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전력 정예화와 예비군 훈련의 변화

문형철 2015. 06.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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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인력획득에 고심하는 것은 현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저출산 등으로 병력자원이 감소되는 미래에 중요성이 부각되는 예비역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즉응성이 요구되는 동원예비군의 경우 우수자원이 가장 우선적으로 충원되어야 한다. 본지 5월호에서는 예비전력 정예화 정책토론회를 실었다. 지난 정책토론회 때 언급된 정예화 된 우수예비군이 어느 정도로 절실하고, 바뀐 예비군 훈련이 얼마나 실효적인지를 체감하기 위해 안양시 박달동의 예비군 교장을 방문했다. 예비군의 입장에서 예비군, 현역 간부, 동대장, 현역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보고  제도와 방침 보류제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예비군 8년차의 무거운 발걸음


 일반적으로 예비군은 1~8년차까지가 전시에 동원되는 동원지정자와 동원미지정자로 나뉜다. 동원예비군은 병의 경우 통상 1~4년차까지 동원훈련장에서 매년 2박3일의 동원훈련을 부가 받고 5년차부터 향방훈련을 받는다. 훈련은 6년차 훈련으로 종료되는데 장교출신은 6년차까지 동원훈련을 받으며 그 뒤엔  예비군 훈련이 부가되지 않은 동원지정예비군이 된다. 예비군복을 입으면 이유 없이 몸이 무거워진다는 예비군들의 속설이 있다. 오랜만의 군복과 전투화를 착용하자 몸이 무거웠다. 7시에 집을 나서 8시 즈음 도착한 안양시 박달동의 예비군 교장에는 50여명의 예비군이 위병소에서 훈련입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현역 간부들은 교통정체가 예상되는 곳에서 미리 교통통제와 차량유도를 하고 있었고 현역병들은 주차장과 위병소에서 예비군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훈련입소를 위해 위병소를 향했다. 하지만, 큰 낭패를 보고 말았다.
 그동안 늘어난 체중 탓인지 전투복 바지연결고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전투복 바지가 하염없이 흘러내려버린 것이다. 양손으로 바지자락을 부여잡고 낑낑거리고 있을 때 구원의 손길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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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산화된 입소 확인절차


맞춤서비스 예비군훈련복 대여


 훈련입소 통제를 하고 있던 훈련부대 작전장교가 다가왔다. “예비군, 무슨 일이 있나요? 불편해 보이시는데 도와 드릴까요?”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친절하게 피복대여소로 안내했다. 100kg에 육박하는 몸무게와 허리둘레 38인치, 가슴둘레 115의 거구이기에 맞을 군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피복대여소에는 다양한 사이즈의 전투복이 신형전투복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과거 동원장교로 예비군 업무를 담당하던 시절에도 전투화, 전투복 등을 대여해주는 피복대여소를 운영하기는 했지만, 다양한 사이즈와 신형전투복을 구비해 놓지는 않았다. 8년이란 시간 속에 예비군에 대한 군의 배려가 상당히 높아졌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전투복을 갈아입고 교육반 편성을 마친 시간은 입소마감시간인 9시를 살짝 넘긴 9시10분이었다. 올초 언론에서는 “예비군 훈련입소 마감시간 9시를 넘기면 지각자에 대한 보충교육 대신 처음부터 귀가조치 시킨다. 훈련불참으로 인한 벌금도 강화되었다”는 보도를 한 적이 있다. 훈련통제를 하는 중대장에게 9시를 넘겨서 입소하는 예비군은 전원 훈련입소가 불가능 한지를 물었다. “입소시간은 엄격히 준수합니다. 성과에 도달하지 못한 예비군들을 과제별로 재평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입소지연에 대한 보충교육을 실시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담당하는 지역의 예비군은 관악구와 동작구 소속의 예비군들인데, 교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교통정체로 입소가 늦어 질 수 있기 때문에 예상정체구간에서 간부가 정체현상을 사전에 통제하고 있습니다.”
 일부언론의 보도처럼 고압적인 입소통제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과거 동원장교 시절 시행했던 번거로운 장비 및 총기 지급과정과 지휘관 정신교육과 분열 등은 새롭게 바뀐 예비군 훈련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전자서명으로 본인확인을 마치면 반별로 10명 단위 조를 편성해서, 해당 조에 소속된 예비군 중 한 명이 분대장이 되어 스스로 훈련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일방적인 통제 요소는 상당히 사라진 모습이었다.


 달라진 우리 예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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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훈련에 임하는 예비군들의 모습


 올해부터 예비군훈련은 대대별, 혹은 연대별 통제훈련으로 바뀌면서 교장이동과 실습평가에 예비군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습을 하는 자율형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기자가 속한 4반 51조는 6명으로 구성되었다. 1번 교번을 부여받은 예비군이 분대장이 되었고 A4용지로 출력된 훈련장 요도와 실습평가서를 들고 어느 교장에서부터 훈련을 받을지를 조원들에게 묻고 의견을 반영해 교장으로 이동하였다. 분대장예비군은 발을 다친 상태에서도 조원들을 잘 이끌어 나갔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분대장예비군은 “오른발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분대장으로서 조원들을 이끌지 못하면 모두가 늦게 훈련퇴소를 해야 한다. 비록 예비군이지만 직책에 대한 책임감은 모두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년까지 받았던 통제형 훈련과 달리 같은 조에 편성된 모두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서로에게 불편을 주게 된다. 타인에게 민폐를 끼칠 순 없다”라며 새롭게 바뀐 훈련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했다.
 실제로 예비군 훈련 간 혼자 떨어져 낙오를 한다든지, 흡연장소가 아닌 곳에서 멋대로 담배를 피는 예비군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교장에 도착해서도 교관통제에 불응하고 ‘좀 쉬었다 하자’, ‘담배 좀 피자’라는 이야기를 좀 채 들을 수 없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복장군기는 현역에 비해 느슨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불한당 같은 느낌의 예비군의 종래의 이미지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들 조별, 개인별 실습평가를 제대로 받고 빨리 귀가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르막길에서도 지체 없이 이동을 하였고, 지도와 나침반만을 가지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오리엔티어링’ 경기처럼 모두들 바삐 발을 옮기고 있었다. 예비군 대부분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는데, 30대 후반인지라 따라가기 벅찰 정도였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모습이었다.


  예비군 훈련 과정을 묻고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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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성과 평가를 받는 예비군들


  전술훈련1, 사격, 정신교육 등의 훈련과목 3개를 일찌감치 끝낸 우리 조에게도 12시30분부터 1시30분까지 한 시간 정도의 달콤한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식사를 마치고 담배를 피우는예비군들로부터 예비군 훈련에 대한 예비군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학동(신림9동)에 거주하는 예비역 육군 병장 A씨는 “예비군 훈련이 바뀔려면 진작 이렇게 바뀌었어야 했어요. 번거로운 요소도 없어지고 스스로 하다 보니 훈련 제대로 못해서 늦게 가면 나만 손해란 거죠. 그러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의식 할 수밖에 없고 이탈하는 예비군은 다른 예비군들에게 지탄을 받으니 다들 성실하게 훈련에 임할 수밖에 없어요” 라고 전했다.
  삼성동(신림6동)에 거주하는 예비역 공군 병장 B 씨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동네 형님들이 이야기 하는 예비군 훈련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주 가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국민의식이 성장했듯이 예비군들의 의식도 성장한 것 같습니다. 군도 물론 예비군에 대해 큰 배려는 못해주지만, 자신들이 가능한 범위에서 많은 배려를 하는 것 같습니다. 피복대여나, 기존처럼 의미 없이 쓰고 메고 다니던 방탄헬멧과 총들도 필요한 곳에 놓아두고 사용 후 반납하고 이동하니 교육에 더 집중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자영업자에겐 하루를 쉬면 그날 벌이가 없어지는데 실질적 보상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은 아쉽습니다.”
 두 예비군 모두 바뀐 예비군제도에 긍정적이었고 군의 작은 배려와 변화의 노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이들에게 조심스럽게 방침보류제도에 대해 물어봤다.
  처음에는 방침보류와 법규보류가 무엇인지 잘 몰라 원활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지만, 사회공익 직종 종사자 중 임무의 특성을 고려해 동원지정 없이 향방 기본훈련 8시간이 부여되는 예비군과 국회의원, 국외 6개월 이상 체류자, 경찰, 교도관 등 법령으로 동원지정이 보류된 예비군에 대한 보충설명을 했다.
  A씨는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전 예비군 6년차라 대학복학 후 2년을 방침보류로 동원에서 제외 되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에 동원자원으로 분류되어 동원훈련을 받았는데, 막상 동원훈련을 받아보니 대학생을 동원에서 면제 해준다는 것이 상당히 특혜라고 느꼈습니다. 졸업을 해도 취업이 바로 되질 않아서 2년간 취업준비를 했는데 대학시절 못지않게 공부를 해야 했죠. 2박3일간의 동원훈련은 향방기본훈련에 비하면 훈련강도도 높고 단절감도 있어서 힘들었어요. 취업을 하고나서도 동원훈련을 받았는데 사회초년생으로 훈련을 간다고 하면 직장선배들이 놀러간다고 핀잔을 주더군요. 다녀와서 쌓여있는 업무를 보니 대학생, 대학원생 교수 교사 같은 인텔리들만 빠진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필요한 것 아닐까요?”
  B씨 또한 군을 갓 졸업한 대학생들이 동원지정에서 면제되는 데 불만을 털어놓았다. “전 예비군 5년차 인 동원지정 예비군입니다. 4년차 때까지는 저도 동원훈련을 입소했습니다.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터라 1·2년차 때까지는 동원훈련이 그리 힘들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교관이나 선배예비군들이 농담 삼아 “현역물이 안 빠졌군.”이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하지만 저같이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대학생을 비롯한 방침 보류자가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학습권 보장’, ‘취업을 위한 학점획득’이라고 하지만 학력에 따른 차별로 느껴집니다. 실제로 동원훈련 가보면, 정작 전시에 해당부대원으로 전선에 투입되어야 하는데 별 어중이떠중이가 다 모여요. 동원자원이 더 우수한 자원들이 필요할 텐데도 말이죠.”
A와 B 외에도 여러 예비군들이 이야기 중에 끼어들었다. 또 다른 예비군은 “대학 졸업 후에 대학원 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동원훈련이 뭔지도 모르더라, 나같이 가방 줄 짧으면 동원지정에 훈련도 다 받아야 하는데 억울하다. 우리 동내에서 대학 안 간 사람은 거의 드물다. 대다수가 대학생인데 동원에서 다 빠져나가면 나 같은 사람만 억울한 거 아닌가”라는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여러 예비군의 대화 속에서 현재의 방침보류자에 대한 동원미지정과 짧은 훈련시간 부여는 우수예비군을 확보해야만 하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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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을 마치고 퇴소절차를 밟는 예비군들의 표정이 밝다 



 예비군 훈련 부대의 군인들과 예비군 동대장의 이야기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무렵 대부분의 예비군들이 교육성과를 달성하고 조기퇴소를 하기 시작했다. 일부 조와 개별 예비군은 불합격한 과제를 각 교장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었다.  예비군훈련에 관한 몇 가지 궁금증과 야전 실무자들의 의견이 궁금해 훈련통제를 담당했던 대대장님의 배려로 교육상황실에서 각 계층별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훈련부대 장병과 동대장과의 질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새롭게 바뀐 예비군 훈련으로 훈련부대의 병사로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병장 엄태환:자율적 훈련으로 1반(소대규모 이상)을 인솔하는 부담이 줄어들고 인솔소요 조교가 줄어들었다. 인솔조교와 교관이 사라져 여유 인원이 각 과제별 교장에서 훈련준비에 매진할 수있게 되었다. 또한 훈련의 흐름도 원활해 졌다.

  -훈련을 할때 대처하기 힘든 예비군들이 존재하는가?
  =일병 강준영: 일반적인 향방기본훈련에 참가하는 예비군들은 비교적 훈련에 잘 따르고 의식도 높다. 하지만, 이월보충 훈련의 경우 예비군훈련을 미루다가 고발조치 직전까지 몰린 일부의 예비군을 대할 때는 대면하기 싫은 느낌도 든다. 예비군들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대학직장예비군(방침보류자)들이 일반예비군들과 비교해 우수한 점이 있는가?
  =중대장 대위 조인규: 분명 차이는 있다. 예비군들의 생활환경과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대학직장예비군들이 대학생이라는 신분이라 인지력과 규범성이 띄어나다. 특히 우리가 담당하는 지역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학들이 많아 더욱 그런 것 같다.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전기전술에 대한 숙지도 높고, 훈련에 임하는 자세도 다르다. 실제로 사격과 같이 안전상 통제가 따르는 훈련의 경우 훈련진행이 상당히 빨리 이뤄진다.
  =중앙동 동대장 정택종:중대장의 말처럼 대학이라는 제도권 내에서 움직이는 대학생 예비군들의 인지력이 띄어나다. 학생이라는 삶의 환경에서 순수함도 엿보인다. 실제로 제식통제나 복장착용도 뛰어나고 설명에 대한 집중도도 뛰어나다. 이와 달리 강준영 일병의 말처럼 이월보충 예비군의 일부와 열악한 환경에 놓인 지역 예비군들의 통제에는 다소 애로점들이 있다.

  -병의 입장에서 대학생을 비롯한 방침보류자에 대한 방침철회를 어떻게 생각하나?
  =상병 남영식:제대를 하면 대학으로 복학을 하게 된다. 취업을 위해 부단한 학점관리를 해야 하는데, 동원지정자로 2박3일간의 동원입영 훈련은 부담이 된다. 학사일정을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병장 엄태환; 상병 남영식과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을 하더라도 취업준비 기간을 고려한다면, 대학생이 방침보류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학사일정 등을 고려한 정책이 수반된다면 대학생을 비롯한 방침보류는 철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병 강준영:두 선임들과 달리 나는 대학을 다니지 않고 입대를 했다. 대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하지만, 소수의 대학 미진학 예비군들도 제대 후 취업준비를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대학생들과 교수, 교사들의 방침보류제도는 형평성에 어긋난다.
현역장병과 예비군 동대장의 의견은 예비군 자원별로 차이가 존재하며, 특히 군을 갓 졸업한 방침보류대상인 대학생들은 예비군으로서 뛰어난 자원이며, 그들이 즉응성을 요하는 동원대상자로 지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섣불리 방침보류를 철회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내어 놓았다. 예비군훈련을 담당하는 대부분의 향토사단들이 예비군훈련과 부대훈련이 병행되고 있고 예비군훈련 물자정비를 상비사단 대비 턱 없이 부족한 병력(상비사단의 중대병력 100여명, 향토사단 10여명)으로 물자 및 부대 정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방침보류철회로 훈련 및 정비소요가 늘어나는 점들이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시 현역을 대체할 대안으로 떠오르는 예비군의 정예화를 위해서는 방침보류 철회는 불가피하다는 것에는 인식이 같았다.


글/사진 문형철 기자  captin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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