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KC-46과 에어버스의 A330 MRTT 누구 손을 들어줄 것인가?

201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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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급유기 도입은 공군의 숙원 사업이었다. 드디어 올해 사업 착수 예산 69억 원이 배정되었다. 공중급유기 도입은 연내 기종결정을 목표로 진행되며 총 1조원이 넘는 대형 국방 사업이다. 기존의 공군력을 효과적으로 증대 할 수 있는 공중급유기 도입에 유력한 두 기종을 비교 분석한다. 그리하여 우리 안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려 한다.

김성현 객원기자 kimster58@gmail.com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첫 걸음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지혜를 가지고 이번 공중급유기 도입을 본다면, 기종 선택이야 말로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사업에서는 총 3개의 기종이 경합을 펼치고 있다. 먼저 에어버스사의 A330 MRTT, 보잉사의 KC-46 그리고 IAI사의 767 MMTT가 있다. 그리고 이 3개의 기종 중, A330 MRTT와 KC-46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767 MMTT의 경우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나, 공중급유기로 애초에 제작된 항공기가 아니라 중고 민항기를 개조해서 공중급유기로 활용하는 것이기에 한계점이 많다.

이번 공중급유기 사업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보잉의 KC-46과 에어버스의 A330 MRTT의 평가는 몇 가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 먼저, 기본적인 제원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각 항공기가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분석해 본다. 둘째, 얼마나 많이 팔린 항공기인가를 볼 수 있다. 거액이 들어가는 항공기 사업에서 모든 국가는 최대한 신중한 판단을 내리려고 노력한다. 도입을 결정한 국가의 수 또는 판매수가 많은 항공기 일수록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장거리 수송 능력을 필요로 하는 한국공군이다. 급유 능력뿐만이 아니라, 수송 능력도 비교 해 볼 것이다. 


  보잉 에어버스 공중급유 수송기의 제원 비교

 

KC-46A 페가수스

A330 MRTT

엔진

2 X Pratt&Whitney PW4062 엔진

각 엔진 당 추력 62,000 lbs

2 X Rolls-Royce Trent 772B 또는 GE CF6-80E1A1

또는 Pratt&Whitney PW4170

각 엔진 당 추력 72,000 lbs

 

최대 이륙 무게

415,000 lbs

514,000 lbs

연료 탑재량

212,299 lbs

245,000 lbs

최대 고도

40,100 ft

42,700 ft

최대 속도

915 km/h

915 km/h

수송 가능 인원

114

300

 

 먼저 두 항공기의 기본 제원을 비교해 보자. 급유기로써 그리고 수송기로써 기본 제원은 A330 MRTT가 더 우수하다. A330은 외부연료 탱크를 장착하지 않고 111톤의 연료를 탑재할 수 있으나, KC-46의 경우 외부연료탱크를 모두 장착하고도 96톤 정도의 연료만 탑재가 가능하고. 병력 수송 측면에서 A330은 약 300명, 그리고 KC-46은 114명을 수송할 수 있다.
 다만 KC-46은 전자전 또는 화생방 상황에서도 큰 타격 없이 작전이 가능하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최근 몇 년간 북한은 GPS 교란과 같은 전자전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들이 화생방 무기를 사용 할 것이라는 우려는 늘 존재해 왔었다. 몰론 공중급유기들은 최전방에 배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반도 전구가 자체가 작은 것을 감안하며, 대전자전, 대화생방 능력은 매력적인 장점이다. 또한 더 작은 항공기이기 때문에 연료 효율 또한 비교적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흥행의 여부?


  KC-46 페가수스는 보잉사의 767 항공기를 기반으로 만든 공중급유기이다. 미 공군에서 사용하는 KC-135를 대체하기 위한 기체이다. 현재 KC-46 또는 페가수스라 불리는 이 항공기는 개발 중인 상태이며, 아직 실제 배치된 적이 없으며, 시험 비행 조차 하지 못 한 상태이다. 그리고 지속적인 결함 발견으로 설계가 변경되어야 하는 등, 일정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래 항공기 첫 비행은 올해 6월로 예상되어 있었으나, 연료계통 실링(밀봉)과 소프트웨어 통합에 차질을 빚으며 한차례 연기가 되었었다. 9월에는 개발 과정에서 배선 설계가 문제가 되어 다시 첫 비행이 11월로 연기 되었다. 10월에는 결국 비행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보잉은 불리한 입장에 있다. 일단 제일 급한 불은 2017년까지 18대의 실전 배치 가능한 항공기를 미 공군에 인도해야 하는 것이다. 개발 일정에 지속적인 차질이 생기고 있는 만큼 첫 인도시기를 못 맞춘다면, 보잉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또한 미 정부는 보잉과 페가수스 개발 계약을 맺을 때, 비용 상한치를 49억 달러로 명시하였다. 즉, 개발 비용이 49억달러를 넘게 되면 보잉이 직접 개발 비용을 충당해야한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지연으로 인하여 이미 상한치는 초과 되었고, 보잉은 총 1조원 이상의 개발 비용을 직접 들여야 하는 상황에 있다.
 이에 반해, A330 MRTT는 기존에 에어버스가 개발하여 여객기로써 대성공을 거둔 A330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한 공중급유기이다. 뒤에 붙는 MRTT는 Multi-Role Tanker and Transport의 줄임말로써, 다목적 급유 및 수송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KC-46A와 달리 A330 MRTT는 벌써 19대가 인도되어 운용 중에 있다. 9월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의 이슬람 국가 세력을 퇴치하기 위해 F-18 슈퍼 호넷을 지원하면서, A330 MRTT의 오스트레일리아 명칭인 KC-30A를 같이 파견되었다. 에어버스의 이 공중급유기는 실제 전투 환경에 투입되어 그 수행능력을 검증받았다.

a330-mrtt.jpg
 

  
F-16에 공중급유를 하고 있는 A330 MRTT  출처: 에어버스 홈페이지


전 세계적으로 7개국의 공군이 A330 MRTT 42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거나 또는 인도하기로 돼 있는 상태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는 판매가 이루어졌으며, 카타르와 인도는 기종 선정에서 A330을 결정한 상태이다. 프랑스와 스페인도 이 항공기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F-35가 되지 않아야


일각에서는 기존에 존재하는 항공기 보다 개발 중에 있는 항공기가 더 우수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한국에서 큰 논란이 되었던 3차 FX 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F-35 옹호론자들 중에서 특히 F-15나 유로파이터는 이미 개발이 오래전 완료된 항공기라며, 노후된 항공기 취급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들은 스텔스 기능과 각종 5세대 전투기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F-35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하지만 F-35는 한국 공군이 실제 테스트 비행도 허락되지 않았던 ‘개발 중’의 항공기였다. 개발과 생산을 동시에 진행하는, 전문용어로 ‘병행’ 또는 ‘Concurrency’ 정책이 적용되었다. 이론적으로 Concurrency 정책을 사용하면 항공기 개발에서 인도 과정까지 상당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F-35는 그렇지 못했다. 이미 상당한 수의 기체가 생산이 되고 있는 도중 항공기 설계에 결함이 발견되어 수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 시간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추가적인 지연과, 막대한 비용 증가를 감수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보잉의 공중급유기 KC-46A도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가장 최근에 개발되었기에 가장 좋은 항공기가 될지 아니면 계륵이 되어버린 F-35와 같은 운명에 처할 지 분명치 않지만 지켜봐야 한다. 


미국은 애초에 A330 MRTT를 선택


물론 몇 개 나라에 판매 했는가가 아니라 주문 대수만 놓고 비교를 하자면, KC-46A가 우위에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이 혼자서 179대의 KC-46A를 주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79대나 구입하려는 미국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 이유는 미국의 차세대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KC-X)에서 애초의 승자는 A330 MRTT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KC-X 프로그램은 약 35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들여 179대의 공중급유기를 도입하는 사업이었다. 나아가 현재 미군의 주력 급유기인 KC-135를 대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1000억 달러가 넘는 사업이었다. 보잉의 KC-46은 바로 이 KC-X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이다. 하지만 보잉이 2010년 계약을 성사시키기 전, 2008년 이미 노드럽 그루먼사와 EADS의 합작으로 생산한 KC-45(A330 MRTT의 미국 명칭)를 도입기종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보잉이 국방부의 이 결정에 항소하면서 기종 결정은 번복됐다. 그 대신 미 국방부는 새로운 요구사항을 제시하게 되는데, 더 작은 항공기가 유리한 조건이었다. 미 국방부는 가격 측면에서 KC-46의 경쟁력이 더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KC-46과 A330의 제원을 비교하였지만, 기본적으로 KC-46은 상대적으로 작은 항공기다. 결국 여러 논란 속에서 미국 의 KC-X는 보잉으로 넘어갔다.

  보잉KC-46A.jpg

  
KC-46A가 F-15를 급유하는 모습을 그린 예상도 <출처: 보잉사 홈페이지 미디어 갤러리> 


 수송 능력

 

  마지막 기준으로 수송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공중급유기는 단순히 급유기로만 기능해서는 안 된다. 정말 유용한 항공기가 되기 위해서는 공중 급유 뿐만 아니라 수송기의 역할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한국군은 국제적으로 평화 유지군 활동 또는 재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이티, 남수단, 그리고 필리핀에도 파병을 했었다. 병력을 신속하게 배치하거나 긴급한 보급물자를 전달해야 하는 경우 수송기를 활용해야 한다. 현재 공군은  C-130H 또는 CN-235를 활용하고 있다. 이 항공기들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단거리 수송에 탁월할 뿐 항속거리가 짧다. 얼마 전 김해기지에 인도된 최신형 수송기인 C-130J 또한 항속거리가 약 5000km 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물자를 가득실을 경우 거리는 이보다 급격히 줄어든다. 남수단의 한빛부대에 실탄과 소총을 보급하기 위해서 C-130을 이용했을 때 여러 번의 중간 경유가 필요하였다. 중간 경유에 따른 지연이 불가피하다.
  한국의 공중급유기 도입 목적은 전투기 및 기타 항공기들의 작전 반경 확대이다. 하지만 연료 대신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급유기는 공군이 갖추지 못한 장거리 수송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 두 공중급유기의 수송 능력을 비교하면, A330 MRTT의 유효탑재량은 약 45톤인 데 비해, KC-46은 29.5톤 밖에 되지 않는다. 항속거리 또한 A330은 약 15000km가 되고, KC-46은 12000km이다. 두 항공기 모두 현재 대한미국 공군이 보유한 수송 능력보다는 훨씬 우수하지만, A330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점은 부인 할 수 없다. 


결전의 12월


  올해 4월에 있었던 ‘공중급유기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드디어 사업의 구체적인 일정이 나왔다. 그리고 계획상 이번 공중급유기 기종 선정은 올해 12월로 되어 있다. 올해 수많은 언론들과 국정감사에서 방위사업청의 무기도입과 관련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공중급유기 도입은 1조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가는 대형 사업이다. 당장 이번 달이면 기종선정이 마무리 되는 만큼 관계자들의 냉철한 심사숙고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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