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성 80% 퇴역뒤 군수업체 ‘첨병’

2011. 0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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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당시 미국 공군 군수사령관이던 그레고리 마틴(62) 대장은 35년 군생활을 마감한 전역식 직후 미국 방산업계 2위인 노스럽그러먼의 한 이사로부터 B-2 스텔스폭격기 생산에 대한 자문역을 제안받았다. 그는 또 몇 주 뒤엔 국방부로부터 최고기밀을 다루는 ‘공군연구자문위’의 위원장직을 제안받았다. 전역 직전까지 4년 동안 B-2 스텔스기를 포함한 공군의 무기프로그램 책임자였던 마틴은 현재 이들 두 자리뿐 아니라 퇴역 4성장군들이 만든 국방투자자문회사인 ‘포스타그룹’의 이사까지 맡아 미 군수산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일간 <보스턴 글로브>가 지난 20년 동안 전역한 미군 최고위 장성 750명의 전역 뒤 행보를 조사분석한 결과, 마틴처럼 ‘장군 자리 빌려주기’(rent-a-general)에 뛰어든 전역 장성들이 갈수록 증가 추세라고 최근 보도했다. 2004~2008년 전역한 중장과 대장급 장성의 80%가 군수산업체에 재취업했다. 1994~1998년 50%였던 것에 견줘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07년엔 육해공군에서 전역한 최고위 장성 39명 가운데 34명이 군수산업의 중역이나 자문역으로 재취업했다.

이는 퇴역 장성들이 국방부 고관이나 방산업체의 중역 및 자문역으로 돌고 돌면서 군부-국방부-군수업체 사이 ‘공생적 이해관계’가 구조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군장성들의 이른바 ‘회전문’ 추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근절해야 할 관행이라고 지적한 “미 의회 주변 인사들의 경우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매년 수천억달러씩 쓰는 미국 무기구매사업의 이권에 개입하면서 방만한 예산 집행으로 미 군수산업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든든한 뒷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장성들은 전역도 하기 전에 군수산업계에 충원돼 이들이 현역 시절 불편부당한 결정을 내렸는지가 의심스런 경우도 많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국방부도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기존 관행을 묵인 내지 허용하고 있고, 동일 직책을 맡았던 장성들도 전임자의 전역 뒤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국방부에서 최근까지 해외무기판매를 총괄했던 7명의 최고위 장성들은 전역 뒤에도 미군 군수산업계에서 현재 해외무기판매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 로비금지법은 전역 뒤 1년간 현역 시절 관련기업 취업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들 고위 장성들은 관련 기업의 방계회사에 취업하는 형식을 취하거나 이사회에 들어가는 형식으로 이런 제약을 피하고 있다.

미 육사 출신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주) 상원의원은 “많은 장성들이 전역 뒤 퇴역연금의 2~3배를 벌어들여 부유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며 “내가 군복무를 하던 시절 장성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요즘은 군장성들의 성공 기준이 전역 뒤 군수산업계에서 성공하는 것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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