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장비 많을 수록 EMP 피해는 커져

2012. 0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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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EMP 방호는 국가 기밀
래더스키 박사, “알 수 없을뿐더러 알아도 발설 할 수 없는 것이 국방 EMP 방호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방 분야에서 주요시설의 EMP(전자기펄스, Electromagnetic Pulse) 방호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국내 기술력이 미흡한 관계로 방호 시설 시공 경험이 전무한 업체들이 금전적 이익만을 위해 무작정 해외업체에 접촉해 기술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201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처럼 방호 시설에 관한 정보가 노출되고 보안유지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디펜스21 」는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메타테크(Metatech)사의 윌리엄 래더스키 박사를 만나 EMP 방호에 대한 짧은 인터뷰를 나눈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래더스키 박사는 국방 EMP 방호는 대부분 기밀에 속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당시 인터뷰 내용 중 부족한 부분을 이메일 인터뷰로 보강해 싣는다.


김동규 <디펜스21플러스> 기자 ppankku@naver.com



만나서 반갑습니다, 래더스키 박사님. 박사님은 EMP 방호시설 구축과 전자파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언론에도 가끔 얼굴을 비추시더군요.  EMP 분야에서 박사님이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1960년대부터 EMP 기술에 관련된 분야에서 일해 왔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제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전자장비, 특히 민간분야의 전자장비 방호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국제전기기술위원회)의 SC77C 부문 회장 등을 역임하며 EMP 방호표준규격을 만드는데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IEC나 SC77C는 전자파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일 것입니다. SC77C는 전자기기 간의 전파방해 해결책을 뜻하는 ‘전자파 양립성’을 연구하는 기술 위원회 TC77의 분과위원회로 고고도 전자기파(HEMP)를 포함하는 ‘고출력 과도(Transient)현상' 표준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박사님은 ‘메타테크(Metatech Corporation)’라는 전자기파 방호 관련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메타테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메타테크는 EMP 뿐만 아니라 낙뢰, 태양풍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전자기파 위협에서 첨단 전자장비를 방호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으로 다년간 이 분야에 관련된 일을 해 왔습니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으나 큰 규모의 사무실은 뉴멕시코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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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래더스키 박사


EMP 전문가 입장에서 북한의 EMP 위협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저는 핵의 성능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지만 핵무기가 전자기장을 만들어 내는 건 확실하다고 봅니다. 어디서 어떻게 폭발하느냐에 따라 EMP는 민간 산업용 장비뿐만 아니라 군사 장비에도 손상을 입힐 것입니다. 사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제가 공개적으로 어떤 평가를 내릴만한 입장은 아닙니다. 저는 정치인이 아니라 기업인이고 IEC에는 북한도 가입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EMP 위협에 대한 남한의 EMP 방호 수준에 대해선 평가가 가능합니까?
EMP 방호에 대한 사항들은 대부분 국가 기밀에 속합니다. 저는 남한의 EMP 방호능력에 대해 잘 모르니 평가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군의 EMP 방호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합니다. 한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은 상당한 수준의 EMP 방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군은 언제부터 EMP의 위력을 알고 대비하기 시작했습니까?
미국은 북태평양에서 ‘스타피쉬’로 알려진 핵실험을 하면서 고고도 전자기파(HEMP)의 위협을 알게 됐습니다. 1962년 7월 9일 저녁, 미국은 하와이 호눌루루에서 공개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핵실험을 수행했습니다. 미 정부에 따르면 당시 폭발한 핵폭탄은 1.4메가톤 용량이며 고도 400킬로미터에서 폭발했다고 합니다. 폭발의 여파가 동식물이나 인체에 영향을 끼친 것은 전혀 없었지만 일부 전기 시스템이나 가로등이 꺼지고 공습경보 사이렌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등 전자 장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이때 미국은 EMP의 존재를 확인했고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군의 모든 군사 장비는 EMP 공격에 대한 방호가 완비돼 있습니까?
냉전시기 동안 모든 주요 군사장비에 고고도 전자기파 공격에 대비한 방호를 완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EMP 방호에 관한 내용은 국가 기밀에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제가 알 수도 없을뿐더러 알아도 발설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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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파 테스트 중인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EMP 방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입니까?
EMP 방호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전자기파를 완벽히 차단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건물 내부의 방이나 벽을 전자기파로부터 차폐하는 것입니다. 또한 건물 외부에서 내부의 전자기기로 들어가는 모든 전선에 방호 대책을 마련해 EMP가 전자장비 내부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는 필터링도 중요합니다.


EMP는 보병들이 사용하는 야간투시경(NVG)이나 도트 사이트,  손전등 같은 소형 장비에도 영향을 끼칩니까?
테스트를 수행해 보지 않고선 EMP가 특정 장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고고도 전자기파 시뮬레이터는 손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전자장비들은 테스트하기 쉽습니다.
장비들 중 첨단 전자장치가 들어가지 않는 구식 손전등 같은 장비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손전등은 직류전원과 백열전구를 사용합니다.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하는 신형 손전등은 EMP에 취약 하리라 예상되지만 이것도 테스트 후 결과를 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EMP 위협의 실체가 명확하다면 군 시설뿐만 아니라 민간 시설에도 EMP 방호 시설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미국에는 EMP 위협에 대비해 방호 시설을 갖춘 민간 기업이 있습니까?
몇몇 민간 기업이 고고도 전자기파를 막는 수준의 방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비밀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식적으로 얻기는 힘듭니다.


민간은 물론 군조차 아직 EMP 방호에 대한 확실한 개념정립이 돼 있지 않은 한국에서는  무엇을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까요?
중요한 것은 방호 시설을 가장 필요로 하는 설비가 어느 곳인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 후 어떤 수준으로 방호 시설을 구축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순위 목록을 작성해야 하는데, 설비 전체가 완벽한 방호시설을 갖추려면 몇 해가 걸립니다. 모든 시설에 한꺼번에 EMP 방호 시설을 구축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박사님이 생각하기에 한국에서도 EMP 관련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까요?
최근 몇몇 한국 기업과 접촉한 경험을 토대로 판단해 보면 한국에서도 EMP 관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사님도 한국에서 EMP 관련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특히 메타테크는 EMP 방호 시설을 경제적으로 구축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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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칭 슈팅게임 <콜 오브 듀티:모던워페어2>의 한 장면. 미국 상공에서 폭발한 핵으로 인해 EMP가 발생해 공격헬기, 장갑차는 물론 보병용 도트사이트나 무전기마저 작동불능이 된다. ⓒ Activision


만약 한반도 상공에서 핵폭탄이 터져 EMP가 방출되면 어떤 일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언론보도처럼 대혼란이 올까요?
한반도 상공에서 핵폭탄이 터질 위협이 어느 정도인지, 또한 전국에 산재한 현대식 전자장비들이 얼마나 첨단화 돼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남한의 사회기반시설은 상당히 많은 첨단 전자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첨단 장비가 많을수록 혼란은 가중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방호수준이 어느 정도로 갖춰져 있는지 판단하는 것도 EMP의 영향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EMP의 피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한국의 EMP 방호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구축돼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규모를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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