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미국의 MD로 촉발된 중러의 핵무기 현대화 경쟁

2016.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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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러의 전략 핵무기 현황과 군비경쟁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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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력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뉴트맨 3

  
    미-러를 중심으로 핵무기의 수는 지속적으로 감축되고 있지만, 핵무기의 성능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이는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2015년 6월에 발표한 연례군축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이 9개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총 1만5,850여개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는 2014년 보다 500개를 줄여 7,500개를, 미국은 40개를 줄여 7,260개를 각각 보유해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약 1,800개는 언제나 2분내 발사가능상태를 유지하는 완전 전투준비태세에 놓여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신규 전략무기 감축에 관한 제2차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2)을 2000년 체결했지만 비준이 안됐다. 이에 따라 2010년 새로운 핵군축조약(New START)을 체결했으며, 현재 이행중이다. 3년 후인 2018년 2월5일까지 러시아와 미국은 이 협정 사항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나 스톡홀름 보고서는 어느 쪽도 전략무기 배치를 실질적으로 축소하지 않고 있으며, 감축 속도도 10년 전보다 느려졌다고 지적했다. 두나라는 ‘광범위하고 고비용의 장기 현대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데 미국은 핵무기 생산시설을 개선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소련 시대의 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한 개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셰넌 카일 연구원은 스톡홀름 군축 보고서에서 “이는 가까운 미래에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런던의 왕립통합서비스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의 분석가인 휴 찰머스(Hugh Chalmers)는 2014년 말 “모든 핵보유국들이 어떤 형태로든 핵무기 현대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제 어디서든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과 전략잠수함, 순항미사일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의 핵 과학자회보는 미국이 앞으로 10년간 3천550억달러를 핵무기 현대화 및 안전성 증진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2014년 기준으로 6년 동안 5600억달러의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400억달러는 낡은 핵무기 현대화를 위해 책정했다.

  스톡홀름 군축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핵보유국인 중국은 핵탄두 보유량 260개로 프랑스 300개(영국은 215개)에 이어 네 번째 핵강국으로 돼 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들어 가장 적극적으로 둥펑 31B, 둥펑 41 등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세계 3위의 핵 강국으로 부상함과 동시에 핵무기 개발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이밖에 보고서는 인도가 90∼100개, 파키스탄이 100∼12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으며 이들 역시 미사일 운반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무기 증강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8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 역시 장거리탄도미사일 실험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보고서는 북한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전제 하에 6∼8개의 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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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주력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


 현재 미국의 주력 ICBM은 미니트맨 III다. 피스키퍼라는 다탄두 개별 유도목표탑재 ICBM은 러시아와의 전략무기제한협정에 따라 모두 폐기되었다. 미국은 2013년 5월 미니트맨 III를 현대화하기 위한 실험을 하는 등 ICBM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소형화한 핵무기 개발과 2000년 조지 부시 행정부 이래 MD 시스템의 강화 또한 본격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SS-18 (사탄)에서 시작해 SS-19(액체 추진 탄두 6개, 일명 Stilleto, 단검) SS-24(탄두 10개 일명 Scalpel 외과용 메스), SS-25 (일명 Sickle, 낫 또는 토폴), SS-27( Sickle B 또는 토폴-M)을 실전 배치했다. SS-18은 적대국의 ICBM 사일로 등 전략목표를 제거하기 위한 사일로-킬러 용도로 개발됐으며, 세계 역사상 최대의 ICBM이라고 불려지듯이 그 크기가 또한 엄청나다. 토폴-M이 개발되기 전까지 러시아의 주력 미사일이었다. 러시아는 SS-18 사탄을 대신해 2018-2020년 '사르마트'라는 이름의 새로운 중량급 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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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열차’인 전투열차미사일시스템. 미사일이 보이지 않으면 보통 화물열차와 구분하기 어렵다.


  러시아는 또한 전투용 열차 발사식 미사일시스템에 대한 현대화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철도’ 국가로 여러 갈래로 갈라진 철도망으로 인해 국가 영토 내에서 움직이는 모든 수송차량을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적극 개발한 반면 소련은 이동식지상발사 미사일 가운데 열차를 이용한 미사일 발사 시스템으로 ‘몰로데츠(용사라는 의미)’ 로 불리는 특수열차 12대를 배치했다. 몰로데츠는 각 차량이 탄두 10개가 장착된 전략미사일을 3기씩 수송했는데, 이 전략미사일에 대해 서방은 ‘스켈펠’(메스)이라는 코드명을 부여했다. 이 시스템은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에 따라 폐기하기로 했음에도 러시아는 2013년 이 시스템을 부활시키기로 했다. 냉동열차로 위장된 신형 열차발사식 미사일시스템에는 탄두 여러 개가 탑재되는 최신 러시아 대륙간 탄도미사일 ‘야르스’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월간 <국가안보>의 이고리 코로첸코 편집장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2020년께 실전 배치될 것이며, 2018~2020년 유럽에 배치될 미국의 신형 미사일방어체계(MD)인 SM-3 요격미사일이 러시아의 ICBM을 타격하는 데 맞서 러시아 국방부가  이를 철회하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준비 중인 조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11년부터 발효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은 이전 협정과 달리 전투열차미사일시스템의 폐기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의 핵 전력 현대화는 미국의 MD를 무력화 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지상핵 전력 중심의 러시아는 수중, 지상, 공중 3두 체제의 핵 억지력의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MD를 무력화시키는 ICBM인 토폴-M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09년부터 이러한 기술을 해상 핵전력인 SLBM 불라바(철퇴란 뜻) 개발을 통해 적용시키고자 했다. 불라바는 50%의 실패율을 보이며 실패를 거듭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2015년 9월, 10월 그리고 12월의 잇딴 발사실험 성공을 거쳐 이제 실전배치에 들어갈 태세다. 또한 불라바의 경쟁기종인 시네바에 대해서도 2015년 12월3일 바렌츠 해에 있는 핵잠수함 베르호투르예함(나토명 델타 IV)에서 캄차카 반도를 향해 발사실험을 하는 등 ICBM에 이어 SLBM의 전력 현대화도 본격화 하고 있다. 불라바는 사거리가 8300㎞, 3단 액체/고체 추진제를 사용하고 6~10기 탄두를 실을 수 있으며, 시네바는 최대 사거리가 1만1500㎞, 액체추진제를 사용하고 4~8기 핵탄두를 싣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후발 핵보유국 중국의 핵무기 현대화- 둥펑 31B와 둥펑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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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전승절 70주년 행사와 둥펑 31A 미사일


  미국의 MD에 맞서 중국도 러시아와의 군사적 협력을 통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의 핵전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핵전력 현대화는 미국의 선제 핵공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2격 전력의 확보가 우선이지만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MD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둥펑(東風, DF)-5, DF-21, DF-31 등의 ICBM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 약 수십기만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수백기로 크게 늘어났다. 이중 고체발사 대륙간탄도탄은 둥펑(DF)-31로부터 기동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2016년 실전배치가 예상되는 러시아의 신형 전략미사일이 야르스와 불라바라면, 중국은 고체식 다탄두개별유도목표(MIRV) 미사일 둥펑 31B와 최대사거리의 철도이동식 둥펑 41을 핵전력의 현대화의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당연하지만 모두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둥펑'-31B와 ‘둥펑-41’이 2016년 중 실전에 배치되면 중국은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3위의 핵강국의 지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거리가 1만km가 넘는 새로운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기존 둥펑 31A의 개량형인 둥펑 31B에 대해선 인민일보 영문판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 2015년 3월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사 전문 매체들을 인용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그 제원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러시아 군사전문사이트 ‘보엔니 인포르마토르’에 따르면 세실 헤이니 미군 전략사령부 사령관은 2015년 2월말 미 의회 군사위원회에서 “중국이 개별 유도가 가능한 여러 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식 고체 연료 ICBM을 실험하고 있다”면서 “이 미사일의 출현이 중국의 핵 프로젝트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 매체는 헤이니 사령관이 언급한 ICBM이 사거리 1만1천200㎞인 둥펑-31B를 지칭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2014년 9월 25일 이 미사일의 발사 실험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실험 발사에 성공하자 워싱턴에서는 미국 본토가 중국 핵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가게 됐다며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게다가 실험 발사가 이동식 발사대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 빅토르 예신 전 러시아 전략미사일군 참모장은 군사전문 TV 채널 <즈베즈다>에 “둥펑-31B 미사일은 어느 곳에서든 (적의 선제 공격에 이은) 대응 핵타격을 가할 수 있다”며 “이동식 발사대에 실린 미사일은 빠른 속도로 거대한 중국 영토로 분산 배치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발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이동식 발사대 개발 프로그램은 미국의 선제공격에 맞설 대응 핵타격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중국이 산악 지역에 터널을 파고 이동식 발사대를 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러시아의 핵무기 전문가인 블라디미르 드보르킨은 <즈베즈다>에 “중국이 러시아, 미국과 마찬가지로 지상·해상·공중 3두 핵전력체계를 갖추려 애쓰고 있다”면서 “중국이 실제로 미·러의 핵무기 헤게모니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능성에 근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5년 2월에는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둥펑 31B 미사일을 장착한 이동식 발사대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선 문 4개가 달린 조종실과 바퀴 16개가 달린 트레일러 트럭 모양의 이동식 발사대를 갖춘 둥펑-31B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사일의 외관은 러시아의 ICBM인 '토폴-M' 혹은 ‘야르스’와 유사하지만, 제원은 베일에 가려져 있으며, 성능이 러시아 토폴-M 미사일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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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펑-41[인터넷캡쳐] 


 둥펑-41은 사거리가 약 1만 4천 킬로미터로 중국이 보유한 ICBM 가운데 가장 사거리가 길다. 핵탄두를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열차이동식을 채택해 이동성을 강화함으로써 무엇보다도 미국의 선제 공격과 MD 시스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2격 전력으로 개발되고 있다.
  중국이 이 새로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는 정보는 2014년 6월 미국 국방성 (펜타곤)의 ‘중국 무기 개발 전망과 상황 분석’이라는 문건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그 두달 뒤  중국 인민해방군의 날인 8월 1일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도 이 정보를 공식 확인하는 보도를 내놨다. <환구시보>는 익명을 요구한 중국 국방 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강화하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중국에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는 상황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해 MD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핵무기 현대화를 촉발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둥펑 41의 발사실험은 2014년 12월13일 모의 다탄두를 장착해 이뤄졌다. 미국은 중국이 늦어도 2016년 둥펑-41의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둥펑 41은 소련의 열차이동식 미사일 발사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보수적인 안보전문 매체인 <프리비컨>은 2015년 12월 21일(현지 시각) 미국의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41 시험발사가 12월5일 중국 서부에서 시행됐는데, 철도이동식 발사대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동안은 둥펑 41에 대해선 차량이동식 발사대를 활용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왔는데, 철도이동식 발사가 공개된 것이다.
  철도를 이용하면 미사일 크기와 중량을 크게 늘릴 수 있고,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12만㎞나 되는 철도망을 통해 중국 전역 어디서든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발사대를 실은 열차를 민간열차로 위장해 빠르게 이동시키거나 터널 속에 숨길 수도 있어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를 따돌리는데도 유리하다. <프리비컨>은 CIA문서를 인용해 “중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옛 소련 ICBM인 SS-24의 철도이동식 발사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켄터키대학 피터슨 외교·국제경영대학원의 로버트 파리 조교수는 “중국이 둥펑-41의 개발을 계기로 핵 공격을 당한 후에도 핵 반격 능력을 갖춘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강태호 선임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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