조명, LED광판, 박막형 태양전지(CIGS), 이동식 태양광발전기 등을 연구개발 제조하는 업체다. 이 시징 과학기술단지의 면적은 38㎢ 규모이며, 레더사가 입주관리운영, 업체모집, 운영 관리를 맡을 예정이며 Ledder사의 계열사인 Ledder 종합기획유한회사(世晶統籌有限公司)가 앞으로 단지를 운영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시징 과학기술단지(世晶科技業園區) 설립을 비준했으며, 2016년 2월 초 열린  현판식에는 이철석 북한경제위원회 부위원장, 최현주 주 선양 북한 총영사관 경제영사와 대만쪽 경제부 공업국 산하 중화민국플랜트수출협회(中華民國整廠輸出協會), 대만-북한경제무역협회(台朝貿易協會)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요미우리>의 2017년 초 보도는 이런 합의가 투자규모, 도로 정비의 사전작업 등에서 보다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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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팬 레더사 최고경영자.  출처: 미국의 소리(VOA) 방송


 또한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이 <공상시보>의 보도가 나온 직후인 2016년 2월 레더사의 피터 팬(판위샹 潘宇翔) 최고경영자를 인터뷰하면서 투자 경위와 사업 방향 등을 전한 바 있다 (“北 위화도에 진출한 대만 기업의 투자이유는 '이 지역 잠재력 때문'”  2016년 2월 20일). 우선 피터 팬 회장은 위화도 투자에 나선 이유를 “이 지역의 잠재력”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북한은 산업화가 덜 돼 있고, 손대지 않은 땅이 많아서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사업을 추진하기에 좋은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는 레더사가 상대적으로 개발이 된 황금평 대신 위화도를 선택한 이유로 볼 수도 있다.
  특히 그는 △황금평-위화도 지구가 자유경제구이고 △북한과 중국이 함께 관리한다는 점, 즉 중국이 개발구 관리에 관여한다면 안전하게 사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거대한 시장인 중국, 일본, 한국과 가까워 입지조건도 좋은 점 등을 투자에 나선 구체적으로 이유로 들었다.  그는 “환경 친화적이지 않은 업체는 (단지에) 유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는데 위화도에 유치할 지속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사업으로 “약초-종묘 센터와 기초 농수산업과 광업, 그리고 건강과 로하스 생활촌, 관광과 경영센터 등”을 거론했다. 로하스 생활촌은 건강과 환경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위화도 투자 과정 및 위화도 상황


  이 인터뷰에는 레더사가 위화도에 들어가게 된 입주 과정이 나온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월에 북한 정부와 중국 정부가 우리 계획을 승인했다”는 것으로, “그때부터 본토 중국쪽 동업자들과 계약을 했고, 이어 북한 정부와 협상을 마무리한 뒤에 위화도에 입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북한쪽이 우리가 위화도에서 대만과 중국 본토에서 성공한 다양한 기술 방식들을 시험하고, 이를 통해서 해당 지역의 산업기술을 개선할 기회를 잡기를 원했다”면서 “북한 사람들이 위화도 특별구를 홍콩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위화도 입주 추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는 상황이라 투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것과 “황금평-위화도 지구, 특히 위화도 지구는 현재 빈 땅이고, 기반시설이 없고, 현재는 무역 같은 상업 활동을 하려면 중국 쪽 교통체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기에 이런 조건에서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고 답했다. 이런 어려움에 대해 “북한쪽은 황금평-위화도 개발지구가 북한 법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와 맺은 협정이 적용되는 자유무역지대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황금평-위화도 경제지구의 개발 상황에 대해서는 “황금평에서는 세관이라든지 압록강 대교 같은 중국 쪽 기반시설 공사는 마무리됐다”면서 “그런데 위화도 쪽은 여전히 농지가 대부분이며 기반시설이 없고 북한 농민 약 1만 명이 농사를 짓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단지 조성 작업은 초기 단계로 현장 부지와 주변 환경을 살펴보고 있다”며 “이 작업에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황금평-위화도 지구, 특히 위화도 지구는 기반시설이 없기 때문에 현재는 무역 같은 상업 활동을 하려면 중국쪽 교통체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앞서 <요미우리>의 보도는 중국쪽 기반시설과 연결시키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공단 운영과 관련해서 그는 “단지 조성 계획에 따라 먼저 관리사무실에서 재능개발 센터와 직업훈련 학교를 세울 계획인데, 여기에 북한 사람들을 받을 것”이라면서 “북한 노동자의 월 평균 노임이 100달러고 이들의 질이 상당히 우수한데 단지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이런 우수한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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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6월까지 계속된 황금평 위화도 특구의 공동개발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 번에 걸친 일련의 중국 방문을 통해 2011년 6월 중국과 특구 공동개발에 합의한 위화도와 황금평은 압록강 하류의 하중도(河中島)로 북. 중 국경을 맞대고 있다. 위화도는 12km², 황금평은 14km² 크기로 두 섬은 합쳐서 대략 여의도(8km²)의 세배 정도다. 북한은 두 섬을 ‘북한의 홍콩’으로 상업, 무역지구로 개발한다는 방침에 따라 특구로 지정했으며, 황금평의 일부를 먼저 시범구역으로 조성하고 단계적으로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장성택 처형과 북한의 핵실험 등 북중 관계 악화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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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평 특구의 모습


 <인민일보(人民日报)>에서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중국경제주간(中国经济周刊)> (2012년 11월 27일)은 북한과 중국은 전체 면적이 14.4㎢에 이르는 황금평 특구를 단계적으로 개발하되 이 중 1.6㎢ 규모의 '우선구역'을 먼저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곳에는 도로, 전력, 상·하수도, 통신, 가스, 난방 등 기반시설 이외에 황금평 특구 관리위원회 청사, 세관, 교역센터, 표준 공장건물, 보세창고 등이 들어서기로 했으며,  관리위 청사는 2012년 9월15일 현지에서 착공식을 했다. 당시 황금평 특구 관리위원회 책임자는 단둥시(丹东市) 공산당위원회 루빙위(卢秉宇) 비서장이 맡았으며 4명의 부주임은 북·중이 각각 2명씩 파견하고 관리위 산하에는 건설, 투자유치, 재정, 세무 등을 담당하는 6개 부서를 설치했다. 랴오닝성(辽宁省)은 2012년 10월 17일, 누리집을 통해 관리위원회에서 일할 중국 직원 모집을 들어갔으며 루빙위 특구 관리위원회 루빙위 주임은 이 <중국경제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황금평 특구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할 산업으로 패션가공, 전자, 현대식 농업, 문화콘텐츠, 무역비즈니스 등을 꼽았다. 루 주임은 “단둥 의류산업의 규모, 기술, 인재를 결합해 황금평 특구에 의류 가공산업기지를 조성하는 한편 다롄(大连) 등 도시가 인근에 있는 점을 감안해 북한의 풍부한 소프트 웨어 인적자원을 활용한 전자정보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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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6월 황금평 위화도 특구 착공식 <출처:북한 중앙통신>

 이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런 죽음 뒤 처음으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2012년 8월 북중경제공동위(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북쪽 위원장으로 중국을 방문해 기존 합의를 이행하기로 한데 따른 후속조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장성택 당 행정부장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은 8월14일 베이징에서 황금평과 위화도, 나선지구 공동 개발을 위한 제3차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 회의를 열어 한 단계 진전된 합의안을 내놨다.(“2012년 8월 장성택-천더밍 합의, 나선·황금평 개발 북중 합의 주요내용”, <연합뉴스> 2012년 8월14일)
 중국 <중앙 TV>가 보도한 이 발표문 요지를 보면 “양국 정부와 기업의 공동 노력으로 두 개의 경제지구 개발 협력이 눈에 띄는 성과를 가져와 이미 실질적 개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 뒤 나선지구 관리위원회와 황금평·위화도지구 관리위원회 설립을 선포했으며, 관리위원회 설립을 위한 협정과 경제기술협력 협의에 서명했다. 이 밖에 농업협력·나선 전기 공급·공단건설 등에 대한 협의에도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 또한 “쌍방은 경제지구 안의 기초시설 건설의 속도를 높이고 더욱 많은 기업이 투자할 수 있게 함으로써 향후 두 개의 경제지구를 북중 무역 시범구역, 나아가 세계 각국이 경협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게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미 존스홉킨스 대학의 한미관계 연구소(U.S.-Korea Institute USKI)에서 운영하고 있는 북한 연구 누리집인 <38 노스(North)>가 이 지역의 2013년 6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황금평 경제특구 개발은 상당한 진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일훈 코트라 뉴욕무역관 보고, “북한, 중국과 황금평 경제특구 공동개발 가속화”, 2013년 6월 25일).
  이에 따르면 황금평 특구는 2012년 9월15일(8월 장성택 중국 방문 합의 뒤)‘황금평 경제특구 관리위원회’가 입주할 관리사무소 빌딩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했으며, 약 6개월의 공사과정을 거쳐 2013년 3월에 완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각각 140㎡ 규모의 세관 및 보안관리 빌딩, 2개의 출입통제소가 들어섰으며 도로 포장과 전력선 가설도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특구 조성을 위한 인프라 시설이 상당부문 진척을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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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6월 <38노스>가 분석한 2012년 10월 황금평 공사진행 과정을 보여주는 위성 이미지  <출처: 38노스>


 2013년 5월 북한이 외자 유치를 위해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개발지구를 추가로 개설하기로 발표한 것은 핵 무장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에 따른 경제협력 확대조치였다. 북한은 5월 29일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한 이후 순차적으로 경제개발구 설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앙급 경제특구 5개, 중앙급 경제개발구 4개, 지방급 경제개발구 17개 등 총 26개에 이르고 있다. 북한이 기존에 발표한 5개의 경제특구(나선 경제특구, 황금평ㆍ위화도 경제특구, 개성공업지구, 원산·금강산관광지구, 신의주 국제무역지대)를 제외하면, 김정은 체제에서 새롭게 지정한 경제특구ㆍ경제개발구는 무려 21개에 달한다. <중앙통신>은 2013년 6월 5일, 북한에서 경제개발구법이 채택되었음을 공표했으며 이를 통해 “다른 나라의 법인, 개인과 경제조직, 해외동포는 경제개발구에 투자할 수 있으며 기업, 지사, 사무소 같은 것을 설립하고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잇따른 핵실험과 북중관계의 악화로 인해 이 경제개발구 법 역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은 경제개발구법에 두 가지 중요한 변화를 줬다. 첫째, 여태까지 나선 자유경제무역지대(특구)에서만 제공되던 14%의 법인세나 50년 토지 임대권과 같은 인센티브가 다른 지역에서도 유효하도록 했다. 둘째, 외국인 투자자가 지역 파트너와 함께 일하며 그 지역을 경제개발구로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어떠한 규모의 공식적인 투자라도 경제개발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도시의 작은 구역이나 공장이 ‘작은(spot) 경제개발구’로 지정되는 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북은 또한 나름대로 이 경제개발구 법 발표에 앞서 2012년엔 중국에서 여러차례 북한 투자설명회를 열었고 2013년 9월에 네덜란드에서 대북 투자설명회를 개최, 외자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북한의 대외 투자 유치 창구인 합영투자위원회의 베이징 조선투자사무소의 한 관리는 2013년 3월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도시 기반시설 투자를 중점 유치하고 있으며, 중국기업 의 투자규모는 3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임효정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투자유치 프로젝트로 보는 북한의 최근 외자유치 동향”, 2013년 7월3일) 또한 이를 위해 2013년 4월 북한이 외자유치 및 협력분야 리스트로 자원, 건설분야의 대북 투자를 위해 제시한 세부조건을 보면 북한이 희망하는 투자와 북한이 처한 경제상황의 일면을 알 수가 있다.  북한이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프로젝트 리스트로 2013년 4월 16일에 일괄 게재(중국의 대북투자 전문누리집 中朝경제무역합작망 http://www.idprkorea.com)한 사업은 12건으로, 그 대부분이 채굴 채광 및 자원 개발 건설 분야였다. 이는 북한의 열악한 자원개발 환경을 반영하고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외자유치의 절박함이 드러나 있다. 투자환경을 보면 전기 공급, 교통 상황 등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노후 설비 재건 및 재가동 등에 대한 투자도 포함돼 있었다. 투자조건의 경우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중국(혹은 외국)의 설비, 기술, 자본 제공 등을 전제로 북한은 자원 및 노동력을 제공하는 형태의 합작 제안이 다수였으며, 북한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쌍무협정 무역 및 구상무역의 형태가  많았다. 이 가운데 시멘트 공장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엔 이사회 구성이 가능하고 시장경제 모델로 기업 경영이 가능하다는 걸 명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자원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채광이 가능한 대부분의 자원은 기타 국가의 자원에 비해 함량 비중이 많이 낮은 편이라 경제성에 문제가 있는데, 중국은 지리적 인접성으로 물류비가 절감되기 때문에 저함량 광물 채광에도 투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제개발구 설치 등 북한의 새로운 외자유치 계획은 핵무장 강화를 추진하는 병진노선에 따라 필연적으로 대북제재의 강화를 초래했고, 북중관계 마저 악화되면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2010년 7월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남북 경협 중단과 2012년 12월 장성택 처형에 따른 북중관계 악화 그리고 2013년 2월 3차 핵실험, 2016년 4,5차 핵실험 등으로 개성공단까지 포함해 남북경협은 전면적인 중단상태에 빠졌고, 5차례의 대북 유엔 제재결의는 북한 리스크를 높였으며, 투자 유인을 크게 악화시켰다. 이에 따라 북한 전문가인 하버드대 존 박 연구원은 2013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외자 유치는 법 제정 정비보다는 우선 교통, 전기 등 기반시설 확보, 교역 법 준수, 교역 국가와의 신뢰성 제고 등 다른 기본적인 분야의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중 경협의 봄을 알리는 신호인가?


 그런 점에서 본다면 위화도 경제특구의 공단 조성을 위한 양안 기업의 투자는 몇가지 점에서 새로운 조짐이자 변화를 상징한다. 그것이 북중 경협의 봄을 알리는 강남의 제비 한 마리인지는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우선 이번 투자가 △양안기업의 합작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경제특구 그것도 그동안 거의 기반 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위화도에 대한 첫 투자이며 △투자 분야도 기존의 자원개발형 장비 시설 투자와는 달리 공단 개발형 투자라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중국이 북한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분야는 광물자원 개발이었다. 중국기업들은 짧은 기간에 매장량이 풍부하고 개발 잠재력이 높은 철광, 금광, 석탄광, 동광을 증심으로 북한 광물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였다. (이종운 극동대학교 교수, “북중 경제관계의 구조적 특성과 함의” KDI <북한경제 리뷰> 2014년 1월호) 그리고 이러한 북한에 대한 투자 규모도 공식 통계보다는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북한 투자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계는 중국 상무부가 승인한 대북 투자액이다. 2003년~14년 동안 중국 상무부 통계에 나타난 대북 투자액 합계는 4억 1,399만 달러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이 공장설비, 원자재, 운영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북한과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할 때, 중국 투자의 상당 부분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진행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를 감안해 임수호 대외경제정책 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공식 통계 이외에 대리 변수를 이용하여 추정한 광업 분야 투자액과, 기업별 데이터를 통해 파악된 기타 분야의 투자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대북 투자 총액(유량 합)을 추정했다.  그 결과 2003~14년의 12년간 중국의 대북한 투자액은 약 10억116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상무부 통계로 잡힌 대북 투자규모의 2.42배에 해당한다. 중국 상무부 통계와 비교해 연평균 4,893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집계에서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누락분의 대부분은 설비 제공형 투자로 추정되는데, 현재까지도 이러한 형태의 대북투자는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임 연구위원은 밝혔다.(임수호・김준영・홍석기, “2000년대 이후 중국의 대북투자 추정”, 2016년 9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자료 16-6) 
  북한자원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중국의 북한 투자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광물 자원에 대한 투자는 2000년대 중반과 후반기에 20개 광산에서 31개 사업이 진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투자가 확인된 북한의 광산은 함경북도 무산철광, 함경남도 상농금광, 양강도 혜산청년동광, 평안북도 덕현철광, 평안남도 2⋅8직동청년탄광, 황해북도 은파아연광산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자원연구소⋅한국광물자원공사, ‘북한 자원개발사업 실태분석’ 2010년)
  그러나 이러한 광물자원 투자는 여러 문제를 낳았다. 예를 들어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혜산청년광산은 최대 6조 달러 어치로 추정되는 한반도 최대 규모의 구리 광산으로 꼽힌다. 특히 북중 국경에서 2마일(3.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광산 개발에 투자한 중국의 완샹(萬向)자원유한공사는 북쪽과 ‘혜중 광업합영회사’라는 합자회사를 만들어 그  51% 지분을 확보해 독점 개발했다.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이기도 한 완샹의 루관추 회장은 그러나 2012년 1월 경제전문 매체인 <블룸버그>와 회견에서 도로와 전기 등 북한의 열악한 사회 기반 시설과 북한 지도부의 말 한마디에 국제 관례가 가볍게 무시되는 북한의 현실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북한이 30년 전  중국 수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결국 이 혜산 구리광산은 양쪽의 이해관계가 충돌돼 마찰을 빚으면서 가동 중단과 생산재개를 반복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급기야 2014년 1월에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2006년부터 본격화한 북한과 중국의 무산철광 합작사업도 마찬가지로 충돌을 빚었다. 북한은 중국 기업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설비 투자를 하지만 단독 경영을 고수했다. 또 투자자금에 대해선 철광석이나 분광을 공급해 상환하는 방식으로, 채광설비 확충을 통한 생산증대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수출이었다. 그러나 <연합뉴스>(2013년 1월11일)에 따르면 북한은 그 뒤 철광석의 국제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자  철광석의 단순 수출이 아니라 제철 과정을 거친 뒤 가져갈 것을 요구했다. 반면에 중국쪽은 광산권을 비롯한 실질적인 운영권을 요구하면서 마찰을 겪었다. 결국 이런 이해관계를 둘러싼 광물자원 투자의 마찰은 철도 연결과 항만 개발에서도 나타났고, 서로 악영향을 미쳤다. <지린신문>(2012년 9월 6일)에 따르면 2011년 9월1일 옌볜 하이화그룹(延邊 海華集團)과 조선 항만총회사는 해항 합작경영회사를 설립했다. 북한이 2011년말 합작경영법을 수정한 이래 함경북도 남양과 마주보는 국경도시 투먼시 기업과 체결한 첫번째 사례였다. 쌍방은 물동능력이 700만t인 청진항 3-4호 인접 부두를 공동관리하고 이용할 데 대해서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이사회 설립, 관리기구 경영 및 투자액, 이윤분배, 노동자관리 등 세칙 등을 비롯해 북이 부두와 노천화물 하차장에 대한 30년간의 임대비를 투자금으로 출자해 39.54%의 지분을 갖고, 중국이 하역설비 운수장비 항구건설기자재 등에 대한 투자금으로 지분의 60.46%를 갖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까지 항만화물운수량을 100만t 이상으로 확장시킨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는 결국 이행되지 못했다. 자원 개발이 원활해야 그만한 물동량이 확보되는 데 그렇지 못한 것도 요인이었다. 지린성이 허롱 인근의 국경개방구인 난핑에서 무산철광까지 추진한 철도 연결도 똑같은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다.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자원개발 및 수출(가격)과 관련해 북한 중국의 이해가 엇갈려 있었기 때문이다.(강태호 외 <북방루트 리포트> 2015년 1월,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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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우푸런 시양그룹 회장 <출처: 헤럴드 경제>

  이로 인해 북한 투자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광물자원 및 나진 선봉 등 항만 시설 투자에 나섰던 중국 기업 및 자본은 2012년 12월 장성택 처형을 정점으로 철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완샹 그룹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자랑하는 마그네사이트 광산(매장량 60억t으로 세계 3위) 투자에 나섰던 저우푸런(周福仁ㆍ58) 시양(西洋)그룹 회장이 그 대표적인 예다. 저우 회장은 랴오닝성 인민대표로 뽑힌 데 이어 전국인민대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엘리트 공산당원이라는 정치적 배경이 있었다. 이런 배경은 북한과 사업을 하는 데도 유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료ㆍ철강ㆍ마그네사이트 가공 등의 분야에 계열사 20여개를 거느리고 있었으며, 시양그룹의 주력사업인 제철산업 내화재로 쓰이는 마그네사이트는 세계 공급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었다. 2006년 10월 시양그룹은 황해남도 옹진군의 철광석 등 광산 채굴 및 개발을 위해 북한 당국과 ‘양펑합영회사(洋峰合營會社)’라는 합작기업 설립에 합의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여간 시양그룹이 북한에 투자한 액수는 422억원(2억4000만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역시 중국쪽 주장으로는 북한이 일방적인 생산품 판매ㆍ관리권 독점 요구 등으로 마찰을 빚다가 결국 2012년 2월 일방적인 계약 종료로 끝난 것으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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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혐의와 대북제재 위반 등으로 조사를 받은 뒤 폐쇄된 훙샹실업그룹 홈페이지 <출처: 뉴스 1>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랴오닝 훙샹실업그룹의  마샤오훙 회장도 1세대 대북 투자 기업의 실패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마 회장도 불과 42살의 나이에 2013년 랴오닝 공산당 인민대표였다. 랴오닝훙샹실업그룹을 창업한 것은 2000년이다. 자본금 169억원(1억250만위안)으로 세워진 이 회사는 초창기부터 북한과의 수출입 중계 무역을 했으며, 계열사 6개 가운데 <단둥 훙샹 실업발전유한공사>가 북한과의 국경무역을 담당했다. 미국 안보관련 비영리 연구기관 ‘C4ADS’와 한국 아산정책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서 규모가 가장 컸던 이 회사는 2011∼2015년 간 거의 전체 수입규모의 99%에 해당하는 3972억원(3억6000만달러) 상당의 북한산 제품을 수입해왔다. 북한에 수출한 것은 1884억원(1억7101만달러)으로 78%에 해당하는 규모였다고 한다. 그러나 훙샹실업그룹은 마샤오훙 회장의 부패 혐의와 2016년 9월 북한의 우라늄농축 시설의 원심분리기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산화 알루미늄과 순도 99.7%의 알루미늄괴 등을 북한에 수출한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북한과의 사업 중단은 물론이고 기업의 존폐까지도 위태롭게 되고 말았다.(윤현종, 민상식, “‘공산당ㆍ실패’…北으로 간 대륙 부호 2인방 공통점 2가지” <해럴드 경제> 2016년 9월24일)

  이처럼 광물자원, 항만, 철도 등 중국의 북한 투자에서 주력을 이루거나 주요 교역품이었던 광물과 인프라 분야의 협력 사업들이 일부 기업들의 투자 실패와 북중관계의 악화가 맞물려 타격을 입은 것인데. 이런 요인까지 겹쳐지면서 2015년 전반기까지 나진 선봉을 비롯해 황금평 위화도 특구 등을 중심으로 한 북중 경협 또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양안기업의 위화도 공단 조성을 투자는 투자 주체, 형식, 내용, 대상 지역 모든 점에서 다르다.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른 북한 투자의 세대교체를 반영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북중 경협의 새로운 흐름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투자는 2016년 초부터 시작됐으며,  2016년 6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노동당 대표단의 중국방문의 관계 변화 속에  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단순한 합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투자단계의 계획으로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얼어붙었던 북중간 경협은 2015년부터 두만강 등 국경지역 협력이 되살아나면서 2016년 말이 되면 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 예컨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북한 접경지역인 지안과 허룽(인근 난핑에서 무산 철광과 연결)에 새 경제합작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2016년 하반기부터 도로, 전력송전,철도 등 경제합작구 주변의 기반시설 건설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그런 흐름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허룽시 정부는 오래전부터 난핑과 무산을 연결하는 철도 뿐만 아니라 무산과 청진을 잇는 철로를 확충-개선하는 사업을 장기 계획에 포함시켜 왔다. (김정우, 중국 훈춘·허룽, 새해 대북사업 적극 추진 <VOA> 2017년 1월 7일)  이들 계획은 지난 2009년 9월 원자바오 총리의 북한 방문에서 신압록강대교 건설 합의 이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 번에 걸친 중국 방문을 거쳐 황금평 위화도, 나진선봉 경제특구의 공동개발 공동운영 방식의 경제협력이 합의됐을 당시부터 이미 수립돼 있었던 것이었다.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변화의 바람
 
 앞서 언급했듯이 2013년부터 2014년 잇따라 북한은 21개 경제개발구를 설립했으나 그 실적은 저조했다. 게다가 북중관계는 물론이고 석탄 등 광물 자원의 국제시장가격 하락과 중국 국내 산업구조조정 등의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2015년 중국-북한간 무역총액은 15%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는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7월1일 경제관리개선조처와 함께 경제특구를 통한 개혁 개방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특구,  북중경계지역인 신의주에 설치한 신의주특별행정구는 실패하거나 모두 중단되고 말았다.  신의주 특구의 경우는 출범도 하지 못하고 좌절됐다. 북한은 네덜란드-중국계 화훼업 거물인 양빈(Yang Bin)을 데려와 특별행정구를 관리하려 했지만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중국행정부는 신의주특별행정구 계획이 발표된 직후 그를 부패혐의로 체포했고, 결국 그는 18년 형 선고를 받았다. 이어서 금강산관광사업은 100만 명이 넘는 남쪽 방문객을 유치했으나 2008년에 북한 군 시설에 무단으로 들어간 남쪽 관광객 박양자씨가 북쪽 초병의 총에 맞아 사망함으로써 중단된 뒤 핵실험이 계속되면서 재개되지 못했다. 개성공단의 경우도 초기의 매우 희망적이었던 기대에는 못 미쳤고, 잇따른 북쪽의 핵실험을 이유로 추가 확대투자가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2013년에 잠시 가동이 중단됐다 재개됐으나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전면 중단상태에 빠졌다.
  그럼에도, 그렇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2013년 3월 병진노선을 채택한 이래 인민생활 개선이라는 방향에 맞춰 경제정책 실험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2013년 6월 28일 이른바 ‘6⋅28 방침’이라 불리는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해 농업생산 집단에 필요한 인원을 6인 이하까지 줄일 수 있게 했고, 또한 농민이 생산물을 더 가져갈 수 있게 분배율을 재편해 농업 생산을 제고시키는 조처를 취했다. 또 이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는 기업에 더 큰 자치권을 주도록 했다, 일본의 총련계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이에 대해 “과거에는 기업이 당으로부터 받은 생산계획만 수행해도 됐다면, 새 조치는 기업이 생산계획을 수행하되, 자율적으로 다른 여러 거래처와 생산 계약 또한 맺을 수 있게 허용했다”면서, 이 방침으로 “당은 국유기업을 계속 지배하지만, 중앙 당국은 식량 배분 및 할당량, 목표나 생산제한 관련 다른 규정을 폐기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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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1월 발표한 나선특구 종합개발계획 <출처: 연합뉴스>

  그리고 2015년 11월 북한은 다시 북중 경협의 관건이자, 외자유치를 위한 개혁 개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나진 선봉특구 개발을 구체화하기 위한 '나선특구 종합개발계획' 이라는 조처를 내놓았다. (이봉석 임은진, “북한 ‘나선특구 종합개발계획’ 확정…’홍콩식 모델’ 지향” <연합뉴스> 2015년 11월 18일)  2015년 11월 18일 대외용 누리집인 '내나라'에 실린 이 계획은 50여 개의 나선경제무역지대 투자 관련 법규와 함께 △관광지개발대상 △산업구 개발대상 △국내기업 투자대상 △투자항목 △세금정책 △투자정책 △기업창설 절차 등 7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그동안 나선 특구와 관련한 법령 제도 등을 발표하긴 했지만 관광과 물류 등을 망라한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확정해 공개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따르면 나선경제특구를 마이스(MICE, 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사업)산업의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나선 자유경제무역지대에서 외국자본의 투자가 가능한 북한기업과 관련 사업의 이름도 공개됐다. 이 계획에 따르면 북한은 특구 개발을 보다 지구별로 세분화했으며, 과거와 달리 관광 시설 및 국제회의 유치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해 국제회의구와 비파섬 생태관광구, 해상금 관광지구, 창진동 식물원, 갈음단 해수욕장, 웅상 해양체육관광지 등 10곳을 관광지로 지정했다. 또 항만 물류를 기반으로 한 산업단지는 나진항 물류산업구, 신흥 경공업구, 안화·동명개발구, 안주 국제상업구, 관곡공업구등 9곳을 산업 개발구로 지정했다.
 특기할 만한 점은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나선 특구내 8개 기업 및 프로젝트를 해당 기업의 이름까지 들어 나선 종합식료공장, 나진 영예군인 일용품공장, 나진 음료공장, 선봉 온실농장, 선봉 피복공장, 나선 영선종합가공공장, 남산 호텔 개건확장, 남산호텔 광장재건 등으로 공개한 것이다. 조봉현 IBK기업은행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이 나선경제특구와 관련한 청사진은 내놓았지만 외국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며 “관광지 개발, 국내기업 투자대상 명단 발표 등은 특히 놀랄만한 내용들”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나선특구 종합개발 계획 발표에서 드러난 개혁 개방의 방향은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강성 국가 건설의 전성기를 이루기 위해 온힘을 집중하여 국가 경제발전 및 인민생활수준 개선을 실현할 것”이라는 방침에서 재확인되고, 5월말~6월초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북중관계의 복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북중관계 복원 움직임의 단초는 이미 2015년 10월 당서열 5위의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노동당창건 70주년 기념일에 맞춰 북한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2015년 11월의 나선특구 종합개발계획 발표는 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인민생활 향상과 제재를 무력화 시키는 북중 협력


   임금숙 옌벤대학교 국제무역학과 교수(경영학)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농업 및 경공업에 중점을 두고 ‘인민생활 향상’을 경제발전의 중점으로 추진했으며, 이는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와 중국과의 경제 무역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일정 정도의 성과를 얻어내며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함수연 코트라 난징 무역관 보고, “김정은 체제 북한 강성국가 건설의 전략 및 한계” 2016년 12월 23일)  심각한 대북 제재 속에서도 김정은 체제가 상대적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는 데는 북중 경제협력이 주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임 교수는 2016년 12월5일 중국 난징대학교에서 열린 북한 경제현황 세미나에서 북한 경제발전 현황 및 추세’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김정은 체제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는 요인으로 우선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를 들었다. 실제로 임 교수에 따르면 2011년부터 북한 경제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통계에 따르면 국유경제의 연간 성장률은 1% 이상을 유지한 것으로 돼 있다. 또 식량 가격은 북한 물가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는데, 김정은 체제 들어서 특히 2013년 이후 식량가격은 안정세를 보여온 것으로 평가돼 전반적인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인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한 시설 건설을 독려하면서 경제적 측면에서의 거듭된 경제 제재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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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복은 있지만 2010년부터 북한은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지속된 계획경제 체제의 붕괴라는 상황에서 종합시장의 공업제품 판매금지, 영업자 연령 제한 등의 규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북한 종합시장의 수가 늘어났으며, 시장규모 확대, 시장질서 규범화, 영업자수 증가, 상품 종류 및 매출액 성장 등 여러 성장 추세가 나타났다. 그 결과 주민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국영기업 생산 원자재 역시 시장 의존도가 높아졌으며, 또한 시장에서 징수한 관리비도 국가 재정 수입의 일부분이 되었다. 시장이 북한 경제 발전의 중요한 활력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장 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공급 측면에서 인민 생활 관련 제품의 생산이 확대됐다. 2012년 평양에 광복상업센터가 개업되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했으며, 2013년 북한 당국은 식품가공에 중점 투자하여 국산 음료수, 과자, 의류, 신발 등의 물품을 늘렸으며, 주민 주택, 식당, 놀이동산,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신설하고, 도시 교통 건설 공사를 진행했다. 인민생활의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조처들이 추진된 것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가 이처럼 인민 생활개선에 중점을 둔 경제발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중국-북한 무역의 꾸준한 확대가 경제 성장의 촉진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중 무역은 유엔의 제재로 광물 자원 수출이 점차 타격을 입긴 했지만, 여전히 2010년 이후 북한 대외 무역 총액의 90%는 북중 무역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 만큼 북한의 원자재 및 주민 생활용품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또 수입품목을 보면 석유, 철강공업 생산과 경제회복에 필요한 코크스, 기계. 차량 등 전략물자를 중국쪽이 공급했다는 것이다. 이를 수입하기 위한 외자는 북한이 무연탄, 광물자원을 수출함으로써 해결했는데 이는 중국기업들의 자원개발 투자가 뒷받침되면서 선순환적인 구조가 작동했다. 유엔의 제재가 이들 품목에 집중되자 이제는 북한의 수출품이 의류, 해산물 등 임가공 수출로 변화하고 그에 따른 중국의 투자도 이들 임가공 분야 및 나선지구 및 황금평 위화도 경제특구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고,  훈춘, 투먼, 허룽 등 북중간 접경지역의 경제개발구 특구 등이 활성화되면서 이러한 선순환적인 구조가 계속될 수 있는 메카니즘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북 투자와 관련된 중국기업의 대부분은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랴오닝성, 지린성, 베이징, 산둥성에 위치하고 있다다. 이 가운데 항저우 와하하그룹, 하남 일타그룹, 길림 방직진출구공사, 길림 연초유한공사, 연변 천지공업, 산동 초금광업그룹, 난진 슝모전자그룹 등은 기업규모와 대북 투자액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이종림, “중국의 대북투자 리스크와 대응방”, KDI <북한경제리뷰 > 2013년 2월호).  특히 일부 사업가들은 여러 지역의 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여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광산 개발과 같은 직접 투자를 했지만,  그  이외에도 단둥과 선양, 옌볜 등의 랴오닝성과 지린성에 소재한 국경에 가까운 지역에 소재한 소규모 민간기업과 사업가들은 의류 수산물등의 임가공사업을 진행해 왔다. 유엔의 대북제재는 이제 이들이 북한 투자의 주력 분야의 자리에 올라서면 설수록 그 효과를 잃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임금숙 교수 역시 그런 점에서 북중 협력에서 북한이 기대하고 있는 분야를 세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세제 혜택의 우대 정책 실시 등 외자 유치의 중점 지역으로 선정한 북한의 특구 및 경제개발구들이 북중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중국기업의 투자에 의해 활성화되는 것이다. 앞서 대만 기업인 레더사와 중국 투자기업이 협력해 위화도 특구에 투자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훈춘-원정리의 신두만강대교 건설에 이어 투먼에서 남양으로 이어지는 교량이 새로 건설되고 있으며 남쪽으로 더 내려온 압록강변의 지안도 맞은편 북한쪽 만포와 연결하는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고 있다. 훈춘은 2017년 1월5일 국제물류기지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 접경 지역에 세관 1개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중-조 솔만자세관'으로 이름 지어진 이 세관이 신설되면 두만강 유역 북한 국경에 설치된 중국 세관이 3개로 늘어난다. 훈춘시는 러시아 국경에도 세관 1개소를 신설하기로 했다. 훈춘은 나진항을 거쳐 사할린으로 들어가는 국제 선박 항로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해 기존의 중외중(중국내 항로) 이외에 나진을 국제항로로 이용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린성 현지에서 발행되는 <지린(길림)신문>(2016년 12월20일)에 따르면 훈춘시는 계획면적만 90㎢에 이르는 훈춘국제합작시범구 안에 북중(중조)경제합작구를 17㎢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인근에 들어설 중러합작구(5㎢)에 비해 3배가 넘는 면적이다. 훈춘시는 이곳에 장비제조, 신소재, 방직, 식품 등의 업종에서 북중간 합작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이 신문은 훈춘 합작구 총체 계획을 인용해 훈춘에서 나진을 잇는 고속도로와 철도를 이용해 양국이 나선경제특구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훈춘국제합작시범구 조성과 연계해 북한 나진항을 겨냥한 고속도로와 철도가 건설된다는 것이다. 앞서도 살펴봤지만 중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성 창춘과 훈춘을 잇는 창훈고속철도 361㎞ 구간을 개통했다. (박정우, “훈춘-나진 철도∙고속도로 건설 추진” <RFA> 2016년 12월20일) 이밖에도 <흑룡강신문> 등 현지 언론(2016년 11월 3일)은 중국이 이같은 훈춘-나선특구 대북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나선지역 은행에 대한 ‘대리 경영권’도 취득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동북아경제무역신문> 등에 따르면 훈춘의 수입 공업제품 무역총액은 2016년 1억8천만 달러로 2015년에 비해 320%나 증가했다. 특히 중국쪽이 원자재를 제공하고 주로 나선특구 등 북한 현지에서 임가공 형태로 생산돼 중국으로 들여오는 의류제품의 수입액은 222%나 증가했다.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에도 북한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두만강 지역 말고도 2016년 6월에는 압록강변에 위치한 대북 교역창구인 랴오닝성 단둥시의 호시무역구 세관이 시험 운영을 시작했다. 이 세관 개설식에는 북한 대표단도 참여했다. 랴오닝 성과 단둥시 관계자들은 호시무역구를 활성화해 북한과의 경협을 강화하고 단둥을 국제 무역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단둥시가 반나절 일정의 북한 관광상품을 선보였고, 성 정부는 단둥-개성 간 고속도로 건설을 검토하는 등 랴오닝성이 대북 경협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어찌보면 북한의 기대를 넘어서 북중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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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로 직접적인 외화수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광산업의 발전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집중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 등 강원도 원산지역의 개발은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주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나선특구 종합개발계획이 이런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개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중국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려 2009년 9만6100명이던 중국인 방문객이 2012년 23만7400명으로 150% 가까이 폭증했다. 반관영 통신 <중궈신문사>에 따르면 2015년 북한을 찾은 전체 외국 관광객은 10만명 안팎으로, 이 중 90% 이상이 중국인이다. 이에 따른 관광 수입은 한 해 4000만~5000만 달러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아웃바운드(해외) 관광자(요우커)수는 1억 2000만명으로 전세계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남한을 방문한 요우커의 규모도 2015년 598만 명으로 10년 사이에 8.5배 급증했다. 이러한 요우커 붐은 소득향상과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각국의 비자완화 조치로 그 동안 억눌러왔던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션지아, “요우커(遊客)의 경제학”, 2016년 8월 10일 엘지경제연구원 보고서). 따라서 그에 비한다면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런만큼 더욱 확대될 여지가 크다. 실제로 2016년 7월 랴오닝성에서는 여권 없이 북한 신의주를 반나절 동안 관광할 수 있는 상품이 출시돼 첫 3일간 1000명 이상이 몰렸다. 북·중·러는 중국 지린성 훈춘~북한 나선~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육로와 배편으로 잇는 관광로 개설에도 합의했고, 5~7월에는 산둥성의 칭다오·지난(济南)시와 산시성의 타이위안(太原) 시등 중국 여러지역에서 평양까지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직항 전세기가 잇따라 취항했다.
  그러기에 2016년 9월 5차 핵실험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을 놓고 애나 리치-앨런 국무부 대변인은 10월12일 '북한의 외국인 관광 수입 차단'이라는 새 카드를 거론했다. 그러나 이를 유엔의 대북 제재에 반영시킬 수는 없는 것이었고, 결국 남한, 미국 등이 개별제재와 관련 국가들에 협조를 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류제이(劉結一) 주유엔 중국 대사가 2016년 10월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5차 핵실험 뒤 추가 제재결의안에서도 일관되게 “우리는 (새 대북 제재가) 북한 인민들의 민생과 인도주의적 요구까지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외화획득의 또 다른 수단으로서 해외노동력 수출이다. 이는 4,5차 핵실험에 대응한 개성공단 폐쇄 등 한미일등의 국제적인 제재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70~80%에 이르는 중국 러시아의 경우 그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훈춘 투먼 단둥 등 중국쪽 국경지역 그리고 북한의 경제개발구에서의 북한 노동력을 활용한 투자 등 기존의 음식 서비스업 분야에서의 노동력 수출에서 식품가공, 의류 제작, 소프트웨어 개발 및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로 노동력 이용은 더욱 확대됐다. 
 따라서 북중 경제협력 관계의 새로운 변화는 유엔 제재로  규제할 수 없는 단계로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변화의 방향과 속도로 보건데 경제적 토대라는 관점에 한정하면 북한의 체제 안정은 더욱 견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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